고득호 화가, 환경문제 심각성을 알리는 ‘지구의 꿈’ 전시

환경과 문화- 고득호 환경미술가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3-10 11: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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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 10000년. 땅에는 세 부류의 종족이 살고 있다. 인간 땅에 사는 ‘휴언드’, 평화의 땅에 사는 ‘피언드’, 그리고 전쟁의 땅에 사는 ‘워랜드’.
휴언드를 다스리는 여왕에겐 두 아들(DREAM과 HOPE)이 있었다. 휴언드는 평화의 땅 종족인 피언드와 함께 교류하며 늘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쟁의 땅 종족 워랜드가 침략해 휴언드에 사는 인간들의 자유 날개를 불태우고 심지어 여왕의 아들들도 잡아간다. 여왕은 워랜드 왕을 만나 이 사태를 해결하려 하지만, 워랜드 왕은 저주의 가면을 건네며 이걸 쓰고 자신과 같은 전쟁과 악의 종족이 되길 권유 하는데...❜

△ 자유의 박탈. 워랜드의 공격으로 휴언드 인간들의 자유날개가 잘리고 불태워졌다.


공상만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가 미술 전시관에서 흘러나온다. 이야기를 전해주는 주인공은 환경 미술가 고득호 작가다. 고 작가는 2월 20일부터 3월 17일 까지 송파구민회관 예송미술관에서 ‘지구의 꿈’이라는 주제로 전시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지구에서 일어나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지구의 꿈을 통해 우리가 푸른 지구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작품관람과 체험을 통해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환경전시다.

 

마지막전쟁. 가운데 교각괴물이 있고 주변에 고철, 빌딩, 자동차, 석유플라스틱 괴물이 있다.

사랑과 협력으로 이루는 지구 평화
환경전시는 무겁고 딱딱하다는 편견을 벗기 위해,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쉽게 접근한다. ‘환경-선택-공존’이라는 테마로 구성돼 있는데 첫 번째 ‘환경’ 테마에서는 죽음의 도시를 지배하는 죽음의 신이 교각 괴물, 고철 괴물, 빌딩 괴물, 자동차괴물, 석유플라스틱 괴물을 이용해 모든 생명체를 파괴하고 죽이고 있다. 이제 남은 마을은 물의 도시, 흙의 도시, 돌의 도시, 나무의 도시, 꽃의 도시 뿐이다. 다섯 도시의 전쟁을 통해 죽음의 신을 물리치고, 지구에 사는 모든 종족들은 서로를 존중하며 모두 함께 지켜야 됨을 깨닫는다. 이 이야기를 통해 고 작가는 인류가 만들어낸 콘크리트 교각, 빌딩, 자동차 등을 괴물로 표현하며 이 괴물이 지구 생명체를 얼마나 파괴됐는지 우리에게 어떤 대안이 필요한지 이야기 한다.


두 번째 테마인 ‘선택’에는 앞서 말한 ‘휴언드’, ‘피언드’, ‘워랜드’의 싸움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를 통해 작가는 폭력은 결국 진정한 승리를 이끌 수 없음을, 대화와 사랑만이 마음속의 욕심, 절망, 이간 등의 생각을 사라지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휴언드 여왕은 선택의 순간에 저주의 가면을 쓰지 않고 피언드와 함께 사랑으로 워랜드를 포용한다.

△ 초록요정들


마지막 ‘공존’ 테마에서는 재미난 지구 탄생 전설을 소개한다. 원시지구는 구멍 난 갈색 지구였는데 부상당한 외계 생명체가 다쳐서 지구로 오게 된다. 둘은 서로를 보듬으며 푸르른 지구의 핵이 된다. 하지만 현재 지구는 망가져 있는데 이것은 ‘의지’가 괴롭힘을 당하기 때문이다. ‘환경’테마에 등장한 5가지 괴물이 ‘의지’와 지구를 지키는 초록 요정을 괴롭혀 지구는 아프다. 하지만 탄생자의 뿌리가 살아나고 의지도 부활하며 다시 초록 지구로 돌아온다. 고 작가는 등장인물의 이름을 ‘의지’로 부르며 초록 지구를 위해 개인의 노력, 의지가 중요함을 일깨운다.  

 

지난 십년 환경 미술가로 전환
전시관 도슨트 역할을 자처하는 고득호 작가는 관람객들에게 이런 스토리텔링을 전해준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는 수년간 고민한 작가의 의도가 담겨있다. 고득호 작가는 초창기엔 인물과 꽃을 그리던 일반 화가였다. 150여회 개인전을 열었으며 타슈켄트 비엔날레 본전 장려상, 한국미술창작협회 대상 등을 수상했다. 하지만 십년 전, 신문 사설‧광고 등을 스크랩하면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기사나 광고에 나오는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며 환경문제를 공부하게 됐다. 고 작가는 환경문제 심각성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지구가 인간 종에 보내는 경고장’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학교 현장에 제대로 된 환경 교제가 없음을 안타깝게 여겨 청소년들도 보기 쉬운 삽화 중심 책으로 만들었다. 이후 환경문제 이슈는 미술작업으로 이어져 십년 간 이 작업을 준비했다. 전시회에서는 십년 넘게 고 작가가 고민한 흔적도 만나 볼 수 있다.  

 

작가는 저서인 ‘지구가 인간 종에 보내는 경고장’을 통해 독자들에게 지구살리기운동(G.E.R.M)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물리적 방법이 아닌 ‘생각의 전환’측면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환경운동 한다고 모인 사람들이 이산화탄소 줄이자고 하면서 회의 끝나면 고급 승용차 타고 집으로 간다. 이게 물리적 방법의 한계다. 결국은 개인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고 삶의 작은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시작이다.”  

 

△ 고득호 환경미술가

작가는 저서를 통해 인간의 의, 식, 주, 놀이문화, 편리한 생활, 지배 문화 등이 얼마나 다른 생물 종에게 억압을 가했는지를 보여준다. 특이한 점은 저자는 인간 역시 ‘인간 종’으로 표현한다. “지구에는 약 2억 종 이상 생명체가 산다고 한다. 그 중에 인간 종만 지구 행성을 마음대로 차지하고 주인인 양 행동하고 다른 종을 지배하고 자연을 망가트리고 있다.” “지구는 인간만의 별이 아니며 모든 종이 꿈꾸는 별이다. 자연과 모든 종이 더불어 살 수 있게 돕는 것이 종의 하나인 인간이 할 수 있는 몫이다.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생각을 자연을 위한, 자연에 의한 생각으로 전환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환경 문제 전해야
특별히 스토리텔링을 기반으로 한 이번 전시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생각의 전환은 어른도 해야 하지만 지구의 미래를 지켜보는 아이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3월부터는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도 진행한다. 유아들을 위한 멸종위기 동물 스템프 찍기와 초등학생을 위한 도자기 체험이 준비돼 있다.

“생각의 변화는 감성을 건드려 감동적인 메시지를 줄 때 가능하다. 예술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나는 그림으로 그 일을 하고 싶다.” ‘지구의 꿈’ 전시를 보고 생활 속에서 실천 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시작해 보면 어떨까.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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