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뇌물입니까?

화훼인들 생산비 증가, 화훼소비 위축, 한중 FTA 삼중고 겪고
온라인팀 eco@ecomedia.co.kr | 2014-07-03 11:03:09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내 누님 같이 생긴 꽃은 예로부터 이웃과 희로애락을 함께 나누어 왔다. 상고시대부터 마을에 잔치나 초상이 있으면 꽃을 보내 축하와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조선시대에는 공을 세우거나 벼슬에 오르면 임금부터 일반 백성들까지 꽃을 보내 축하하는 미풍양속이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전통은 현재까지 이어져 주변에 입사나 승진과 같은 좋은 소식이 있으면 축하하는 마음의 표시로 꽃을 보낸다.

 

기쁨을 함께 나누는데 꽃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꽃만큼 소박하고, 순수한 선물이 또 있을까, 꽃은 그 아름다운 향기와 자태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진심을 통하게 하는 강력한 마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랑과 감사의 상징인 아름다운 꽃들이 천둥과 함께 먹구름 속에서 울 처지에 놓였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공무원행동강령’에 이어 ‘공직자행동강령운용지침’, ‘공무원행동강령업무편람’에서 승진, 전보 등의 사유로 주고받는 꽃을 ‘받아서는 안 되는 선물’로 규정하였다.

 

이로 인해 순수한 마음으로 보내는 꽃이 ‘뇌물’이 되었다. 축하의 마음을 담아 꽃을 건네던 아름다운 손은 ‘뇌물’을 주는 추악한 손이 되어 버렸다. ‘3만 원 이상의 꽃 선물은 무조건 수수(收受)할 수 없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공기관은 물론 금융권, 학교, 기업체 등에서 화분 전달이 거부당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로 인해 화훼농업, 유통, 꽃 예술을 아우르는 산업 전반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농식품 관련 규제는 81개 법령과 행정규칙에 걸쳐 총 940건에 달한다. 농산물 안전과 식량안보 등을 위한 규제가 많아 창의적 경제활동에 방해가 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생산된 꽃의 90% 이상이 경조사용, 즉 선물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생산, 유통, 꽃 예술은 ‘꽃 선물’이라는 큰 틀에서 각기 작지만 단단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꽃 선물은 뇌물’이라는 인식이 확산될수록 꽃 산업은 위축되고, 장기적으로는 고사(枯死)할 수밖에 없다.

 

국민권익위의 ‘공무원행동강령’으로 인해 전체 화훼산업이 30~40%까지 감소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해마다 생산농가와 화원이 줄어들고, 화훼 수출도 위축되고 있다. 심지어 화훼산업이 창출한 일자리마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금 화훼인들은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 안으로는 생산비 증가, 화훼소비 위축, 소득 감소라는 삼중고(三重苦)를 겪고 있고, 밖으로는 한중 FTA라는 큰 파고와 맞서고 있다. 우리 화훼인들은 어떻게든 힘을 모으고 경쟁력을 갖추어 대한민국 꽃 산업을 지키고, 새로운 꽃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과도한 ‘규제’가 화훼인들의 어깨를 짓누르고,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안에 전체 규제의 12%을 없애고 4년 후에는 20% 이상의 규제를 감축하게 목표라고 한다. 시대에 역행하는‘꽃 선물 규제’정말 이해할 수 없다.

 

노오란 네 꽃잎이 피려고 간밤에 무서리가 저리내리고 꽃 주인에게 잠도 오지 않게 만드는 규제는 철폐되어야 한다.

 

꽃이 살아나면 화훼농가에서는 생산을 더 늘릴 것이고, 재배면적도 증가할 것이다. 유통이 활발해지고, 덩달아 수출도 활기를 찾게 될 것이다. 꽃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줄고 있는 화원 숫자도 다시 늘어날 것이다. 화원은 최근 퇴직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안성맞춤인 창업 아이템이다. 화훼산업 전반이 회생하면 일자리도 함께 늘어나게 되는 법이다.

 

이러한 긍정적 측면을 고려할 때 규제 철폐는 반드시 필요하다. 꽃과 화분을 주고받는 것이 건전한 선물 문화로 정착 . 발전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한다.

 

나하나 꽃 피어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날까지,

 

전성군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전북대 겸임 교수 경제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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