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모교수] 하수도를 나는 드론, 사람이 하기 힘든 일 척척!

드론 이용한 하수관로 조사 방법으로 특허 출원
강유진 기자 eco@ecomedia.co.kr | 2017-05-01 10:34:40

4차 산업혁명 시대, 하수도 관리 어떻게?


요즘 사회, 경제적 이슈 중 하나는 ‘4차 산업 혁명’일 것이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기며 인공지능(AI)의 놀라움과 위협을 동시에 느꼈고, 2014년 3월 중국 상하이에서는 하루 만에 10채의 주택을 짓는 3D 프리팅 건설기술 실증시범을 선보이며 충격을 안겨주었다.


AI, 3D 프린터, 로봇, IoT, 드론 등으로 대표되는 기술이 4차 산업을 말해 줄 수 있을까. 위 기술들은 4차 산업의 요소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융‧복합에 있다. 기존 산업과 4차 산업 기술의 융‧복합, 새로운 기술들끼리의 융‧복합, 분야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새로운 차원의 서비스가 탄생되는 이 모든 과정이 4차 산업 혁명이라 불릴 수 있을 것이다.

 

△ 정연모 경희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최근 환경미디어는 시대에 발 맞춰 ‘4차 산업혁명과 물(순환)산업’세미나를 개최했다. 물관리 측면에서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어떤 변화를 일으켜야 하는지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다양한 사례 소개와 강의를 통해 물산업계 현주소를 살펴보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물 산업 분야에 4차 산업혁명의 요소가 많이 도입되지 않았음을 볼 수 있었다. 1부 좌장을 맡은 김응호 홍익대학교 교수는 “물 산업의 대부분이 상하수도다. 하지만 하수도관 조사하면 아직도 조사불능 구간이 남아 있다. 4차 산업이 도래하면 이런 상황은 당장 해결돼야 할 것”이라며 “최근에는 하수도 분야에 드론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적극 검토할 시기가 됐다”고 전했다.


앞서 말했듯이 4차 산업의 핵심은 융‧복합이다. 드론이 하수도 관리와 연결돼 새로운 서비스를 탄생시키는 것이야 말로 물산업계가 도전해야 할 4차 산업 혁명의 과제가 아닐까.

 

그런 면에서 정연모 경희대 전자공학과 교수의 행보를 주목해 보고자 한다. 정 교수는 드론 관련 특허를 15 개나 출원하며 드론을 다방면에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하수관로에 사람이 들어가 조사


우선, 드론을 이용한 하수도 탐색 방법을 살펴보기 전에 현재 어떤 방법으로 하수관로 관리를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 2011년 맨홀 안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가 질식하는 사고가 있었다. <사진제공=MBN뉴스>

지난 2014년 서울 송파구에서 대형 지반침하가 발생하면서 그동안 쉬쉬해 왔던 하수관로 관리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고 대중에게 인식됐다. 환경부는 지반침하 예방 대책을 발표하고 2015년부터 2년간 20년 이상 노후 하수관로 1만5600km를 조사했다.


조사방법은 관 크기가 1m 이상인 곳은 사람이 직접 들어가서 육안조사를 하고, 1m이하 작은 관은 CCTV로봇을 투입해 촬영했다.

 

문제는 하수관로가 사람이 들어가서 육안조사 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것이다.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등의 유해가스로 인한 위험성이 존재한다. 지속적으로 유독가스 질식사고가 일어나고 있다. 2011년에는 맨홀 안에서 공사를 하던 인부 3명이 질식하고 1명이 사망했으며, 2016년 9월에는 안산 하수처리장 농축기의 환풍기가 작동하지 않아 작업자가 황화수소 가스에 질식하는 사고도 있었다.


CCTV로봇 조사 역시 한계가 많다. 하수관 상태에 따라 웅덩이와 퇴적물이 생겨 로봇이 지나가기 어려운 구조가 발생해 정확한 영상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까지 조사불능 구간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 교수는 “사람이 하기에 위험한 일에 드론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이 하기 힘든 일, 드론이 대안


그렇다면 드론이 어떻게 대안이 될 수 있을까. 1차적으로 드론에 카메라를 장착한다. 하수관로 특징에 따라 어떤 카메라를 어떤 방향으로 설치할지를 결정한다. 고화소나 VR카메라도 가능하며, 앞뒤상하좌우 방향에서 영상 촬영과 녹화가 또한 가능하다.

  

 

드론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 촬영 뿐만 아니라 필요한 기능의 센서를 부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퇴적물의 존재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 거리 측정 센서를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3m 관에 들어가서 천장과 1m 간격을 유지하면서 비행한다. 그러면 바닥을 인지하는 센서를 통해 바닥과 거리를 2m 유지해야 하는데 간격이 좁아지면 퇴적물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드론이 좁은 하수도를 비행하면서 벽면과 충돌하는 위험도 센서로 막을 수 있다. 드론 가까이 물체가 감지되면 알아서 피해가는 방식이다. 또한 황화수소와 암모니아 등 유해가스를 분별하는 센서를 장착하면 하수관 내에 유해가스가 얼마나 있는지 파악도 가능하다.

 

△ 드론을 이용한 하수도 조사 이미지 <사진제공=유콘시스템>

즉 카메라와 센서를 동시에 부착한 드론을 통해 내부 촬영뿐만 아니라 구간 특징(가스, 퇴적물 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다.

 

이렇게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서 얻어진 데이터를 저장하면 하수도 상태 데이터베이스(Data Base)를 만들 수 있다. 주기적으로 촬영하여 하수도의 상태 변화를 비교해, 이상 있는 부분은 정밀 검사를 하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정 교수는 “앞으로 하수도를 효율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하수도의 구간별 디지털 영상정보, 가스분포, 퇴적물 여부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한 자료의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업체들의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업계 간 협업의 중요성을 말했다.  

 

한계점도 있어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을 대신 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지만 드론의 한계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일반적으로 드론은 크기가 클수록 안정되고 오래 날 수 있다. 따라서 규모가 큰 하수도에서는 드론을 이용한 점검이 가능하지만, 작은 크기의 관에서는 드론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배터리 용량도 늘어나야 한다. 현재 한번 충전으로 20 ~ 30분 정도 비행 가능한데 지하 공간에서 조명과 센서 작동에 필요한 전력을 위해서 배터리 충전도 늘어나야 한다. 정 교수는 배터리 용량은 관련 연구가 활발이 이루어지고 있기에 점점 개선되리라고 예상했다.

 

최근 정 교수가 특허 출원한 ‘하수도 탐색을 위한 드론 제어 시스템 및 방법’의 주요 내용은 드론과 로봇의 연동이다. 로봇이 일정 구간 진행하다 못 들어가는 구간에 드론이 투입된다. 드론이 비행을 마치고 로봇으로 돌아와 충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배터리 한계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일본은 벌써 시작, 우리나라 기술 필요해


드론을 이용한 하수관로 조사를 위해서는 기존 드론으로는 어려움이 많아 하수관로 조사용 드론이 필요하다. 또한 위에서 언급한 하수도의 상태 데이터베이스를 체계적으로 저장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고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는 지난해에 ‘중대구경(中大口徑)관로 등을 대상으로 한 무인 소형 비행체의 스크리닝 조사 기술의 실용화에 관한 조사 사업’을 진행했으며 이 사업을 통해 하수관로 조사 시 드론을 활용하여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점검하는 기술을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다양한 드론 <사진제공=유콘시스템>

 

정 교수는 “하수관은 다 지자체 몫이다. 국가 시범사업 프로젝트를 통해 실제로 하수도 점검에 적합한 드론을 만들고 센서를 활용하며 관련된 시스템을 구축할 때다”라며 “누군가는 해야 한다. 일본은 벌써 개발을 시작했다.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우리 기술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범사업을 통해 구체적인 드론 활용 모델과 범위를 정하고 사용 가능성을 검토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수도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점검 범위에 따라서 드론의 크기, 영상 촬영 범위, 센서를 이용한 데이터 수집 여부, 수집한 데이터의 저장과 활용 방법에 대한 연구를 해야 한다."

 

또한 하수도는 좁은 지하공간이기 때문에, 충돌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충격에 강한 외골격 구조를 가진 드론의 이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고, 또한 쉽지 않은 제어 신호와 데이타 전송을 위해 가벼운 통신선을 이용하여 드론과 직접 연결하는 방안의 연구를 해법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환경부에서 조금씩 관심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 물산업 분야에 4차 산업으로 정책입안이 될지 지켜볼 일이다.


드론으로 시작해 하수도로 관심을 넓힌 정 교수는 “환경 분야에 하수도 말고도 드론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을 것 같다”며 “앞으로 1인 1드론 시대가 올 것 이다. 드론의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알리고 드론을 통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인 생활이 되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환경미디어 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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