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 '해체산업 선두주자' (주)코리아 카코

석철기 대표, 우리나라 구조물 발파해체 1호 공학박사
원영선 wys3047@naver.com | 2016-07-06 10:04:00

 

환경을 생각하고 탄탄한 기술 노하우..."이제는 세계로 나아갈 때"


△석철기 (주)코리아 카코 대표

1994년 11월 20일은 국내 발파해체역사의 분기점이었다. 16층과 17층의 남산외인아파트 대형건물 두 동이 한순간에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남산 제 모습 찾기’의 일환으로 시작된 외인아파트 철거작업은 2400여 개의 뇌관과 다이너마이트가 50여 차례에 걸쳐 연쇄 폭발하면서 불과 약 10초 만에 이루어졌다.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모인 인파로 일대는 북적였다.

 

가슴 뛰는 분야와 조우하다
(주)KOREA KACOH의 석철기 대표이사도 수많은 사람들 중에 있었다. “일본 유학 중에 생생하게 보고 싶어 잠시 나왔어요. 남산 하얏트호텔에서 내려다보고 있었지요. 발파해체공법이 국내 처음이라서 관심이 정말 대단했죠. 철저한 계산에 의해서 건물에 화약을 촘촘히 박아가지고 단 수 초만에 무너뜨린다는 거, 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기다리는데 어찌나 가슴이 설레었는지 모릅니다.” 그때의 심정을 전하는 석 대표의 표정이 당시로 돌아간 듯 상기됐다. 세월이 흘러 이 분야의 국내 1등 기업의 수장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얼마나 이 분야를 사랑하는지 알게 해주는 대목이다.

 

(주)KOREA KACOH는 비계·구조물 해체공사업, 토공사업, 시설물 유지 관리업을 맡아 하는 전문건설회사다. 해외 선진기술의 첨단화된 발파공법 및 특수해체공법 등을 국내 기술화시킴은 물론, 자체 기술발전에 매진함으로써 세계수준의 발파설계 및 시공기술 노하우를 축적하여 국내 토공사 및 비계·구조물 해체공사의 신기원을 이룩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다. 특히, 특수발파 설계와 구조물 발파해체 시공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의 기술수준과 시공사례를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친환경적인 공법의 개발로 자타의 명성이 자자하다. 첨단화된 무진동무소음공법을 특화해서 암반파쇄 굴착, 구조물 해체시공에 적용함으로써 시대에 걸맞게 스스로 가치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블루오션을 찾아 떠난 유학

서울산업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처음 선택한 직장은 롯데건설이었다. 건축부 사원으로 3년간 일을 하면서 그는 해체공법이 블루오션임을 일찌감치 간파했다. “소공동 호텔롯데 신관 자리에 산업은행 3층짜리 건물의 해체과정을 함께 하면서 발파해체에 인생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국내 건설업계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었다. “80년대 중반, 국내에서 발파해체공법에 대한 관심은 전무 했다고 봐야죠. 당시 국내 실정은 건설에만 한정이 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니까요. 해체에 대해서 관심은 점점 많아지는데 국내에서는 자료조차 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국내에서의 목마름을 해결할 방법, 유학 외에는 길이 없다고 판단하게 된다.

 
△일본유학시절(뒷줄 중앙)

잘 나가던 대기업을 과감히 나와서 그는 유학을 결행했다. 일본 요코하마 국립대학 석사과정, 에히메국립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면서 발파해체기업으로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일본 (주)KACOH의 연구원으로 다양한 경험과 실무를 쌓아갔다. “많이 배웠지요, 이론과 실제를 겸비할 수 있었으니까요. 일본의 기술은 우리보다 30년은 족히 앞서간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에서의 생활이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었다. “일본 카코 내부에서 말이 많았어요. 한국인에게 왜 기술전수를 해주느냐는 거죠. 곱지 않은 시선까지 묵묵히 이겨내는 게 쉽진 않았지만 미래를 생각하면서 버티려고 노력 많이 했어요.”

 

△2016년 4월 일본카코 창립행사에의 초대
편견과 은근한 따돌림을 참아낸 성과랄까, 이제 석 대표는 일본 카코와 기술교류를 하면서 일본에서 열리는 학회에도 참석하여 그의 연구결과를 전수하며 기술발전을 도모한다. 뿐만 아니라 국내의 발파해체 공사에는 필요할 때 일본기술자들을 초대하여 협력한다. 서로가 윈-윈(Win-Win)하는 사이가 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석 대표가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그는 일본에서도 유일한 구조물 발파해체 박사이기 때문이다. 그의 박사논문 제목은 ‘벽식구조물의 발파해체에 관한 연구’였다.
 
업계 2위가 따라잡을 수 없는 독보적인 1등 기업
△포항3고로 공사때 일본과의 교류협력
1995년 일본 카코는 한국 진출의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다. 당연히 한국인이며 한국시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석 대표가 지사장의 직함을 가지고 한국에 돌아오게 됐다. 하지만 그렇게 승승장구 할 것 같았던 (주)일본카코의 한국 진출. 2년만인 1997년 초, 느닷없는 철수를 결정한다. 석 대표는 결단의 순간에 섰고, (주)코리아카코란 명칭은 이어 받으면서 자신만의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른다. 바야흐로 석철기 대표의 발파해체 전문기업 (주)코리아카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런데 설립하자마자 어려움이 닥쳤다. 1997년 IMF체제로 들어간 것이다. 너나할 것 없이 나라 전체가 힘들었다. 석 대표 역시 할 수 있는 일은 어려운 상황을 버텨내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1998년 10월에 공사한 진주 남강댐 발파해체공사는 (주)코리아카코를 일약 업계의 스타로 부각시킨다. 새로운 댐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 동시에 구 댐의 교각을 발파해체하는 작업이 어찌 만만한 작업일까. 여러 달의 설계 작업과 시행과정을 거친 공사 당일, 교각이 차례대로 넘어가는 그 순간의 희열은 전문가 아니면 느낄 수 없을 터. 그런데 애초의 설계도면에도 없던 철강이 중간 교각에서 발견되면서 아찔한 순간도 겪었다. “그런 경우가 종종 있어요. 구조물이 건설되고 나면 보수도 하고 공사하면서 달라지기도 하니까요. 우리 전문가들끼리 하는 말이 있어요. 구조물은 뜯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고요. 발파해체는 기술과 시간 그리고 공간의 삼박자를 조화롭게 맞춰야 하는 고도의 예술이에요. 어려운 걸 해낼수록 기쁨도 배가 되죠.”

 

그로부터 20년이 흐른 지금, 25명 남짓한 직원들과 함께 연매출 12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강소기업으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하고 있다. 직원들의 대부분은 전문엔지니어로, 이직률이 거의 제로에 해당하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 이유는 직원들의 복지에 신경을 많이 쓰는 석 대표의 경영철학이 담겨있다. “건물 발파해체의 가장 큰 성공 포인트는 화약을 건물 어느 곳에 얼마만큼 깊이로 얼마나 장약하느냐입니다. 충격과 진동이 최대한 적으면서 또 주변 환경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결국, 장약 작업을 누가 하느냐의 문제죠. 그래서 사람이 중요해요. 난 그래서 우리 직원들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의 오늘날의 성공은 ‘인화(人和)’에 있음이 분명하다.


발파해체산업이 친환경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

기존의 건물해체는 기계식 방법이었다. 일일이 두들겨 부수는 방법이다. 따라서 소음과 분진, 진동이 심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10층 이상의 건물을 기계식 방법으로 부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에 반해 발파해체 공법은 앞선 이유들을 최소화 한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며 친환경적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우리는 건물간 거리가 너무 좁다. 따라서 소음과 진동, 분진 등을 최소화 하는 숙제는 어찌 보면 당연하다. 석 대표가 친환경을 모토로 삼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친환경은 우리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해법이기도 하지만 공동의 미래를 위해서 꼭 지켜야 하는 절대선이기도 합니다. 발파 후에 생기는 분진이 10분 정도면 말끔히 사라지거든요. 경제적인 면이나 환경적인 면에서 다른 공법이 따라올 수 없죠.”

 

친환경적 공법과 현장운영으로 그는 작년 2015년에 ‘대한민국 건설환경기술상’ 국토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그에 앞서 우수기업 파워브랜드(건설해체 부문, 2005), 지식경제부장관 표창장(2009)도 수여한 바 있다. 석 대표는 이제 재도약을 위한 시작점에 서있다고 말한다. 업계를 리드해 가는 선두기업으로서 최고의 엔지니어들을 확보하고 시장상황을 내다보는 지금의 그에겐 성장가도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무대는 넓고 할 일은 무궁무진하다

최근 기억에 남는 공사는 인천 상아아파트 발파해체공사현장이었다. 고속도로와 10m정도 맞닿아 있으며 주변에 건물이 빽빽해서 매우 까다로운 공사였다. 많은 우려 속에 무사히 끝내자 사람들은 발파해체공법에 관심을 보였다. “앞으로 이런 공사들이 많아질 거라고 예상하고 이미 준비를 마쳤으니까 안심하셔도 됩니다.”
향후 발파해체산업의 국내 시장규모를 7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석철기 대표.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재건축 붐이 일고 있고, 더 나아가 부족한 집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했던 주택공급 2백만 호 제도로 지어진 아파트들이 그 뒤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기술이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으니까 세계로 뻗어나가 경쟁을 해야겠지요.” (주)코리아카코 석철기 대표의 입가에 함박웃음이 퍼진다.
[환경미디어 원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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