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어업과 MSC – 지속가능 수산물 소비문화와 대형마트의 참여

지속가능어업 왜 필요한가-⑤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6-26 09:57:11
  • 글자크기
  • -
  • +
  • 인쇄

서종석 교수의 지속가능어업 이야기 ⑤

벌써 칼럼이 5회 차에 접어들고 있다. 그 동안 수산자원고갈과 지속가능어업 등 생산과 관련된 내용을 위주로 다루었던 것 같아서 이번에는 지속가능수산물의 소비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수산물 소비가 많은 나라이다. 국민들 대다수가 수산물 먹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연안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들은 대부분 멀리 안 팔려나가고 우리 국민들의 식탁에 올라온다. 문제는 기호가 높은 만큼 수요가 많은데, 어획량이 갈수록 줄어든다는 것이다. 물고기는 점점 크기가 줄어들고 가격은 더 올랐다.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지자 진열대의 수산물은 수입산으로 대체된다. 무책임한 어획방식으로 생산·가공된 수산물도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다. 악순환이다.

시장은 수요와 공급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소비자들의 책임 의식이 시장에서 매우 중요하다. 소비가 없으면 생산도 무의미 해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수산물이 어디서 어떻게 어획되었는지 고려하지 않고 값 싼 수산물만 찾는다고 치자. 그러면 어업인들도 굳이 노력과 비용을 투자해서 책임있는 어업을 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 그리고 소비자가 요구하는 싼 값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지막 남은 어린 물고기까지 싹쓸이 해버릴 것이다. ‘소비자는 어차피 싼 물고기만 찾는다. 그래서 내가 안 잡아도 누군가 잡을 것이다. 그럴 바에야 내가 잡는다.’ 다시 공유지의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즐겨 먹던 수산물이 다 고갈되어버려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솟아버리거나 구매조차 할 수 없게 되어버리면 사람들은 분노에 찬 목소리로 이렇게 이야기 할 것이다. 정부는 도대체 어업인들 규제안하고 뭐하고 있었냐고...

우리가 사랑하는 수산물을 지속가능하게 소비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어업인들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안된다. 수산자원은 정부의 것도, 어업인들의 것도 아닌 우리 국민 전부의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일반 소비자인 내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냐고 되물어 볼 것이다. 많은 역할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좋아하던 수산물이 고갈위기에 있는지 자원이 지속가능한지 관심을 가지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양심적인 수산물 소비를 하는 것이다.


 
▲ 일본 AEON의 MSC 에코라벨이 붙은 삼각김밥이 특별 진열되고 있다.


유럽에서도 즐겨먹던 대구가 고갈되고 난 후 소비자들의 의식수준이 급격히 높아지게 되었다. 높아진 소비자의 수준은 유통시장 혁신으로 이어졌다. 유럽의 특정 마트에서 고갈위기에 놓인 어종이 진열되거나 불법 어획된 수산물이 유통되고 있는 것이 발견된 사건이 있었다. 소비자들은 크게 실망했고 직접 피켓을 들고 불매 운동을 벌리는 것까지 확산되었다. 변화의 기미가 보여지지 않자 NGO들까지 합세하여 사업존폐의 상황까지 몰고 갔다. 소비자가 왕이고 권력임을 몸소 보여줬던 것이다.

 

그 이후 체계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2000년대 초를 기점으로 테스코, 코스트코, 월마트, 까르푸 등 100여개가 넘는 대형마트들이 고갈어종에 대한 관리와 지속가능한 수산물 공급을 목적으로 MSC 프로그램을 도입하였고, 공급자들에게도 MSC 인증을 요구하였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신선, 가공, 냉동 수산물 전 코너에서 MSC 에코라벨 상품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되었고, 구매하는 수산물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대부분의 마트에서는 주요 고갈 위기어종에는 자원회복을 위해 100% 인증을 요구하고 있고, 전체 수산물 중 최소 50~100%를 MSC 어업에서 나온 것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 영국의 세인스베리와 일본의 이온은 2025년까지 전체 수산물 100%를 MSC 에코라벨 상품으로 대체하겠다고 선포를 했다.

 

▲ 주요 대형마트의 MSC 인증상품 구매 현황 자료출처 : MSC, 2017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 마트에서는 환경단체, 소비자들과 많은 소통을 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공급자들과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었고, 이러한 신뢰는 에코라벨 상품에 대한 구매로 이어지게 되었다. 양심적 소비가 보편화되고 지속가능한 수산에 대한 튼튼한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 MSC Award, 매년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지속가능 수산물을

많이 구매하거나 다양한 종류를 판매하는 마트를 독려하기 위해

수상식을 개최하고 있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힐튼, 하얏트 같은 호텔 레스토랑과 미슐랭 레스트랑들도 양심적 소비를 하는 품격있는 고객의 요구사항을 맞추기 위해 지속가능수산물 구매를 선언하고 있다.

 

그리고 MSC 인증받은 수산물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공급이 절실해진 어종에 대해서는 바이어가 직접 인증비를 지원해주기도 하고, MSC 에코라벨을 부착하면 프리미엄을 주고 구매한다.

 

어업에서 개선프로그램을 통해 어렵사리 MSC 인증을 취득하면 소비자, 환경단체, 바이어가 다같이 축하해주고 기뻐해준다. 좋아하는 생선이 이제 고갈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단체 및 소비자단체들도 수산물 구매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소비자들이 가격에만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현황과 어획방식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서 지속가능어업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유도한다.


우리에겐 생소하겠지만 올림픽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속가능수산물 구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런던올림픽, 리우올림픽에서는 MSC 인증 수산물에 대한 구매를 공식적으로 선언하였다. 이번에 개최될 도쿄올림픽도 이미 지속가능수산물 구매정책을 공개해 놓았다. 이처럼 MSC 에코라벨은 지속가능 수산물 소비운동의 촉매제로써, 어업개선의 동기부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제 1인당 평균 소득수준이 곧 3만 달러를 넘어가려고 한다. 이제는 양심적 소비를 할 때가 된 것이다. 지금 명태, 쥐치부터 시작해서 조기, 고등어, 오징어 등 줄줄이 고갈위기에 놓이고 있다. 소비자가 지속가능 수산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어업인들도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는 소비자가 나설 차례가 된 것이다.

 

▲ MSC 인증제품을 구매정책에 반영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자료출처 : MSC


서종석 부경대 겸임교수 / MSC 한국대표

 

[저작권자ⓒ 환경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