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치의 종말, 사라져가는 생명의 박동

지속가능한 어업 왜 필요한가-③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06-11 08:5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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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어업 왜 필요한가-③

쥐치의 종말, 사라져가는 생명의 박동


바닷가 주변에 살고 있는 연세 지긋한 분들을 만나서 물고기 이야기를 나누면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신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앞바다에 물고기가 바글바글해서 낚시바늘만 물에 빠드려도 양동이 한가득 잡아오곤 했었지."

▲ 이제 시장에서도 국내산 쥐치를 찾기 힘들다

사실 나도 어린시절 부산 송정에서에 산적이 있었는데, 바닷가에 성게랑 물고기가 많아서 잡으러 다녔던 추억이 있다. 버스정류장 앞에는 100원만 넣으면 쥐포가 구워져서 나오는 신기한 자판기도 있어서 버스타고 부모님과 외출나갔다 돌아올때면 늘 사달라고 졸랐던 기억도 난다.

 

그 당시에는 쥐포의 원료인 쥐치가 정말 흔했다고 한다. 얼마나 흔했으면 포를 떠서 구워먹고 심지어 쥐포 자판기까지 있었겠는가? 그때가 딱 80년도 중반 즈음이다.


내가 쥐포에 한창 맛이 들려 있던 1980년부터 어획량이 급상승해서 꾸준히 150만톤 정도 또는 그 이상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100만톤 이하로 떨어졌고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산 쥐치도 너무 귀해져서 횟감으로 대접받는다. 이젠 짭조롬한 쥐포맛을 보려면 베트남산으로 입맛을 달래어야 한다.


쥐치는 도대체 얼마나 줄어든 것일까? 아쉽게도 국내에서 수산자원량을 파악하려면 아직은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어업생산량에만 의존해야한다.


아래 그래프는 쥐치의 어획 생산량을 나타낸 것이다.

▲ <표1> 쥐치의 어획생산량 / 자료출처 : 통계청, 2018


내가 쥐포를 자판기에서 꺼내먹던 80년대 중반 정점을 찍고 급격히 생산량이 떨어졌다. 지금은 그래프가 거의 바닥에 붙어있다.

 

그러면 다른 물고기들은 어떨까? 다음 그래프는 명태, 정어리, 갑오징어의 현재 수준이다. 거의 쥐치와 다를 바 없는 처지다.

▲ <표2>명태+노가리, 정어리, 갑오징어류의 어획생산량 / 자료출처 : 통계청, 2018


그래프를 보고 있으면 우리 앞바다의 생명박동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박동은 점점 줄어들다가 삐이소리를 내며 멈춰버린다. 지금 고갈위기가 터져나오고 있는 고등어, 쭈꾸미, 갈치, 오징어도 이대로라면 곧 쥐치처럼 종말이 오고 말 것이다.

 

▲ <표3> 갈치, 고등어, 주꾸미, 살오징의 어획생산량 / 자료출처 : 통계청, 2018


바닷가 연세 지긋한 분들이 말씀하셨던 그 많던 물고기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 왜 사라진 것일까? 국내에서 발간된 논문들과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대략 두세가지로 좁혀진다.


먼저 물고기를 잡는 어선들이 늘어났고 성능도 좋아졌다. 그렇게 되니 물고기들을 엄청나게 잡아들이게 되었다. 한 지역의 물고기를 일망타진하고 나면 다른 지역으로 옮기거나 다른 어종들을 다시 일망타진한다. 어류의 자연사망비율은 30% 수준이다. 60%이상은 사람이 잡아간다는 이야기다.


심지어 불법조업까지 가세한다. 물고기가 줄어들자 자라서 새끼를 낳아야할 미성어까지 잡아들인다. 뿐만아니다. 유실된 폐어구, 양식장으로 인한 오염, 플라스틱 쓰레기들도 물고기의 종말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까지 더해져서 서식지의 변화까지 생기니 물고기가 사라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나는 내가 어렸을 때 보아왔던 다양한 바닷속 생명들을 내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의미는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누릴 수 있는 발전을 의미한다. 만일 내가 맛있는 수산물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러한 남획과 파괴를 묵인한다면 결국 우리 다음 세대에서는 수산물이 사치품이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가 나이가 지긋해졌을 때 이렇게 이야기 할지도 모른다.

 

“예전엔 시장이나 마트에서 수산물을 흔하게 사먹을 수 있었다고...”

 

서종석 부경대 겸임교수 / MSC 한국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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