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물을 통한 세계적 지도력 발휘할 수 있기를

권두컬럼 / 박은경 외교부 수자원협력대사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08-06 11: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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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장마는 유난하다. 한 달 넘게 지루하게 지속되었을 뿐 아니라 국지적 물 폭탄 세례를 퍼 부었고, 이번 장마는 무엇보다도 한국을 중부와 남부로 갈아 놓았다. 중부지역에는 홍수난리가 난 반면, 남쪽은 한달 여 동안 연일 30도 이상의 폭염이 일상이 되어 버린 이상한 장마였다. 이러한 현상으로 ‘기후변화’라는 지구상의 이변이 이제 우리에게도 실감나게 받아들여 지는 것 같다. 기후변화는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환경개발회의(UNCSD)에서 ‘기후변화협약’으로전 지구 차원의 대비책이 거론되었다.

1997년의 교토 의정서를 통하여 2008~2012년 간 에 속하는 38개국가들이 1990년 이산화탄소 배출을 5.8% 줄이자는 목표를 설정하였고, 청정개발체제(CDM), 공동이행제도(JI), 배출권거래제도(ETS)등 다양한 방법이 모색되었다. 1차 교토의정서 만료기간인 2012년, 도하에서 열린 제 18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UNFCCC)에서 2020년에 교토의정서의 새로운 체계를 발효시키고, 선진국은 개도국의 지원기금 출연계획 방안을 모색하자는 정도의 구체적 이행 방법없이 맥빠진 결정을 내 놓고 있다.

기후변화 협상은 점차 기후변화의 두 양상인 이산화 탄소 배출 ‘감소’ 문제와 함께, 기후이변에 대한 ‘적응’ 현상이 각별히 부각되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의 적응 과정에서 ‘물’이 큰 의제로 등장한다. 전지구인이 기후변화의 주범인 석탄, 석유등 화석연료를 당장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18세기말부터 시작된 산업화 이후 지구 곳곳에서 사용한 화석연료로 인하여 지구인들은 기후이변의 양상인 물에 의한 재해를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요사이 지구상에 등장하는 수많은 자연재해는 물과 연관된다. 홍수, 가뭄, 산사태, 쓰나미등 물은 이제 무서운 재앙의 근원이다. ‘물은 생명이다’는 구호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이제 ‘물은 죽음이다’ 라는 구호도 익숙하게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몸의 70~80%가 물로 구성되어 있고, 일주일간 물을 마시지 못하면 생명이 위독하므로 물은 생명 그 자체이다. 이 생명유지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을 지구상의 70억인구에서 5명중 한 명은 마실 물이 없고, 2.5명 중의 한 명은 위생시설이 없이 살아 가고 있는 실정이다.

물 부족은 기후변화로 인하여 가뭄과 사막화에 의하여 더욱 가중되어 간다. 인간의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에 물은 절대적이다. 물은 또한 인간사회의 경제발전의 근원이다. 에너지를 만들고 식량을 생산하는 자원으로서 인간사회를 유지시키고 있다. 물은 또한 문화, 사회적, 정치적으로 인간사회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6000년전의 인류 4대문명의 발원도 유프라테스-티그리스, 나일, 간디스, 황화등 강변에서 일구어졌고, 세계 국가경계를 넘나드는 270여개의 강들은 국가간의 협력과 갈등의 소재지이다. 또한 물은 순환을 통하여 인간사회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는 기후 형성에 작용하므로 매일 매일의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날로 예측불허의 기후가 나타나고, 물 부족이 심화되면서 국제 사회의 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Rio+20 회의(2012년 6월 20~22일)는 과거 어느 환경회의 때 보다 물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회의이었다. Rio+20에서 거론된 7개의 중대한 의제 “직업, 에너지, 도시화, 물, 식량, 해양, 재난” 등에서 물의 중요성을 읽을 수 있다. 에너지-물-식량 연계의 논의는 2011년 본+10 회의 때부터 심각하게 논의 되고 있다.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사용되는 물의 양은 수력발전 뿐 아니라 일반 화석에너지 생산에도 절대적이다.

최근 에너지 세계를 바꿀 세일가스 생산에도 막대한 물이 필요해서, 세일가스 매장량이 세계 1,2위에 달한다는 중국이 물부족으로 인하여 세일 가스 생산이 부진 하다고 한다. 물 없이 에너지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간의 물 사용량의 70%가 농업용수라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고, 식량 생산과 공급과정에 전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30%(FAO, 2011)가 소비된다고 한다. 2050년이 되면 93억명으로 증가된 세계인구는 60%이상의 식량을 소비 할 전망인데, 이는 바로 물 50%, 에너지 50%가 증대해야 한다는 FAO의 보고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물은 이렇게 인류의 미래를 가름할 가장 중대한 요소이고 자원중의 하나이다. 전 세계적으로 물의 중요성을 인지하여서 199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에서 건의되어, 1996년 세계물위원회(World Water Council) 가 프랑스 말세이유에 건립되었다. 세계물위원회는 3년에 한번 세계물포럼 (World Water Forum)을 개최하고 있다. 1997년 모로코 마라케쉬를 시작으로 2012년 제 6차 세계물포럼을 프랑스 말세이유에서 열렸고, 제 7차 세계물포럼은 한국 대구,경북지역에서 유치하였다.
필자는 제 6차 세계물포럼을 개최한 프랑스 정부 조직위원회에 이사로 참여하면서 세계물포럼이 전세계인이 참여할 수 있는 물의 플렛폼을 만드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할 기회가 있었다. 세계물포럼은 3년에 한번 열리는데 실은 그 3년간 지속적으로 세계 물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과정들로 엮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주제별과정, 지역별과정, 정치적과정, 시민사회 과정등 4개의 과정들이 전세계에서 진행된다. 여타 국제 회의와 달리 지속적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지구 곳곳에서 서로 연결 되어서 인터넷상으로만이 아니고 가끔은 실제로 만나서 세계물포럼에서 다루어야 할 의제의 내용과 속성을 위의 과정들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게 된다.

2012년 3월의 제 6차 세계물포럼은 “Time for Solution”이라는 해결책 모색을 위하여 심혈을 기울인 포럼이었다. 주제는 에너지, 식량, 물 관리, 녹색 성장등의 경제적 분야, 물 접근, 위생, 평화 건강등의 사회적 분야, 기후변화, 수질, 물 발자국등의 환경적 분야의 12개 주제를 다루었다. 이 12개의 주제 를 잘 해결하기 위하여 좋은 거버넌스, 재정 및 성공적인 주변등을 찾기 위하여 총 합 15개 주제가 선정되었었다. 이들 주제들이 각기 해결책을 찾는 100개정도의 소분야로 나뉘어 졌고, 전세계의 물 전문가들이 각기 자신들의 전문인 소분야에 참여하는 분반활동이었다.
6차 세계물포럼에서는 200여개의 세션에서 세계물전문가들이 세계 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 필자는 당시 지역별과정 의장을 맡아 세계 각 지역이 위의 15개 주제로 세계물문제를 다루는 과정을 보면서 프랑스 정부의 물 분야에서의 지도력이 발휘되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제 7차 세계물포럼을 주관하게 될 한국조직위원회도 6차 세계물포럼의 프랑스조직위원회처럼 물에 대한 전 세계적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물의 사회, 경제, 정치적 속성이 점차 중대하게 인식되어 가므로, 제 7차 세계물포럼이 열리는 2015년에는 전 세계가 더욱 물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경제선진대국으로 도약해 온 한국이 물 세계에서도 진정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 전문가들이 세계물포럼 준비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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