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의원 희망 정치일기 27번째 이야기

비행기 안에서 송호근교수 칼럼 떠올라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12-13 18:3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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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민주당 의원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국회의장의 중국 공식방문단 일원으로 지난 6일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을 면담했다. 돌아오는 길에 북경의 미세먼지 농도가 정상치의 8배에 가까운 375마이크로그램이라는 놀라운 말을 들었다.

 

지난 달 말에는 일본에서 열린 한일의원연맹 총회에 다녀왔다. 경제분과 위원회에서 주된 관심사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과 일본 수산물 수입금지에 대한 토론이 줄을 이었다. 후쿠시마 사태로 인접국에 고통을 끼쳐 사죄한다는 일본 국회의원의 발언도 있었다.

 

일본의 우경화와 집단자위권, 중국에 의한 방공구역 문제가 동북아의 뜨거운 현안으로 부상한 상황이다. 그러나 아베총리를 비롯한 일본의원들과 시진핑 주석 및 인민대표자대회 장더장 상무위원장 등 중국지도자들을 만났지만, 이런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죄와 중국의 양보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

 

북한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 장더장 위원장으로부터 남북이 착한 마음(善心), 같은 마음(同心), 변치 않는 마음(恒心)으로 인내를 갖고 남북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는 남북이 같은 동포가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비행기 안에서 읽은 ‘나라를 둘러싼 극동정세와 나라 안에서 터지는 내분이라는 지금의 내외정세가 구한말 망국 때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송호근교수의 칼럼이 떠올랐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대선의 연장이라고 할 정도로 대치와 파행정국에서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화와 타협은 없고 온통 상대에 대한 삿대질과 강경 목소리만 넘쳐난다. 정치도 사회도 갈가리 찢겨 사생결단식 적대감만 가득하다. 이러고도 과연 우리 공동체가 온전히 유지될 수 있을까?

 

댓글과 관권 개입, 그리고 선거의 공정성문제는 이제 마무리 지어야 할 때가 되었다. 대통령과 집권여당은 정치력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야권일부에서는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고 있다.

 

전선이 대선불복에 이른다면 대화와 타협의 정치는 물론 국민들이 정치에 대해서 실망을 넘어 절망의 강을 건너게 될 것이다. 북경의 교민간담회장에서 제발 정치권이 싸우지 말고 국익을 위해 일해 달라는 절규를 들었다. 식은땀이 흐르고 어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대통령은 무엇을 하고 있나? 원망의 마음이 들었다. 이러려면 무엇 하러 정권을 잡았단 말인가! 오늘의 사태에 대한 일차적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그가 풀어야 한다. 자칫하다가는 구한말과 유신이라는 과거로 퇴행할 우려가 있다.

 

야당의 충정과 민의를 포용하여 선거개입 사건과 국정원개혁의 정쟁거리를 말끔히 정리할 수 있는 것은 대통령의 결단에 달려 있다. 대선정국의 수렁에서 벗어나 민생경제와 복지,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안정화라는 미래지향적 과제로 일대 전환을 해야 한다.

 

불안한 경제, 사회적 갈등, 민생의 악화, 이 모든 문제의 한 가운데 꽉 막힌 정국과 발목 잡는 정치가 있다. 정말이지 미치겠다. 집권당이 나서 정쟁을 부추기고 여야가 가당치도 않는 주장과 공론으로 시간만 허비하고 있다. 도대체 밀려오는 위기 앞에서 말라비틀어진 친박과 친노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제 이런 진영논리조차 지겹다.

 

문제는 여당과 야당내의 강경파에 있다. 대선불복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박수를 보내고 그들을 옹호하는 정치세력이 존재하는 한 야당의 집권은 요원하다.

 

정치인에게 정파적 이해가 우선하는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우리가 정치의 장에서 사라지고 난 후 단 몇 달도 가지 않아 우리의 이름과 주의주장은 세상에서 사라질 새벽안개일 뿐이다. 그런데도 헛된 미몽에 빠져 드잡이를 멈추지 않고 있다.

 

돌아와 일요일 아침 성당에 갔다. 마침 대림 2주일이다. 예수 당시 기득권층이었던 바리사이파와 사두개파에게 “독사의 자식들아, 다가오는 진노를 피하라고 누가 너희에게 알려 주더냐?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으라. 도끼가 이미 나무뿌리에 닿아 있다.

 

좋은 열매를 맺지 않는 나무는 모두 찍혀서 불속에 던져질 것이요,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고 쭉정이는 꺼지지 않는 불에 태워 버리실 것이다”라는 마태복음의 한 구절이 봉독되었다. 나를 포함한 이 나라 정치권에 대한 심판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아직 미세먼지는 가시지 않았고 오염된 물고기가 일본 연해를 돌아 태평양을 유영(遊泳)하고 있다. 영원한 동지도 영원한 적도 없는 이 절박한 동북아 정세 속에서 믿을 것은 오로지 우리 자신밖에 없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리 정치인들이 가슴을 치며 통회(痛悔)해야 한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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