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에게 끌려갈 것인가

중국 난징 한상생활(HANS COLLECTION) 김봉규 내수사업부장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4-17 13:5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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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일이다. 중국 청명절 연휴에 봄맞이 꽃구경도 할 겸, 여행도 할 겸, 또 최근에 소개받은 아가씨를 처음 만나러 1박 2일 일정으로 허페이(合肥)에 다녀오기로 했다.

 

(필자는 아직 장가 못 간 노총각이다) 그런데 당일 오전 역으로 출발하기 바로 전에 그 아가씨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어제 저녁에 친척이 청명절을 맞아 다음 날 성묘에 같이 가자는 전화를 했으니 시간을 바꿔 오후 늦게 저녁을 같이 먹자는 것이었다. 나는 이 얘기를 듣고 크게 당황했다. 무엇보다 한참 전부터 약속된 나와의 만남이 이처럼 가볍게 다루어진 것에 대해서 화가 났다. 나는 여행 일정 자체를 취소해버렸다. 일주일 전부터 약속이 되었던 사항을 그런 이유로 변경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이다.

 

한편 약속이 취소되어 갑자기 시간이 비게 된 나는 토요일 오후에 사무실에 혼자 남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하얼빈에서 한 쌍의 부부가 우리가 취급하는 한국 물건을 보러 왔다면서 우리 난징 사무실로 찾아왔다.

 

주말에, 청명절 연휴에, 그것도 하얼빈에서 사전 연락도 없이 누가 찾아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 나는 정말 크게 놀랐다. 그런데 연락도 하지 않고 연휴에 갑자기 사무실에 나타난 이들 부부는 너무도 태연하게 나에게 물건을 보여주고 소개를 해줄 것을 요구해서 나를 더 놀라게 했다.

 

이처럼 중국에서 시간 약속과 관련해서 한국인과 중국인 사이에 있는 인식의 차이를 느낄 때가 많다. 한국 사람들은 비행기를 타고 1박 2일 정도로 움직여야 하는 경우 보통 일주일 전에 상대방과 연락해서 일정을 확정짓는 것을 좋아한다.

 

반면 많은 중국인들은 이런 연락을 받을 때면 아직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는데 이렇게 일찍 연락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인다. 만나러 오기 하루 이틀 전에 연락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은 공통적으로 '그때의 상황을 보고 얘기하자','그때 가서 얘기하자'라고 말하길 좋아한다.

 

한국인의 입장에서는 심지어 정말 다시 얘기하자는 말인지 만나기는 하겠다는 말인지 아니면 완곡한 거절의 말인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야 하니 여간 불편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현지인의 문화와 풍습을 존중한다는 입장에서 한국인들은 '여지'와 '운신의 폭'을 가지고 움직이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관념을 이해하고 존중 해주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해관계상 반드시 명확하게 얘기를 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냉철하고 확실하게 얘기를 하고 이를 체계적이고 구체적으로 세세한 내용까지 서류화해서 근거로 남겨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후에도 이 합의의 정신과 합의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 계속 상기시켜 중국인들이 이처럼 공식화된 약속과 합의를 어기는 것에 대해서 명분적으로나 실질적으로 큰 부담감을 갖게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능수능란하게 변칙적으로 다가오는 중국인들에 대해서 원칙과 명분으로 이들을 이끌고 압도할 수 있어야 하며 합의된 사항의 변칙적 적용에 대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준비를 해놓아야 한다.

 

중국인에게 능수능란함이 있다면 한국인에게는 이들을 대하는 일관된 원칙이 있으면 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필자는 '외상거래를 하지 않는다, 가격 네고를 하지 않는다.' 등 몇 가지 원칙을 고수해오고 있으며 이 원칙이 중국 시장에서 나를 아직까지 살아남게 해주었다고 확신한다.

 

이런 원칙 없이 중국인들의 방식에 일방적으로 끌려가거나 이들에게 맞춰주기만 하다보면 중국인을 상대하며 사업을 해 나가야 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중국인은 언제까지나 혼란스럽고 알 수 없으며 함께 사업하기 어려운 사람들일 수밖에 없다.

 

선택하라, '중국에서 당신은 이끌려 갈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이끌 것인가?'

 

※ 본 칼럼은 해외투자진출정보포털(www.ois.go.kr)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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