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후진국형 재난에 허우적거린 대한민국

김영민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4-18 13:4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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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곳 하나 정상이 아니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글로 표현함이 부족할 정도로 안타까움과 위로와 동시에 분노가 공존하고 있다. 뜻 밖에 예고없는 세월호 침몰사고, 전 국민들은 애끊는 심정으로 일상은 차분하게 기도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하루 속히 무사하게 더 많은 승객들이 두 발로 걸어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간절함 뿐이다. 천금같은 시간이 흘러갈수록 생사를 모르는 실종자들과 연결이 끊어진 가족들의 심정은 뼛속까지 스며들고 있다.

 

해외 언론들은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다루면서, 보도의 핵심을 '후진국형 안전불감증'이라고 일제히 타전했다.

 

부끄럽고 민낮을 보여준 꼴이다.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에서 북한 소행 무인기 출몰, 다가오는 6.4 지방선거까지 한 순간에 잠재워 버린 이번 침몰사고는 핵폭탄급으로 분류되고 있다. 정부는 사고 수습중에 국민적 정서를 고려해, 오락성 문화행사는 강제성격(?)의 자제해달라고 전달돼 행사 취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사회적 파장을 고려, 정치적 타격이 입지 않도록 사고수습을 원만하게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이번 침몰사고를 보면서 대한민국 사회의 반복된 사회안전망이 아직도 녹록치 않다는 것을 거듭 재확인되고 있다.

 

육상과 달리 바다 위에서 벌어진 대형 여객선 침몰로 수백 명이 바닷물 속에 잠겨가는 것을 빤히 보고도 국가 재난 시스템의 한계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마치 고무보트에 구멍이 난 꼴이다.

 

늦장이라는 수식어, 안전불감증이라는 꼬리표는 우리에게 오랜 관행처럼 변질됐다. 여객선 불법 구조변경을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자칫 해운사의 책임전가로 내모는 것은 아닌가 싶다.

 

충분히 사전에 증후가 있었는데도 전혀 눈치채지 못한 행정 당국이 만연한 편법 제일주의에 빠져 있는 동안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사회안전망은 갉아 먹고 있었다. 부처 이름을 바꿨다고 사회 구조가 하루 아침에 선진국형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된 건인지도 잘 모른체, 우왕좌왕하는 동안, 벌써부터 저자세로 책임회피만 궁리하는 무리들도 상당할 것이다.

 

국민의 생활을 윤택하기는 커녕, 국가가 나서서 재난을 만들어 내는 창구가 된 안전사고는 오늘 내일 문제가 아니다.

해상구조 매뉴얼은 법적으로 정해져 있다. 여행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길을 가고 오도록 하는 것은 어느 한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침몰 사고에서 드러난 것처럼 참사를 불러 일으킨 발생 원인과 구조에 대한 모든 과정이 엉망했고 비상식적이었다. 곳곳에서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한 목소리다.

 

젖은 5만원권 지폐를 말리고 있었다는 선장의 그 마음이 우리 국민들에게 만연된 물질만능주의를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을 위한 봉사정신은 온데간데 없이, 복지부동, 자신과 상관없으면 하지 않는 주어진 일만 하는 국가 행정시스템의 표본이 이번 침몰사고의 거울이 되고 있어 또 한번 안타까움 커지고 있다.

 

국민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에는 학력이 인맥의 끈이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닌 철두철미한 각별한 직업윤리와 정신자세가 필수다. 그만큼 국가의 태평성대는 근본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올바른 마음가짐에서 모아지기 때문이다. 

 

재난 수습을 대통령이 나서야 되는 구조가 아이러니하지만 자칫 선장의, 해운사의 잘못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바로 행정당국의 총체적인 구조를 되돌아봐야 할 때다.

 

최첨단화된 ICT융복합 시대, 걸맞지 않게 엉성한 재난 시스템 작동 조차도 1960년대 수준을 못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기본이 돼야 하는 재난 방지 매뉴얼과 재난 발생시 안전한 대피 매뉴얼 모두가 구멍이 뚫려 '글로벌 코리아' 국격에도 치명적이다. 후진국형 인재는 곧 바로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준다.

 

우리 주변에는 쉽게 눈에 띄는 전시행정의 흉물들이 널려 있다. 그 중 하나가 구명조끼만의 최후의 재난 매뉴얼로 착각해선 안된다. 

 

재난발생시 30분 내에 구조 수습에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선체를 인양하는 클레인 한 척 이동하는데 하루 넘게 걸리는 속타는 현실이 부끄럽다.

 

자화자찬, 중복투자, 표내지 않는 국민 혈세를 골고루 쓰여지고 있지만, 정작 사회적 큰 파장을 일으킬 인재로 인한 사고 안전망 구축에는 인색해왔다. 

 

교육당국도 문제다. 집단행사때는 안전제일에 대한 경각심은 지나칠 정도로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 싼다고 선 뜻 선택하는 집단행사에 동원되는 학생들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가 있다.

 

더 이상 재난 구조 매뉴얼을 운에 맡기는, 어리석은 오판이야 말로 영원히 수장돼야 악습이다.

 

해상 사고뿐만 아니라, 항공기, 철도, 불특정다수가 이용하는 공공시설물에 대한 엄격한 잣대로 관리감독하고, 부족한 재원 확보는 물론 체계적인 인적 양성 및 최첨단 장비 도입에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사후약방문식의 호들갑을 떠는 행태는 더 이상 허용해선 안된다.

 

국민소득 2만달러 진입이나, 월드컵 연속 진출이니 하는 선전구호가 낮뜨겁지 않게 균형있는 행정 수준을 끌어 올리도록 전방위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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