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수·가축분뇨, 합성비료 대체 잠재력 57억 달러 달해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6-04-20 22:31:54
  • 글자크기
  • -
  • +
  • 인쇄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미국의 하수와 가축분뇨에서 회수한 영양소가 합성비료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으며, 그 잠재적 경제적 가치는 연간 57억달러를 넘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실제 활용을 위해서는 폐기물이 발생하는 지역과 비료가 필요한 농업 지역 사이의 불일치, 가공·운송 비용, 인프라 부족 등 구조적 제약을 해소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넬대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내 인간과 동물의 배설물에 포함된 영양소를 분석한 결과, 이론적으로는 미국 농업이 필요로 하는 질소의 102%, 인의 50%를 충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합성비료를 상당 부분 대체할 수 있는 규모다.

연구진은 그러나 이 같은 잠재력이 현실에서 그대로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인구가 밀집한 도시나 축산이 집중된 지역에서 대량의 폐기물이 발생하는 반면, 실제 비료 수요가 큰 농업 지역은 중서부와 남부 대평원 등에 넓게 분포해 있어 공급과 수요의 공간적 불일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연구는 일정 범위 내에서 충분히 활용 가능한 여지가 있다고 봤다. 연구진은 폐기물 발생지와 농업적 수요를 약 10km 해상도로 정밀 분석한 결과, 회수 가능한 영양소 가운데 질소 37%, 인 46%는 지역 내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고, 남는 영양소의 절반 이상은 경제적·환경적 비용이 비교적 적은 인근 지역으로 재분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넬대 추안 리아오 조교수는 “이것은 자원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조정의 문제”라며 “현실적 제약을 감안하더라도 작물 수요를 충족하도록 경제적으로 재배분할 수 있는 영양소는 여전히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농업이 에너지 집약적이고 환경 부담이 큰 합성비료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을 재조명한다. 합성비료는 생산 과정에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할 뿐 아니라, 과잉 사용 시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진은 특히 국제 공급망 불안이 식량안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아오 교수는 “합성비료의 과도한 사용은 수질오염을 초래하고, 생산 자체도 막대한 배출을 수반하는 매우 집약적인 과정”이라며 “국제 분쟁에서 보듯 공급망 문제가 식량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미국 내 15개 주요 작물을 대상으로 인간 및 동물 배설물의 잠재적 발생량과 작물의 영양소 수요를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영양소 과잉 지역은 대체로 대도시권이나 가축 사육이 집중된 일부 서부 지역에 몰려 있었고, 영양소 부족 지역은 중서부와 남부 대평원에서 두드러졌다.

특히 연구는 영양소 불균형이 사회적 불평등과도 맞닿아 있다고 지적했다. 영양 공급이 지나치게 많거나 반대로 매우 부족한 지역은 빈곤 카운티와 겹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들 지역은 식량 불안과 건강 악화에도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잉여 지역에서는 폐기물이 수계로 유입돼 오염을 심화시키고, 부족 지역에서는 농민들이 더 많은 합성비료에 의존하면서 토양 황폐화와 수질오염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 농업에서 폐기물 기반 비료 활용을 확대하려면 지역 단위의 순환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옥수수 재배지 인근의 양돈 농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을 적절한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통해 인근 농경지에 바로 활용할 수 있다면, 합성비료 사용을 줄이면서 지역 순환경제를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리아오 교수는 “우리는 폐기물이 지역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하는 분산형 시스템을 지지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농업, 폐기물, 에너지 등 여러 부문의 조정이 필요하다.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려면 거버넌스와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