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오는 3월 소송 본격화, 담배협회 "입증 다 하겠느냐" 꼬집어
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이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피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진행하기로 최종결정하자 담배제조회사들이 발끈나고 나섰다.
한국담배협회는 27일 대한상의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건보가 국내외 담배회사에 흡연피해 소송을 제기하기로 의결한 것을 놓고 "사회 전반에 불필요한 갈등과 비용을 지불하게 하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사실상 KT&G 등 국내외 담배제조사의 대변하는데 직접 나선 셈이다. 이날 국내외에서 진행된 유사 소송에서 단 한 차례도 원고가 승소한 전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철 협회장은 "2011년 고등법원이 흡연과 질병 사이의 개별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고 담배 제품에는 결함이 없는 데다 담배회사가 관련 법규를 준수해 왔기 때문에 흡연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 치료비를 부담할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며 근거를 제시했다.
또 "고법 판결은 담배의 유해성을 추정할 뿐 이 점에 대해서는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라며 "인과관계만으로 불법행위가 인정되는 건 아니고 제품의 결함과 담배회사의 위법성도 함께 입증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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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건공가 수십만 명, 수백만 명을 모아 소송을 한다면 개별적으로 흡연기간·유전자·환경요인·위험요소 노출기간 등이 다 다른데 언제 (이들에 대한 입증을) 다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담배금연운동협의회는 "유해물질을 내뿜고 비흡연자들까지 폐암 등 질환자를 증가시킬 수 있는 담배를 생산하는 업체를 옹호한 언론플레이는 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담배관련 질환에 대한 피해 소송이 활발하고 있는 만큼 건보가 추진할 흡연피해 손배청구는 당연히 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한국담배협회장은 "담배회사가 국민건강증진부담금으로 매년 1조5000억원을 내고 있고 있다고 전제하고, 극히 일부만 흡연과 관련한 질병 치료나 예방, 금연 사업에 쓰이고 있다"며 우회적인 사회공헌차원의 발언을 했다.
또한 "결국 (소송으로 인한 담배업계의 비용 부담이) 소비자에게로 갈 수밖에 없다"고 소송 반대입장을 우회적으로 말했다.
다만 건보가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손배청구는 만만치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먼저 이번 소송청구액이 무려 1조7000억이 큰 소송이기 때문에, 양측에 물러설 수 없는 난타전이 예상된다.
사실상 현재 계류중인 흡연관련 소송을 완전 뒤집을 만한 법적, 의학적, 역학조사까지 완벽하게 자료를 내 걸 수 있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양측의 주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담배 흡연으로 피해입은 당사자나 폐암으로 사망한 유가족, 그리고 간접 흡연 피해자들이 흡연과 폐암 관련 "연관이 있다. 없다"는 한번에 증명하기에는 힘겹기 때문이다.
건강과 담배제조사간의 주장은 완전히 상반된 상황에서 흡연으로 피해를 입은 환자들이 건강보험급여로 치료를 받은데 대한 담배회사 책임을 묻기에는 넘어야 장벽이 크다.
조성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의 담배규제 정책은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며 "취약계층은 불문 남녀노소 흡연을 유도하는 담배판매 목적의 판촉행위가 사라지고 있지 않아 더 이상 줄어들지 않고 있는 흡연율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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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는 다년간 빅데이터에 의한 연구결과를 확보한 상태다. 첫 번째 증빙자료는 2011년 기준 건보가 흡연으로 인해 암, 심장·뇌혈관 등 30개 질환의 진료비로 연간 1조7000억원을 추가지출했다.
이 자료를 보면 1조7000억원은 전국민의 1개월치 보험료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바로 보험료 체납으로 인한 급여제한자의 50%를 구제, 수가 6% 인상, 추가재정투입 없이 4대 중증질환 보장, 상급병실료 또는 선택진료비 해소도 가능한 비용이다.
이미 건보는 연세대 지선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비흡연자 대비 흡연자의 질병 발생위험이 평균 2.9배~6.5배 높다는데 증명을 했다. 특히 2012년 사망자 26만7221명중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는 5만8155명이라는 결과를 얻었다.
건보 관계자는 "이런 결과치를 볼 때 분명 폐암질환 원인제공자는 담배제조사로부터 발생했기 때문에 당연히 담배제조사는 책임 있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건보가 손배 승소의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부분은 해외 승소 사례다. 미국과 캐나다의 주정부가 담배제조사를 상대로 승소한 사례가 여럿 차례 있다. 지금도 소송이 진행중으로 담배소송의 근거가 되는 담배소송법, 흡연피해구제를 위한 흡연치료기금법 등 입법을 추진중이다.
담배제조사는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며 건보의 주장이 모두 허위라고 반박하고 있다.
법정에서 흡연과 폐암의 일반적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정하도록 자료를 제시할 수 있는지에, 건보는 담배 제조와 판매사가 그에 합당한 질병 치료비를 부담하는 것이 타당한 100% 뒤집을 만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기에는 미흡한 것도 사실이다.
양측 모두 2011년 2월 15일 담배협회는 서울고등법원 판결(선고 2007나18883)도 주목할 대목이다. 당시 재판부는 담배에는 결함이 없고, 담배회사가 제품제조에 있어 불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며 흡연자들은 자유 의지로 흡연 여부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제조사는 책임이 없다고 판결했다.
이 부분에 대해 담배제조사는 건보가 소송해봐야 소용이 없다는 주장이다. 협회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주정부가 담배제조사에 승소했다는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의료비 반환청구소송에서 담배제조사는 판결 때문에 배상금을 지급한 것이 아니다고 일축하고 소송으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막기 위한 것일뿐이다 잘라말했다. 당시 캐나다의 경우 당시 판사의 관할권 결정에 대한 의의를 기각한 것 뿐 제조사들에 책임을 묻는 결정이 아니고 원고 승소는 단 한 건도 없다고 주장했다.
담배협회측은 "우리나라는 정부가 직접 담배 산업을 소유하고 운영해왔기에 흡연으로 인한 건강상 위해가 25년간 누적돼 발생한다고 했을 때 정부도 책임소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협회 관계자는 "건보의 승소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소송 패소 시 소송비용 부담으로 건보재정에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건보 관계자는 "협회가 언론플레이 하는 모양이 좋지 않다. 우리는 오는 3월 소송의 실무적인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도 담배소송에 원론적인 부분에 동의를 한 만큼 정부와 협의도 계속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한국건강보험공단의 소송 방법과 대상 및 청구소송가액 시기 등이 구체화하면 그에 따라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우리나라 흡연으로 매년 5만815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보건정보 통계학회지는 2013년 12월에우리나라에서 1년에 흡연으로 인해 사망하는 인구가 5만8155명(남자 4만9704명, 여자 8451명)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같은 해에 운수사고로 사망자수 6502명의 9배, 자살로 인한 사망자수 1만4160명보다 4배 많은 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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