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척간두수진보(百尺竿頭須進步)!

박영복 | eco@ecomedia.co.kr | 입력 2014-01-13 10: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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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김영환 의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에 한국에 온다고 한다. 

 


그가 2014년을 맞아 새해의 결심을 밝혔는데 매우 단순하다.

 

“험담하지 않는다/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위해 시간을 낸다/ 좀 더 가난하게 산다/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간다/ 다른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반대자들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기도하는 습관을 들인다/ 행복하게 산다”

가톨릭이란 말은 “보편적이다”라는 뜻이다. 교황의 새해결심은 너무나 보편적이다. 쉽고 간결하다. 

 

2014년은 갑오년이다. 420년 전, 임진란이 일어나고 2년이 지난 1594년 갑오년, 명나라와 일본은 조선의 분할을 위한 지루한 협상을 벌이고 있었다. 그 300년이 지난 1894년에 우리는 갑오농민전쟁을 치루고, 청일전쟁이 벌어졌고, 그 결과 식민지를 거쳐 결국 분단이 되었다. 지금 동북아 정세는 영토분쟁과 역사문제 등 백척간두로 치닫고 있다. 

 

지난 1년 한국정치는 진일보는커녕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국민은 낙담하고 정치권에 대해 절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공멸이다.

 

백척간두 수진보 첫 번째, 아무리 억울하고 분해도 새해에는 “대선불복 논란”을 끝내야 한다. 솔로몬재판의 생모처럼 국익과 국민을 생각해서라도 더 이상의 대선불복은 안 된다. 득표수에서 50만표를 이기고도 대선결과에 승복한 미국의 엘 고어를 보라!

 

지금 우리의 분노의 절제가 4년 후 집권으로 돌아올 것이다. 현 정권의 정통성을 흔들고 박근혜 정부의 실패를 기원한들 야당은 성공할 수 없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는 대한민국의 비극일 뿐 집권의 필요조건이 아니다.

 

선거를 도둑맞았다는 생각, 댓글과 국가기관의 개입만 없었더라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의 성찰을 가로막는다. 2004년 총선의 압승이후 지난 10년에 걸친 총선, 대선, 총선, 대선의 패배의 원인은 좀 더 근본적인데 있다. 대선불복의 심리는 실패한 야당의 자기반성을 막는 아편 같은 존재이다.

 

백척간두 수진보 두 번째, 이제 장외투쟁은 자제되어야 한다. 잦은 장외 투쟁은 결과적으로 민생의 방기, 국회경시, 국정의 표류를 가져 왔다.

 

지난 1년 우리는 치열하게 싸웠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과 반 토막의 지지율, 그리고 당 존립의 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왜 이렇게 되었는가?  빌 클린턴의 말을 빌리자면 “문제는 민생이야, 이 바보야”이다.  만일 우리가 국정원 댓글을 지적하고 싸우면서도 국회에서 민생을 챙기는 데에 더 많은 힘을 쏟았다면. 걸핏하면 국회를 버리지 않았다면.

 

박근혜대통령의 소통방식, 인사와 사고방식은 새로운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그의 실패는 나라의 불행이기 때문에 그의 실패를 막고 서민들의 생존을 지킬 의무가 민주당에 있다. 야당이 여당의 실수와 대통령이 실패에 기대어 반사이익을 얻겠다는 사고를 버려야한다.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 벗이 되라는 교황의 결심과도 맞닿아 있다.

 

대통령의 신년회견에는 어디에도 정부여당의 반성과 회개가 없다. 법과 원칙, 4만 달러 4%성장, 경제혁신 3개년 계획 등 사고와 정책이 모두 박정희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아! 청와대의 외로운 대통령 곁에 진돗개 두 마리만 ‘안녕하시구나’ 하는 느낌만이 새롭다면 새로웠다.

 

“통일이 대박”이라는 말씀을 하실 때는 반갑기도 하고 심사가 복잡했다. 특정 신문을 그대로 인용하는 용기도 이례적이었고, 과연 짐 로저스라는 투자가의 언급이 있기 전에 우리는 “통일이 대박”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단 말인가!  이것 밖에 안 되는가? 그리고 야당이 그동안 선점하던 통일문제를 보수언론과 대통령이 내세우는 동안 야당은 무엇을 했단 말인가? 이산가족과 금강산관광 문제도 함께 논의 하자고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이제 우리 정치는 미래로 가는 정책과 대안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경제는 살리고 정의는 세우는 야당이 되어야 한다. 막말을 버리고 품격 있는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발목보다는 손목을 잡는 야당, 잘한 것을 마음 놓고 칭찬 할 수 있는 야당이 될 수 있도록 대통령도 손을 내밀어야 한다. 

 

중국 당(唐)나라 때 고승(高僧) 장사경잠(長沙景岑)의 말처럼, 갑오년 새아침 백척간두수진보(百尺竿頭須進步)!


그래야 여당과 야당도 살고, 대통령도 국회도 살고, 대한민국도 살 것이 아닌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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