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러 19대 총선을 통해 새롭게 구성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다수의 초선의원들로 구성돼 ‘환노위는 의원들의 기피부서’라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거기에다 19대 첫 국정감사는 대선의 영향으로 식물국감이라는 평가아래 국감 무용론(無用論)이 나올 정도로 파행을 거듭하는 등 정치권의 도덕성과 책임론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특히 농심라면의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 검출은 인기 서민 먹거리에 관한 것 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관인 식약청과 농심에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아울러 ‘구미 불산사고’에 있어서도 환경부 등 관계기관의 대처미흡이라는 평이 올 한해 환경정책에서 ‘옥에 티’로 남게 됐다.

부주의가 부른 구미 불산 누출사고
지난 9월 27일 경북 구미시에 있는 구미 제4국가산업단지에서 불화수소산 가스가 작업자의 실수로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휴브글로벌 구미 공장에서 탱크로리에 실린 플루오린화 수소산(불화수소산, 불산) 가스를 공장 내 설비에 주입하던 중 20톤 탱크에서 불산 가스 약 8~9톤이 유출돼 발생한 이 사고로 공장 근로자 5명이 사망하고 18명이 중상을 입었다.
그 후 2차 피해가 진행되면서 지역 주민 1,954명이 치료를 받았고 농경지 312ha에 달하는 농작물 피해, 산업단지 내 77여개 업체에서 약 177억 원의 피해를 신고했다. 사고 후 11일이 지난 10월 8일, 구미공단은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일대를 중심으로 ‘특별재난지역’이 됐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의 피해 주민들에게는 주택수리와 함께 생계보조비를 200만 원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피해지역의 모든 가축이나 각종 농작물 등도 그동안의 수확량 등을 감안해 방치된 상태에서 시가 보상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현지 피해 주민들은 대책 미흡을 이유로 11월말 현재까지 보상 협의조차 거부하고 있다.
한편 불산 누출사고 민관합동환경영향조사단(단장 민경석 경북대 교수)은 환경영향조사 결과, 피해지역의 환경영향이 그다지 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현지 대기, 지하수, 수질 등은 분석을 완료했으나 생태계는 최소 1년간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 분야 국제기구 국내 유치(GGGI·GCF)
올해는 환경 분야의 핵심 양대 국제기구가 한국에 자리하게 됐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Global Green Growth Institute)가 10월 2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국제기구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알렸다. 현재 캄보디아, 베트남 등 17개국 24개 국가사업 및 13개 연구 사업을 진행 중인 GGGI는 국제기구화를 계기로 개발도상국 녹색사업 지원을 더 확대한다.
한편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녹색기후기금(GCF·Green Climate Fund) 사무국 유치도시로 결정됐다. GCF 이사회는 10월 20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 제2차 이사회에서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도시를 결정하는 24개 이사국들의 투표를 실시했으며, 여기서 인천 송도가 녹색기후기금 사무국 유치국가로 최종 선정됐다.
환경 분야의 세계 은행격인 GCF 사무국 국내 유치로 얻는 이익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하나뿐인 우리의 지구를 살리는 역할에 한국이 중심지로 자리매김하여 국격이 높아졌다. 더불어 GGGI, GTCK(한국녹색기술센터)와 함께 녹색성장을 이끄는 3대 요소(전략·기술·재원)로 ‘그린트라이앵글’ 시너지 효과도 거두게 됐다.

녹색경제·지속가능한 발전 중시 ‘Rio+20회의’ 개회
지난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유엔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Rio+20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 회의에서는 정치적 선언문인 결과문서로 ‘우리가 원하는 미래(The Future We Want)’가 채택됐다. 이 선언문에는 ‘녹색경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도구임을 명시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 설정, 고위급정치포럼 신설, 유엔환경계획(UNEP) 강화방안 등을 포함하고 있다.
리우+20회의는 총 26개 우선순위별 행동계획을 규정했다. 즉 식량안보와 지속가능한 농업, 물과 위생, 에너지, 생산적인 고용 확대 및 사회적 보호 촉진, 해양, 사막화방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거론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대해 일부에서는 구체적인 성과가 미비하다는 비판을 가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최종 성명이 현실에 입각하지 않은 추상적인 내용으로만 채워졌다”고 쓴 소리를 했다. 또 세계 각국의 NGO 대표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 ‘민중정상회의’에서도 “리우+20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향과 행동, 재원조달 방안을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는 의견이 나왔다.
핵·방사능 테러 방지 위한 포괄적인 실천조치 협약 - 핵안보정상회의
지난 3월 26일부터 27일까지 열린 서울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방사능 테러 방지를 위한 구체적 실천 조치를 담은 ‘서울 코뮤니케(공동선언문)’를 채택하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핵안보회의는 2010년 1차 워싱턴 정상회의에서 시작된 ‘핵안보정상회의 프로세스’를 실천의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회의참가 53개국 정상들은 내년 말까지 고농축 우라늄(HEU)사용을 최소화하는 자발적 실천조치를 발표하는 등 ‘핵 테러 없는 세상 만들기’를 위한 가시적 성과를 이뤄내는데 합의했다. 이는 1차 정상회의 때보다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담았다는 점에서 핵 테러 방지라는 목표에 한발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외에도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워싱턴 정상회의에서부터 논의된 핵물질 및 원자력 시설에 대한 방호 및 불법거래 대응 문제 외에도 원자력 안전과 핵 안보간 상호관계 및 방사성 물질의 방호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물론 일부 국제 및 국내 환경단체와 환경운동가들은 이번 ‘2012 핵안보정상회의’를 원전마피아들의 비즈니스파티로 변질된 ‘원전 사고팔기의 장사판’이라는 비판을 가했다.

끊임없는 사고… 원전 폐쇄 논란 가열
지난 10월 19대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원전고장과 함께 해당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주)(사장 김균섭)의 기술적 결함, 책임감 결여, 도덕적 해이가 질타의 대상이 됐다. 한수원의 사고은폐, 납품비리, 잦은 원전고장 등이 대국민 불신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지난 2월 9일에는 고리원전에서 12분간 전원이 끊겼던 사건이 발생했지만 관계자들의 은폐로 인해 한 달 후인 3월 12일에야 세상에 알려졌다. 논란의 와중에서 11월 20일 밤 12시 수명연장 논란을 빚고 있는 경북 경주 월성원전 1호기의 30년 설계수명이 종료됐다.
한수원은 월성 1호기를 10년 동안 연장가동하기 위해 2009년 12월 안전성 평가서를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했다. 이후 지금까지 수명연장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하지만 주변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극심한 반대,그리고 경주시의회가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또 인근 울산시 북구청장도 11월 19일 ‘월성원전 1호기 수명연장 반대’를 분명히 했다. 한편 이러한 원전의 문제와 관련 원전폐쇄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대해 일부에서는 국내 전력상황을 감안해 원전의 폐쇄는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 출신의 민병주 의원(새누리·비례)은 “원전의 폐쇄와 건설, 좋다 나쁘다보다 우선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에 좀 더 집중을 해야 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국내 환경정책 국제 전파 - 제주세계자연보전총회
세계 최대의 환경회의로, ‘환경올림픽’이라고 불리는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가 지난 9월 6일부터 15일까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탐라홀에서 진행됐다. 이번 총회는 IUCN이 지난 60여 년간 개최한 22번의 총회 중 최초로 동북아 지역에서 개최되는 총회였다. 여기에 폐회식에서 채택된 제주 선언문, 9월 7일부터 11일까지 뜨거운 호응 속에 개최됐던 세계리더스대화도 모두 최초로 시도된 것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이번 제주 총회는 지구적 자연환경 문제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주도해 값진 성과물을 도출해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여기서 진행된 세계리더스대화는 자연보전을 일부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공통의 문제로 이끌어내며 각계각층의 실천이 중요함을 부각시켰다. 특히 제주선언문을 통해 세계리더스대화를 한국판 환경 다보스포럼이라 할 세계리더스보전포럼으로 발전시켜 논의를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
무엇보다 이번 총회에서는 한국적 특성을 반영한 발의안이 채택돼 우리나라의 환경정책을 국제사회에 전파시킨 것도 큰 성과로 기록되고 있다.

여수엑스포, 성공의 이면에 드러난 아쉬움
지난 5월 12일 개막해 8월 12일까지 93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한 ‘2012여수세계박람회’(여수엑스포)는 국내의 경우 지난 1993년 대전엑스포 이후 두 번째로 개최된 국제박람회다. 여수엑스포의 평가는 성공개최의 척도인 관람객수, 전문가 평가, 주제구현 등 3대 요소를 비교적 충족했다는 점에서는 일반적으로 ‘성공적 개최’라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인구 30만 명의 지역 소도시도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점, 해양과 연안가치의 재인식, 해양의 현명한 이용촉구, 해양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 등은 박람회 개최 취지를 충분히 살린 긍정적인 부분이다. 게다가 친환경엑스포를 표방해 모든 전시시설에는 자연 채광 및 환기를 통해 빛·바람 등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활용하도록 설계한 것은 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박람회 특수 실종에 따른 극심한 지역경제 위축, 뒤늦은 관객 유치책 마련, 초기관람객들의 입장과 관련한 불편사항들, 회장 운영 미숙 등은 철저한 준비 부재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또한 멸종위기의 바이칼물범이나 흰돌고래 벨루가를 운송해와 관람객들에게 선보인 것은 친환경 취지에 어긋난 처사라는 견해도 도출됐다.
세계 물정책의 전략적 가이드라인 제시 - IWA세계물회의
국제물협회(IWA:International Water Association)가 주관한 IWA세계물회의가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부산 벡스코에서 ‘세계 물 문제에 대한 선구자적 방향제시’란 주제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전 세계 물정책의 전략적 가이드라인이 될 ‘부산결의문’이 채택됐다.
부산결의문은 리우+20에서 제기된 전 세계 물 문제에 대응하는 IWA의 공식입장으로, 협회는 이 결의문에서 국제사회의 물 문제에 대한 방안에 대해 9가지 실천과제를 담았다. 특히 이 행사에서는 한국 기업의 해외 판로 개척뿐만 아니라 부산 물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 역할을 해냈다.
두산중공업, 베올리아, 수에즈 등 국내외 200여 물 관련 기업이 참석해 기업 홍보, 신기술 발표 등을 진행하고 현장에서 세계의 우수한 기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세계 최고의 권위와 명성을 가진 이번 회의가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우리 물 기업이 해외로 진출, 세계적인 경쟁력을 도모하는데 도움이 됐다.

한여름에 덮친 4대강 ‘녹조라떼’
7월부터 계속된 폭염과 이상고온으로 국내 주요 4대강과 해안에 심각한 녹조현상이 발생했다. 일명 ‘녹조라떼’로 불린 녹조현상은 서울시의 상수원 팔당호에서 2001년 이래 처음 독성물질인 마이크로시스틴이 0.107㎍/ℓ 검출돼 시민을 더욱 불안에 떨게 했다.
일각에서 녹조 현상은 4대강 사업이 불러온 재앙 중 하나라는 날선 목소리와 함께, 정부가 녹조 현상을 예측했음에도 이를 은폐하고 아무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비판을 가했다. 이들은 녹조현상이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16개의 보에 의해 느려진 유속 때문에 나타난 현상임을 주장한다. 녹조현상은 한강과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정부의 대책안은 근본적인 대책은 빠진 허점투성이 대응뿐이라는 비난도 있었다.
물론 전문가들은 오히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녹조피해를 예상보다 줄일 수 있었으며, 보 설치는 이번 녹조 현상과 무관함을 알렸다. 하지만 정부의 대책 역시 일회성이 아닌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대책 방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남겼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37개 정수장 중 고도정수처리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이 단 3곳뿐인 점 등에서 향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웅진·한라 등 환경기업 잇단 부도
지난 9월 26일 자산기준 재계서열 32위인 웅진그룹의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와 계열사 극동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또한 10월 23일에는 폐기물 처리 시설, 수질 오염 방지 처리 시설, 대기 오염 방지 처리 시설 등 환경 플랜트 분야 38위의 환경 플랜트 전문 기업인 한라산업개발도 법정관리에 합류했다.
이러한 환경기업들의 법정관리 신청에 의한 부도는 한국이 세계 물 산업 밸류 체인 중 건설 부문을 제외한 관련 부품이나 운영 및 관리 부문에서 경쟁 국가들에게 뒤쳐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웅진의 수처리 경쟁력 측면에서 그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세계 트렌드가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점에서 환경오염 방지 시설의 중요성 역시 더욱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에 대응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시기에 한라산업개발 사태가 발생한 것은 환경 기업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환경 산업 자체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환경기업 부도 사태 원인이 환경 사업 자체의 경쟁력 부족이 아니라는 측면에서 환경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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