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및 한라산업개발 사태가 환경 산업에 미치는 영향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11-06 11:5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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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은 변화를 통한 기업성장 모델을 제시한 기업 중 하나다. 1980년 출판 기업에서 시작하여 화장품, 정수기, 식품 사업을 거쳐 최근에는 태양광, 환경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이력은 기업 내부의 경쟁력을 적극 활용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면서 성장해왔음을 보여준다.

웅진그룹은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한 유일한 사례이기도 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2012년 상호출자제한 일반기업집단 가운데 웅진그룹은 자산 규모로 31번째다. 포스코와 KT를 제외하면 민간 재벌 기업 순위로 29위라는 의미다.

2012년 기준 한국의 30대 재벌 기업 중 1980년 이후의 설립 역사를 가진 기업은 웅진이 유일하다. 또한 웅진은 필터 및 수처리 사업을 영위하면서 한국 물 산업을 선도하는 몇 안 되는 대기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룹의 부실화에 따른 모기업 및 계열사의 법정 관리 신청은 웅진그룹의 긍정적인 이력에 적지 않은 타격이 되고 있다.

웅진홀딩스와 한라산업개발의 법정 관리 신청

웅진그룹의 지주사인 웅진홀딩스의 법정 관리 신청과 함께 최근 이슈화되는 기업이 10월 23일 법정 관리를 신청한 한라산업개발이다. 이 회사는 시공능력평가 139위의 크지 않은 건설 회사지만 폐기물 처리 시설, 수질 오염 방지 처리 시설, 대기 오염 방지 처리 시설 등 환경 플랜트 분야에서 38위를 차지하는 환경 플랜트 전문 기업이다.

비슷한 시기에 법정 관리를 신청하게 된 두 기업의 공통점으로는 환경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과, 건설 사업의 부진에 따른 자금난이 법정 관리의 원인이라는 것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새롭게 뛰어든 사업의 부진 때문이라는 것 역시 공통점이다.

웅진 그룹은 극동 건설의 무리한 인수가 그룹에 결정적인 타격이 되었지만, 저축은행 등 이전의 신사업에서부터 문제가 축적된 경우라 할 수 있다. 한라산업개발의 경우 베트남에 설립한 풍력발전소의 부진이 원인이 되어 유동성 문제를 겪게 되었다.

물론 현재의 법정 관리 신청이 기업의 회생 불가능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해당 기업들 역시 회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 주장한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환경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가다. 이미 웅진그룹의 경우 자금 확보를 위해 핵심 계열사인 웅진코웨이와 수처리 사업을 하는 웅진케미칼의 매각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하지만 인수자가 결정된 웅진코웨이와 달리 웅진케미칼의 매각은 여의치 않았고, 지주사인 웅진홀딩스가 웅진케미칼의 지분을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되는 듯 했다.

문제는 웅진홀딩스가 법정 관리를 신청하면서 웅진케미칼의 지분 인수가 쉽지 않아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웅진케미칼의 그룹 편입 가능성이 여전히 높은 것은 최악의 경우 수처리 사업 자체가 계열 분리될 수도 있다.

한라산업개발은 부도 금액이 23억 원으로 크게 부담스러운 규모는 아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현 시점에서 낙관적으로 보기에는 무리다. 이미 한라산업개발은 건설 경기 악화로 금융권의 여신 한도 축소로 유동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부도 금액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의 여력도 불투명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문제는 한국의 건설 경기가 단시간 내에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환경 플랜트 사업이 건설 경기 부진에 발목 잡혀 위기에 빠진 셈이다.

웅진 및 한라산업개발 사태의 영향

웅진 및 한라산업개발 사태로 환경 산업에 미치게 될 부정적인 영향으로는 크게 이들 기업 자체가 가진 환경 분야에 대한 경쟁력 약화와 환경 산업에 대한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 확산을 들 수 있다.

먼저 기업 자체의 경쟁력 약화 측면을 보자. 웅진케미칼은 국내에서 수처리 필터 분야의 선도 업체다. 이 분야는 세계 물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을 고려하면 육성을 위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한국이 세계 물 산업 밸류 체인 중 건설 부문을 제외한 관련 부품이나 운영 및 관리 부문에서 경쟁 국가들에게 뒤쳐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웅진의 수처리 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모 기업의 부실이 수처리 사업 육성의 차질로 이어질 경우 해당 기업 경쟁력의 약화는 물론, 한국 물 산업 경쟁력의 다양성 확보 차원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라산업개발의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이미 한국을 비롯한 세계 트렌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 방지 시설의 중요성 역시 더욱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더욱 매력적인 분야다. 개발도상국들의 도시화는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개발도상국의 기존 도시 확장과 신도시 건설, 이에 따른 각종 기반 시설 수요의 확대로 이어지게 된다. 이를 환경에 대한 관심 증대와 연결시켜 해석해보면 도시의 환경오염 방지 시설 수요 확대를 예견할 수 있다.

세계적인 트렌드 변화에 대응하여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할 시기에 한라산업개발 사태가 발생한 점이 더욱 아쉬운 대목이다. 다음으로 외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고려하면 그 심각성은 더욱 크다. 환경 기업들에게 문제가 발생하게 되면 환경 산업 자체에 대한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

먼저 기업들이 환경 분야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해당 분야에 대한 진출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 다른 기업들의 시각에서는 환경 사업은 한계가 있다는 선입견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선입견은 투자자들에게도 생길 수 있다. 주식 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의 입장에서도 환경 기업의 문제 발생 사례들을 목격하고도 적극적인 투자는 기대하기 어려울 뿐더러 투자 결정 자체도 쉽지 않게 된다.

실제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들이 9월 중에 웅진그룹 계열사 주식을 대량 매각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일단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굳어지면 이에 대한 회복이 쉽지 않다. 기업 및 투자자들의 투자 위축은 결국 한국 환경 산업의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환경 사업에 주는 교훈

우선 웅진과 한라산업개발의 문제가 한국 환경 산업 전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해당 기업 자체의 노력은 물론, 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 한국은 현재 기존의 제조업 수출을 통한 성장에 한계를 맞이한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 모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육성하기 위해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환경 사업 역시 그 중 하나다. 금번의 사태 원인이 환경 사업 자체의 경쟁력 부족이 아닌 만큼 환경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다음으로는 환경 사업 스스로 수익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환경 등 이른바 녹색 산업들은 미래의 성장은 예상되나 수익을 기대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는 대중의 시각에서 확실한 수익성을 보여주는 기업이 아직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처리 사업이나 환경 플랜트의 경우 이미 시장이 형성되어 있고, 세계적으로도 적지 않은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들이 여럿 존재한다.

결국 환경 사업을 영위하는 한국의 기업들은 해외의 선진 기업들과 경쟁하여 실력을 증명해야 대중의 시각을 돌릴 수 있다. 이는 기업들이 더 많은 투자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정도(正道)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환경 사업에 대한 신규 진출이나 기존 환경 기업의 해외 진출 시 사업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환경 분야는 신성장 사업이다. 이는 빠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동시에 익숙하지 않은 분야인 만큼 리스크 역시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순히 신성장 분야를 향한 사업 확장 논리로 환경 사업에 뛰어들어서는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

해외 진출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는 경우 선진국 시장보다는 개발도상국 시장 진출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는 그만큼 해당 국가에 대한 정보의 중요성이 증대됨을 뜻한다. 무조건적인 해외 투자는 실패 가능성을 높일 뿐이다.

환경 사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한 투자 성공 사례가 증가할 때 환경 사업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질 수 있다.


김필수 선임연구원/현대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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