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암 사망환자 최대 15% 라돈 노출 원인

연세대 환경보건센터, 라돈 고위험군 파악·관리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8-06 13:3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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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3월 11일 일본 동북부 지역 강진과 쓰나미는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동시에 이로 인해 후쿠시마의 원전이 냉각시스템 파괴로 인한 방사능 누출로 많은 사람들을 방사능의 공포에 떨게 했다.

이 사건 이후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와 함께 관심이 유난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근래 들어 실내 공기질 오염의 주범인 라돈(²²²Rn)가스가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

폐암유발 원인 물질, 인체 피폭의 55% 차지

라돈가스는 공기 좋은 청정지역이라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청정 강원도 평창군의 한 마을. 이곳은 해발 500m의 상수원보소구역으로 지정된 청정지역이지만 환경부 조사 결과 라돈 수치가 가장 높게나왔다. 그것은 바로 라돈이 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방사능이기 때문이다.

토양과 화강암류의 암석은 물론 석고보드와 같은 건축자재에서 주로 발생하는 라돈은 건물바닥과 지하실 벽 등의 갈라진 틈을 통해 실내로 유입되기에 문제가 된다.

물론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자연방사선에 노출돼 있다. 그렇다고 자연계에서 누출되는 모든 방사선들이 우리 생명에 치명적인 위험이 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자연방사성 물질인 라돈은 인체 피폭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WHO는 폐암환자들의 유발 원인으로 흡연 다음으로 라돈을 꼽고 있다. 즉 모든 폐암 환자 중 6~15%가 라돈으로 인해 암에 걸렸다는 것이다.

또 미국에서는 연간 2만 명 정도가 라돈에 의한 폐암으로 사망하고 있다고 한다. 이 수치는 음주운전에 의한 사망자의 수치와 비슷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문제는 라돈이 방출되지 못하게 하거나, 비교적 적게 나오게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지 못한 관계로 무엇보다 예방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무색무취의 라돈을 일반인들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래서 현재는 실내에서 라돈가스가 얼마나 방출되는지를 측정 장치로 측정한 후, 방출수치가 높은 곳이라면 지속적·정기적으로 외부환기를 통해 라돈 수치를 떨어뜨리게 하는 것이 최상의 예방법이 되고 있다.

라돈 자핵종 호흡기 손상·폐암 유발

국내 라돈 연구의 권위자이자 현 연세대 환경보건센터장인 조승연 교수는 라돈이 폐암을 유발시키는 과정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라돈은 기체 상태의 휘발성 물질인데 3.8일이 지나면 그 절반이 붕괴돼 고체상태의 새로운 자손 방사성 동위원소를 생성합니다. 이들이 공기 중의 먼지와 부착돼 우리의 기도를 통해 폐로 유입되고 폐 기저세포에서 방사선 피폭을 일으켜 폐암을 유발시킵니다.”

즉 호흡을 할 때 라돈과 그 자핵종(폴로늄, 납, 비스무스 등·방사성 원소가 방사성 붕괴라는 과정을 거쳐 스스로 붕괴해 새롭게 형성된 핵종)이 호흡기 속에 침투해 대부분은 내쉬는 숨에 의해 다시 배출되지만 일부는 기관지나 폐에 달라붙은 후 방사능을 붕괴시킨다. 이 과정에서 알파선이란 방사선이 나오며 이것이 폐 조직에 손상을 입히고 결국 폐암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라돈은 지하수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지하수에 존재하는 라돈의 수치가 높아도 우리들이 평소 음용하는 양이나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따져볼 때 크게 위험성은 높지 않다. 일부에서는 라돈도 물을 끓이는 과정에서 없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또 라돈이실내 공기로 유입되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당연한 만큼 미국에서는 지하수에 폭기장치(曝氣裝置)를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토양과 지하수, 실내환경을 포함한 3차원적인 라돈지도 작성을 포함한 라돈관리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조 교수는 강조한다.

조 교수는 라돈은 측정이 아닌 ‘진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측정’이라고 하면 기계 장비를 가져 와서 버튼을 누르면 되는 것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단순히 측정 장치만 가져다 놓고 수치가 높고 낮음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 공기의 흐름과 틈새 공기의 농도 등 구체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측정이 아닌 ‘진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라돈은 누구나 측정할 수 있지만 진단은 마음대로 못한다는 것이다.

체계적 라돈 관리를 위한 방안

실제로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생활하고 있다. 낮에는 실내공간인 직장에서, 밤에는 가정이라는 실내공간에서 생활하다보니 알게 모르게 우리의 몸이 라돈에 피폭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권고기준치인 4pCi/ℓ 또는 148Bq/㎥의 라돈농도가 일정하게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실내공간에서 평생 생활할 경우 흡연자인 경우에 1,000명 가운데 약 62명(6.2%)이 폐암의 위험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리고 지난 2005년 국내 폐암 사망자 1만 3,000여명 가운데 4~15%의 사망원인이 라돈노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속적인 라돈관리에는 범국가적인 라돈 프로그램의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효율적인 라돈 프로그램의 실행은 담당 부서와 다른 관련 기관들로부터 정보와 협조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일반인에 대한 라돈 노출을 나타내는 라돈 농도분포를 확실히 하기 위해 공인된 라돈 측정 장치와 기술을 통해 국가적 라돈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수집된 많은 양의 자료를 활용·분석해 국가적 차원에서 기준 농도를 제정할 필요도 있다.

국가 기준 농도가 제정된 경우에는 중앙 및 지자체에서 주택 건설에 따른 라돈 저감조치를 명하는 건물규정의 제정을 마련해야 한다. 이 경우 라돈 고농도 지역에서는 더 엄격한 규제가 이뤄져야 한다. 더불어 국가 라돈 프로그램 내에서 적절한 정기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구성돼야 한다.

환경성 질환 모니터링 나선 연세대 환경보건센터

지난 상반기 환경부는 라돈 고농도 주택과 라돈 노출에 취약한 주택(<반>지하, 1층) 총 500가구에 대해 ‘라돈 무료 측정·컨설팅 서비스 및 알람기 설치’를 무상으로 지원했다.

아울러 한국환경공단 내에 ‘라돈 저감 헬프데스크’를 상시 운영하며 라돈 고농도 주택 및 라돈 노출 취약주택에 대한 원활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승연 교수가 수장으로 있는 연세대 환경보건센터 역시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라돈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집중적인 라돈 측정과 라돈 고농도 지역 관리 및 라돈 연구원 양성을 위한 교육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또 48시간 라돈을 측정하는 ‘차콜 캐니스터’로 간편하게 실내라돈을 진단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지난 2010년 7월 환경부로부터 라돈 환경보건센터로 지정된 연세대 환경보건센터는 현재 라돈 관련 환경성질환자 내원율, 입원율 등 환경성 질환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폐질환자별 환경위험요인 등 자료 구축 및 고위험군의 파악·관리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국립환경과학원 내 환경보건센터의 각종 조사사업과 수시 역학조사 등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

조 교수는 “작년에 원주기독병원에 등록된 폐암환자 및 일반 가정의 총 30가구에 대한 거주지 내 실내 라돈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 가운데 실제 52건의 환경 모니터링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센터가 실시한 52건의 모니터링은 21건의 환자군과 31건의 대조군으로 구분돼 실시됐다. 이러한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연세대환경보건센터에서는 국내 폐암환자 사망자 가운데 라돈에 의한 사망으로 연간 3,000명 가까이로 추정했다.

센터자료에 의하면 지난 2005년부터 올해까지 폐암 사망자는 매년 20~30%씩 증가했는데 8년 여 간의 조사 기간 내 2만 여명의 사망자 가운데 약 14% 정도가 라돈에 의한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원주에 소재한 센터인만큼 강원도를 먼저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조사를 시작했다. 조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강원도가 폐암사망자가 제일 많은 것은 라돈에 의한 것이다.

피서지 환경보건교실 등 홍보사업 시행

연세대 환경보건센터의 주요 역할은 라돈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사실 아직까지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라돈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조 교수가 들려준 에피소드에 의하면 어떤 이들은 라돈 가스를 ‘새로 출시된 돈가스의 일종이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조 교수는 이처럼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낯설어 하는 라돈을 알리는 차원에서 작년 말에는 ‘제1회 전국 초등학생 라돈 포스터 콘테스트’를 실시했다. 작년 11월부터 한 달간 전국 5,000여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가진 행사에서는 약 500여 점의 포스터가 접수돼 1·2차의 선별을 거친 후, 전문가들의 최종 심사를 거쳐 총 42점의 우수작을 선정하고 시상했다.

아울러 환경성 질환 포럼 개최를 비롯해 피서지에서의 환경보건교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라돈을 알렸다. 이외에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라돈 강좌, 라돈 전문가 세미나를 통해 라돈가스 저감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려나가고 있다.

센터장인 조승연 교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라돈봉사 캠프 등 이벤트를 기획하려고 한다. 청소년들에게 라돈에 대해 알리면 자녀들의 공부와 건강에 신경 쓰는 부모들에게 라돈을 알릴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며 “또한 소외계층 환경개선 지원 사업의 하나로 라돈 무료 측정 등의 공익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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