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통자원의 반란 ‘셰일가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5-30 10: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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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붐, 에너지시장 패러다임 바꾸나

셰일가스(Shale gas)가 에너지시장에 불러올 파급력에 세계 각국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셰일가스 붐은 경제대국인 미국이 주도하고 있어, 앞으로 세계 에너지자원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셰일가스가 이렇게 집중적으로 조명 받은 이유는 미국에서 새롭게 채취기술이 개발돼 대량채취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도 함께 높아졌다.

셰일가스와 같은 천연가스는 석탄이나 석유에 비해 환경적으로도 우수하다. 셰일가스가 대두되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세계 에너지시장은 ‘신재생에너지’가 큰 화두였지만, 경제성과 환경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신재생에너지시장에도 타격이 갈 전망이다.

안정적으로 다량의 셰일가스를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이상, 셰일가스 붐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안보에 민감한 미국에서는 그동안 에너지자원 수출에 소극적으로 접근해오며 자국 내 에너지자원은 아끼는 한편 타국 에너지자원을 수입해 사용하는 구조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미국 내 매장된 엄청난 규모의 셰일가스는 미국의 보수적인 에너지수출정책기조까지 바꿨을 정도다. 전 세계가 셰일가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에너지시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주도하는 셰일가스 개발이 그간 석탄이나 석유로 대변되던 세계 에너지자원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美 주도, 셰일가스 대체에너지원으로 급부상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전통가스는 셰일층에서 만들어져 오랜 세월동안 지표면으로 올라온 것인 데 반해 셰일가스는 암석층에 막혀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층에 잔류한 가스로서 흔히 비전통가스로 분류한다.

전통가스와 비전통가스는 개발 방식에만 차이가 있을 뿐 화학적 조성은 동일하다. 따라서 기존 가스배관을 이용해 공급 가능하고, 대규모 인프라 구축은 필요치 않는 장점이 있다.

셰일가스는 200여 년 전부터 존재유무가 확인된 바 있지만, 채산성이 떨어져 환영받지 못하
는 비전통가스에 불과했다. 얕은 지층에 모여 있는 전통가스와 달리 지층 깊은 곳에 넓게 흩어져 있기 때문에 채취가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동안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던 셰일가스가 2000년대 들어오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서는 셰일가스가 대체에너지원으로 급부상 중이다. 그에 따라 세계에너지시장판도도 함께 요동치고 있다.

현재 세계 각국 정부 및 기업체에게는 셰일가스가 향후 에너지산업과 관련산업에 미칠 파급력이 초미의 관심사다. 주요 에너지 기업들에서도 셰일가스 지분 확보, 해외기업 인수, 합작투자를 통해 조기 시장선점에 열을 올리는 형국이다.

예컨대 엑손모빌, 토탈 등 주요 에너지 기업들이 셰일가스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으며, 중국의 국영기업들은 뒤처진 채굴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기업을 인수하고 합작투자를 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오바마 美 대통령은 2012년 연두교서에서 “셰일가스를 안전하게 개발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고, 세계에너지기구(IEA)도 셰일가스개발로 가스 황금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평시추·수압파쇄법 개발 → 셰일가스 경제성 확보

비전통가스인 셰일가스가 다시 빛을 볼 수 있었던 계기는 새로운 채취기술 덕분이다. 1999년 미국 바넷셰일 지대에서 최초로 수평시추와 수압파쇄기술을 접목해 셰일가스의 상업생산에 성공했다. 이로써 암석 내에 광범위하게 스며 있는 셰일가스를 경제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수평시추·수압파쇄법은 셰일층에 수평으로 삽입한 시추관을 통해 물·모래·화학약품 혼합액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에 균열을 일으키는 채취방식으로, 암석의 균열 부위로 가스가 스며들어 시추관을 통해 외부로 포집된다.

북미에서는 이 기술이 상용화에 성공한 후 셰일가스 생산량이 2000년 84억㎥에서 2010년 1,288억㎥로 15.3배 급증했다.

한편 채굴과정에서 화학물질을 함유한 다량의 물을 사용하므로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막대한 매장량, 세계 곳곳에 고르게 분포

EIA에 따르면 셰일가스 확인매장량은 2011년 기준으로 187조 4,000억㎥로서, 전 세계가 59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이는 전통가스(1,684억TOE)나 석유(1,888억TOE)의 확인매장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확인매장량은 31개국만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향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매장 지역도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에 걸쳐 고르게 분포돼 있어 국가마다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편 ARI(2011)에서는 세계 잠재매장량을 635조㎥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전 인류가 200년간 사용 가능한 양이다.

주요에너지부국들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에너지 수입국가들에서는 셰일가스시대 개막에 환호하는 분위기다. 전통가스가 중동, 러시아 등지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기 때문에, 이미 필수재로 자리매김한 에너지자원을 특정 국가에서만 독과점하고 필요에 따라 무기로도 사용하는 등의 문제점은 언제나 지적돼 온 주지의 사실이다.

실제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가스요금 분쟁으로 2006년과 2009년에 가스 공급이 중단된 사례가 있다. 이에 따라 셰일가스개발이 에너지 안보 및 안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에너지원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부터 석탄을 제치고 석유에 이어 2위가 될 전망이다. IEA는 가스 사용 비중이 2008년 21%에서 2035년 25%로 확대되고, 석탄 사용 비중은 27%에서 22%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주요 소비국인 미국, 중국, 유럽 등은 에너지안보 확보 차원에서 셰일가스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IA는 올해 연구보고서에서 미국의 천연가스 생산량 중 셰일가스 비중이 2010년 23%에서 2035년 49%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셰일가스시장 성장에 따른 패러다임 변화

미국 에너지부(DOE)는 원유와 천연가스의 수출을 금지하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2011년 40년 만에 LNG 수출 계획을 승인했다. 2011년 말 기준 6개 업체에 연간 5,880만 톤 규모로 수출할 계획이다.

한국가스공사에서도 미국 에너지 유통업체인 Cheniere와 2017년부터 20년 동안 연간 350만 톤 규모의 가스를 공급받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이 순수출국으로 전환되면서 세계 천연가스 가격이 장기적으로 안정되는 저가격 가스 시대가 개막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LNG 첫 수출은 2016년 연간 4,320만 톤 규모로 예상되며, 이는 2010년 세계 LNG 수입량의 15% 수준이다.

‘석유화학산업’의 원료는 석유에서 분리한 나프타 중심에서 가스원료 중심으로 구조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된 2006년 이후 북미 석유화학산업은 저렴한 원료를 바탕으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돼 부흥기에 진입했다.

전력산업에서는 ‘가스발전’ 비중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가스발전이 급증하는 전력 수요의 대응방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가스발전 비중 확대로 정책 방향을 전환 중이다. 2035년까지 신·증설되는 발전용량의 60%를 가스발전이 담당할 예정(EIA, 2011)이다.

온실가스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라는 것도 가스발전 비중 확대 요인이다. 가스발전은 화석연료 발전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가장 적어 신재생에너지 등 청정발전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전력 1kWh 생산 시 CO2 배출량은 석탄 991g, 석유 782g, 가스 549g이다.

변화바람에 능동적으로 대처해야

셰일가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많은 매장량과 도처에 매장돼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은 지질구조상 셰일가스가 나올만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론이다.

97%라는 에너지수입의존도가 말해주듯 한국은 여전히 에너지빈국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세계에너지산업의 패러다임 변화에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에너지시장에 큰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자원이 부족한 국가로서 변화 바람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셰일가스라서 연구개발 수준이 다른 화석연료에 비해 미진했다지만, 여러 국가 및 기업들이 앞 다퉈 시장에 진출하면 기술력은 진일보할 것이고 더욱 정제되며, 경제성 또한 비약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과연 셰일가스가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또 석유나 석탄 같은 전통 에너지자원의 아성을 무너트릴 수 있을지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서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한국기업들은 향후 셰일가스 생산 확대에 따른 연관 산업의 사업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특히 나프타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한국 석유화학산업은 가스 기반의 저가 원료 환경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셰일가스 등 비전통에너지 부상이 기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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