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는 지난 2월 28일 전국 광역지자체, 생산자와 폐전기·전자제품을 제대로 모을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 재활용, 수익금을 사회에 환원하는 내용의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시도는 정부와 생산자, 지자체가 합심해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자원도 확보하고, 지역사회로의 수익환원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환경부는 이번 ‘폐전기·전자제품 수거·재활용 지자체-생산자 네트워크 사업’ 자발적 협약을 계기로 성과가 우수한 지자체에 표창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례협의회를 구성·운영하는 등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원형보전방안 마련 예정
환경부가 폐가전 회수를 위한 지자체-생산자 네트워크 구축 정책을 펼치게 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폐전기·전자제품의 수거·재활용률(2.5kg/인)이 선진국(EU 6.3kg/인)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설령 수거된 폐제품들도 수집과정에서 불법으로 해체되는 등 제대로 재활용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폐기되는 전기·전자제품들에는 납, 수은 등 유해물질과 온실가스로 작용하는 냉매가 포함돼 있어 잘 수거해 처리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 생활공간 오염이라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
또한 폐가전에 함유된 철 및 희유금속(稀有金屬: 산출량이 적으나 유용한 금속원소) 등이 재활용되는 체계가 원활하게 돌아갈 경우 환경오염을 예방하면서 국가 자원으로도 소중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희유금속의 경우 우리나라는 이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 현황을 보면 OECD 국가들 가운데 금속원자재 수입이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의 2.5배, 일본의 2배 이상에 이르며 앞으로도 그 수요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이번 협약 체결을 계기로 각 지자체는 가정에서 배출되는 폐전기·전자제품을 수거해 선별장까지 운반하고 대형폐기물 배출수수료 감면 등의 소비자부담 경감법을 체계화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일부 고물상 등 영세업체에서 행해지고 있는 폐전기·전자제품의 부적정 처리를 방지하는 한편 폐가전의 원형보전방안도 마련·추진하고 있다.
또 가전제품 생산자는 지자체가 수거한 폐전기·전자제품을 선별장에서 권역별 리사이클링센터까지 무상으로 운반하며,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협약 체결의 주목적이다.
이같은 과정은 곧 폐전기·전자제품에 일부 함유된 환경유해 물질과 온실가스인 냉매는 지자체가 회수·보관하고, 생산자가 지자체의 회수·보관된 유해물질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규제에 의해 소극적으로 회수되는 희유금속
환경부의 이러한 폐가전 수거·재활용을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지자체-생산자 네트워크사업에 대한 추진 배경과 운영방안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현재 각 가전사에게 생산되는 폐전자제품에는 납이나 수은 등과 같은 인체에 유해한 물질과 온실가스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냉매가 포함돼 있다.
때문에 폐가전제품을 처리할 때 이를 적절하게 처리·조치하지 않으면 환경오염을 유발하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폐가전제품에는 단순한 철뿐만 아니라 각종 비철금속이나 희유금속 등도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
특히 희유금속 등이 함유된 부품들을 잘 분리해 수거할 경우 거의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귀중한 소재를 재활용에 의해 수요의 어느 정도는 충당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재 희유금속의 회수는 그동안 자발적 회수라기보다 규제에 의한 소극적 회수가 주를 이뤘다. 때문에 EPR 품목에 해당하는 10종 외의 제품에는 별다른 회수체계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자체와 일부 사회적기업들을 중심으로 10종 이외 못 쓰는 중고핸드폰 같은 소형전기전자제품의 수거체계 구축망만 형성돼 있으나 전체적인 물량을 소화할만한 여건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버려지는 폐가전은 지자체 및 생산자·판매업자 물류센터 등을 통해 수거된 후 재활용되거나 소각·매립 처리된다.
현재 폐가전 가운데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같은 대형 폐가전제품은 쓰레기수수료종량제 지침에 따라서 각 지자체별로 처리 수수료(배출스티커)를 받고 수거하고 있다.
정부와 생산자는 지난 2003년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도입을 통해 폐전자제품 회수·재활용 인프라를 구축·운영 중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지역별로 6개 권역(9개소)에 이르는 리사이클링센터(RC)를 세워 운영하고 있다.
현재 10개의 폐가전제품에 대해 매년 재활용의무율<표1>을 부과하고 있는데 그 비율이 출고량 대비 평균 20%에 이르고 있다.
희유금속 해외 유출로 재활용 물량 부족
그러나 이에 따른 문제점도 노출되고 있다. 무엇보다 폐가전의 낮은 수거율이 걸림돌이다. 그런 데다 생산자·판매업자를 통해 역회수되는 폐가전제품에 비해 지자체를 통한 수거량은 전체의 10%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적다.
이는 곧 RC 위탁계약 지자체는 증가했지만, RC 반입물량은 오히려 감소 추세라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수거된 폐가전제품도 적정 재활용업체로 인계되지 않는 것은 물론, 유가성이 큰 것은 고물상 등 불법업체를 통해 수출되는 등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각 지자체 집하장에서 반입되는 폐가전의 처리과정에 대한 정보시스템(Eco-AS) 입력률이 낮아 체계적인 관리에 대한 어려움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자체 수거물량 가운데 EPR 실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지난 2010년 현재 전체 물량의 63%에 불과했다.
이런 가운데 희유금속(稀有金屬) 등이 포함된 부품은 고물상 등을 통해 상당량이 해외로 수출되는데, 이 경우 자원유출과 국내 재활용업체의 물량 부족 등을 불러오는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유가금속(有價金屬)의 가치상승으로 인해 폐가전 재활용시장은 활성화된 면이 있지만 그 환경적 측면은 무시된 채 경제성에 따른 물량 쏠림 즉 누수현상의 심화로 인한 문제점도 제기된다.
바로 폐가전제품의 불법처리가 급증하면서 시장혼란이 도래되고 이 과정에서 유가금속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에는 재활용시장의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폐에어컨디셔너나 폐냉장고에 포함된 냉매는 온난화 효과(CO₂의 최대 1만 1,700배)는 크나, 컴프레서가 유가성이 커 고물상 등을 통해 부적절하게 처리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냉매 누출에 의한 환경오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010년의 경우를 보더라도 물류센터를 통한 폐냉장고 원형보존율은 97% 이상에 이르지만 지자체에서 재활용업체에 입고되는 폐냉장고의 원형보존율은 3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물상에 수거비 지원하여 제도권 재활용체계로 유입
환경부가 추진하는 폐가전 회수의 자자체와 생산자 네트워크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1단계 계획은 현재의 10개의 폐가전 대상품목을 90여 개에 이르는 폐전기·전자제품의 전 품목으로 확대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TV, 냉장고, 세탁기 등 대형가전 외에도 중소형가전인 휴대폰과 카메라, MP3 등도 대상에 회수·재활용 품목으로 포함됐다.
그리고 권역별 지자체와 생산자의 관리범위를 전국 권역별 RC를 중심으로 물류 거리, RC별 회수능력 등을 감안한 가운데 6개 권역(수도·충청·경남·경북·호남·제주)으로 구분해 9곳(수도권<강원 포함> 3곳, 충청권 2곳 등)의 RC의 관리지역을 설정했다.
이렇게 함으로써 앞으로는 관할구역 내에서 배출되는 폐제품을 지자체가 수거해 수집소(선별장)로 운반하면 이를 RC에서 수거한 후 재활용에 알맞게 처리하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치기 위해서 각 지자체별로 집하장을 지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폐가전 수집을 위한 집하장 지정은 현재 기존 지자체 집하장 가운데 RC와의 거리, 운반여건 등을 우선 고려해 선정하고 있다.
각 지자체의 폐가전 수집물을 운반하는 데는 폐제품의 훼손 방지가 필요해 전자산업환경협회가 중심이 된 생산업체에서 품목별 전용 팔레트를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폐가전제품의 운반을 위해서는 운반전담 물류조직을 구성·운영하는데 이를 위해 친환경운반차량(가칭 ‘Clean E-car’) 도입과 지역·집하장별 특성을 고려한 효율적인 운반주기 설정 차원에서 ‘지정 요일제’ 또는 운반예약시스템(콜센터 또는 온라인 시스템)도 마련돼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경부가 각 지자체별로 수거량과 원형보전율을 전반적으로 평가해 우수 지자체에 대한 포상도 실시하게 되는데, 포상기금 마련은 전자산업환경협회의 회원사들인 가전생산업체와 RC가 매칭펀드(Matching Fund·공동자금 출자)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물상 등 비제도권 수거물량에 대해 환경부는 무상이나 일정부분 수거비를 지원해 제도권 내 수거·재활용체계로 유입하려는 계획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폐가전 수거의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등의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거나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소형가전 수거와 선별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 등을 육성하는데 활용하게 된다.

국가자원 낭비 최소화 위한 기틀 마련
조금 늦은 감은 없지 않으나 환경부와 지자체, 전자산업환경협회를 축으로 하는 이번 협약은 가정이나 사무실에서 버려지는 폐전기·전자제품을 효율적으로 수거해 환경을 개선하고 국가자원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틀을 정부와 지자체, 기업들이 협력해 만들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협회는 지난 3월 15일 120개 지자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협회와 폐가전 위탁처리에 대한 변경된 사업부분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전자산업환경협회 관계자는 “현재는 지난 2월말 환경부와 협약을 맺은 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 있어 지자체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원활한 폐가전 수거사업이 진행되기에는 어느 정도 시일이 걸린다”면서 “하지만 지자체와 네트워크 구축으로 희유금속 등 아까운 자원이 헛되게 낭비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환경부 관계자는 “이번 자발적 협약으로 폐전기·전자제품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예방하고, 철·희유금속의 자원을 재활용하기 위한 체계를 보다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앞으로는 국민 편익까지 더욱 증진시킬 수 있도록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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