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쌓기’ ‘몰아주기’탈피 해외로 눈돌려야

일부업체 과점심화 속 안방노린 외국기관 국내시장 파악 분주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3-02 19:4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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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된 토양을 복원하는 토양오염 정화사업이 가장 많은 부분은 공공사업이다. 오염의 분류로 보면 유류오염이 제일 많이 차지하고 있다.

그 다음은 민간에서 운영되는 주유소의 오염토양일 것이다. 국유지 특히 국방부 관할 오염토양의 정화에는 농어촌공사, 환경공단, 광해공단 등이 국방부의 의뢰를 받아 오염토양 정화사업자를 선정하고 감시감독하게 되어 있다.

해당구역의 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몇 개의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입찰에 참여하게 되어 있다.

낙찰받은 토양정화용역에 대해 컨소시엄은 하도급자를 선정하여 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토양정화용역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100여곳에 육박하는 전문업체중 실제 원청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업체는 다섯 손가락에 꼽힐 정도이고 대다수의 전문업체는 재하청이라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이마저도 기회가 없으면 면허를 반납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정부나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조달사업의 경우 전문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은 하루가 다르게 어려워져 가고 있다.

참여를 봉쇄당하는 데는 기술력의 부족이나 정보부족이라는 원론적인 이유보다 일부 친정부적인 기업의 장벽쌓기와 그 장벽에 길들여지는 공직사회의 ‘몰아주기’식 행정처리가 주요 원인이다.

공직사회는 ‘사업수행 능력’이라는 잣대로 전문기업의 생존의지를 꺾고 있고 일부 과점업체는 ‘컨소시엄구성, 입찰담합, 응찰기준 로비’ 등의 다양한 전술로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을 고착화 시키고 있다.

사업규모 억지로 키워 전문업체 기회 상실

이러한 장벽쌓기의 전형적인 행태가 감사원의 농어촌공사에 대한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지난 1월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 추진실태’라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농어촌공사에서는 신기술 도입 및 공기단축 명분으로 14개 지구를 2~3개씩 묶어 턴키 발주했는데 이 과정에서 다분히 특혜성이 강한 ‘몰아주기‘와 중소기업의 참여가 제한될 수밖에 없는 ’장벽 쌓기‘를 교과서적인 방법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행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공공건설공사 발주제도는 크게 설계·시공을 분리하여 발주하는 ‘기타발주방식’과 일괄 발주하는 ‘턴키발주방식’으로 구분한다.

이 중 기타발주는 추정가격 300억 원 이상인 경우, 가장 낮은 가격으로 입찰한 자를 낙찰자로 결정(평균 낙찰률 70% 내외)하는 최저가낙찰제와 추정 가격 300억 원 미만인 경우, 계약이행능력을 심사하여 통과한 자 중 최저가 입찰자를 낙찰자로 결정(평균 낙찰률 80% 내외)하는 적격심사제로 나뉜다.

턴키발주를 하게 되면 낙찰자가 설계·시공을 동시에 하게 되어 설계 완료 후 시공을 하게 되는 기타발주 방식에 비해 공기가 단축되는 이점이 있는 반면, 설계와 가격을 동시에 평가하여 낙찰자를 선정하는데 설계비중이 높다는 등의 사유로 기타발주 방식에 비해 낙찰률이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들 14개 지구는 5개 공구로 묶어 발주할 경우 동일 공구 내 지구들 간의 평균직선거리는 43㎞(이동거리 68㎞)에 달해 작업장 개설 및 장비·인력투입 등에서 효율성 개선 효과가 없을뿐 아니라 기본계획도 수립되지 않아 사업비 및 사업규모가 확정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몇개 씩 묶어 턴키입찰 방식으로 발주하기로 결정 하였다.

5개 공구는 계약체결 이후 사업 인허가도 공구별이 아닌 지구별로 받았고 공사감독도 지구별로 각각 다른 사람을 두어 독립적으로 공사를 시행하고 있어 한 공구로 묶어 발주할 사유가 전혀 없음에도 150억 원 미만인 4개 지구를 포함한 14개 지구를 2~4개 지구로 묶어 공구별 추정가격 을 300억 원 이상인 5개 공구로 만들었다.

이에 더해 공기를 부풀려 턴키입찰방식을 유도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이에 따라 5개 공구의 평균낙찰률이 별도발주 시 추정 낙찰률 79.3%보다 19.6%포인트 높은 98.9%로 낙찰되었고 공사비가 150억 원 미만인 가음지구 등 4개 지구는 지역제한경쟁입찰을 하지 않고 턴키입찰로 발주되어 지역업체의 입찰기회가 상실되었다.

더구나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은 저수지의 저수용량을 늘려 홍수기(7~8월)에 담수하였다가 갈수기에 하천유지 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써 갈수기인 12월 에 준공하더라도 홍수기까지는 담수할 수 없으므로 굳이 3개월을 단축하여 12월에 준공할 필요가 없었다.

이런 감사결과에 따라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에게는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주었으며 해당 팀장과 차장에게는 ‘정직’ 징계처분을 요구했다.

일부업체 과점에는 암묵적인 연결고리 형성

농어촌공사 등 정부공공기관이 이렇듯 발주규모를 키우는데는 ‘사업 수행능력’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특정기업 일감 몰아주기의 이유가 있다.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사업규모가 적은 곳을 몇 군데 합쳐 사업규모를 키운 다음 자금력이나 시공경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중소기업의 진입을 자연스럽게 막아 일부 몸집 큰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형국이다.

그러면서 표면적으로는 사후관리나 안정적인 사업수행을 내세우고 있다. 그로 인해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진입을 막아서 폐쇄적인 업계관리가 가능해지고 이에 상응하는 반대급부로 응찰기준 조정이라는 과실을 넘겨주고 있다.

일부업체의 과점심화와 발주처의 의도적 몰아주기 비난이 있는 와중에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남양주 별내지구 오염토양정화사업이 발주처의 과도한 기준설정과 일부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국가종합전자조달 사이트인 나라장터에는 이 사업의 추정가격이 46억 5,500만 원에 지난 1월 12일 입찰 마감되었는데 이를 토양정화 전문업체인 모업체에서 낙찰률 83.66%인 40억 9,600만 원에 낙찰되었다고 공고되어 있다.

토양정화업계 에서는 이번 사업의 경우 당초 업계 A, B 두곳에서 응찰했지만 LH의 입찰기준이 특정업체 몰아주기라며 B군(群)이 입찰포기를 하는 바람에 유찰될 위기에 놓이자 C군의 업체에 응찰을 유도해 결국 A군이 낙찰되었고 입찰점수를 공개하는 과정에서도 공정성시비를 불러 잡음이 일고있다.

대만의 복원기금조성 본받을만 해

국내의 토양정화업계가 제살깎기 이합집산을 하고 있는 사이 외국계 토양기업의 한국진출과 국제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국내업체의 행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난 2월 22일 환경부와 대만환경보호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주최한 한·대만 국제 토양지하수 컨퍼런스는 국내시장이 더 이상 우리의 안방싸움으로 끝날 수가 없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한국의 토양지하수보전법에 관한 설명 발표가 있었고 대만에서는 토양지하수복원기금에 관한 설명이 있었다.

이날 세미나에서 환경부등 한국환경전문가들은 대만의 복원기금마련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있었고 대만전문가들은 한국내 오염된 미군기지에 대한 대처방향과 향후 추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만 토양지하수복원기금운영국의 차이훙타흐 비서는 “대만토양지하수복원기금은 매년 평균 2,500만 달러 가량의 기금을 모아 10년동안 2억 2,100만 달러 가량의 기금을 조성했다.

기금의 주요 조성방법은 중금속 폐기물분야가 28.6%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정유(23.6%), 석유화학(21.1%), 정부지원(16.7%) 순”이라며 6개의 분야별로 125개의 세분화된 부담비율을 정한 기금조성의 과정과 기금의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컨퍼런스가 끝난 대만측 전문가들은 경북 포항에 있는 TKP(한국종단송유관)의 저유소 오염토양현장을 방문해 최신기법의 열탈착시스템을 견학했다. 이번에 견학하게 된 TKP사업의 경우 존치하기로 한 관로와 일부 저유시설의 토양오염이 사회문제로 되기도 했다.

환경공단에서 발주한 이 정화사업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정화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포항지역의 저유시설은 약 13만평의 부지에 38개의 저유소가 있었고 현재는 정화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러 올 연말 정화작업을 끝내는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을 외국의 전문가들이 관심있게 지켜 본다는 것은 향후 닥쳐올 국내시장에서의 치열한 기술경쟁과 외국기업의 도전이라는 전조현상이라는 것을 국내기업들은 감지해야 한다.

비밀 많은 국내사업보단 해외진출 주력

또한 지난 2월 6~7일 양일간 KORANET에서 마련한 조인트 콜 파트너링 이벤트에서는 유럽 각국의 정부에서 지원받은 기관에서 한국의 환경분야에 대한 파트너를 찾는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탄소발자국 저감, 지속가능한 발전 기술, 에너지효율과 신재생에너지 등에 관한 발표가 있었다.

이영인 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한국연구재단의 “한국과 유럽의 녹색기술 개발연구자들이 협력하여 각기 다른 환경, 문화속에서 동일한 녹색성장의 길을 찾는 귀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평가 했다.

이날 외국의 추천을 받고 참석한 정화업체의 대표는 “국내 토양정화업계는 공개적인 사업추진보다 비밀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국내시장보다 이런 외국의 투명한 사업추진과정이 좋아 외국진출에 많은 집중을 하고 있다.

국내 해양오염 정화사업의 경우 공개된 추진과정들이 투명한 업계문화를 만들 듯이 토양지하수 오염정화업계도 건전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국내에 안주하지 않고 외국으로 사업기회를 찾는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일부기업에서는 국내 토양지하수 오염정화사업에 있어서 기록될만한 성과를 올리기도 한다.

GS건설은 쿠웨이트 국영 석유업체인 쿠웨이트오일로부터 쿠웨이트 남동부의 토양복원사업을 6,700만 달러에 수주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해외에서 석유오염 토양 복원사업을 수주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GS건설은 약 29만㎡에 달하는 지역에서 오염토양 복원과 잔류오일을 회수를 3년간에 걸쳐 수행할 예정이다.

쿠웨이트에는 유정폐쇄로 인한 물량 외에도 지난 1991년 걸프전쟁 당시 수백개의 유정이 파괴되면서 총 700만 배럴이 사막으로 유입돼 이로 인한 토양오염 복원사업이 예정돼 있고 국내 유수의 기업들이 사업 참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

다행히 일부기업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려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사업수주를 할 때 국내 전문기업들의 자생력이 커질 수 있는 기회가 되고 국내 전문기업의 건전한 육성은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강화에 크나큰 밑거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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