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CO₂ 배출량 세계 7위, 남해안 지역은 이미 아열대화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1-12-29 16:3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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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로 극명하게 구분되는 ‘사계절’이 있다. 그러나 앞으로 우리나라가 1년 내내 따뜻한 아열대 지역으로 변할 것이라고 말하는 뉴스 보도를 이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게 됐다. 심상치 않았던 지난 날씨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된 것이다.

38년 만에 가장 더운 달로 기록된 지난 11월

온실가스, CO₂, 지구온난화, 이상고온… 익숙하지만 정작 피부에 크게 와 닿지 않았을 사람들도 오랫동안 이어졌던 찜통더위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들을 보면서 ‘날씨가 이상하다’는 생각들을 한번씩은 해봤을 것이다.

지난 한 해는 그동안의 기온기록들을 참 많이도 갈아치운 ‘이상한’ 한 해였다.

유독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난 여름. 평년보다 일찍 시작해서 일찍 끝난 장마철이었음에도 평년보다 10.9일 많은 강수일수와 1973년 관측 이래 가장 많은 강수량을 기록해 국지성 집중호우로 인한 많은 피해가 있었다.

특히 우면산 산사태 피해와 물에 잠겨버린 도시 일대는 국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으며, 장마 후에는 폭염과 열대야가 가을까지 이어져 전국적으로 고온현상이 지속됐다.

이러한 폭염은 국민의 목숨까지도 위협했고, 전력소비 기록을 경신해 사상 최고의 정전사태를 일으키기도 했다. 11월이 돼도 이상고온은 멈추지 않았다.

11월 평균기온은 1973년 이후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고, 2-5일 평균 최고기온이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2-9℃ 가량 높아 일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지구 밖으로 나가야 될 에너지 흡수하는 공공의 적 ‘온실가스’

이렇듯 예년과 다른 날씨와 이상기후를 우리는 ‘기후변화’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저탄소녹색성장 기본법에 의하면 ‘기후변화’란 사람의 활동으로 인해 온실가스의 농도가 변함으로써 상당 기간 관찰되어 온 자연적인 기후변동에 추가적으로 일어나는 기후체계의 변화를 말한다고 한다.

지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변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주의 깊게 봐야 할 문제는 기후변화가 자연적인 현상 외에 사람의 활동으로 발생한다는 것에 있다.

기후변화에는 태양에너지의 변화, 기후시스템의 자연변동성 등의 자연적 원인과 온실가스의 증가, 산림파괴로 인한 환경변화 등의 인위적 원인이 있다.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36% 증가해 증가속도가 중국(256%), 인도(179%)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빠르다. 이러한 온실가스의 80%를 차지하는 CO₂ 배출량 역시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기후변화가 급속히 진행되는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에 촉매역할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후가 안정되려면, 지구의 기온이 일정해야 한다.

이때 지구의 기온이 일정하게 유지되려면 태양에서 지구에 도달한 양만큼의 에너지가 다시 우주로 배출돼야 하는데, 대류권에 존재하는 온실가스가 지구에서 우주로 배출되는 에너지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대류권의 온실가스가 증가하면 에너지 흡수량도 증가할 것이고, 그러면 우주로 나가는 에너지가 감소하면서 열이 쌓여 지구가 더워지게 된다.

반면 성층권에서는 에너지가 감소하면서 기온이 낮아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온실가스가 상승함에 따라 지구의 온도도 상승하는 것이다.

국민 1인당 CO₂ 배출량, 미국 추월할 수 있어

우리나라의 CO₂ 배출량은 2008년 세계 9위에서 2009년 8위로 올라섰는데, 2010년에는 더욱 상승해 세계 7위로 조사됐다.

2010년 전 세계 CO₂ 배출량은 약 330억 톤으로 1990년과 비교해 20년만에 약 45%가 증가했고, 2009년 글로벌 경제 위기로 1% 가량 감소했던 CO₂ 배출량은 2010년 들어 18억 톤이 증가해 약 5%P 증가했다.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국가 배출총량보다도 국민 1인당 배출량이다. 2010년 우리나라 1인당 CO₂ 배출량은 12.3톤으로, 1990년 5.9톤에 비해 두 배 이상(108%) 증가한 양이다.

현재의 증가 추세가 지속된다면 빠르게는 2017년, 늦어도 2020년 경에는 미국의 1인당 배출량을 추월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0년 뒤 한반도 평균 기온 6℃ 상승할 것

국립기상연구소는 2011년 6월에 RCP8.5, RCP4.5 온실가스 시나리오에 대한 2100년까지의 미래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해 미래의 전지구 기후가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전망을 분석하고, 한반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생산하여 발표했다.

이러한 ‘IPCC 5차 평가보고서 대응을 위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 2011’에 의하면 기후변화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 없이 현재의 추세대로 온실가스를 계속 배출해내는 것을 RCP8.5, 어느 정도 저감 노력이 실현되는 것을 RCP4.5라고 명칭했다.

이러한 RCP8.5에 의하면 21세기 후반(2070-2099년)에는 한반도 평균 기온이 6.0℃ 상승하고, RCP4.5에 의하면 3.4℃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겨울철의 기온 상승 및 강수 증가가 다른 계절에 비해 크다는 결과가 나왔는데, RCP8.5에서는 6.3℃, RCP4.5에서는 3.4℃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숫자상으로는 겨우 1-2℃일 수 있지만 기온이 1-2℃가 오르는 것은 대단히 큰 변화이다. 따라서 100년 뒤 우리나라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6℃ 이상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사항이다.

‘기후변화의 경제학’ 보고서에 의하면 평균기온이 1℃ 상승했을 경우 안데스 산맥의 작은 빙하가 녹아 5,000만 명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고, 매년 30만 명이 기후관련 질병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한다.

특히 5℃가 상승했을 때는 히말라야의 빙하가 소멸되고, 중국 인구 25%가 영향을 받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작은 섬들이 수장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단지 수치상의 결과로써 최악의 경우를 나타낸 것이지만, 이는 생각만으로도 끔찍한 일들이다.

우리나라 남해안 지역, 아열대 기후지역에 포함돼

최근 우리나라는 기온상승으로 작물, 과수, 어류, 산림 등의 이동이 나타나면서 기후가 아열대화 될 가능성이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부산, 거제, 통영, 목포, 완도, 여수 관측지점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지역이 이미 아열대 기후지역에 포함된다.

또한 기후변화 시나리오 보고서에 의하면 100년 뒤에는 해발고도가 가장 높은 대관령을 중심으로 한 인제, 홍천, 원주, 제천 등을 제외한 전 지역이 아열대 기후지역에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현상들을 우리나라의 변하고 있는 자연생태계가 대변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대나무 서식지가 점점 북상하고 있는데, 경북의 과수재배지 중 특히 사과의 경우 재배지가 강원도까지 크게 이동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동해의 경우 명태, 대구, 도루묵의 어획량은 감소하고, 오징어의 어획량이 크게 증가하는 등 바닷물 온도변화로 인한 어종변화가 이어졌으며, 아열대화 정도가 가장 심한 제주도의 경우 벚꽃축제를 하기도 전에 벚꽃이 만개해버리는 일들이 일어났다.

앞으로 기온이 계속해서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의 벼 생산량은 최소 3%, 최대 25%까지 감소하는 등 식량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곡물량의 변화로 인한 식량난 역시 예상되고 있다.

물론 강추위와 폭설로 고생하는 마당에 ‘웬 지구온난화?’ 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기후변화는 먼 얘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는 현재 우리에게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고 수차례 경고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국가들이 너나할 것 없이 이상기온에 대해 심각하게 반응하는 것들이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여러 환경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정부만의 노력만으로는 기후변화를 늦출 수 없다.

국립환경과학원 기후대기연구부 기후변화연구과 홍유덕 박사는 “앞으로 국가와 국민이 강한 의지를 갖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기후변화는 충분히 늦출 수 있을 것”이라며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협조와 노력을 당부했다.

현재 지구가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는지, 우리나라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에 대한 많은 관심이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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