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월 16일 환경부에서는 조류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팔당호에서 취수한 수돗물에서 심한 악취가 나 그 원인과 대책을 놓고 한바탕 홍역을 치른후에 열리는 포럼이라서 이번사태의 해결방안이 무엇인지 또는 악취의 원인이 무엇인지 살펴볼수 있는 자리였다.
악취의 원인에 대해 환경부는 예년보다 적은 강수량, 높은 기온 등 기후변화로 인해 올해 11월초부터 북한강 수계에 조류(藻類)가 이상 번식하였고, 이로 인해 11월 23일부터 12월 7일까지 팔당 취수장에서 냄새 원인 물질인 지오스민(Geosmin) 농도가 45~270ppt까지 높게 검출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지오스민은 남조류(藍藻類)의 일종인 아나베나(Anabeana)의 대사과정에서 발생되는데, 수돗물에 흙냄새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오스민은 인체 위해성은 없으며, 100℃에서 3분 정도 끓이면 쉽게 제거된다고 한다. 또한 끓이면 물에서는 사라지나 끓이는 과정에서 냄새가 발생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원천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 음용하는 사용자에게 떠넘기고 있다. 이 와중에 개최된 조류전문가들의 포럼이라 이번 악취사태의 원인과 재발방지를 위해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이 개진 될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번 포럼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포럼의 개최장소도 애초 예정되었던 과천수공센터에서 과천정부청사 내 회의실로 바뀌면서 보안에 주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는 왜 통상적으로 개최되는 포럼을 비공개로 진행했을까?
이에 대해 이번 포럼을 진행한 물환경국 직원은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걸러지지 않은 포럼 내의 발언들이 언론에 알려지면 문제가 커지기 때문이 아닌가”라고 말한다. 또 다른 직원은 “이 포럼은 원래 비공개로 진행이 되는 것 이었다”며 비공개 원칙을 설명했다.
역사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 포럼에 참석한 환경부 산하기관 공무원은 “다른 수계와 달리 팔당호에서 취수되는 물은 복합적이고 역사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다. 소양호 등 가두리 양식장의 사료에 포함된 인이 아직도 남아있다.
활성탄 처리를 하는 등 고도정수처리를 하면 문제될 것이 없으나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토로했다.
이 포럼에 학계에서 참석한 모 교수는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다만 함께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노력하자는 말들이 있었다”며 포럼내 분위기를 전했다.
2009년부터 개최되어 온 조류전문가 포럼은 연중 1~2회 개최되는데 환경정책과 관련된 심도 깊은 논의로 학계를 포함해 관련 전문가그룹 포럼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부 물환경국 직원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포럼의 자료에 대해 배포해 줄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블로그, 트위터 하는 사람이 왔다 갔으니 인터넷에서 보면 된다”며 자료공개에 별도의 통로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이 이용하는 SNS를 통해 공개할 것을 밝혔다.
환경부의 이와 같은 언론 기피 현상은 이와 유사한 여타의 언론보도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작년 11월 전기자동차 보급정책과 관련하여 2011년 예산의 낮은 집행실적에도 불구하고 2012년 예산은 전년대비 259% 늘어났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환경부는 해명자료를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2011년은 전기자동차 보급 원년으로 제도적 기반 구축과 보급을 동시에 추진하여 집행이 지연되었으나 연말까지 473대 보급이 확실, 전기차 보급에 필요한 충전기 설치를 위해 충전기 안전기준을 제정(완속 7월, 급속 9월)하고 이에 따라 인증제품이 올 10월에 출시됨에 따라 10월 이후 전기차 보급 계약이 본격화되어 연말까지 473대 보급이 확실(2011년 1월 1일 기준 335대 계약 완료 또는 체결 중)하며 2012년 전기차 공공수요 1,800여대가 이미 확인되었고 교통, 통신 등 공공서비스, 학교·병원 등 비영리 법인의 추가수요로 2,500대 이상은 문제없이 보급 가능할 것이라 전망된다”며 이 정책의 수행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 해명자료는 이어서 “전기차 보급사업은 CO2 감축, 대기오염 저감, 미래 자동차 시장 확보가 걸린 중요한 정책이며, 2012년은 국제적 레이스에서 우리나라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시기로써 전기차 초기시장 형성을 위한 최소물량인 2,500대가 반드시 보급되어야 함.
특히 전기자동차 및 배터리·충전기 개발에 다수 중소·중견기업이 참여하고 있어 보급물량 조정으로 초기시장 형성이 지연될 경우 전기차 블루온(현대자동차) 생산과정에 중소·중견기업 34개사 참여, 전기차 전용부품 부품원가의 51%, 가솔린차 공용부품까지 고려시 부품원가의 70%를 중소협력업체로부터 조달, 전기차 개발에 투자한 중소 전기차 부품업체에 심각한 타격을 초래할 뿐 아니라 결국 정부정책을 불신한 기업들의 투자 기피로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전기차 산업은 도태될 수 있을 것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의 보도가 자칫 관련 산업의 위축을 가져와 한국의 전기차 산업이 국제경쟁력에서 도태되면 언론이 책임지라는 식의 적반하장격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시장형성이 지연될 경우 기업들이 정부정책을 불신하게 되고 이로 인한 투자기피로 세계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는 논리를 펼쳐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있을 알 수도 없는 피해까지 언론에서 책임질 것을 종용하고 있다.
이는 언론 고유의 감시, 비판기능을 송두리째 부정하고 언론을 자신들의 하수인 정도로 생각하는 담당공무원의 인식을 엿볼 수 있다.
전력위기 아랑곳 않고 전기제품 설치 홍보
한편, 고조되고 있는 에너지 위기의 시기를 맞이하여 공직자의 에너지 절감 실천에 의문을 표시하는 일도 있어 주위의 곱지 않은 시선이 있다.
환경부는 12월 23일 ‘환경부장관이 떴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어린이집을 방문, 실내환경 실태를 살펴본 유영숙장관의 동정기사를 내보냈다.
이 보도자료에 따르면 ‘유영숙 환경부 장관이 환경은 물론 국민에 친절한 환경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현장으로 직접 나섰다. 서울 모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시설·유치원의 환경관리에 대한 현장의 소리를 경청했다’며 이 어린이집에 대해 실내공기질 실태조사 및 개선 컨설팅을 해준 사례를 소개했다.
환경부는 이번 행사로 어린이집에 환기시설과 에어커튼을 설치했으며, 전기식 레인지를 교체하고 주방후드를 교체하는 등 환경 개선사업을 실시했다.
개선 전에는 폼알데하이드 등 5개 항목이 기준을 초과했으나 개선 이후 환경질이 69〜85% 제고되는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발표했다.
또한 환경부는 앞으로 이번 어린이집은 물론 보육시설, 유치원 등 어린이가 주로 활동하는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 및 개선 컨설팅을 더욱 늘려 나갈 계획이다.
이번 환기시설 설치로 VOCs, HCHO, CO2, NO2의 실내농도가 저감되었고 에어커튼 설치, 전기식 레인지 교체로 가스연소시 발생되는 NO2를 저감시켰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 내놓은 지표에 실내공기질에 대한 언급이 있을 뿐이지 실제 전력을 더 많이 쓰는 부분에 대한 언급은 없을 뿐더러, 콘센트 하나에서 낭비되는 전기도 절감을 해야 하는 판국에 환경부장관이 직접 나서서 전기를 대량으로 소모하는 전기제품을 설치해 준 것에 대해 홍보한다면 향후 에너지 절감 대국민 계몽활동은 어떤 식으로 할 것인지 의문스럽다.
진정으로 어린이집의 내부공기질 개선과 환경관리에 관심을 두었으면 전기식 레인지 설치 대신 가스 사용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배출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에어커튼을 달아주는 것보다 내부공기 순환시스템을 개선하고 환기시스템을 개선하는데 노력하는 것이 맞다.
장관이 나서서 고소비 전기제품 설치해 준 것을 홍보하고 있다면 소위 대정전사태에 대비해서 촉각을 세우며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는 수 많은 공무원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환경부장관의 일련의 행보에 대해 학계, 산업계 등 환경 유관기관 등 에서는 “아무리 외부에서 영입되어 환경부 업무에 정통하지 않다고 해서 장관이 직접 나서지 않고 아랫사람을 내세워 항상 뒤로 한발 빠져 있는 업무 자세는 보기 좋지 않다”며 장관을 과잉보호하는 보좌진과 환경부의 업무태도에 입을 모으고 있다.
싸고 싼 사향도 언젠가는 향내가 난다
전 국민의 절반가량이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한강에서 악취소동이 일어나 가뜩이나 국민들이 혼란스럽고 정부의 물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는 이때 환경부는 왜 업무공개의 원칙을 깨고 감싸려고만 할까. SNS를 통해 입수한 그날 조류전문가 포럼에서의 내용은 조류관련 공무원의 발표 2건이었다.
언론에 이미 다 발표된 내용이고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그러나 총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포럼에서 20여분의 발표 두건만 있었던 것일까? 분명 토론 등의 시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윤종수 환경부차관과 유역청 유역관리국장, 물환경연구소장 등 14명과 교수 등 조류전문가 9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을 ‘왜 환경부는 쉬쉬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은 증폭될 뿐이고 행여나 환경부직원의 말처럼 ‘걸러지지 않은 말’들이 외부로 알려지는 것을 걱정했다면 정작 걸러야 할 수돗물 악취는 거르지 못하고 오히려 걸러질 건더기도 없는 내용만 감추려고 하는지 안타깝다.
싸고 싼 사향내도 언젠가는 향내가 난다는 말이 있다. 이럴 때 일 수록 ‘이번 소동의 해결이 어려움’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밝히고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 성격이 강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이해를 구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는다는 우리 속담이 틀리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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