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폭에 담는 나무 한 그루의 철학

김종수화백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1-03-02 14: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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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자는 미술관에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마음이 답답하거나 새로운 삶의 활력소가 필요할 때면 인사동에 있는 작은 전시회를 보러 가거나 시립미술관에서 기획한 세계 걸작 회화전을 가끔 가서 둘러보곤 한다. 과연 예술이란 우리에게 어떤 것들을 주는 걸까? 사회가 발전하고 부와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작금의 시대에 자신이 그린 미술작품을 통해 인간들의 상처 받은 영혼을 표현하고자 하는 그런 작가가 있다. 그가 바로 화단에서 많은 일들을 맡아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수석부이사장, 청색회 회장을 거쳐 현재 용산미술협회 회장과 사생단체로는 제일 큰 단체라 할 수 있는 현대사생회 회장직을 맡고 미술계에 큰 기여를 하고있는 김종수화백이다.

“나무를 소재로 해서 그림을 그린 지 25여년이 넘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자연 환경이 변하듯이 내 작품도 변화가 되었고, 지금의 작품들은 초창기 나무그림하고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나무를 소재로 한 이유 중 하나가 우리가 자연 속에서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나무였기 때문입니다”

김종수화백에게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환경이다. 환경미디어가 주최한 대한민국친환경대상 1회 때 ‘환경예술가상’을 받을 만큼 그는 환경과 각별한 인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나의 작품 초기의 작품명제는 <무언의 세월>이라고 해서, 말없이 세월이 흘러가도 외형적으로 느껴지는 나무의 모습 속에서 세월의 흔적을 느끼고 작가적 화두를 찾고자 했었구요, 요즘 작품은 <도시의 나무>라는 명제로 도시 속에 있는 나무들을 통해 우리 인간들의 삶속에 젖어 있는 내면을 같은 맥락으로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도시의 나무들은 자기가 자라고 싶은 대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 의해 인위적으로 주변 풍경에 어울리게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모습이 마치 우리 사람이 태어나서 자연 속에서 순리적으로 자라는 게 아니라 윤리적, 도덕적, 사회적 분위기에 의해 내 인격이 만들어지고 형성되는 것처럼 도시의 나무들도 그렇다고 생각해서 그런 맥락에서 그림을 단순화시키고 정신적인 내면을 표현하고자 하였습니다.”

“플라타너스라고 하는 나무는 도시의 나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나무 자체를 그리다 발견한 것이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플라타너스는 생명력이 강해서 전지를 시켜 이식을 하고 2~3년 뒤면 스스로 상처를 뒤집어 싸는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나무를 보며 인간과 닮은 강인함을 찾을 수 있었으며. 인간 역시 살아가면서 많은 대인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살아가는데, 나의 작품은 한 그루의 나무를 통해 인간의 그런 모습을 표현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화백의 초기작품에는 나무의 형태가 그대로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요즘 작품은 훨씬 더 단순화되어 있고, 기하학적인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그것은 작가의 내면에서 형성되는 미학적인 사색과 철학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화실에서 그림만 그리는 소극적인 작가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김화백이 이끌고 있는 현대사생회는 30여년이 다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의 모임이다. 자연 속, 공기 좋은 곳에 모여 자연과 대화 하듯 그림을 그리는 현대사생회 작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자연과 환경이다.

“현대사생회의 역대 회장님들이 이끌어오신 방향은 자연 속에서 작가들이 심호흡을 하며 자연의 풍경을 작품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나 역시 그런 틀을 벗어나고 싶지 않습니다. 회장으로서의 바람이 있다면 화단과 작가들의 교류 역할을 좀 더 넓혀 가는 것이고, 회원 수가 많으면서도 임의 단체로 되어 지금의 모임을 법인체로 만들어 체계를 갖추어 운영을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환경미디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윈-윈 했으면 합니다.”

환경미디어가 구상하고 있는 대한민국환경미술대전(가칭)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각과 관점을 자신 있게 피력하였다.

“요즘 TV에서 하는 가수 공개 오디션 프로를 보며 우리 미술계도 음성적인 심사나 협회 위주의 공모전보다는 모두에게 오픈된 새로운 스타일의 공모전 형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장에서 심사하고 현장에서 채점하는 공정한 방식의 공모전을 만들어서 새로운 작가와 실력 있는 신인들을 발굴해 낸다면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바람이 일어 날 것 같습니다. 그런 방법을 통해 환경과 자연을 소재 한 새로운 공모전이 하나 만들어진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옛날에는 환경이 많이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내에서 30~40분만 나가면 자연 속에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전국이 도시화되다시피 해서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미적인 예술을 추구하는데 어려움이 많습니다. 전국을 돌아다녀도 인위적인 것이 너무 많습니다. 즉 자연파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연을 우선시 하는 북유럽 여러 나라들을 보면서 결국 자연 파괴는 최고의 예술작품을 파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환경미디어에서 구상하고 있는 환경미술공모전 같은 행사가 이루어진다면 자연과 인간 모두에게 이로운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미술계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종수화백은 작가의 관점에서 발견한 새로운 빛과 자연과 풍경과 초상, 누드와 정물을 통해서 그만이 가진 삶의 이야기와 철학, 정신세계를 전하며 스스로의 만족함을 찾아가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서 주된 테마를 이루고 있는 것은 자연과 인간이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연과 생활, 그리고 인물에 대한 모든 것들이 담겨있다. 본 기자가 그의 화실에 걸려 있는 그림을 감상하는 내내 그림속의 세상을 바라보는 김종수화백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대다수의 작가들이 생활고에 힘들어 하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원로작가들이 더 심하다고 보면 됩니다. 나의 바람은 사회적으로 작가들한테 제도적인 보완장치를 해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만이 훌륭한 젊은 작가들이 배출이 되고, 그 작가들이 희망을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다른 여러분야는 복지에 대해 많은 배려가 있지만 예술가들한테는 아직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문화 부문에 대한 정책적인 복지가 체계적으로 갖추어져야 합니다.”

자신이 그린 작품 앞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복지정책을 이야기하는 김종수화백의 목소리에는 모든 예술인들을 위한 진정어린 염원과 바람이 담겨 있었다.

김종수화백, 그는 그가 그리는 나무 한 그루에다도 인간의 모든 희로애락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진 작가가 틀림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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