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본 농림수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장은 최근 지방을 순회하면서 소비자들의 인식전환을 위한 강연활동을 자주 갖는다. 친환경농업이 어느 정도 정착된 선진국으로 출장을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소비자의 인식이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는 것이다.“처음에는‘이런 것도 팔릴까?’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골라서 사가지고 가는 사람을 볼 수 없는 게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유기농산물을 원하면서도 때깔 좋은 농산물만 선호하는 것은 인식이 잘못된 것입니다.”김 과장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처럼 보기 좋은 것만 골라 사가는 경우라면 유기농산물은 판매가 어렵고, 따라서 생산자의 입장에서도 꺼릴 수밖에 없다고 못박는다.“유기농업을 정책적으로 육성하는 정부와 생산자 그리고 유기농산물을 애용하는 소비자가 인식을 같이하는 행태 속에서만이 유기농업을 발전시킬 수가 있을 것입니다. 겉모양이 깨끗한 농산물이 유기농산물은 아니니까요.”
최근 심각성이 고조되고 있는 지구온난화는 재배면적지의 변화와 수확량의 감소, 병해충의 확산 등으로 농업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농업은 화학비료나 농약이 다량 투입되고 있어 高환경부하형태로 발전해가는 양상을 띠게 됐다. 그래서 1990년 이후 기후변화협약 대응차원에서 친환경농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선진국과 비교해 국내 친환경농업은 어느 정도나 확산되었을까?“소비자들의 농식품 안전성에 대한 관심 증가와 정부의 육성정책에 힘입어 생산은 매년 20% 이상 급성장하고 있습니다.
2009년 친환경농산물 인증면적은 198ha(전체면적 대비 11.4%)로 2008년(174천ha, 비율 9.9%)보다 24천ha(1.5P) 증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그러나 국내 친환경농산물 재배면적은4.8%(2009년)에 지나지 않아 실천면적이 약 32백만 ha인 호주나 뉴질랜드, 유럽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입니다.”친환경농산물은 일반농산물에 비해 1.3~1.9배에 판매되고 있다. 대부분 지역 농협이나 백화점 또는 전문 유통업체를 통해 유통되고 있고 직거래장터를 통해 주로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는 인증마크를 확인하고 구매하는데 신뢰할 수 있는지, 인증마크는 어떤 기준을 적용해 부여하는지 궁금했다.
“친환경농산물은 유기·무농약·저농약 농산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현재 농산물(친환경농업육성법)과 가공식품(식품산업진흥법)으로 이원화된 인증제도는 앞으로 통합·일원화하고 인증기관 지정관리를 국제적으로 통용되는‘ISO 가이드 65’(인증기관에 대한 일반적 요구사항) 기준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인증기관의 이중지정, 지정기준의 이원화 등의 문제가 해소되고, 민간 인증기관의 지정과 사후관리가 까다로워집니다.
현재는 민간인증기관뿐만 아니라 정부(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도 인증기관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유기법령이 정비되면 정부는 인증에서 손을 뗄 예정입니다.이러한 제도 개선은 국내 인증기관 지정·관리와 인증절차를 강화해 수입 유기식품의 체계적인 관리와 유기농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를 높여 유기농식품산업의 발전을 꾀하려는 목적이 있습니다.”김 과장은 현재 다른 나라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저농약·무농약 농산물이 친환경농산물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친환경농산물 표시제는 문제가 있으며, 저농약·무농약 농산물은 유기농산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농림수산업을 고부가가치‘친환경 녹색산업으로 육성’추진하기 위해서는 유기농업기술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친환경농업은,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농업생산의 경제성 확보와 환경보존 그리고 농산물의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농업입니다. 유기농업 기술개발과 유기농 자재보급지원에 머물지 말고 친환경 유기농업 기반과 기술개발을 준비해야 합니다. 친환경 정책이 세계 사조(思潮)의 주류가 되고 있는 세기적 토착농법을 현대적생물과학기술과 접목시켜 생산성 향상도 도모하고, 겸하여 생태환경과 소비자 건강 및 생명을 보장하는 지속가능한 현대적 유기농기술을 개발, 보급해야 합니다.”현재 친환경농산물 보급 확대를 위해 실시하고 있는 친환경 학교급식 전환률이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확대사업'을 추진한 결과이다.
“교육청과 각 지자체에서 친환경 학교급식을 유도하기 위해 초등학교장, 영양사,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친환경농산물 생산 현장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친환경급식 학교수를 9,200개 이상으로 늘리고 초등학교 위주의 사업대상 범위를 유치원 및 중등학교 등으로 확대했습니다. 초등학생들을 위한 인정도서 '친환경농업이야기',대한민국 친환경농산물 구매가이드북’등 학교현장에서 친환경급식을 실시하는데 필요한 교재 및 정보도 지속적으로제공하고있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친환경농업과에서는 친환경농산물의 보급 확대를 위한 정책 지원뿐 아니라 자원순환농업을 체계적으로 확산시키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가축밀집사육 지역이나 양돈농가가 많은 지역에 가축분뇨를 처리할 수 있는 공동자원화시설 설치를 지원하고 있다.“가축분뇨 공동자원화 시설 확충을 함으로써 에너지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가축분뇨를 퇴·액비화 시설과 병행하여 에너지화 Plant를 설치하고 올해 시범사업 실시에 대한 평가를 거쳐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앞으로 친환경농업 육성 대책은 어떻게 세우고 있는지 물었다.“최근 친환경농업이 빠르게 확산되고는 있으나 양적성장에 그치고 있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질적 성장을 유도하는 방안에 힘쓰고 있습니다. 우리부는‘친환경녹색농업 구현’을 비전으로 2013년까지 유기·무농약 농산물 비율 10% 확대와 농약·화학비료 사용량 30% 절감을 목표로 친환경 생산기반조성 및 농가소득 증대, 유통채널의 전문화·다양화, 대량수요 기반 확보를 통한 소비 촉진, 친환경농업기술 개발·정립·보급을 위한 R&D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김 과장은 국내 친환경농업은 무엇보다 신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전체가 친환경농업으로 가기는 어렵습니다. 외국의 경우도 운동이라고 명명할 만큼 신념이 없으면 어려운 부분이 친환경농업입니다. 지구온난화 등과 관련해서도 농업뿐 아니라 CO2 줄이는 차원에서도 권장하고 확대해야 하지만 정책적으로 육성해 나가기 위해서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아직 관행농가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은 편이고, 비료를 주던 땅이 지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최소 3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친환경농가에게 생산지원을 보존하는 게 가장 필요한 정책이 아닌가 합니다.”
김응본(기술고시 24회) 과장은 업무능력이 뛰어나면서도 추진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아 지난 7월 공모직위 중 가장 경쟁률이 높았던 친환경농업과장으로 낙점됐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벌레 먹고 못 생겨도, 더맛있고 안전해요’라는 표어와‘신토불이(身土겘二), 농도불이(農都겘二)’라는 슬로건이 다시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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