都·農소비자 상생하는‘로컬푸드운동’확산돼야

탄소 줄이는 효과, 싱싱한 농산물 생산보급 기여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0-12-01 14:33:06
  • 글자크기
  • -
  • +
  • 인쇄
“시골에서 과수원 농사를 지으시던 부모님께서 떨어진 속옷을 입고 꽁보리밥 잡수시는 모습을 보고 안쓰럽고 마음이 아파, 그 고생을 덜어드리고자 농대를 지원한 것이 농업과는 뗄수 없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농대에 들어가야만 농림부에서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농대에 진학하였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유학을 가려고 영어공부만 하고 있던중 농업직 기술고시제도가 시행되어 기술고시를 통해 공직생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30여년을 한결같이 농촌과 농업, 농민을 염두에 두고 공직에 몸담아온 (사)로컬푸드운동본부 서규용 회장은 그동안 걸어온 삶을 회고하며, 감회와 함께 애초에 풀어보려 애쓴 가난과 농촌의 상관성을 아직도 자신의 숙제마냥 끌어안은 채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평소 소신이 자신이 레벨업(level up)이 되지 않으면 조직도 클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영어를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그 덕분에 국내 국비1호 장학생 신분으로 미국으로 유학을 갈 수가 있었지요. 당시 우리나라 농업을 발전시키려면 장기적 비전을 가지고 농정을 해야 한다는 신념이 강해 소신을 펼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1972년도에 국가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한 서 회장은 이후 29년 동안 농림부에서 근무하며 농정과 애환을 함께해왔다.“논농사직불제와 작물보험제도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급박해 제도화를 추진했습니다. 처음에는 20~25만원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이제 70여만원 정도 됩니다. 적어도 100만원 정도는 되어야 우리 농촌을 살릴수 있고 최소한의 명맥을 이어갈 수 있다고 보입니다. 일본의 경우만 봐도 직불제가 뒷받침을 해주기 때문에 휴경지를 두면서 땅도 보전하고 쌀농사를 지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농촌도 친환경농업육성을 해야만 지속가능한 농업이 될 수 있습니다. 토양을 오염 시키면 그 땅에서 나는 작물을 섭취하는 우리의 건강에도 해롭지만 후손에게 물려줄 수도 없게 됩니다.”

그는 현재 (사)로컬푸드운동본부를 이끌면서 어떻게하면 지역농산물애용을 통해 농촌을 살리고 우리의 건강도 지킬 수 있는지를 연구하면서 바람직한 미래의 농정에 대해 더욱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된다고 말한다. 현재 본부에서 전개하고 있는 로컬푸드운동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을 들어보았다.
“설립 목적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함으로써 영양학적으로 우수한 한국형 식생활을 수립하고 국민의 건강을 증진하며,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수입개방에 따른 국내 농업의 붕괴로 인해‘신토불이운동’이 시작되었고, 현재는‘신토불이운동’에 국민의 건강, 농촌의 경제, 환경문제까지 국가적인 분석과 미래의 농정을 위한 철학이 더해진‘로컬푸드운동’을 진행하고 있지요. 시작된 지 2~3년 정도밖에 안 돼 아직은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지자체를 순회하면서 심포지엄 또는 세미나 등을 열고 홍보와 교육을 병행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직 초창기라서 국민들의 인식 확산을 위해 농촌 사회발전연구회 등 동참의지를 가진 단체들과 연계해 지속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사)로컬푸드운동본부는 국민들의 인식전환을 위해 농촌과 도시를 연결하고 보다 신선한 농산물을 산지직송 판매할 수 있는 직거래장터도 운영할 계획이다.“로컬푸드운동은 국내 농산물 애호운동으로써 푸드마일리지를 최소한으로 줄여 싱싱한 농산물을 섭취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 하며,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에도 이바지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 본부에서는 푸드마일리지 연구용역을 해오고 있는데 푸드마일리지가 얼마나 되는지를 수치로 계산해 도시민과 소비자가 윈-윈 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연계해주고 있습니다. 전라도 쌀은 전라도민이, 충주 쌀은 충주시민이 소비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지요. 직거래를 통해 농민들은 13% 이득을, 도시민은 12% 싸게 농산물을 구매한다는 통계숫자도 나와 있습니다. 직거래장터를 상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추진 중이며, 학교급식과도 연계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원주(강원도)에서는 조례를 제정하여 적극적으로 친환경 지역농산물을 학교급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는 농산물을 생산하는 사람 입장에서도 우리고장의 아들·딸들이 먹는 것을 친환경적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게 되니까, 자연스럽게 친환경농업을 유도하는 역할도 됩니다. 홍천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는데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 중입니다.” 녹색 식생활개선을 통해 국민건강증진은 물론이고, 지역경제 발전과 농어업에도 기여할 수 있는 로컬푸드운동이 정책차원에서 뒷받침되고 있지 못한 이유를 물었다.

“지난 11일 강원도 홍천에서 세미나를 가졌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습니다. 내년에는 경남과 전남 지자체에서 할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런 운동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녹색성장의 근본적인 시작점이 될 수도 있지만 WTO 때문에 정부에서 전면에 나설 순 없습니다. 그래서 민간차원에서 일어나야 하고 지자체에서해야 하는 것입니다.
충주와 서천이 서로 해산물과 농산물을 교환하여 소비하면 상생·협력할 수 있는 것처럼 지역마다 서로 MOU를 맺는다면 바람직한 상생·협력관계가 될 수 있겠지요.”서 회장은 로컬푸드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려면 지역특산물을 먼저 브랜드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명품 로컬푸드’로서 이미지를 홍보해 소비자에게 인식시키고, 농민장터를 개설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본부에서는 지역농산물을 브랜드화하는 것뿐만이아니라 브랜드평가를 해 시상도 하고 있다. 이미지, 마케팅, 인지도 등을 평가하고 취약한 부분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농촌진흥청장을 하면서 2001년부터 2010년에 걸친 장기‘바이오그린사업21’사업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였다.“우리농업이 살려면‘농업생명공학’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품종 하나가 나라를 살린다’는 말처럼 세계에서 우리의 입지를 세우려면‘생명공학연구원’을 세워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농촌진흥청에‘생명공학연구원’을 신설하였습니다. 여기에‘바이오그린사업21’로 매년 700억씩 투자해 10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였고, 연구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2001년, 농촌진흥청장으로 있을 때는‘농업박물관’도 지었습니다. 우리 농업이 비전을 갖기 위해선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 추진해 온일들입니다.”

서 회장은 지금도 농업을 살리려면 농업 분야를 연구하는 인력이 누구보다 많이 공부하고 연구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한다. 그는 농촌진흥청장으로 있을 때 연구원들에게도 공부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다면평가시스템을 없애고 어학점수를 승진에 반영하는 등 과감한 인사행정을 펼쳐 연구원들 간에는 원성을 사기도 했지만 공정한 인사행정에 대한 인정으로 인사혁신대통령표창까지 받았다.
“영어실력이 갖춰져야 선진국 농정을 배우고 연구할수 있습니다. 연구실적 마일리지 시스템을 도입해 가령, 사과품종을 개량하면 몇 점, 무 품종을 개량하면 몇점 등 연구업적을 평가해 인사에 반영했습니다.”이렇듯 농촌을 살리고 농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동안 우여곡절도 많아 농산국장 재임시절인 1996년에는 12호 태풍 커크로 인해 겪은 기억을 아직 잊지 못하고 있었다.

“95년도 한 해 쌀 소출이 적어 이듬해, 정부의 쌀 재고량이 바닥나고 말았습니다. 그해 8월 15일에 태풍이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예보를 듣고 가톨릭 신자인 아내와 함께 전심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지성이면 감천이란 말’대로 정말 태풍이 일본으로 비껴갔다는 일기예보를 듣게 되었고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릅니다. 또 채소과장으로 재임하던 1990년 여름 가뭄이 들어 고추가 시들시들 말라갔습니다. 비가 안 오니까 고추가 수분 증발을 막으려고 본능적으로 고추열매 꼭지를 비틀어 고추가 떨어질 지경이어서 고추농사가 흉작이 들게 되어 참으로 암담했습니다. 고추 주산단지로 출장가던 중 충주에서 야외불상이 눈에 띄었는데 얼마나 다급하고 절실했는지 불전을 놓고 비 좀 내리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부처도 그 마음을 샀는지, 문경에서 의성으로 출장 가던 중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더군요. 그것도 예보도 없이 전국적으로 말입니다. 사람의 가슴이 타들어간다는 게 무엇인지 그 때마다 배워나갔던 것 같습니다.”여직원이 내어 놓은 커피를 앞에 두고 서 회장은 말했다.

“난 지금도 그렇지만, 옛날에는 국산차를 개발하고 싶은 욕심에 커피를 안 마셨습니다. 인삼차, 두충차, 녹차 등을 확산시키려고 73~75년도에 보성, 영암, 고흥,제주 등지에 한창 녹차 밭을 조성하느라 힘썼는데,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녹차는 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서 다양한 종류로 나뉩니다. 우리 농산물이 얼마나 좋은 게 많은지 사랑하고 애착을 갖는 데서 끝낼 게 아니라 브랜드화 시켜 인식전환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농촌에서만 친환경농업을 할 게 아니라 작은 텃밭이나 베란다·옥상 등을 이용한 도시농업을 확산시켜 나가야 합니다.” 본부와 농진청은 지난 5월에 시청 앞 광장에서‘채소 모종 나눔 행사’를 가졌는데 서 회장은 많은 시민들이 큰 관심을 보여 앞으로는 1년에 봄가을 두 차례로 나눠 행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채소모종 12만본을 오후 1시부터 나눠준다고 공고했는데 아침 9시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도 있었고,나눠주기 시작한 지 1시간 반 만에 모두 소진 되어 매우 놀랐습니다. 내년부터는 봄가을로 행사를 갖고 더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도시민에게는 농업인의 애로도 알게 해주고 자급자족도 할 수 있어 좋고, 무공해니까 몸에도 좋고, 녹색환경도 되니 이거야말로 일거양득인 셈이지요.”

그는 2050년, 인구 약100억명인 시대가 되면 쌀이 부족해 식량자원이 무기가 될 거란 위기감을 밝힌다. 일본은 휴경지에 보조를 주어 농지를 보존하고 농촌을 보호해나가고 있는데 우리는 논에 축사를 짓는 등 농지를 훼손하고 땅을 오염시키는 데 더욱 안타까움을 표했다.“국내 식량 자급기반을 키워나가는 일이 시급합니다. 그렇다고 속단으로 그르칠 것이 아니라 느긋하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방안을 세우고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통일농정이 돼야 하고 이에 반드시 대비해야 합니다. 북한에 쌀을 보내주고, 상생협력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요.”서규용 회장은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며 평생을‘우리 농업을 어떻게 하면 잘 키워 세계에 내놓을까, 언제 우리농민이 웃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하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