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는 농어촌진흥공사의 시화지구 대단위 간척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1987년 4월부터 1994년 1월까지 6년 반에 걸쳐 안산시 대부동 방아다리에서 시흥시 오이도에 이르는 12.7㎞의 방조제를 만들어 바닷물을 빼낸 뒤 담수호로 만들어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조성한 인공호수다.간척면적 1만 7천 3백㏊에, 담수호 면적 6,100㏊, 방조제 건설비 6천2백20억, 하수처리시설비 4천4백98억원이 사용된 이 사업은 최종 물막이공사가 완료된 1994년 1월 이후 당초의 목적과는 달리 저장된 담수를 농업목적에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그 이유는 안산시와 시흥시, 화성시에서 유입된 생활오수와 안산 반월 공단에서 유입된 산업폐수, 화성시에서 유입된 축산폐수들이 특별한 처리단계를 거치지 않고 시화호로 유입되는 바람에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이 최고 26ppm까지 증가하여 생물들이 살아갈 수 없는 죽음의 호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담수호가 되기 전에 갯벌과 인근 바다에 살고 있던 많은 생명체들이 떼죽음을 당하고, 담수호의 썩은 물에서 발생한 심한 악취는 시화호 주변에 거주하는 지역민들의 안락한 생활권마저도 위협하는 환경파괴의 대표적인 현장이 되어버렸다.
이에 정부에서는 1996년 7월 48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세 곳의 하수처리장과 호수 주변 배수로 건설 등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추진하기에 이르고, 1998년 11월 원래 계획했던 시화호 담수화 계획을 백지화함으로써 담수화를 전제로 투자했던 수질개선 대책비 2,000억원 정도를 낭비하게 된다.
인간에 의한 시화호의 환경파괴는 환경생태계 파괴
현장을 교육하는 교과서적인 장소가 되었다. 환경전문가에 의해 조사된 시화호의 가장 큰 오염 원인은, 첫째, 유입되는 자연수에 비해 호수의 용량이 너무 커서 호수안에서 물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아 유입된 오염물질들이 대부분 호수 안에 정체되는 것이었으며, 둘째, 시화호 유역이 공단 및 시가지로 개발되어 있어 오염된 주변 하천의 물이 호수로 유입됨으로 인해 수질오염을 더욱 가중시켰고, 셋째, 공단유역에서 발생하는 강우(降雨)를 배수시키기 위해 설치한 공단 토구와 공장의 폐수관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 토구를 통해 많은 양의 산업폐수가 호수로 유입되었으며, 넷째, 안산하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이 부족하여 유입되는 하수·폐수의 많은 양이 그대로 시화호에 유입되어 오염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로 인해 발생한 환경 재앙은 심각할 정도였다. 1995년에는 시화간척지의 소금과 퇴적물이 바람에 날려 화성군(지금의 화성시)과 안산시 대부도 일대에 산재해 있던 포도농작물 농가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1996년 8월에는 수십만마리의 물고기들이 떼죽음 당한 채썩는 바람에 그 악취로 인한 고통은 말로 할 수 없었다. 매년 여름 반복되는 해양생물의 떼죽음은 환경파괴의 처참한 결과를 보여주기에 충분했으며, 두려움까지 느끼게 할 정도였다. 이에 정부는 1998년 11월 시화호 담수화 계획을 전면 포기하고, 농림부 역시도 시화호 물을 농업용수로 쓰지 않겠다는 방침을 환경부에 공식 전달한다. 2000년 2월에는 해양수산부 역시 시화호 및 인천 연안을 특별관리해역 시범지역으로 지정하였고, 2001년 2월 정부는 공식적으로 시화호를 해수호로 인정하기에 이른다.
시화호의 현재, 생태계가 조금씩 깨어남
담수화를 포기한 후 해수를 유통시키기 시작한 시화호의 일부에 국한하여 새로운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수질이 조금씩 개선되면서부터, 해양 생태계 및 갯벌 생태계가 그 끈질긴 생명의 숨을 다시 쉬기 시작한 것이다. 시화방조제로 인해 조성된 습지에 습지식물과 생태계가 형성되고, 죽어 있던 시화호 내부에도 해양생물 개체수가 늘어났으며, 그것들을 먹이로 삼아 서식하는 재두루미 등의 상위 생물들이 관찰되기 시작했다. 반월·안산천 등의 상류천에도 잉어, 붕어 등이 발견되고 있는가 하면, 시화호 해변에는 갯지렁이, 어패류 등이 적지 않게 서식하고 있어 철새의 도래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가 공단폐수의 무단방류 근절이나 상류천에 대한 정화에 의한 자연적인 결과가 아니라 해수의 유입 등에 의해 파생된 인위적인 결과이기 때문에 시화호의 생태계를 안정적인 상태로 보기는 힘들다.
시화호를 변화시키고 있는 또 하나의 요소는 수자원
공사가 시공하여 2002년 5월에 개장한 면적 1,037,500㎡의 국내 최초 대규모 인공습지이다. 이곳에는 시화호로 유입되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의 수질개선을 위해 만든 친환경 하수종말처리장을 기반으로 하천, 홍수, 하수처리 시설이 갖춰져 있다. 그리고 세 천으로 유입되는 폐수를 습지로 유입시켜 생식물과 토양을 기반으로 형성되는 미생물을 양육하고 습지에서 서식하는 동식물들을 통해 자연적인 수질 정화를 유도하는 기능을 만든 것이다. 이 시설은 죽어가던 시화호를 살리는데 한몫을 하고 있으며, 도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고 자연학습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생태공원이 함께 조성되어 있다. 이 생태공원은 Island(인공섬)와 어류가 서식하는 Open Water, 갈대 등 수생식물 조성지역인 Close Water로 나누어져 있으며, 그 밖에 환경생태관, 생태연못, 야생화 꽃길, 관찰로, 제수문 등이 설치 되어 있기도 하다. 시화호가 해수호가 되면서부터 시화지구 매립지에 대한 부가가치는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시화호의 남측 간석지에서는 조선후기의 포구, 성의 흔적, 희귀식물 등이 발견되는가 하면 세계 최대규모가 될지도 모를 공룡알 화석군이 지역 환경 전문가의 노력에 의해 발견되어 보존가치가 증가되어가고 있다. 화성시 서신면 전곡항에는 요트복합어항 공사가 진행 중이며, 바로 옆 간석지에는 4,200억원이 들어가는 농지조성공사가 한창이다. 인접한 화성시도 제부항과 궁평항 주변에 해상낚시터인‘피싱피어(Fishing Pier)를 만드는 공사가 진행중이기도 하다.
시화호의 미래, 생태계 담보해내야
앞에서도 예를 들었듯이 시화지구 3천3백만평의 간석지와 그 주변 개발 용지들은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 각부처와 경기도를 포함한 인근 지자체들의 각기 다른 개발 계획들에 의해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예측이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이들 부처 간에 개발계획이 상충하고, 전체적인 개발 계획이 없는 대형 장기용역을 중복 발주로 인해 심각한 예산낭비가 우려되었으며, 종합개발계획의 부재로 누더기 개발을 하게 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이에 정부는 시화호 개발사업의 주체인 수자원공사
를 통해 시화호 주변 개발에 대한 종합계획을 세우게 했다. 수자원공사와 경기도, 화성시, 안산시, 시흥시에서 수립한 시화지역 장기개발 계획에 의하면 시화호 북측 간석지에 920만㎡ 규모의‘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가 착공된다. 수자원공사는 이곳에 2016년까지 2조 3,940억원을 들여 반월·시화공단의 기능을 발전시킬수 있는 친환경·첨단산업을 유치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인근 안산시 대부동 시화방조제에는 2010년까지 약 3,600억원이 투입되는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조력발전소‘는 공사진척률 96%로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화성시 역시 서신면 송교리 20만㎡에 금속제조업체들을 위한‘화암산업단지’를, 장안면 금의리 일원에는 120만㎡ 규모의‘장안산업단지’의 준공을 앞두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시화호 남측간석지 5,700만㎡에‘송산
그린시티’계획을 수립하여 착공을 준비 중이다. ‘송산그린시티’는 마린리조트, 자동차 테마파크, 생태레저단지, 인구 15만명 규모의 택지 등이 개발되고, 유니버셜테마파크를 유치하여 세계적인 관광명소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도 시흥시의‘갯골생태공원’, 경기도의‘도립바다내음 수목원’, 안산시의, ‘대부도 종합해양레저단지’, 화성시의‘국내최대 화훼단지’와 같은 계획들이 진행 중이며, 대한주택공사의 시흥 장현지구, 목감지구와 한국토지공사의 시흥 능곡지구 같은 택지개발도 진행 중이다. 시흥시는 군자매립지에 산업, 주거, 문화, 공공기능을 갖춘 도시개발 사업을 준비 중이고, 화성지역에는 주택공사가 봉담택지개발 사업을, 토지공사가 암양2, 향남1, 향남2 택지개발을, 화성시가 남양1 도시개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시화호의 미래를 결정짓는 이러한 개발사업계획들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가 개발계획 수립에서부터 함께 머리를 맞댔다. 2005년부터 시작된 시화호개발협의위원회는 국회의원,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민간인 등 총 38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으며, 건설교통부를 비롯한 환경부, 해양수산부, 산업자원부, 경기도, 안산시, 시흥시, 화성시,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등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이 총망라되어 있다.
인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천연적인 자연 환경을
파괴하고 죽음의 호수라고까지 불렸던 시화호가 또 다시 우리 인간들의 욕망 위에 놓여 새로운 변화를 기다리고 있다. 환경파괴와 개발의 접경지대인 시화호 개발사업은 먼 훗날 우리 후손들이 그 가치와 성과를 평가하게 될 커다란 과제임이 분명하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도, 먼 훗날의 우리 후손들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친환경적이고, 친인간적인 시화호 종합개발계획이 세워져 눈부신 성공의 결과를 만들어 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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