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정책 생명산업으로 키워야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0-10-01 17: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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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본청 5층 농림수산식품위원회실로 들어서면 인터뷰 짬을 낼 겨를도 없이 바삐 움직이는 위원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가 있다. 여야가 한목소리로 당리당략을 떠나, 생명산업인 농어업을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운영되어 온 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이번에 국회 상임위 중 최우수 상임위원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19명 위원 모두가‘농민당’이라는 하나 된 마음으로 합의를 원칙으로 하되, 각 당의 입장보다는 어려운 농어촌 회생에 주력하고 농어민의 권익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상임위를 운영해 나갈 수 있도록 지도력과 협상력을 발휘 하겠다는 결의가 이제 힘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다가올 국정감사에서 철저한 현장 중심의 국감,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는 국감으로 내실 있게 진행할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산적한 농정현안이 많은 만큼, 극약처방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단기 조치보다는 정부의 농정이 농어업의 현실과 미래를 반영하는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는 의지가 반영된 대목이다. 또한, 앞으로 닥칠 한미 FTA, 한EU FTA, 한중 FTA등 개방화 시대에 대비한 정부의 대책을 면밀히 검토해, 피해가 예상되는 농어업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촉구하는 등 선 대책후 비준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최인기 위원장에게 농촌을 대변하는 위원회 수장으로서의 각오를 먼저 듣고 싶었다.

“어려운 농민, 농촌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며 소감부터 털어놨다. 그러면서“FTA 체결에 따른 농업 피해, 농가 부채, 쌀 가격 폭락, 쌀 관세화 문제, 농협법 개정안 등 산적한 농업현안을 국회의 울타리, 특히 상임위원회 차원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야할 막중한 책임도 동시에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농림수산부 장관을 거쳐 농정(農政) 및 관련법에 정통한 최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위원장은 환경문제에 직면한 현실에서 국민의 먹을거리가 최상의 안전한 확보를 위해 지속가능한 농촌으로의 변모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작금의 어려운 농촌 현실에 친환경농업의 성과가 필요하며 실지 과학적인 영농을 통해 현실적인 대안이 수립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친환경 농정의 성공을 가늠하는 열쇠는 친환경 농업 생산기반의 확대와 친환경농산물 판로를 보장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에 얼마만큼 기여를 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4대강 사업으로 팔당 등 수변지역 친환경 농업생산기반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으며 국내 친환경농업이 확대,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모두가 기대하고 있는 친환경무상급식에 소극적인 반응은, 구호만 요란한 실속 없는 전시행정이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친환경농업정책은 FTA로 인해 밀려드는 수입농축산물과의 경쟁력 제고, 안전한 먹을거리 확보로 국민건강권을 수호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런 만큼, 친환경 농정의 성패가 곧 우리 농업의 성패로 직결된다고 봅니다. 성공적인 친환경농정은 결국 친환경비료지원, 인증사업 활성화, 유통센터 건립 등 하드웨어적 지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친환경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 및 소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친환경무상급식과 같은 정책을 적극 수용하고, 오랜 시간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친환경농업생산기반 농지가 4대강 사업 등 각종 개발 사업으로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정부가 앞장서 보호 및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그는 농업이 미래전략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소득보전직불제’확대와 농가부채 탕감대책을 당면해결과제로 꼽았다.

“우리는 농업을 경쟁과 효율만으로 따져 국가정책과 재정지원 분야뿐만 아니라 FTA 등 시장개방에 있어서도 농업만 일방적으로 희생할 것을 강요해온 게 사실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과거부터 지금까지 불안정한 농가소득이 지속되어 왔고, 이농·이촌 현상이 가속화 되고 고령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는 등 악순환만 되풀이됐습니다. 2009년 11월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 자료에 따르면, 2008년 농가소득은 3,052만원으로, 도시근로자 가구소득인 4,674만원의 6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시근로자소득이 농가 소득을 처음으로 앞지른 1989년 이후 가장 큰 소득 격차를 보인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2003년 이후 농업소득이 늘어난 해는 2004년과 2006년 두 번뿐으로, 나머지는 2∼14%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개방정책과 농정실패로 농가소득이 감소하고 농가부채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농가의 재투자 여력은 약화되어왔고, 이 같은 악순환의 반복은 결국 농업·농촌의 불확실성을 증가로 이어져 현재의 피폐한 농업 현실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정부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농가소득 보전을 위해 소득보전직불제를 확대하고 농가부채를 획기적으로 탕감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으로 봅니다. 농가부채 탕감을 놓고 농업인의‘도덕적 해이’를 이유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주장에 불과하다고밖에는 볼 수 없습니다.”

그는 경쟁력 있는 농어업, 살고 싶은 농어촌 실현을 위해 농업을‘고부가6차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농업의 발전이 없이는 중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평소 지론입니다. 최근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저탄소 녹색성장이 대두되면서 미국, 일본 및 유럽 등 선진국들이 농업을 미래산업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우리나라에서 농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 불과하지만 식품 등 관련 산업을 포함한 농산업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93조원대로 GDP의 10%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만들어진 일자리는 398만여 명으로 국가 전체로 볼때 17%에 이르는 수준으로 IT와 자동차를 합친 시장보다 농식품 시장 규모가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뿐만 아니라, 국가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동식물, 곤충, 미생물 등 다양한 생물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등 그 가능성이 무한합니다. 일례로, 누에에서 뽑아낸 실크단백질을 활용하여 인공고막을 개발하였으며, 이 기술을 활용해 인공뼈 개발도 추진 중에 있습니다. 농산물의 생산에서 가공·유통, 융·복합을 통한 식의약 소재 개발뿐 아니라 체험·관광·휴양·레저 등 1·2·3차 산업이 결합되고, 문화와 전통을 가진 체험공간이면서 휴양공간의 역할까지... 농업은‘고부가6차산업’으로서 잠재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진흥·육성시키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작정입니다.”

최근 대북 쌀 지원과 관련해‘적절한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견해를 밝힌 부분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부탁했다.

“최근 수해로 큰 피해를 입은 북한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과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특히 북한 적십자사의 쌀 지원 요청이 있었던 만큼 민족 최대 명절인 추석 전에 쌀을 지원하는 것이 적절하고, 실효성이 있다고 봅니다.‘50만 톤에 이르는 초과 재고량에 대한 전량 시장 격리 조치 및 3년간(2011~2013) 생산조정제실시’를 골자로 하는 정부의 8.31 대책은 수확기를 앞두고 일시적인 쌀 값 폭락을 둔화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쌀 문제의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습니다. 정부가 전망한 올 양곡연도 말(10월 말) 쌀 재고는 140만톤 수준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권고한 적정량 72만 톤보다 갑절이나 많은 양입니다. 따라서 전체 쌀 소비량 중 밥살이 95%이고, 가공용은 5%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지금 수준의 쌀 소비 촉진과 쌀 가공식품 활성화 방안을 통해서는 적절한 재고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명약관화합니다.”그는 현재 대북 식량 지원이 사실상 어렵게 된 상황에서 정부와 일부 학계에서 차관방식을 통한 저개발국 지원이 농업계 안팎에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논에 벼 이외 작목재배를 위한 「논 소득기반 다양한 사업」추진과 농지를 직접 매입해 휴경하는 사업 등 중장기적인 쌀 생산량 감축과 함께 재고 쌀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연구에 따르면 식량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는 농식품 생산의 적정 수급목표를 설정하고, 쌀은 100%, 식용콩은 50% 정도의 자급을 유지하며 밀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우량 농경지 전용을 차단하고, 수리시설 개선 등 생산기반 및 시설의 유지관리 강화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2010∼2019 농업전망 보고서’자료를 보면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식량가격이 16∼40%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예측이 발표되었다.

특히 보고서는 이번 전망은‘정상’을 가정하고 나온 결론이기 때문에 기상상황이나 거시경제 요소, 에너지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식량가격 예측을 불가능하게 할 수도 있음을 전제하면서이 때문에 많은 나라들이 자국 농업의 생존과 식량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초단기 가격 급변에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위원장은 최근 영국·일본·미국 등 선진국들이 식량 자급률 향상에 적극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식량안보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한다. 국내 상황에서 쌀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고 쌀값 안정을 꾀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식량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식량 비상비축 시설 확충 및 안정적 곡물 확보를 위한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거와는 달리 이제 농업은 국제금융시장과 실물경제 흐름 속에서 위기와 침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만큼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환율 변동 등에 적절한 대응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지혜와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사안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앞두고 농업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

“한중 FTA는 거대한 중국시장 개방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농어업에 새로운 기회일 수 있지만, 반대로 우리와 같은 해역을 공유하고 있고 유사한 기후와 풍토를 가지고 있어 오히려 중국산 농수산물에 우리 식탁을 완전 잠식당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과 같다고 봅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작성한‘업종별 한중 FTA 입장평가’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농수산물 관세철폐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한국농업 생산에 커다란 충력을 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최근 중국과의 농산물 교역에서 매년 20억 달러 가량의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FTA 체결은 적자폭을 더욱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수입급증으로 고사에 직면할 수 있는 매우 위협적인 요소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일부 주장처럼 단순히 거대한 중국시장이 개방된다는 이유로 농수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개척될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에 젖어 막연히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우리와 달리 사회주의 국가 특성상 경제활동 상당 부분이 국가 통제 하에 있는 중국은 수입 시 허가내지 사전등록 요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검역 관련 비관세장벽이 존재하고 통관 및 위생기준이 상이해 수출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지방정부별로 통관 및 관세기준이 달라 수출 가능성마저 상실할 수 있는 위험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협상 체결이라는 결과에 쫓겨 속도전을 내기 보다는 주도면밀한 분석을 통해 실익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한 후에 진행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봅니다.”

FTA라는 단어가 나오자 그의 낯빛이 금세 근심으로 그득 차는 듯 보였다. 그는 생각을 한 번 더 신중하게 가다듬은 뒤,

“피할 수 없이 밀려드는 FTA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쌀값 폭락,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의 상승, 이상기온으로 급증하는 농수산물 피해, 구제역·조류독감 등 매년 되풀이 되는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축산물 피해까지 전례 없이 고통을 겪고 계실 농어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소식이 많아야 하는데...”라며 계속 맛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농어업은 농어업인들의 생존수단일 뿐만 아니라, 생명산업으로서 국가의 존망까지도 좌우 할 수 있는 식량주권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비록 우리 농정이 지금은 경쟁과 효율만을 따져 농업을 홀대하는 경향이 있지만, 생명산업으로서 중요성이 확대되고, 선진국조차도 농어업을 미래 산업의 돌파구로 간주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만큼, 잠재가능성이 무한한 농업에 대한 우리 정부의 농정방향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봅니다. 또한 농식품산업은 정부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선정 될 만큼 고부가가치의 잠재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생존권인 먹을거리를 생산 공급하는 보고로써 그 중요성과 역할은 새삼 거론할 필요가 없습니다.

특히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세계 총 식품시장 총규모는 약 4조 달러로 자동차 시장 규모의 2.5배에 달하고, 우리나라 식품시장 규모 또한 약 100조로 국내 GDP의 4.2%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으로 업계 종사자들께서 자부심과 함께 농어업과 마찬가지로 국민 생존권을 지키는 생명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긍지를 가지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여야 의원은 당리당략에 좌우되지 않고 오로지 농업·농촌과 식품산업을 위한 농정을 수립하고 사후에 시혜적 차원에 머물렀던 지원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보장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 농어업과 식품산업이 육성, 발전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신념처럼 되뇌이며 바쁜 일정을 위해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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