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람들 중에서도 수삼, 백삼, 홍삼이 다른 종에서 유래된 것으로 오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수삼’이란 밭에서 캔 인삼 그 자체를 말하며 일반적으로 4년 이상 6년까지 재배한 것을 약용으로 이용한다. 재배삼의 경우 6년까지만 재배하는 이유는 그 이상이 되면 껍질이 나무처럼 딱딱해져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건강하게 자란 수삼의 표피 색깔은 흰색~미백색으로 흙취와 수삼 특유의 향을 나타낸다. 최근에는 1년생도 시중에서 거래되고 있으나 이는 본포에 옮겨심기가 부적합한 묘삼을 버리기는 아까우므로 파는 것이다. 사포닌은 주로 표피에 함유되어 있으므로 단순히 사포닌만을 고려한다면 묘삼에는 무게 대비 사포닌 함량이 높다고 보아야 한다. 한편,‘ 백삼’은 그이름을 통하여 알수있듯 이수삼의 외피를벗기거나 그대로 건조하였기 때문에 피부 색깔이 흰색 혹은 상아색이다. 냄새는 수삼과 비슷하게 흙취가 난다. 곡삼을 만들 때 수삼의 외피를 대나무 칼로 벗긴 다음 건조시킨 이유는 아마 적변삼과 같은 병든 인삼을
상품화시키기 위한 수단이었을 것으로 판단한다. 예로부터 인삼을 가공할 때 쇠붙이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철분이 인삼과 접촉하면 인삼 성분이 산화하여 붉게 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은 강철(stainless)이므로 별 문제는 없으리라본다.‘ 홍삼’은 수삼을 고열(약98℃)의 수증기로 쪄서말린 것이다. 역시 이름을 통하여 짐작할 수 있듯이 적갈색 혹은 담갈색으로 홍삼 특유의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수삼, 백삼, 홍삼의 효능 차이는 불문하고 수삼을 같은 온도의 물에 담가 다려도 홍삼과 같은 맛을 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분명 홍·백삼 가공법이 주는 결과는 다르다 생약재 수치 방법의 종류 홍삼으로 만드는 방법은 포화 수증기로 수삼을 쪄서 가을의 따가운 햇살과 적당히 건조한 공기 그리고 밤과 낮의 온도차 심한 기후 조건을 이용하여 건조하는 것이다. 증삼(steaming)이란 쌀로 밥을 짓는 습식 가공(moist cooking) 과정과 비슷하나 밥 짓는 것과 다른 점은 수삼을 직접 물속에 잠기게 한 다음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수증기로 찌는 것으로서 과거에는 시루떡을 만들듯이 시루에 넣고 쪘을 것이다.수치를 하는 방법에는 첫째 양건 혹은 음건하는 방법, 둘째 수증기로 1회(홍삼) 혹은 9회까지 쪄서 말리는 방법 (九蒸九曝: 숙지황, 경옥고), 셋째 발효시키는 방법(효모), 넷째 약한 불로 장시간 달여 추출한 액을 다시 장시간 가열함으로써 수분이 40% 내외로 된 진한 농축액(시럽상)으로 만드는 방법(인삼정, 아편) 등이 있다. 과거 홍삼 제조를 국가에서 전매법으로 규제하여 민간사업자들에게는 제조하지 못하도록 금했을 당시 인삼제조업자들은 수삼을 뜨거운 물에 살짝 데친 다음 건조한 태극삼으로 만들어 판매하기도 하였으나 현재는 극히 일부 회사에서만 태극삼을 제조하고 있다. 그러나 태극삼과 같이 뜨거운 물에 데치는 방법은 사포닌이 다량 유실 되므로 주의를 요한다. 한방에서 생약재를 수치하는 이유 첫째, 저장성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들에서 수확 혹은 채취한 생약재는 수분이 75% 정도에 달한다. 이와 같은 원료는 건조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쉽게 부패되어 약재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건조하는 방법에는 크게 음건과 양건이 있으며 이는 약재의 종류에 따라 달리한다. 양건을 권하는 생약재의 경우는 생약재에 함유된 활성성분이 태양광 자외선에 대하여 안정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인삼의 활성성분인 사포닌의 경우 자외선에 대하여 비교적 안정하기 때문에 태양광 아래에서 건조한다. 강열한 가을 햇살 아래에서 건조한 태양초의 색깔이 기계 건조한 고추(흑자색)에 비해 더욱 고운 것과 마찬가지로 홍삼도 기계 건조한 것보다 태양 건조한 것의 색깔이 곱다. 한반도의 가을 날씨는 뿌리 백삼과 뿌리 홍삼을 제조하기에 매우 적합하다. 낮에는 가을의 따가운 햇살을 받으며 건조되고 밤에는 온도가 낮아져 건조되기 보다는 뿌리 심부의 수분이 바깥쪽으로 확산되게 된다. 즉, 주간에는 표피에서의 수분 증발, 야간에는 내부 수분의 확산을 반복하면서 서서히 건조되기 때문에 수분함량이 12% 미만인 제품으로 제조할 수 있는 것이다. 높은 온도에서 급속으로 건조하면 껍질 부분이 경화되어 표피를 통한 수분 증발이 더 이상 일어나지 못해 뿌리 심부의 수분은 12% 이상이 된다. 초보 제조업자에 의해 제조된 뿌리삼 제품이 유통과정 중에 곰팡이가 피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원인에 기인된 것이다. 이 외에도 증삼과 같은 수치를 하게 되면 식물체가 가지고 있던 자가 효소들이 불활성화 됨으로 인해 저장성이 좋아진다. 둘째, 부작용을 경감시키기 위함이다. 실제로 higenamine이 함유되어 있어 강심작용을 나타내는 부자(Aconitum carmichaeli)는 독성이 강하여 생것을 사람에게 투여하는 것은 금물이다. 필히 생석회에 묻혀 건조하거나 소금에 절인 다음 쪄서 껍질을 벗긴 것을 약용으로 사용해야 한다. 홍삼이 수삼이나 백삼에 비해 부작용이 낮은 것은 사실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수삼과 백삼에 부작용 [예: 코피, 혈압상승, 목조임 현상(throat- or airway-tightness: 기도가 조이는 것과 같은 현상), 호흡이 가빠지는 현상 등]이 있는 사람도 홍삼을 복용하면 그렇지 않다는 사람이 더러 있다. 이로 보아 홍삼과 백삼의 약효 차이는 직접 비교해 보지 않아 모르겠으나 사람에 따라 백삼과 홍삼에 대한 부작용이 있고 없고 하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여겨진다. 인삼에 대한 부작용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복용을 중지 하면 금방 사라진다. 과거 수천년간 사람들이 복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인삼을 복용하고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했다는 임상예가 없는 것은 인삼의 큰 장점이라 하겠다. 이렇게 귀한 약을 복용하지 못하면 얼마나 억울하겠는가? 따라서, 성급하게 부작용이라 결론짓기보다는 생약재의 경우 우리 몸이 적응하는데 특이반응(명현 현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양을 줄이거나 간헐적으로 복용하여 몸을 적응시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인삼의 활성성분이 사포닌 저자 역시 인삼의 주 활성성분은 사포닌이라는 사실에 반론을 제기하지는 않는다. 다만“사포닌이 인삼 효능성분의 전부이다”라는 주장에는 분명한 과학적 증거를 가지고 반론을 제기할 것이다. 실제로 매우 민감(sensitive)한 효능 생물검정계(bioassay system)를 가지고 실험해 보면 사포닌이 주 활성성분이기는 하나 사포닌과 비사포닌계 성분 모두 즉 총추출물을 투여하였을 때 효과가 훨씬 뛰어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수삼 한 뿌리를 종으로 두 조각을 낸 다음 반은 그대로 건조하여 백삼으로 제조하고 나머지 반은 쪄서 말림으로써 홍삼으로 제조할 경우 홍삼의 사포닌 함량이 백삼에 비해 낮을 수밖에 없다. 그 이유는 뜨거운 증기로 찌는 과정에서 껍질에 주로 분포되어 있는 사포닌 가운데 극성이 강하여 뜨거운 물에 용해되는 사포닌(Ro, Ra, Rb, Rc 등)이 다량 응축수와 함께 폐수로 버려지게 된다. 저자가 KT&G 중앙연구원에 근무할 당시 연간 증삼액으로 유실되는 사포닌 양을 조사하였으며, 이와 같이 버려지는 사포닌을 회수하는 방법을 개발한 적이 있다. 한국인삼공사 부여창에서는 이 응축수를 증삼액이라 하여 활용하는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실제로 홍삼 응축수에는 사포닌이 건물량 기준으로 15% 가량 함유되어 있어 이를 회수하여 이용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국내 인삼 제조업체에서 년간 증삼 혹은 기타 과정에서 버려지는 사포닌의 양이 조사포닌 기준으로 약 600kg 이상은 족히 되리라 생각한다. 만약 이와 같이 버려지는 사포닌을 가지고 제품을 개발한다면 매출은 얼마가 될지에 대해서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셋째, 약효 증강 목적이 있다. 생약재 중에는 가공을 해야만 부작용 경감은 물론 약효가 생기는 것이 있다. 예를 들어anthrone계 화합물들은 1년 이상 보관하면서 anthranol이 공기 중에서 산화되어야만 부작용이 없고 약효를 나타내는 anthrone이 된다. Anthranol 그대로 복용하면 구토, 설사, 출혈성 하리를 일으키게 된다. 네째, 맛과 냄새를 좋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홍삼의 냄새나 맛이 수삼이나 백삼에 비해 좋은 것은 사실이다. 증삼을 하는 것이 단순히 사포닌 성분의 변화만이 목적이라 한다면 그것은 과학적으로 객관성이 결여된 것이라 본다. 수삼에 함유된 사포닌은 가정에서 달이는 과정 중에 홍삼 특유 사포닌이라고 알려진 진세노사이드 Rg3, Rg5, Rh, compound K 등과 같은 사포닌이 다량 생성 된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다려 복용할 경우 홍삼과 백삼간 사포닌 패턴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삼을 선호하는 것은 홍삼은 특유의 달콤하고 구수한 향 때문일 것이다. 물론 소비자의 기호가 어떤 제품에 길들여져 왔느냐에 따라 다르겠으나 백삼 추출물은 수삼향(흙취)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백삼을 주정으로 추출해 놓은 농축액의 경우 홍삼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의 경우 맛이 역해 복용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화인삼에 길들여져 온 일본인들의 경우 이런 맛을 선호한다고 하니 역시 입맛은 길들이기 나름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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