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주권을 수호하라

세계는 지금 자원 확보 전쟁 중
전하억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11-03 16:2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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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하는 신종인플루엔자의 치료제인 타미플루는 세계보건기구가가 공인한 유일한 치료제로서 특허권을 가진 회사는 스위스‘로슈사(社)’다. 타미플루는 스타아니스라는 중국의 토착식물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든 것으로 천연물 의약제품의 하나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타미플루 원료는 현재의 절반 수준인 7000달러 정도에 거래됐다.
신종 인플루엔자 환자의 급증으로 타미플루 특허권 강제실시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사들이 앞다퉈 제네릭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사들의 과열경쟁에 원료값이 올해 초보다 2배 정도 상승 이는 통상 제네릭의 경우 공급가에서 주성분이 차지하는 비율이 1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반응이다. 이는 생물자원이 앞으로 인류에게 의약 분야뿐만 아니라 보건, 식품, 에너지, 환경 등 미래 핵심 산업의 원천이 될 것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편집자주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 인간과 함께 직·간접적으로 교류하고 있는 무수한 생물자원
들이 인간의 곁을 떠나고 있는데 반해 바이오산업의 성장으로 최근 생물자원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생물주권이란 말이 중요해지고 있다. 동·식물이 신약을 개발하는 주원료로 쓰이는 등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2000년 540억 달러(약 68조원) 규모였던 바이오 시장 규모는 2013년 2100억 달러(약 267조6000억원)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생물들이 인류에게 가져다주는 혜택은 무궁무진하다. 생물도 우리 삶에 빠질 수 없는 소중한 자원으로 국가마다 생물자원 확보에 대한 인식이 커져 생물보호 및 생물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심지어는 생물에 대한 배타적 권리마저도 주장하는 시대가 도래 한 것이다. 이는 시대적 요청에 적응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인간생존을 위한 생태계 보호가 하나의 가시적인 의제로 구체화 된 것이다.

생물다양성이 주는 의미
지난 1992년 6월 생물다양성협약이 국제적으로 채택되면서 생물자원주권이 인정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생물자원의 확보, 전산화 작업, 자국의 생물자원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학문적인 개념으로 생물다양성은 생명체의 다양성과 생명체가 살아가는 서식처의 다양성을 총칭하는 말로 생명체를 보는 단계에 따라 유전자 수준의 다양성, 종 수준의 다양성, 그리고 생태계 수준의 다양성 등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생물다양성협약에서의 의미는 지구가 갖고 있는 본래의 생물학적 자본으로 지구상에서의 인간 생활을 가능케 하고, 보다 나은 생활을 위한 재화와 서비스를 공급해 주며, 욕구나 상황변화에 사회가 적응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깝다. 또한 다양한 생물의 서식장소로서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나 다양한 야생동·식물의 존재에 의해 사람들에게 정신적인 만족감이나 편안함을 주며, 등산, 하이킹, 캠프 등 각종 레크리에이션이나 관광활동의 장으로서 커다란 자원적 가치를 의미한다.
그 동안 인류 공동의 것으로 인식해 누구나 쉽게 이용하던 생물자원에 대해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생물주권을 인정함으로써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생물자원 제공국과 이용국 간의 이익 배분에 대한 논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로마클럽 보고서‘성장의 한계’에서는 생물산업이 지구환경 문제해결에 결정적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OECD 보고서 등은 생물산업을 인류가 직면한 보건, 식량, 에너지, 환경 등 주요 난제를 해결해 줄 것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핵심 산업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물산업의 시장규모는 97년 313억 달러, 2000년 540억 달러, 2013년 2100억 달러로 급격한 증가 추세에 있다.

생물자원 확보 전쟁
중국, 인도 등 세계 주요국들은 식물은 물론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더 많은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일본의 생물종 발굴은 9만 종, 영국은 8.8만 종으로 우리나라보다 3배나 많이 발굴해 놓은 상태다. 특히 우리나라 곤충의 경우 한반도 추정 곤충 (약 5만 종)의 20%(1만1381종)만 밝혀져 있으며, 이는 일본의 30%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영국과 비교할 때 우리나라 포유류 수는 영국이 64종으로 1.6배 많으나 전체 종수는 영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즉 포유류 등 척추동물은 비교적 많이 알려져 있으나 곤충 등 무척추 동물은 대부분 밝혀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도
정부 주도 하에 국내에 설치한 10개의 지역 사무소 네트워크를 통해 공동연구를 진행하면서 지난 30년 간 약 2천200번에 걸쳐 유전자원에 대한 합동조사를 실시했으며, 외국과의 교류도 확대해 현재 세계 57개국과 협력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인도가 확보하고 있는 식물 종에 대해서는 인도 국민들이 자유롭게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나 2000년대 들어 까다로운 절차를 통해 해외 유출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다. 또한 인도 국립유전자원국(National Bureau of Plant Genetic Resources, NBPGR)에서는 그동안 수많
은 종자를 손상시키지 않고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을 히말라야 산맥의 만년설을 이용, 다양한 종자들을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상황에서 저장 할 수 있는 건조 상태의 저장방식을 이용해 대단히 많은 양의 종자를 저장하고 있다. NBPGR 샤르마 박사 (S.K.Sharma)는“인도는 현재 전 세계 식물종자 171만9천183점 가운데 7.36%인 12만6천656점의 식물종자를 확보해 인도 각지에서 연구 중에 있으며, 미생물, 가축, 곤충 등 다른 생물자원을 포함해서는 약 30만 점의 생명자원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하며“식물종자 중에는 1만7천500점이 화훼 종자며, 583점은 실제로 경작해 수확이 가능한 농산물 종자고, 1천
500점은 미래 식량자원으로 가능성 있는 식물종자들로 인도 정부는 이들 종들을 국가 경제에 있어 유용한 종자로 개발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했다. 특히 샤르마 박사는 식물종자 연구에 있어 특히 야생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NBPGR에서는 식량자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334점의 야생 곡물종자를 확보하고 있는데 미래 식량난을 대비, 이들 야생종들을 새로운 식량원으로 개발하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중국 정부는 더 많은 자원 확보를 위해 2000년대 들어 장기적인 국가계획을 수립하고 과학기술부, 중국과학원 등의 기관을 통해 종자확보에 나서는 한편 생명자원 연구를 위한 연구소를 중국 전역에 설립 중이다. 중국 정부의 생명자원 발굴 계획은 국가 생명공학 발전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국내외 동.식물 생명자원 정보수집과 함께이를 보관, 전시하기 위한 대형 박물관 건립, 국제적인 종자정보 네트워크 구축, 생명자원에 대한 교육 강화 등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학원(CAS) 준카이 마 박사는“중국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투입, 국내외 생명자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결과 현재 전 세계 생명자원의 29%를 확보하고 있으며 더 많은 자원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약품의 약 80%를 식물 등 천연물질에서 추출하고 있으며 국립암연구소에서 열대식물 7000여 종으로부터 항암제와 에이즈 치료제 등 생약성분 추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주목으로부터 택솔 등을 개발하는등 지금까지 3390여 종의 식물로부터 11만4000개의 성분을 검출하고 있다.
이와 같이 중국은 한방의 종주국으로 생물산업에 기초가 될 본촌강목, 상한론, 신농본초경 등 수많은 고전문헌과 다양한 민간요법을 보유하고 사회주의 정책에 의거해 신약개발 사업에 국가가 집중 투자하고 상하이약물연구소에서 현재까지 약 250개의 신물질을 분리·개발했다. 그리고 개똥쑥으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 오미자로부터 간장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외에 일본의 경우 미생물, 해양생물 및 열대식물 등의 자원으로부터 활성물질 분리를 추진하고 있으며 버섯에서 레치난을 추출해 암치료 보조제로 시판 중이다.

우리나라의 생물자원 관리
우리나라의 생물자원 관리는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정부도 국가적인 관심을 갖고 1995년부터 관심을 기울였지만 너무 작은 규모로 시작해 사업이 미진한 실적이다. 특히 국내에서 개발한 신품종이 해외에 유출되는 사례도 빈번했다. 우리나라는 현재는 생산성 제고 위주의 정책추진 과정에서 우리나라 재래작물의 품종 약 2만 품종 중 74%가 1985년 이후 10년 사이에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농촌진흥청이 농림부장관에게 보고한 업무계획에 따르면 ‘조생황금배’등 거액을 들여 개발한 신품종이 이미 중국으로 유출됐으며, 2002년 이후 농진청, 관세청이 적발한 신품종 묘목의 중국 밀반출 시도가 5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자생하고 있는 토종 생물자원의 파악도 시급한 실정이다. 국내 토종 생물의 수는 약 10만 종으로 추산되는데 이 중 파악된 종은 식물 8천271종과 포유류 1천232종, 어류 905종, 조류 394종, 양서.파충류 41종, 곤충류 1만1천853종 등 2만여 종에 불과한 실정이다. 또 우리나라 자생식물의 경우 과거 여러 경로를 통해 유출되거나 대부분 외국 식물원에 보관 중이고 현재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미스킴라일락(묘목당 9~17달러), 미선나무, 구상나무, 비비추, 원추리 등이 개량돼 한국으로 역수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정부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부처 간 조정협의를 가진 후 2005년 생물, 유전자원 국가종합관리방안을, 2006년 9월 국가생명자원 확보 관리체계 구축방안을 마련, 현재 국가 생명자원 관리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있지만 뒤늦게 사업을 시작한 데다 부처 간 협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국립생물자원관을 설립 한반도 자생 생물자원의 탐색, 신유전자원의 발굴 및 고유종 관리를 강화하는 등 한반도 고유생물자원 발굴사업과 함께 ▷국가 생물자원의 수집 및 보존 ▷생물다양성 조사·연구 ▷국가 생물자원정보 관리 ▷생물산업 육성지원 ▷분류학 육성 및 전문인력 양성 ▷관련지식 및 기술의 보급 ▷전시·홍보·교육 등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는 생물자원의 주권 확보를 위한 중추적 국가기관으로서의 역할과 생물자원 공급을 통한 생명공학산업 등 생물산업의 육성과 생물다양성의 조사·연구를 통해 효율적인 자연보전정책을 추진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분류학, 생태학 등 기초과학 및 관련전문가도 육성하고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국민의식 제고에도 많은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물주권 확보가 경쟁력이다
생물주권이란? 생물에 대한 자국의 주권적 권리로써 외국의 생물자원을 우리가 사용하게 될 경우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이는 우리의 생물자원을 타국이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우리 것이라는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서는 자국의 고유종이라는 명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고유종이란 지리적으로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해 서식하는 생물 분류군을 통칭해 분류학적으로 종 혹은 종 이하의 분류군을 총망라하는 것으로 생물다양성협약은 자국 내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적 권리를 인정하지만 가입국에 대해 자국 생물종의 자세한 목록 및 주기적인 감시 체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선진국은 자국의 생물다양성 조사와 생물종 목록을 완비하고 소장 표본에 대한 모든 정보를 전산화해 필요한 분야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생물자원관을 건립해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최근 생물자원관을 설립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고유종의 기준표본이
대부분 외국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는 동물 1만7000여 종 가운데 한국고유종 3000종의 420종을 제외한 기준표본이 외국에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힌바 있다.
N.마이어스 1만년 전에는 100년에 생물 1종이 사라지고 1천년 전에는 10년에 생물 1종이 사라지고 100년 전에는 1년에 생물 1종이 사라지고 현재는 1일에 생물 100종이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물은 식량, 의약품, 목재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뿐만 아니라 인류 생존을 위해 필수불가결하다.
이와 같이 생물자원의 중요한 생태계에서의 역할을 가치로 따지면 연간 33조 달러에 해당하고, 모든 국가의 연간 총생산액은 18조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 이외의 문화적·정신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생물들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다. 생물자원 상품의 연간 세계시장 규모는 약 5000∼8000억 달러로 전 세계 석유화학 제품의 시장규모가 5000억 달러고, 정보통신 분야가 8000억 달러인 것과 비교해 볼 때 생물자원의 가치는 엄청난 것이다.
앞으로 바이오산업은 무한한 성장가능성을 예고하기 있기 때문에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생물자원에 대한 중요성은 점차 커질 것이다. 때문에 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물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에 주력하면서 우리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생명공학 및 실용화 기술을 살려 경쟁력 향상에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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