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녹색발전을 위한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다. 불확실성이 크고, 투자회임 기간이 길며 사적 수입이 사회적 수익보다 낮았던 기존의 녹색산업은 그특성 때문에 충분한 투자자금유입이 곤란했고 재정을 통한 지원에 한계도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제안하는 녹색산업은 불확실성을 줄여 시중 자금을 원활히 하고 검증된 녹색기업에 대해서는 재정지원과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에너지 다소비형 제조업 중심의 경제체제에서 저탄소·녹색 경제 구조로의 전환이 시작된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월 6일 대통령이 주재한 제 4차 녹색성장위원회에서‘녹색투자 촉진을 위한 자금유입 원활화 방안’을 발표했다.
국토해양부의 녹색물류 인증제도 및 새로운 물류성과지표와 관련해 2009년에 제도시행을 위한 법령개정과 세부지침을 마련하고, 2010년 중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등 본격적인 시행을 준비중에 있다고 밝혔다.
■ 진정한 녹색기업을 선별
기존의 녹색산업정책은 걸음마단계로 녹색산업의 정의조차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에 시장에서도 외면받았다. 이에 정부는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종합지원대책’을 발표했다. 바로‘녹색 인증제’다. 특정 기술 또는 프로젝트가 녹색분야인지 아닌지의 여부를 가려내 민간자본의 유입을 이끌겠다는 것이다. 특정 기업을 녹색기업으로 선정하는‘녹색기업 확인제’도 검토중이다. 인증방식은 민관공동 녹색인증의 전문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민간·해외 전문가를 활용하고 구체적 인증대상 분야, 기준, 절차 등은 지경부·환경부·중기청 등
관계부처에서 마련한다. 인증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투자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 세제 인센티브 또한 제공한다.
‘핵심 녹색산업’도 선정하기로 했다.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 미래 주력 수출품목화 가능성, 전후방 연관효과에 따라 선정할 계획이다. 발광다이오드(LED)와 친환경차 등이 이에 포함될 전망이다. 에너지절약기업(ESCO)의 사업범위도 확대시킨다. 이산화탄소 저감시설 및 신재생에너지시설을 확대하면서 재정융자 규모도 금년 1,350억원에서 2013년 2,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 녹색산업이 국가 주력산업
녹색산업은‘연구개발(R&D)-상용화-성장-성숙’등의 발전단계별로 맞춤형 자금유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침을 세웠다. 정부는 우선 R&D 단계의 지원을 확대했다. 녹색기술 R&D에대한 재정지원을 올해 2조원에서 2013년 2조 8000억원으로 늘리고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3000억원 규모의‘연구개발 및 사업화 지원 매칭펀드’도 조성할 계획이다. 상용화 단계에서는 녹색 중소기업에 대한 안정적 공급에 주력한다. 자금공급을 위해 모태펀드 출자를 대폭 확대하여 현재 6000억원 수준의‘녹색중소기업 전용펀드’를 2013년까지 1조 1000억원 규모로 조성한다. 또한 녹색기업과 프로젝트에 대한 신용보증 지원도 2조 8000억원에서 2013년 7조원으로 3배 가까이 확대할 방침이다.
성장단계에서는 자본시장을 활용한 장기자금 조달 체계를 구축하고, 필요한 경우 세제지원 등을통해 투자위험 경감을 위한 유인을 마련한다. 이자소득세를 비과세하는 녹색 장기예금과 녹색채권이 이에 대표적이며 산업은행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금년 하반기 중에는 5000억원 규모의 녹색펀드를 PEF(Private Equity Fund) 형태로 조성한다. 펀드 활성화를 위해 공모펀드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출자금액의 10%(1인당 300만원 한도)를 소득공제하고 1인당 3천만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녹색 장기예금 개발 및 녹색채권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일반 개인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 이자소득세가
비과세 되는 5년 만기에는 녹색 장기예금 또는 3년 또는 5년 만기 채권의 발행을 허용한다. 녹색 장기예금과 채권 금리는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수준을 적용하고 장단기 예금의 금리차는 이자소득 비과세로 보전토록 할 방침이다.
녹색산업의 성숙단계에서는 민간의 자발적 녹색금융 참여를 유도하고 정부는 녹색금융 인프라 구축에 주력한다. 2011년까지 탄소배출권 거래소를 설립해 시범 거래를 실시하고 올해 10월까지 탄소배출권 시장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탄소 펀드도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녹색성장 투자실적 등을 감안한 한국형‘녹색 사회책임지수(SRI)'를 개발하여 우수기업을 ’녹색리그테이블‘로 공표하고 녹색산업 주가지수도 개발하여 민간의 관련 금융상품 개발을 지원한다. 녹색산업과 프로젝트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수출금융을 기존 1조원에서 2013년까지 3배(3조원)으로 확대하고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해 보증료 20% 할인과 보증한도도 우대할 계획이다.
■ 녹색물류 인증제도
정부는 2010년부터 4년 동안 관련 보조금 등으로 모두 180억원을 투자해 전체 물류분야 온실가스 배출량1%에 해당하는 19만톤을 감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인 물류업체를 '녹색물류 기업'으로 인증하고 이들 우수 인증업체가 저공해 차량 도입이나 철도, 해운 등 친환경 수송체계로의 전환을 원하면 보조금 등을 지원하는 녹색물류 기업 인증제를 오는 2010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리고 국토해양부는 물류기업·화주기업·단체·학계 및 정부 등이 참여하는 녹색물류 공동협의체를 구성해 친환경 수송수단으로의 전환, 저공해 장비 도입, 에코드라이브 실시 등 녹색물류 사업을 평가·발굴해 정부차원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며 기후변화 협약 대응책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수송부문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 중 20%를 발생시키는 핵심적인 관리대상이며, 수송부문중 약 30%는 화물운송단계에서 배출되고있어 친환경적인 물류활동의 확산에 대한 사회적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이와 함께 국가물류비, 기업물류비 등 기존 물류지표 이외에 정부와 기업물류 차원에서 물류효율화 정도를 프로세스 역량과 결과 측면에서 계량화하여 평가할 수 있는 두 가지 물류성과지표 체계를 개발및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 ‘녹색인증제’소문 난 잔치에 요리 안 된 밥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녹색발전을 위해 내놓은 야심찬 계획이 지연되고 있다.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의 임시국회처리가 불투명해지면서 녹색인증제 도입, 금융 및 세제지원 등 관련 지원책의 연기 또한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 달 21일 기획경제부, 지식경제부, 녹색성장위원회 등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는 녹색인증제 도입을 위해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인증의 법적근거 규정을 마련해 놨지만 여야가‘미디어 법’을 놓고 대립양상을 보이면서 녹색법이 해당 소위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진통
을 겪고 있다.
녹색산업은 불확실성이 높고 장기프로젝트에 투자할 금융상품이 적어 투자유치에 애를 먹고 있는 기업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도 오는 9월 인증방식, 기업, 운영기관 등을 마련하려 했으나 해당 법을 처리가 미뤄지면서 지원책 마련도 연기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또한 녹색법이 속해 있는 기후특위가 8월말이면 끝나는 한시적 위원회인 것도 문제가 된다. 만약 기후특위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 위원회를 재구성해 또 다시 법상품 개발을 지원한다. 녹색산업과 프로젝트의 해외진출 지원을 위해 수출금융을 기존 1조원에서 2013년까지
3배(3조원)으로 확대하고 해외 진출 기업에 대해 보증료 20% 할인과 보증한도도 우대할 계획이다.
■ 해외 녹색산업 성공 사례
세계 주요국들은 녹색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선택과 집중’원칙하에 핵심 녹색산업을 선정하여 집중 지원하고 있다. 지원책을 거창하게 마련해놓고, 법적 근거를 마련하지 못한 우리나라와는 사뭇 대비된다. 또한 주요국들은 공공부문이 보완적 역할을 하면서 자본시장도
적극 활용하여 녹색채권 발행, 녹색펀드 조성, 여신금리우대 등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녹색산업의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로서는 눈여겨볼 만하다.
네덜란드는 은행이 세제해택이 부여된 녹색채권을 발행하거나 녹색펀드의 지분을 매각하여 녹색사업에 투자 또는 장기저리 대출을 하고 있다. 자본이득 세면제와 세액공제 혜택을 부여한 장기 소액체권 또는 펀드 지분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하여 자금을 모집한 뒤 세제혜택으로 시중금리보다 1~2% 낮게 조성된 장기자금을 정부가 녹색인증을 한 프로젝트 70% 이상 투융자한다. 독일은 정책금융기관(KfW)에서 환경보존·에너지 절감·태양광 발전분야 소규모 투자에 저리를 대출한다. 일본은 주택금융지원기구 등에서 에너지효율 주택·빌딩 건축 및 개조에 대해 저리를 대출한다. 민간 금융회사의 에너지 효율주택에 대한 원활한 장기저리 대출을 위하여 민간 금융회사의 대출채권을 인수하거나 이에 기초하여 유동화 회사가 발행한 유동화 증권을 보증한다. 캐나다는 중앙정부가 재정자금으로 지자체·민간이 공동추진하는 혁신적인 환경 프로젝트 지원을 위해 별도의 펀드를 설립했다. 캐나다 중앙은행의 채권 이자율보다 1.5% 낮은 우대금리로 대출하는 등의 혜택을 제공하고있다.
■ 혹시나 하는 기대와 역시나 하는 실망
녹색산업은 선진국 중심으로 미국이나 독일, 유럽 등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차세대 신성장동력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탄소배출량의 감소, 에너지 효율화의 과제를 달성해야만 하는 절박한 지구환경 앞에서 녹색성장은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국책사업으로 꾸준히 실행되어야만 한다. 그래서 단기적 이익을 추구하는 자본논리가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논리로 멀리 그리고 길게 볼 수 있어야 하는 희망의 산업이기도 하다. 희망의 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국가의 자본이 흘러들어올 산업이고 잘 나가는 기업이 주목해야 할 산업이라는 점에서는 전망이 밝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다준다.
어느 나라에서고 녹색성장, 녹색 산업을 부르짖지만 녹색산업의 종류의 한계가 애매모호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친환경적 정책이 절대국책이 됨으로써 더 분명하게 녹색산업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구체화되고 있는 현실이다. 선택과 집중을 받을 수 있는 유망주 산업임임에 틀림없지만 녹색이라는 이름 때문에 단기적 효과나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산업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기대받는 만큼은 아닌 산업”이라는 눈총도 받고 있기도 하다.
지금은 녹색이라는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사상도, 산업도, 교육도 말하지 못하는 것처럼 녹색의 가치는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었지만 그 때문에 녹색의 진정한 가치가 대우받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모습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힘든 거품상황을 유발하기도 한다.
정부의 녹색인증제 도입은 그런 거품과 안개를 걷어내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정한 녹색산업시대를 열고자 하는 의지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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