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가 완성되면 좋은 경관을 즐기며 장거리 자전거 여행을 하는 사람들로 지방 관광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 정책이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힘들 만큼 도시 내 자전거도로가 태부족한 상황에서, '현실을 전혀 모르는 토목건설 위주의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도심의 자전거 전용도로는 매우 열악하다. 7대 도시 가운데 자전거도로가 100km 이상인 곳은 서울(122.9km)뿐이다. 나머지 6대 광역시는 각각 자전거 도로가 40km 미만이다. 대부분의 자전거 도로가 보행자와 자전거 겸용 도로거나 도로에 선만 그어 놓아 불법 주차 공간으로 잘못 이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사람들은 때로 차로에서 목숨을 내놓고 주행해야만 하는 위험한 현실에 처해 있다.
외국과 우리나라의 자전거 도로 사진을 비교해 보자.
대한민국은 자전거가 많이 다니게 되는 도시 하천변 포장도로의 경우, 인도와 구분이 없이 같은 길에 선 하나 더 그어 놓고 색깔만 다르게 해 놓았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포장도로에서는 폭이 좁아서 사람과 자전거가 뒤섞여 다니게 되어 사고의 위험도 높다. 그에 비해 프랑스 자전거 길은 차로와 약간의 사이를 두어 안전을 고려했으며, 나무로 된 울타리를 지나 진입하므로 친근한 느낌을 준다.
자전거의 보관도 문제다.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장소에 마련된 자전거 보관소조차 허술해 각종 자물쇠를 자전거 주인들이 알아서 챙겨야한다. 그럼에도 “새 자전거나 고급 자전거를 보관소에 매어두고 갔다 돌아와 보니, 다 떼어가고 바퀴만 덜렁 하나 남아있더라.” 하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들린다. 이웃 나라 일본은 역 앞에 마련된 엘리베이터 식 자전거 보관함에 보관한다. 좁은 공간이라도 자전거를 차곡차곡 쌓아 많은 수를 보관해주며, 자전거 도난을 방지하여 사용자가 안심할 수 있는 방법이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도로 다이어트’를 해 도심의 자전거 출퇴근 족을 늘리자는 의견도 있다. ‘도로 다이어트’란 기존 도로의 차로 폭이나 수를 줄여서 보행로와 자전거 도로, 또는 분리대를 만드는 방식이다. 1980년대 미국 펜실베이니아와 플로리다 주에서 도입되었는데, 녹지 등을 훼손시키지 않고,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길을 만든다는 이점이 있다.
정부의 자전거에 대한 관심은 자전거에 대한 대중의식을 개선시키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 내는 긍정적 효과도 크다. 2006년 말부터 '자전거 도시'를 추진해 온 경남 창원시는 2008년 2월 '자전거 특별시'를 선포했다. 전국 처음으로 자전거정책과(12명)도 신설했다. 창원시는 계획도시로 조성돼 시내 전체 지형이 편평하고 도로가 곧아 자전거타기에 좋은 여건이다. 창원시는 자전거 활성화 관련 조례에 근거해 월 15일 이상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근로자에게 한 달 3만원씩의 출·퇴근 수당을 지급한다. 특히 박완수 시장은 지난 해 3월부터 자택에서 시청까지 3㎞여를 매일 자전거로 출근하며 자전거 이용을 독려하고 있다.
창원시는 전국 최초로 공영자전거인 '누비자(누비다+자전거의 합성어)'를 도입, 현재 이용 가능한 자전거 수는 약 410여 대이며, 무인 터미널은 101곳으로 늘었다. 이 자전거에는 속도계와 주행거리, 시간이 표기되는 센서와 위성 위치확인시스템(GPS)이 달려 있다. 창원시는 2012년까지 ‘자전거 천국을 만들자’는 목표 아래 150억 원을 들여 공영자전거 5천 대와 자전거보관소 300곳을 확보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자전거 도로가 유일하게 100km 이상인 서울시도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2009년 5월 14일 시청 청사 기자회견에서 “도심 내외간, 도심과 외곽간 자전거 이용을 쉽게 하기 위해 총 88km 길이의 자전거전용 도로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앞서 언급된 ‘도로 다이어트’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더욱 환영받고 있으며 예산 517억 2600만 원이 투입된다. 오 시장은 “2014년까지 자전거 순환망이 완료되면, 자전거 이용률이 현재 1.2%에서 6%대로 늘어나고 연간 1500억 원에 달하는 에너지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오 시장은 "시민들이 서울 도심은 물론 한강과 남산, 외곽지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막힘없이 달릴 수 있게 만들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춘천시 역시 프랑스 파리의 자전거 공영제인 벨리브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벨리브란 프랑스어로 자전거를 뜻하는 벨로와 자유를 뜻하는 리베르테의 합성어인데, 필요한 곳에서 싼 값에 자전거를 빌려 탄 뒤 목적지에서 반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런 다양한 정책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2007년 10월 ‘환경 친화적 자전거 문화 정착 종합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기준 대한민국의 자전거 보유 비율은 14.4% (7명당 1대)로 자전거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저조하다. 더군다나 한국에서는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탄다는 인식이 많아서 교통수단 분담률도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자전거 보급률을 늘려 자전거를 생활 속에서 자주 이용하게 하려면, 사회적인 인프라 확충 외에도 국산 자전거 부품 업체를 키우는 노력이 시급하다. 2007년 기준 국내산 자전거 생산 대수는 약 2만대에 불과하다. 어린이용 장난감 ‘스카이 콩콩’ 으로 유명했던 대영자전거에서 생산하는 것이 유일하다. 유명 브랜드인 삼천리자전거와 알톤스포츠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제품이 아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2005년 충북 옥천공장을 닫고 국내 생산기지를 없앴다. 대신 OEM 방식으로 중국산 자전거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1988년에 국내 자전거 생산량이 284만대에 이르렀고, 부품 등 관련업체도 60여 개를 넘겼던 사실을 돌이켜 보면 아예 기반이 없어진 지금의 현실이 아쉽다.
일단 자전거가 일상적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얻어질 이익은 크다. 지난 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펴낸 ‘자전거산업 발전계획 및 수립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자전거 이용 시 승용차에 비교해 한 달에 24만 원 이상의 교통비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자전거는 도심에서 단거리를 이동할 때, 가장 빠른 교통수단이다. 독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도시 내에서 5km 이내의 거리를 이동할 경우,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자전거가 가장 짧은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자전거는 교통 체증도 피할 수 있으며, 좁은 골목길도 자유로이 다닐 수 있다. 또한 이산화탄소 발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교통수단이 자전거이다. 현재 자동차와 같은 수송 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은 전체의 20% 정도인데, 자전거 이용이 널리 보급되면 자동차의 75% 정도인 자가용 사용량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대기 오염도 줄어들게 될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자전거 천국’ 인 대한민국, 녹색 성장을 이룰 대한민국을 건설하기 위해선, 정부와 여러 단체 및 자전거 사용자들의 의견이 서로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돌파구가 필요하다. 서둘러 건설을 추진하기보다는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실생활에서도 편리하게 이용될 수 있는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