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40

서울시의 친환경적 약속 실현 가능한가?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9-06-02 11:3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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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8일부터 21일 서울에서 제 3차 C40 기후정상회의가 개최됐다. C40는 국가와 정부차원이 아닌 각 나라 대도시의 자발적인 모임으로 대도시의 산업 및 인구 밀집 등으로 인한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실질적 변화를 추구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제 1차 총회는 2005년 10월 3일 런던에서 개최됐으며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18개 도시 대표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불가피한 영향에 대한 적응 및 미래의 배출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 2006년 8월 클린턴재단과 Large Cities Climate Leadership Group에서 C40라 이름을 바꿨으며 2007년 5월 미국 뉴욕시에 51개 세계 도시 대표들이 모여 2차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C40의 목적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0% 내외를 차지하는 대도시들이 전 세계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고 온실가스감축에 대한 행동과 협조를 위한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재생 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 개발과 이용 경험 공유를 통해 기후변화에 관련된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하여 힘을 모으고 있다.
1차 정상회의 때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도시 간 국제적 공조 및 협력체제 구축과 저탄소 배출 실행 전략 추진에 합의하면서 기본적인 틀을 정했고, 2차 정상회의 때는 1차 정상회의 이후의 기후변화 정책 경험을 상호 교환하며 보다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채택했다. 이번 3차 정상회의는 도시별 기후변화 대응 사례발표를 통해 그 동안의 성과를 공유하고 각 부문별로 보다 구체적인 시행방안과 녹색산업과의 연계에 초점을 맞춘 논의가 진행됐다.

<녹색산업시대 개막>
기후변화와 관련된 대규모 국제회의는 C40 정상회의 외에도 많다. 특히 유엔 기후변화협약인 UNFCCC를 통해 세계 주요국 정부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국가차원의 회의가 대도시들의 모임인 C40 기후정상회의보다 영향력이 크다고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유엔 기후변화협약을 통한 각국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노력은 국가별 이해관계에 따라 쉽사리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도시들의 자발적 감축 노력은 이미 실질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가시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각국의 중앙정부는 자국 산업 전체의 이해관계를 살펴야 하기 때문에 기후변화 대응과정에서 장애요소가 많고 진행 속도 또한 느릴 수밖에 없다. 반면, 도시들은 중앙정부에 비해 이러한 부담이 적어 자유롭게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을 펴 나갈 수 있다.
그 예로 자국 산업의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은 교토의정서에 비준하지 않았지만 미국 주요 도시들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있고 C40 기후 리더십 그룹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미국 주정부는 연방정부와 달리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국 인구의 65%인 29개주에서 온실가스 저감 목표를 수립해 정책과 조치를 시행 중에 있다.
서울 C40 기후정상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16개로 나눠지는 각각의 회의 주제들이 현재 녹색산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이번 정상회의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도시 정상들의 합의라는 측면뿐 아니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신성장동력인 녹색산업 활성화에도 맞춰져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각 주제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초 국내 주식시장 상승세를 주도한 녹색성장 관련 산업들이 눈에 띈다. 스마트빌딩, 고효율 조명(LED), 신기술 자동차를 위한 기반 구축(하이브리드카 및 2차 전지), 수처리, 스마트그리드 개발, 탄소금융 및 CDM, 폐기물 자원화, 재생에너지기술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주제들을 두고 벌이는 정책 논의는 회의 이후 각 도시에서 녹색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크고 녹색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서울선언문의 의미>
오세훈 서울시장은 5월 21일 정상회의 회원 도시들을 ‘저탄소 도시’로 만들 것을 공동 목표로 선언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했다. 그는 “이번 C40 정상회의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더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오 시장은 “서울선언문은 제1차 런던회의(2005년)와 제2차 뉴욕회의(2007년)를 기초로 도시들의 협력방안을 더욱 구체화했다.”면서 “도시들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책임자를 두고 목표치와 성과를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해 단순한 선언으로 끝나지 않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이번 C40 정상회의 기간 중 그동안 추진한 친환경 건축기준, 중앙버스전용차로, 한강르네상스, 남산르네상스 등을 적극 소개해 주요도시 시장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콘크리트 제방을 걷어내 친환경 수변공간을 조성하는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는 캐나다 토론토와 브라질 상파울루 등이 벤치마킹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세계 온실가스의 80%를 배출하는 도시가 변해야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만큼 정부도 도시에 힘을 실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자원과 권한을 배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선언문은 올 12월에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유엔 당사국 총회에서 반드시 2013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대안을 도출하고 이번 회의의 서울선언문을 통해 각 도시들의 역할을 강조했다는 데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세계도시 기후정책>
회의기간 동안 각국 도시들의 환경대응 정책들이 경쟁적으로 쏟아져 나왔다. 클로버 무어 호주 시드니 시장은 ‘지속가능한 시드니 2030 전략’이라는 주제로 2030년까지 시드니를 세계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도시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발전 전략을 소개했다. 무어 시장은 “건물의 온실가스 배출, 교통 및 에너지 공급을 아우르는 새로운 개념의 녹색 경제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발전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지원과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데니스 보팽 프랑스 파리시 부시장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4년 대비 75%까지 감소시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25% 감소, 에너지 소비량 25% 절감을 달성하고, 파리의 에너지 소비량의 25%를 신재생 에너지로부터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보팽 부시장은 또 자전거 이용률을 150% 늘리고, 대중교통 승객 수도 15% 확대하려는 계획도 소개했다.
도쿄시와 싱가포르시는 효율적인 수자원 관리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도쿄시 관계자는 "배수관의 계획적 교체와 기술개발로 누출 비율이 3.3%에 불과해 효율성을 극대화한 상수도시스템 구축에 성공했다"면서 누수방지를 통한 효과적인 물의 이용을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기후 변화는 물의 부족, 수질의 악화 등 상수도 시설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누수 방지를 위한 도쿄시의 노력은 수자원의 절약뿐 아니라 정화 및 급수 과정의 에너지 소비도 절감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탄 영 싱가포르시 환경·수자원부 사무차관은 수자원 관리를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했다고 밝혔다. 탄 영 사무차관은 "물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첨단의 막(Membrane) 기술을 이용한 물(폐수)를 다량으로 회수해 이를 고품질로 물로 사용한다"며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물의 낭비와 운영비를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회수 물이 고품질이 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바다로 방출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탄 영 사무차관은 "싱가포르는 법, 표준, 가격 제도와 같은 의무적인 조치들과 공공 캠페인,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과 같은 자발적인 조치들을 혼합하는 포괄적인 물 수요 관리 전략을 이행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의 녹색카드>
오세훈 서울시장은 18일 "서울시는 친환경 녹색성장을 위해 공격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C40 세계도시 기후 정상회의에서 기후 친화도시 서울 제목의 사례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서울은 600년 전통과 첨단 IT(정보통신)기술이 조화를 이뤘지만 급격한 도시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는 △녹색건축물 △녹색교통 △녹음이 넘치는 서울 △친환경에너지 △시민과 함께 만드는 친환경 도시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우선 202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을 2000년보다 15% 감축키로 목표를 설정하고, 신재생 에너지이용률을 2004년 0.6%에서 10%까지 늘리는 한편, 온실가스 배출량을 25%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건축물부문에 대해서는 친환경 건물을 건립할 시 세제혜택과 용적률 인센티브를 혜택을 줘 현재 서울시내 60여 곳의 대형 건축물이 친환경 건축기준을 적용받아 건립 중이다.
서울시내 교통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 한 버스중앙차로제를 2010년까지 60㎞를 추가해 모두 128.860㎞로 운영할 계획에 있다.
자전거도로 확충과 관련 인구 1000만 도시 중앙에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자전거 도로 만드는 것이 현재로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2014년까지 총 연장 418㎞로 서울시 한 복판에 자전거 도로가 들어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의 생활권녹화사업은 C40 정상회의 시장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사업이었다. 도심에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일은 어렵다. 대부분 개인소유 토지로 이를 매입하기 위해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인근에 민간조합이 재건축하는 용적률을 대폭 높여주는 대신, 해당 토지는 조합에서 보상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그린서울 몇 점>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 국장은 5월 18일 에너지시민회의와 녹색서울시민회의 주최로 열린 C40 개최기념 시민포럼에서 ‘서울시의 에너지·기후변화 정책’ 발표문을 통해 서울시가 친환경 에너지 선언에 명시한 목표치를 이룰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서울시는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07년 4월 친환경 에너지 선언을 통해 2000년 기준 에너지 이용량을 2010년까지 12%, 2020년까지 15%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이것은 2000년에 1645만 TOE(1TOE는 석유 1톤이 내는 열량)였던 에너지 이용량을 2010년과 2020년에 각각 1450만 TOE와 1400만 TOE로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2008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07년 서울의 최종 에너지 이용량은 1599만6000 TOE로 집계됐다. 1차 시한인 2010년 목표치에 비해 149만6000 TOE가 초과돼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서울시 에너지 사용량이 2005년 1518만2000 TOE, 2006년 1558만6000 TOE로 해마다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해가 갈수록 서울시의 목표치와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다.
서울시의 에너지 절감과 효율증대 정책이 선진국 도시에 비해 소극적이어서 1차 시한이 겨우 1년 남은 시점에서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 역시 의욕이 앞섰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시는 201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기준 20%, 2020년까지 25% 줄이겠다고 했지만 서울시 시정개발연구원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 3157만 톤에서 2010년 3687만 톤, 2020년 3965만 톤으로 약 2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행히 내년까지 태양열 등 신재생에너지 이용비율을 2%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는 이룰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2008년에 집계한 지역에너지통계연보에 따르면 2007년 서울의 신재생에너지의 사용비율은 1.1%로 1%대를 넘어서 앞으로 1년 동안 남은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서울시가 2010년까지 단기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한 것 자체는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지만 최근 들어 서울 전 지역에서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개발계획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어 대규모 토목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실이다. 온실가스를 어떤 식으로 줄이겠다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서울시는 C40 회의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며 시민들과 환경단체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친환경적 약속을 전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현실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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