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이 직업병이란 어느 특정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발생하는 것이지 자신과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질병에 걸리면 혹시 그 병이 나쁜 작업환경이나 너무 고된 업무 때문에 생긴 것은 아닌지 한 번쯤은 의심해 보게 된다. 특히 지난 1990년대 말에 있었던 경제 위기 후에는 많은 사무직 근로자들이 과다한 업무량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었다. 업무량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많아지면서 질병이 생기면 이것이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생겼다.
직업병을 쉽게 이야기하면 그 직업을 갖기 전에는 없었는데, 일을 하면서 그 일과 관련되어 발생한 질병을 말한다. 그러므로 직업병은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생산직 근로자에게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고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에게도 발생한다. 그러나 직장에 다니면서 발생하였다고 모두 직업병이 아니기 때문에 직업병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직업 환경과 질병과의 관계를 잘 이해하여야 한다.
직업 환경과 질병과의 관계 이해
직업병은 질병의 하나이지만 임상의학이나 병리 의학적으로 진단되는 것이 아니고 역학적으로 규명되는 것이므로 각자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르게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은 직장에 다니다가 질병이 발생하면 이것은 업무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 의학적으로는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유해요인에 노출되는 집단에서 다른 집단에 비해 특정 질병이 많이 발생하면 이것을 직업병이라고 한다. 산재보험에서는 보험대상이 되는 근로자에게 법적으로 인정하는 질병이 발생하는 경우를 직업병이라고 보고 이를 업무상질병으로 표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과점 자영업을 하는 제빵업자에게 빵가루에 의한 천식이 생겼다면 이는 의학적으로는 직업병이지만 산재 보험상의 업무상질병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반대로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던 근로자에게 뇌출혈이 발생하면 이는 엄밀한 의미의 직업병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산재보험에서는 이를 작업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과로에 의한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직업병을 어렵게 보는 이유 중의 하나는 직업병은 진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산재 중 안전사고로 발생하는 재해는 모든 것이 확실하고 명쾌하다. 안전사고는 분명히 사업장내에서만 발생하고, 고용기간 중에만 발생하고, 사고원인과 재해발생과 시간적 차이가 없으므로 다른 원인에 의한 질병과 혼동될 일이 없다.
이에 비해 직업병은 사업장내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발생한다. 고용기간 뿐만 아니라 이직한 후에도 발생하고 심지어는 이미 사망한 사람에게서도 문제가 된다. 작업환경의 원인과 질병 발생 간에 수 십 년의 시간적 차이가 있는 경우도 있고,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하였을가능성도 많기 때문에 작업장과의 관련성을 판단하기가 모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안전사고에 의한 손상 재해는 원인이 비교적 뚜렷하여 재해가 발생하면 해당 근로자에 대한 적절한 의학적 처치, 재활 및 보상은 물론 발생원인의 분석을 통해 동종의 사고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대책을 수립할 수 있다.
반면 작업환경의 가시적 또는 비가시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직업병은 일반 질병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작업환경과의 관련성을 쉽게 밝힐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설사 직업병의 원인으로 가능한 요인이 있다 하더라도 자료가 부실하거나 오랜 시간이 흘렀거나 이미 퇴직하여 그 관련성을 밝히기 더욱 어렵다.
원인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당장 발생할 수 있는 직업병을 예방할 수는 없다. 과거의 열악한 환경에 의해 발생한 직업병은 계속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업병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는 것이므로 가능하면 제대로 발견하여 근로자에게 조기치료나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해주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직업병 발생에 대한 근로자의 비난이 거세면 거셀수록 사업주는 직업병을 받아들이는데 인색해지고 직업병은 자꾸 수면 아래로 잠적하게 된다. 직업병에 대한 보상과 치료와는 별도로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가 계속되어야 한다. 직업병 예방을 위한 투자에 대한 보상은 당장 돌아오는 것이 아니고 수년 후 심지어는 몇 십 년 후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직업병의 다양한 원인에 따른 분류
직업병을 원인에 따라 분류해 보면 물리적 환경에 의한 것, 화학물질이나 분진에 의한 것,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것 및 작업조건이나 자세 등으로 기인한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리적 환경에 의한 직업병으로는 고열작업의 열사병, 저온작업의 동상, 소음작업의 소음성난청, 진동 작업의 진동 신경염, 방사선 피폭에 의한 피부염과 백혈병과 같은 종양, 비전리방사선(흔히 전자파라고 함)에 의한 질병 등이 있다.
화학적 요인에 의한 직업병은 납, 수은, 카드뮴, 망간, 비소, 크롬 등 중금속에 의한 중독, 벤젠, 톨루엔, 트리클로로에틸렌, 신너 등 각종 유기용제에 의한 질병이 있고, 분진에 의한 규폐증, 탄광부진폐증, 석면폐, 용접공폐 등이 있다.
생물학적 요인에 의한 직업병은 주로 병원종사자의 감염질환이나 야외 작업자들의 감염질환이 있다. 작업조건에 의한 질환은 장시간 근무,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뇌심혈관계질환, 정신질환 등이 있다. 작업 자세에 의한 질병은 직업성요통, 수근관증후군, 회전근개염, 외상과염 및 건초염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 있다.
직업병을 질환에 따라 분류할 수도 있다. 호흡기, 소화기, 혈액, 심장 및 순환계, 신경계, 근골격계, 피부, 정신, 신장, 안질환, 청각질환, 생식기계, 감염질환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호흡기질환으로는 진폐증을 비롯하여 직업성천식, 만성기관지염, 과민성폐장염, 호산구성폐렴과 폐암, 악성중피종, 후두암, 비강암 등이 있다. 소화기질환으로는 화학물질에 의한 독성간염, 혈액질환으로는 급성골수성백혈병, 골수이형성증후군, 다발성골수종, 재생불량성빈혈 등이 있다.
심장 및 순환계질환으로는 고혈압, 심부정맥, 협심증과 심근경색증 등이 있고, 신경계질환으로는 독성뇌증이나 대뇌위축과 탈수초성병변 같은 중추신경계와 말초신경계의 질환이 있다.
피부질환으로는 화학물질에 의한 알레르기접촉피부염이나 자극접촉피부염, 백반증, 등이 있다. 정신질환으로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의한 적응장애나 우울증, 작업조건에 따른 공황장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안질환으로는 각결막염, 백내장, 망막손상 등이 있으며, 청각질환으로는 소음성난청, 돌발성난청 등이 있다. 신장질환으로는 방광암, 급성 및 만성신부전 등이 있다. 또 생식기계의 이상은 화학물질에 의해 생리불순, 불임, 정자수감소, 발기부전 등의 나타날 수 있다. 감염질환은 병원 종사자들의 B형이나 C형바이러스간염, 결핵, 야외작업자의 쭈쭈가무시나 렙토스피라증 등이 있다.
직업병의 종류
업무상 질병 발생현황
직업병은 작업환경이 다양한 만큼 병의 종류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스 색전증은 가스가 혈관을 막음으로써 일어나는 색전증으로 특히 잠수부에게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경견완증후군은 장시간 일정한 자세로 상지(上肢)를 반복하여 과도하게 사용하는 노동으로 발생하는 직업성 건강장해. 경견완장해(cervical syndrome)라고도 한다.
납중독은 용해성 납을 흡입 또는 삼킴으로써 일어나는 직업병이다.
레이노 병은 혈관운동신경 장애를 주증(主症)으로 하는 질환으로 사지(四肢)의 동맥에 간헐적 경련이 일어나 혈액결핍 때문에 손발 끝이 창백해지고 빳빳하게 굳어지며, 냉감(冷感) ·의 주감(蟻走感:개미가 기어가는 듯한 감각), 동통(疼痛) 등을 느낀다. 특히 심한 경련이 오랫동안 계속되면 손 ·발가락 끝에 괴사(壞死)가 일어나 자남색(紫藍色) 또는 흑색(黑色)으로 변한다. 좌우 대칭적으로 오는 수가 많아 대칭성 괴사(對稱性壞死)라고도 한다.
백랍병은 말단 혈관 장애로 손가락이 창백하게 되는 병압축공기해머 ,전동 톱 등 손에 쥐고 조작하는 진동공구의 진동으로 손의 동맥이 장애를 받아 갑자기 손가락이 창백해지는 병이다.
열중증은 비정상적인 고온 환경으로 인하여 체온조절이 흐트러져서 열의 방산이 방해되어 일어나는 병으로 화부, 제철공, 광부 등 고열작업에 종사하는 자(者)의 직업병으로 알려져 있다.
중금속중독은 수은, 납, 구리, 망간, 크롬 등과 같은 중금속염이 체내에 흡수, 축적되어 일어나는 중독질환이다.
직업상 발암성 물질을 취급하기 때문에 발병하는 암, 외계에 존재하는 분진의 흡인으로 폐에 장애가 일어난 진폐,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함으로 생기는 키펀치병 등이 직업병에 속한다.
직업병 보상 방법
근로자가 직업성 질병으로 사망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업무상 재해인정 을 받으면 근로복지 공단은 그에 의하여 부양되고 있던 유족들의 생활보장을 위하여 유족보상금 을 지급한다.
유족보상금은 연금지급이 원칙 이며(평균임금의 52~67% 상당금액을 매월지급) 연금수급권자가 일시금 지급을 원하는 경우에는 유족일시금 (평균임금의 1300일분 상당)의 50%를일시금으로 지급하고 유족보상연금은 50%를 감액하여 지급한다.
또한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으로 지급함이 원칙이나 근로자 사망 당시 연금수급자격자가 없는 경우 또는 연금수급권자가 외국에 거주하는 경우에 는 유족보상일시금으로 지급할 수 있다.
유족보상 외에 근로자가 업무상 사유로 사망한 경우 그 장제에 소요되는 비용으로서 장제실행자에게 평균임금의 120일 분 상당의 장의비를 지급하며, 업무상 재해기간동안 지급된 요양비도 청구가 가능하다.
또 근로자가 직업병에 걸렸을 경우 치유될 때까지 공단이 설치한 보험시설 또는 지정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직접 행하게 한다. 다만 , 비지정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받은 경우나 산재환자가 자비로 실시한 요양 등 부득이한 경우에는 요양비를 지급한다.
요양비는 진찰 , 약제 또는 진료재료와 의지 기타 보철구의 지급 , 처치 · 수술 기타의 치료 , 의료시설에의 수용 , 간병 , 이송 , 기타 노동부장관이 정하는 사항으로 치료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말한다.
치유 후 상태가 악화되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로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 간에 의학적으로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효과가 기대될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재요양 치료 및 비용을 공단에서 부담한다.
업무상 질병에 걸린 근로자가 요양으로 인하여 취업하지 못하면 그 기간에 대하여 공단에서는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보호를 위하여 평균임금 의 70/100 을 휴업급여로 지급한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가 요양 후 치유되었으나 정신적 또는 신체적 결손이 남게 되는 경우 그 장해로 인한 노동력손실전보를 위하여 공단에서는 장해급여를 지급한다.
따라서 장해급여를 지급 받기 위해서는 업무상재해로 인한 부상 또는 질병의 치유 신체에 장해가 잔존하여야 하고, 장해가 당해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구 분
청구시기
일시금
업무상재해가 치유된 후 장해 등급 제4~14급 장해 잔존 시
치유 후
장해정도에 따라 평균 임금의 1,012일분부터 55일분 상당액
연 금
업무상재해가 치유된 후 장해등급
· 제 1 ∼ 7 급 : 장해 잔존 시
· 제 1 ∼ 3 급 : 연 금
· 제4∼7급:연금 또는 일시금 중 선택 가능
치유 후부터 사망 시 까지
연12회
장해정도에 따라 평균임금의 329일분부터 138일분 상당액
직업병, 대안은?
직업병에 대한 대책은 무엇보다도 직업병이 발생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책일 것이므로 대책은 직업병의 사전 예방에 기본적인 목표를 두어야 할 것이다.
직업병 발생 현장은 바로 사업장이며 직업병 발생을 막을 일차적인 책임은 사용자와 근로자에게 있다. 따라서 사업주의 근로자 건강보호의무를 강화하고 노력에 상응하는 혜택을 줌으로써 자발적으로 예방활동을 하도록 촉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울러 직업병에 대한 전문적인 대응능력을 제고하고 작업환경개선과 유해물질 관리방법 등을 개발하며, 직업병에 대한 전문적인 연구를 뒷받침하고, 산업보건 전문 인력을 양성 충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그래도 직업병이 발생할 때에는 근로자가 신속하고 공정한 판정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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