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면처리, 서울시와 환경부 입장차

환경부 권고 불구 자체규정 적용해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8-07-04 15: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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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은 사문암이나 각섬석으로부터 추출한 직경 0.02mm의 극세섬유상의 광물로 기계적 강도와 건축적 용도에 탁월하고 가격도 저렴해 10~20여 년 전까지 건축물 전반에 폭넓게 쓰였다.
그러나 석면섬유는 먼지 상태로 공기 중에 떠다니며 극미량만 호흡을 통해 한번 폐에 들어가면 인체 밖으로 배출되는 일 없이 폐를 섬유화해 암을 유발시키는 등 피명적인 발암물질 밝혀져 점차 사용 금지로 돌아서고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이를 수십 년 전부터 금지해 외국의 경우에는 영국은 1992년부터, 독일은 1993년부터, 일본은 2006년부터 석면사용을 금지하였으며, 미국은 현재도 부분적으로 석면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석면사용을 금지, 국내 각지에서 석면 해체작업을 실시하고 있어 재작년 환경부의 ‘지정폐기물 발생현황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폐석면이 발생한 곳은 용산구와 동작구 2개 구에 불과했지만, 이는 철거 과정에서 나온 석면 함유 자재의 운송 도중 날아가기 쉬운 것까지 지정폐기물로 처리하지 않고 다른 건설폐기물과 같이 처리하고 있는 서울시의 집계 방식에 따른 것이다.
이에 환경부가 작년 말, 서울시에 시정권고 조치를 하고 환경부의 방침에 따라 줄 것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시의 특성과 자치시의 독자적인 권한을 침범하는 현실성 없는 방침이라며 이를 고수하고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관련법 개정이 추진중인 건폐물 보다 서울시의 규정에 따라 석면해체를 진행하고 있어 비난을 받고 있는 서울메트로로 작년 석면관리 특별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과학적,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8월 학계, 연구기관, 언론계, 시민단체, 정부부처(노동부, 환경부), 서울시, 노사 등 19명으로 구성된 서울메트로 환경관리 시민위원회를 발족하였으며, 다수 전문가, 시민단체들이 매월 회의를 개최하고 안정화 작업과 제거 시 방안검토 등 석면관리 전반에 걸쳐 지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석면 처리방식을 놓고 시민단체와 환경부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지만, 현재 건폐물에 대해서는 올해까지 기존 방식을 유지키로 환경부에 지난 5월 초 통보했으며, 지하철에 대해서는 서울 메트로측이 독자적인 운영 권한을 내세우며 이에 맞서고 잇다.

가설칸막 방식, 위험 더 커
서울지하철 2호선 방배역사 석면제거는 ‘가설칸막이 방식’으로 제거하는 과정에서 외부 환경으로 석면이 기준치(0.01fiber/cc)이상 노출될 경우에는 즉각 ‘가설칸막이 방식’을 중단하고 역사를 폐쇄한 후 열차가 무정차 통과하는 방안을 전환하기로 하였다.
이는 지난 3-4월 환경단체 관계자와 학계전문가, 지하철노동조합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서울시 석면관리자문단 기술분과 소위원회가 2차례의 논의 끝에 결정한 사항이다.
기술소위가 이렇게 결정한 이유는 지하철역사의 석면을 제거하는 방식을 둘러싸고 역사를 폐쇄하지 않고 석면철거를 실시할 경우 외부 환경으로의 석면노출의 가능성이 제기되었고, 이 경우 많은 이용시민이 발암물질인 석면에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안전대책으로 역사를 폐쇄한 후 열차무정차통과방안을 전제로 가설칸막이 방식, 즉, 역사를 폐쇄하지 않고 석면을 제거하는 방식을 결정한 것이다.
지하철의 석면제거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기술적으로 매우 쉽지 않은 문제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지하철인 영국의 런던지하철의 경우에는 역사를 폐쇄하고 석면을 제거하는 방식을 취한 바가 있다.
서울시 석면관리자문단 기술분과소위는 처음부터 역사가동 가설칸막이 방식과 역사폐쇄 열차 무정차 통과방식 2가지를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와 서울메트로가 방배역 인근의 일부상인들이 역사폐쇄방식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가설칸막이 방식을 고집했다. 이에 대한 검토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안전성이 확인된 석면제거기술이 전무하여 자칫 지하철 이용시민들이 석면에 노출되는 위험한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었고, 환경적으로 석면이 기준치 이상 노출될 경우 즉각 역사폐쇄 무정차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고, 가설칸막이 방식으로 지하철 석면제거를 시도하기로 합의하였다.
환경단체와 지하철노동조합은 2005년부터 방배역 등 서울지하철의 석면공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꾸준히 해왔다. 특히 방배역의 경우 대합실 등에서 석면함유 천정 뿜칠 건축자재가 바닥에 떨어져 이용시민들이 밟고 다니는 등 심각한 석면노출 상황이 계속되었지만 서울시와 서울메트로는 이를 시정하지 않고 무시해왔다.
그러나 서울시는 지난 4월 말 이러한 지하철 이용시민의 석면노출의 가능성에 대비한 역사폐쇄 무정차통과 석면제거 방식을 전제조건으로 한 서울시 석면관리자문단 기술소위의 결정을 의도적으로 왜곡하여 방배역 석면제거는 역사 비폐쇄 칸막이 방식으로 한다고만 발표했다.

건축물 석면처리 감독 안해
서울시에 대한 석면관리에 비난이 쏟아진 계기는 지난 3월 20일 서울 대우건설 빌딩 역삼동 주택문화관 리모델링 건축현장에서다. 서울 지하철 석면감시회원 박모씨(전 환경부)는 빌딩 공사현장에서 석면을 함유한 플레이트가 부서져 비산된 것을 발견, 이를 서울시에 신고해 서울시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했지만, 확인결과 노동부의 석면철거 허가일자는 3월 28일로 허가가 나오기 일주일 전에 미리 철거를 한 것이다.
이에 대우건설은 이전 업체에서 사무실을 철거할 때 무단으로 발생시킨 일 이라고 해명했지만, 확인결과 문제가 발생한 층들은 4곳 중 2곳이 대우건설 계열사와 사무실이 들어섰던 곳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 본사 책임자는 “철거를 진행했던 업체가 무단으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확인결과 리모델링 시공은 대우건설 직영 사업소에서 시행한 것이 나타나 현장에서는 석명 규정처리 위반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유는 처리비용 문제인데 석면처리 업체인 동신환경 관계자는 “석면은 위험하고 다루기가 까다로워 제거 비용과 폐기 비용이 엄청나게 비싸 지금 같은 최저가 낙찰 방식으로는 규정을 무시하고 비용을 줄이는 업체가 낙찰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석면환경협회가 발표한 석면 제거작업의 단가(1㎡ 기준)를 보면 석면재의 종류에 따라 4만~5만원 안팎이지만, 현재 대한주택공사가 책정해 업계 표준이 된 단가는 9,950여원밖에 되지 않는다.
폐기물 단가도 사정은 비슷해 폐 콘크리트가 1㎥에 1만5000원 안팎의 처리 비용이면 되는 반면 같은 부피의 고형 석면은 8만5000원, 분진 형태의 석면은 6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 영세업체는 처리 신고를 하지 않고 무단으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현행 대처는 ‘엉터리’
한편 석면으로 인한 피해자를 대상으로 건강진단과 치료비 혜택 등을 주고 있지만 이런 치료가 모두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에서는 작년 말, 석면 노출에 의해 유발되는 난치성 종양인 중피종에 대해 스테로이드 약물이나 방사선 요법 등의 항암요법이 수명을 연장하고 병을 치료할 수 없다는 공식 연구결과가 나와 공식 인증된 상태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공식적으로 석면사용이 금지되고 이를 철거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석면 대체물질들이 개발되거나 수입 판매되고 있는 등 관련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대체물질 역시 문제가 많기는 마찬가지다
지식경제부(구 산업자원부)의 작년 ‘석면의 위해성 실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976년 이후 연평균 6만 톤의 석면을 수입했으며 2005년부터 대폭 감소했으나, 석면함유제품은 오히려 1998년부터 계속 증가해 총량은 증가한 것이다. 이는 석면사용이 줄어들고는 있지만 마땅한 대체물질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석면을 계속 쓰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대표적인 대체물질로는 유리섬유, 암면, 내화세라믹섬유, 아라미드 등이 있지만 선진국에서는 석면과 위험이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위험한 것으로 나타나 이마저도 사용이 금지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나라에서 석면 대체물질로 가장 많이 쓰이는 유리섬유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에서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석면 철거 단속에 느슨한 것은 비단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노동부의 작년 대규모 단속결과 전국 428개 공사현장에서 32곳의 석면 불법철거를 적발했으며 허가를 받았지만 작업기준을 준수하지 않은 곳도 26곳이 적발됐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허가를 받는다 해도 실질적으로 단속을 하고 있는 지자체에서 철거현장을 직접 방문해서 지도하는 일이 거의 없으며, 온다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몇 가지만 물어본 뒤 금방 떠난다”며 실제로 허가를 받지 않고 공사를 해도 제지도 받지 않기 때문에 대다수 업체들이 그냥 임의대로 석면을 철거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석면 전문업 등록제를 통해 면허를 받은 전문업체에 처리를 전적으로 맡기겠다는 정부(환경부)의 취지는 좋지만, 현재 건물 철거업체들이 면허가 없어서 몰래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사 현장마다 철거작업을 따내기 위한 입찰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대다수 업체가 장비나 인력 모두 수준이 떨어져 초저가로 낙찰이 결정, 결국 정상적인 처리가 힘들어진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특별시라는 특성 때문에 정부의 권고규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적인 처리방식을 채택한 결과 느슨한 처리규정으로 인해 서울 각지에서 석면 불법해체가 자행되어 석면처리 불량 지자체로 낙인이 찍혔다.
그러나 이는 서울시만의 문제는 아니고 실질적으로 석면을 규제`단속하는 지자체 대부분들이 지역경제를 위축시키지 않겠다는 이유로 석면 해체에 대해 감독의무를 소홀이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이 있다.
또한 정부의 대처도 많은 비난을 받고 있어 석면환자를 대상으로 효과 없는 치료를 하고 있으며 최저입찰제 인한 부작용으로 불법 처리를 조장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석면과 관련된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겉뿐인 단속과 대처보다 현실적인 요금조정과 강한 단속의지로 이러한 사태를 미리 예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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