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예고된 인재

5년 전 보다 파급효과 클 듯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8-06-02 15:2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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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국을 휩쓴 AI(avian influenza, 이하 조류독감)와 광우병 공포는 국민들의 육류소비를 크게 위축시키고 있으며 아직 수입되지 않은 미국산 소고기보다 경상북도 영천에서 확산된 조류독감은 국내의 닭고기 소비를 큰 폭으로 줄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농림수산식품부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4월 전에는 전국 치킨 프렌차이즈 업체에서 하루동안 소비하는 닭고기는 1만 3000여마리를 넘었지만 5월 중순으로 기준으로 3000여마리까지 거의 4분의 1이 넘게 큰 폭으로 줄었으며 계란 출하율도 반 이상 떨어져 그 피해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달걀에 대한 근거없는 불신감도 인터넷을 통해 확산, 닭고기를 쓰진 않는 상당수의 음식점들도 달걀을 쓰지 않는다는 안내문까지 붙일 지경이다.
우리나라의 육류소비량은 작년 기준으로 연 250만톤으로 돼지고기가 92만톤으로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 사회적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소고기는 50만톤으로 3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닭고기는 60만톤이 넘는 2번째 소비육류로 실질적으로 우리 식생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소고기 보다 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닭고기는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가정과 노점등에서 식용으로뿐만 아니라 간식용으로도 많이 쓰이는 우리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육류라고 할 수 있어 일반인들이 체감하는 사태는 타 육류보다 훨씬 크다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조류독감에 걸린 닭들은 즉시 증세가 나타나고 달걀도 낳지 못하기 때문에 시장에 나올 수 없으며 폐쇄지역에서 사육되고 있는 국내 양계사업의 특징때문에 유통관리와 방역만 철저히 한다면 조기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에는 감염이 의심되는 닭들이 재래시장을 통해 유통되는 것과 괴담과 같은 잘못된 지식이 전파되는 것을 사전에 막지 못하고 사건 발생 후 소규모 인력과 자금을 투입해 확산을 부추기는 등 미지근한 대응으로 일관한 정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5월 중순 현재 이미 조류독감은 광진구 자연학습장과 송파구 장지지구 등 서울까지 확산된 상황이며 정부에서는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행정권역에서는 공원의 오리를 포획하고 각 학교에 설치된 양계장을 폐쇄하는등 때늦은 대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병원 대합실에는 단순한 감기를 조류독감으로 우려, 진단과 예방접종을 받으려는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마스크 판매가 늘어나는등 시민들은 정부의 이러한 늑장대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또한 시민들의 사랑을 받던 비둘기들도 감염의심으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으며 체육대회를 비롯한 각종 야외행사도 줄줄이 취소되는 사태를 맞이하는 등 파장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조류독감의 실채와 피해규모

조류독감이란 닭이나 오리와 같은 가금류나 야생조류에서 생기는 바이러스의 하나인 일종의 동물전염병으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3종류의 HA(H1, H2, H3)와 2종류의 NA(N1과 N2)이며 이 H5N1 바이러스가 집단 발생의 원인으로 사람에게 쉽게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국내 발생한 조류독감은 바로 이 고병원성가금인플루엔자인 H5N1형으로 동남아시아와 같은 방역이 어려운 나라에서는 치사율이 60%에 달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비교적 방역이 잘 된 국가에서도 치사율이 3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평균 5~15%인 일본뇌염이나 사스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미 2003년부터 현재까지 세계 14개국에서 400여명이 조류독감에 감염돼 240여명이 사망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12월 10일 충북 음성의 양계농장에서 A/H5N1형 조류 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2007년 3월 6일까지 총 26건의 발생이 있었으며 약 770만 마리의 닭, 오리를 살처분했다.
그러나 이번 조류독감은 2008년 4월 2일 전북 김제에서 발생이 보고된 이후 현재까지 25차의 유행으로 전국 34개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 A/H5N1 양성이 확인되었으며 현재도 추가 감염지가 계속 드러나는 형편이다.
조류독감 발생으로부터 5월까지 전국적으로 감염우려가 있는 닭과 오리 635만마리가 살처분됐으며 방역비에만 55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어 전라북도에서는 1200여억원이 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600억원이 넘는 피해를 냈던 2003년 사태를 훨씬 뛰어넘는 규모로 현재 진행중이며 그 피해액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 일상생활에 산업계 전반에 지장을 줘 최악의 경우 1조원이 넘는 피해규모를 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정부 대처 비난 쏟아져

정부에서는 이러한 조류독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과 단속을 강화하고 닭과 오리를 살처분하는 등 조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발생 경로를 추적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육되는 가금류 뿐만 아니라 관리에서 벗어난 꿩에서도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되는 등 사후 방역이나 살처분, 이동제한 같은 일시적인 대처로는 이 사태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나오고 있다.
정부는 전북 김제에서 발생 초기에 발생원 500m안을 살처분하고 상당히 늦은 시기에 살처분 범위를 3km로 늘였지만 이는 처음부터 살처분 범위를 3km로 한 2003년에 비해 미온적 조치로 피해 확산을 늦출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
또한 전국 400여개에 달하는 재래시장과 5일장에서 거래되는 닭과 오리에 대한 관리와 방역을 소홀히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발생일부터 한달 가까이 잠복기가 20여일에 이르는 오리 등이 재래시장에서 방역없이 자유롭게 거래되고 이를 실은 소형 트럭이 농장과 식당에 공급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올해 4월 전라도지역에서 감염된 오리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재래시장에 팔려나가는 과정에서 조류독감에 약한 토종닭이나 꿩에게 옮겼을 것 이라는 추정에 방역당국도 재래시장과 영세수집상을 통해 전파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말에야 지자체를 통해 재래시장에서 당분간 닭과 오리, 꿩등을 거래하지 못하게 하고 상설 재래시장을 드나드는 소규모 차량에 대해 소곡시설을 이용해 한주에 1~2차례 소독하고 필증을 받게 했지만 뒤늦은 대책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서울도 성남 재래시장에서 조류독감이 전파된 것으로 보고 축산물가공처리법에따라 재래시장에서 닭과 오리를 임의로 도축해 판매하는 것을 막고 이 법을 고쳐 현재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가든형 식당의 자가도축도 금하겠다는 대책을 내 놓았다.
정부는 이같은 도축규정 강화가 재래시장을 통한 닭과 오리의 거래 위축으로 이어져 조류독감 확산을 막는데 일조할 것 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지만 도축 규정을 떠나 닭과 오리의 거래행위 자체가 허용되는 한 잠복기간이 긴 오리가 재래시장을 통해서 조류독감을 퍼뜨리는 것을 막리는 힘들 것 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제라도 예방대책 강구해야

조류독감이 이렇게 큰 피해를 내고 있는 데에는 무엇보다 사전에 이를 막고자하는 정부의 노력이 부족한 것 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조류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경우 일본과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최소 전국민의 5분의 1이 사용할 수 있는 상태까지 비축해 놨지만 우리나라는 고작 2.6%의 국민들만 쓸수 있는 140만명분만 비치하고 있으며 선진국과는 달리 예방백신도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또한 인터넷을 통한 근거없는 괴담 유포에도 속수무책이지만 조류독감에 걸린 닭은 털이 빠지지 않고 피부가 검붉게 변한 뒤 죽기 때문에 애초에 시장에 나올 수가 없으며 달걀을 낳지도 못해 달걀 감염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세계적으로 닭·오리 말고 AI 감염이 발견된 조류는 태국 비둘기와 러시아·일본 야생 백조쯤으로 이것들이 사람을 감염시킨 경우도 없었다.
이처럼 정부가 무방비 상태로 손놓고 있다 막대한 재산피해를 낸 것도 문제지만 국민의 건강과 귀중한 생명을 지킬 수 없게 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지 모른다는데 많은 우려가 일고 있다.
이에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발병사태를 심각히 받아들여 발병을 최소화 할수 있도록 철저한 예방대책과 발병시 조기진압, 전염차단등 확산및 인체감염 방지 방안을 강구,완벽한 대비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대비태세는 우선 순위를 고려하지 말고 동시에 병행해 추진해야 하며 감염경로, 발병 원인에 대해 철저한 역학조사와 추적이 이루어져야 한다.
올해 발생한 조류족감이 이미 몇 년 전 조류독감이 발생한 전북지역임을 감안할 때 바이러스가 발생 양계장이나 오리농장에 잔류했을 가능성을 고려, 조류독감이 발생한 지역은 년중 주기적으로 주변 방역,소독을 실시해 재발소지를 없애야 한다.
또한 철새에 의해 옮겨졌을 가능성이 있는바 중요 철새 도래지에 대해 철새가 도래하기전, 겨울철 매월 2~3회 항공방역과 오리,닭,메추리 농장에 대해 주기적인 방역도 놓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겨울철 닭과 오리 소비량의 일부를 조류 인플루엔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은 여름,가을철에 집중 사육,정부가 예산으로 수매,냉동 비축하였다가 겨울철에 출하하고 대신 철새 도래등으로 조류 인플루엔자가 집중 발생하는 겨울철 사육을 최소화해 아예 발병의 근원을 없애는것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살처분 인근 주민들의 건강대책도 아울러 마련해 무조건 땅속에 오리와 닭을 묻는것으로 끝내서는 안되며 이로인해 침출수가 음용수에 섞여 들어가 청색증을 유발하는 등 또다른 건강문제를 유발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또한 조류독감 발생원의 양계장 주인들이 이를 숨기는 등 신고를 틎춰 피해를 확산시킨데는 지차치게 적은 정부의 보상금이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에 피해농가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통해 사육농가가 조류독감이 발생하면 자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재의 방역체계를 상시방역체제로 바뀌어야 한며 적어도 사전방역체제의 구축은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자체간에 신속하게 공동 대응에 나설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며 정부의 각 부처간 담당 업무도 적절한 이관작업을 통해 최대한 일원화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한다.
마지막으로 영남지역 조류독감 확산이 이에 대한 무지와 무신경에 따른 늑장신고도 한몫을 하였음을 감안해 사전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신고체제 재구축은 물론 주위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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