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뒤 무더위는 옛말

기상패턴의 변화, 아열대화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9-17 15:3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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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말 장마가 끝났다는 기상청의 공식발표가 무색할 정도로 8월은 시작부터 한반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국지성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서울기준으로 8월에 보름동안 내린 비가 206.6mm로 전년도 8월한달 동안의 121.2mm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올 여름날씨는 예년의 장마-무더위-국지성호우의 패턴과는 달리 7월장마를 끝으로 국지성호우와 뒤이어 무더위의 패턴이었다.

원래 장마가 끝나면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 중국쪽까지 세력을 크게 확장하지만 올해는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그 가장자리에 한반도가 위치하게 되었고 한반도 상공의 불안정한 대기상태로 국지적으로 강한 상승기류에 호우성 비구름이 생성, 국지성 호우로 뿌려진 것이다. 실제로 국지성 호우는 불과 1시간 전까지도 위성사진에 나타나지 않다가 갑자기 비구름이 생겨나 폭우를 뿌리고 금방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예측하기도 어렵다.

특히 장마가 끝난 뒤 나타나는 이 같은 국지성 집중호우가 대기중의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의 결과라고 보는 의견도 많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대기중에 수증기가 늘어나면서 대기가 더욱 더 불안정해졌기 때문이다.

기상청(청장 이만기)에서 지난 20일 개최한 기후예측전문가단 회의에서는 최근 지구온난화 등에 따른 기후변화로 우리나라 여름철 강수 특성이 변화해 장마 이후에 비가 자주오는 현상을 반영해 장마와 우기의 개념을 재정립하자는 논의도 있었지만 이에 대한 기상청 입장도 신중하다.

여름철 강우의 유형을 온대 지역의 ‘장마’가 아닌 아열대 지역의 ‘우기’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좀더 신중한 검토와 연구가 필요하지만 최근의 이상기후 현상과 기온상승은 우리나라 기후가 아열대화로 변화되고 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상기후현상 잇따라 발생, 기온상승·열대야 증가
기상청자료를 분석해 보면 서울의 평년값기준 1971~’00년으로 7월 강수량 327.9mm, 8월 강수량 348mm로, 8월 강수량이 장마철인 7월보다 많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평년대비 약간 적은 량으로 274.1mm였는데 8월 15일현재 206.6mm로 전년도 7월 1,014mm, 8월 121.2mm와는 사뭇 대조적이다.

또한, 전국 76개 지점의 기상관측에 의하면 올 7월은 평균기온이 23.7℃로 평년 24.5℃보다 0.8℃, 최고기온은 27.7℃로 평년 28.8℃에 비해 1.1℃, 최저기온은 20.6℃로 평년 21.0℃대비 0.4℃ 낮았다.

최근 자료로 보면 수치적으로 특별한 변화는 없어 보이지만 1910년대와 ‘00년대를 서울기준 살펴보면 평균기온은 0.2℃, 최저기온은 1.0℃가 상승한 반면 최고기온은 1.0℃가 낮아졌다. 강수일수는 2.2일, 강수량은 ’00년대가 1910년대 326.2mm에 비해 47% 증가한 493.9mm로 나타났다.

또한, 한반도의 여름 평균기온이 ‘00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간 여름(6∼8월)이 23.68℃로 1980년대 10년간 평균기온인 23.36℃보다 0.32℃ 높아졌다. 호우로 인한 재해는 연평균 4.7회이며 가장 많이 발생을 보인 해는 1989년으로 14회이고 연중 한차례도 발생하지 않은 해는 5개년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는 1930년대 이전에 평균 2.2회로 낮았고 1940년대 부터 1970년대까지 5.3회, 1980년대에는 8.8회로 점차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 몇 년동안 우리나라는 이상가후로 각종 날씨관련 기록도 갱신되었다.

전년도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06년은 전 지구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0.4℃ 높은 14℃, 북반구는 14.6℃로 1900년대 이후 각각 여섯번째와 네번째로 더운 해였으며, 평균기온은 13℃로 평년보다 0.6℃ 높아, 1904년 근대 기상 관측 시작 이래 다섯번째 더운 해였다. 평년같으면 국지성 호우가 내렸을 8월 하순, 전 국민은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열대야는 한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표의 열기는 해가 지면서 식어야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뜨거워진 대기의 온도가 지표면의 대기온도보다 더 높아 위로 상승하지 못하고 정체되면서 밤에도 25℃ 이상의 고온현상이 지속되는 일종의 밤의 대기역전(정체)현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8월 들어 열대야가 발생한 날이 서울의 경우 12일 중 절반인 6일, 대구는 5일, 전주는 7일이나 됐다. 부산과 인천도 최근 4일과 3일 연속 열대야 현상이 나타났다.
8월초부터 연일 비가 내린 서울도 열대야 현상을 피해 갈수는 없었는지 평년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고 전국 대부분 지방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30℃를 웃도는 무더위가 계속되었다.



최근 북한에도 10일동안 내린 집중호우로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대동강 중상류에 524mm는 ‘최악의 홍수’였던 1967년 8월보다 52mm나 더 많이 내렸다고 한다. 북한당국은 북창 672mm, 평남 덕천 621mm, 양덕 570 mm, 강원 평강 662mm, 황북 서흥 476 mm 등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비로 지금까지 8만8천여가구, 3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북한당국은 농토의 11%가 휩쓸려 나갔다고 밝혔으며, 유엔 식량농업기구, FAO 역시 평안남도와 황해남북도를 중심으로 전체 경작지의 11%가 물에 잠겨 곡물 수확이 20만~30만톤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도 이사익온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도쿄환경국의 자료에 따르면 도쿄의 연평균 기온은, 과거 100년동안에 3.0 ℃의 상승이 보여 다른 대도시의 평균 상승 기온 2.4 ℃, 중소 규모의 도시의 평균 상승 기온 1℃에 비해 상승폭이 크다. 또한 여름 철의 최고기온이 30℃을 넘는 날짜를 보면, 근년의 증가 경향이 더욱 두드러져 도쿄의 여름은 더욱 더워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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