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글로벌화 위기인가 기회인가

- 한·미 FTA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7-16 18: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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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은 소고기 시장 개방을 요구하면서 광우병 논란을 피하기 위해 뼈 있는 소고기를 선적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5월30일, 그 약속 이행 의지를 시험이라도 하듯 미국산 소고기 박스에서 수입 위생조건상 허용되지 않는 15톤, 490여 박스 분량의 미국산 쇠고기 검역 과정에서 뼈를 발라내지 않은 ‘갈비’로 채워진 두 박스가 나왔다.

미 농무부는 수출용이 아닌 미국 내수용 소고기가 들어왔다며 이날 통관 절차상 잘못을 인정했다. 미국의 약속 위반에 대해 우리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고 검역을 중단, 검역 중단이 장기적인 수입 중단으로 이어질 조짐을 보이자 미 의회 의원들이 도리어 우리 정부당국을 인내하고 있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먹거리는 우리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자국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음식을 이용해 타국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며 으름장을 놓는 미국의 태도는 FTA가 앞으로 산업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1차협상 이후 환경과 노동을 중심으로 2차 협상까지 마무리 되었다. 30일이면 협상전권이 대통령에서 미국의회로 넘어가는 미국법때문에 미국의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협정문 본서명일은 30일까지 추가협상을 마무리짓기 어렵다는 것이 우리 측 입장이다. 대다수의 합의사항이 미국측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배기가스 규제완화와 광우병 쇠고기,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 등 미국을 중심으로 FTA가 국민의 건강과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미치는지살펴보자. -편집자 주-


물꼬 트인 개방화 쟁점은 무엇인가
우리나라는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등 3곳과 체결한 바 있고, 아세안과는 2007년 6월1일 상품분야 협정 발효된다. 2007년 5월 7~11일 서울에서 한국과 EU의 FTA 제1차 협상이 있기 한 달 전쯤인 4월2일 1차 협의, 6월 20~22일 2차로 한·미 FTA 협상안이 타결됐고 6월말 서명 한다.

개성공단 원산지 특례 인정 및 쇠고기 수입, 노동 및 환경 기준 재협상 필요성 제기 등 한·미 FTA는 협상과 관련해 여러 가지 쟁점이 있다.

① 미국산 쇠고기 완전 수입
한·미 FTA를 보는 시민단체들은 국민 건강과 환경폐해 위험한 굴욕적 수용이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먼저 국제수역기구 광우병위험 통제국(controlled BSE risk country)판정으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호 개방이 확정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5월 23일에는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 위험 통제국(comtrolled BSE risk country)’으로 결정한 것을 기념해 쇠고기 축하파티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 일본, 중국 등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제한한 국가의 외교사절에게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제한을 즉각 해제할 것을 요청한다. 최석영 주미대사관은 “경제공사, 지금까지 한국은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만 수입해왔지만 국제수역사무국의 결정으로 뼈있는 쇠고기도 수입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이 광우병 위험 통제국으로 결정됐다고 미국 수입산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할 수는 없다. 소의 피를 송아지가 먹는 미국의 사료방식이 변하지 않는 한 미국 소의 안전성은 요원해 보인다. 축산물의 위생과 안전성 확보 여부가 경쟁력 제고와 소비자 신뢰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인이지만 미국은 무작정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2일 발족한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 국민감시단’은 미국이 ‘도축 소에 대한 광우병 검사 강화’, ‘이력추적제의 철저한 시행’, ‘사료정책 변경에 의한 교차오염 위험 방지’ 등 납득할만한 구조적인 개선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미국산 쇠고기는 광우병 위험에 대해 사실상 무방비상태와 다름없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② LMO 수출 관련
FTA가 타결되면 유전자변형생물체(Living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검사가 생략될 수 있다. 정부 “LMO는 협상 대상 자체가 아니었다”고 설명하지만 시민단체들은 “미국산 LMO수입시 한국에서 안정성평가 생략 이면합의 했다”는 주장이다. 미국은 GMO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우리나라는 안정성 논란 있는 식품을 수입거부 할 수 있음에도 퍼주기식 협상을 했다는 평이다.

미국이 LMO에 목맨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이 FTA협상과 유전자 조작 생물체(LMO)문제를 연계한 것은 한국에 대한 유전자 조작 작물 수출을 늘리려는 것과 함께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 강화 움직임을 교란하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한편, 미국으로서는 당장 계속 줄어들고 있는 우리나라에 대한 옥수수와 콩 수출량을 늘리는 일이 중요하다. 옥수수 자급률이 1%에 불과한 한국에서 2001년까지 브라질과 수출국 1위 자리를 다퉜으나 2001년 67만 1438t이던 미국의 옥수수 수출량은 2005년 5만9136t으로 10분의 1이하로 감소했다.

국산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식용으로 전용된 사실이 드러나 2002년 7월 이후 민간업체들은 물론 농산물유통공사도 수입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확산되면서 우리나라 콩 수출량만 해도 2003년 118만6645t에서 2004년 101만2650t, 2005년 79만4322t으로 줄어드는 추세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요구에 따라 국내 유전자 조작 작물 표시 제도를 세계무역기구에 합치시킬 경우 국내 소비자들의 거부감과 상관없이 수입이 가능해진다. 우리나라는 현재 EU·일본 등과 함께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는 한 위험성이 있다고 간주하는 ‘사전예방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이에따라 유전자 조작 농산물 표시제도를 시행중이다. 이에 반해 세계무역기구는 사전예방원칙을 인정하지 않고, 유전자 조작 농산물이 일반 농산물과 수성성분, 특징 등의 면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경우 안전성 면에서도 두 가지를 동일한 것으로 보는 ‘실질적 동등성의 원칙’ 쪽에 기울어 있다.

현재 한국의 유전자 조작 작물 수입검사는 서류심사로만 진행되며, 유전자 조작 농산물의 비의도적 혼입률도 유럽연합의 3배인 3%까지 인정해 주는 등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유전자 조작 생물체에 대한 관리가 현재보다 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유전자변형생물체법’ 발효 이전에 미국과 별도 협정을 체결하라고 노골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농산물 관련 가격경쟁력 약화시 발동할 수 있는 세이프 가드를 동일 품목의 경우 10년에 1회 만 발동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대표적인 불평등 조항으로 지목되는 것이다. 한미FTA로 인한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 악화를 막아내기 위해선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가 인체와 생태계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 평가와 표시제 개선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③ 자동차 세제 및 배출 가스 완화
자동차 배기량 기준 세제포기 또한 주세주권 포기가 아닌 ‘조세 조화’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사실상 미국에 굴복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받고 있다. 한미FTA 협정문에서 휘발유 차량에 적용되는 배출허용기준을 단일기준에서 제작사별 평균 배출량 관리제도로 전환했다. 연간 총 판매대수가 1만대 미만인 차량의 제작사에 대해 (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완화한 것인데 이는 결국 국내 판매대수가 적은 수입차 제작사에 대해 혜택을 준 것이 된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대기 오염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섞인 주장이 제기됐다. 우리나라 경제 현실에 비춰보면 수입차의 대부분은 수도권에서 운행될 것인데 이들 차량이 내뿜는 오염물질로 수도권의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제정한 특별법의 취지가 무색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는 배기량 기준 세제가 외제 자동차 배척을 목적으로 한국에만 있는 제도가 아닌데도 정부는 그간 제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한 정황이 짙다.

④ 투자자국가소송제도 수용
투자자국가의 환경, 보건, 안전, 부동산 등에 대한 소송을 사실상 수용함으로써 투자국가로 인해 국내의 정당한 환경정책도 미국 투자자가 제소할 수 있게 된다. 한 예로 미국의 유해폐기물 처리업체인 매탈 클래드사가 멕시코 중앙정부로부터 매립장 건축 허가를 받고 건설을 완료했으나 지방정부가 허가를 취소하고 매립장 주변을 선인장 보호를 위한 생태보호 지역으로 지정. 매탈클래드사는 멕시코 정부에 약 1천6백만 달러의 보상을 청구한 했는데 국제중재부는 매탈클래드사의 합리적 기대가 침해됐다며 보상 결정한 사건이 있었다.

⑤ 환경 규제 강화
화학물질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노력, 에너지 절약 시책을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각국의 환경규제는 점점 강화되고 있고 국제협약 등으로 인해 수출국의 환경의무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미국 메인주는 2005년 1월1일 가정용 제품의 수은함유, 캘리포니아주는 2007년 6월1일 CRT, 등 9품목 유해물질 사용제한을 규제(RoHS: the Restriction of the use of certain Hazardous Substances in electrical and electronic equipment) 했다.

유럽은 전기전자제품 폐기물(WEEE) 지침을 마련해 2005년 8월13일 폐전기전자기기 수거 및 재활용 생산자에게 의무 부담하도록 했다. 한편, 신화학물질관리정책(REACH: the Registration, Evaluation and Authorisation of Chemicals )을 실시해 2007년 6월1일 화학물질의 등록, 평가 허가 등을 의무화 하도록 마련했다. 오는 2008년 1월1일부터 환경배려설계(EuP: Energy-using Product)를 발효할 예정이다. 이외 일본은 가전 리사이클법으로 2001년 폐가전제품 회수 및 분리 처리를 의무화하고 중국은 전자정보제품 오염통제 관리법(China RoHS)을 올해 3월1일 발효했다.

국제 사회의 환경규제가 갈수록 강화됨에 따라 국내 기업의 대응체비가 분주하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친환경 디젤 모델 개발, 포스코는 2006년 1월부터 조업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체계적 관리하고 있다.

환경 글로벌화 날개 될까
주요 쟁점이 우려인 반면, 한쪽에선 한·미 FTA로 인해 환경 관련 분야의 글로벌화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먼저 환경분야의 협력이 강화되는데 협정문에 환경장(Chapter)별도 마련, 별도의 환경이사회와 환경협력위원회, 환경협정문 이행 감독 위한 환경이사회(정부 고위 관리) 및 양국간 환경협력사업 추진 위한 환경협력위원회가 구성·운영되고 유해 폐기물 및 유독성 물질 관리, 습지 보전, 멸종위기의 야생 동·식물 보호, 온실가스 및 대기 오염 물질 관리 등 21개 분야의 상호 협력사업이 추진된다.

한편, 높은 환경보호수준 보장 위해 상호 협력하게 되는데 환경법 및 정책 통한 노력, 무역 및 투자장려 위한 기존 환경보호수준 약화 금지 의무화, 민간인도 환경협정문 이행에 관한 정보와 의견교환 요청이 가능한 민간조사요구제 도입, 환경법의 효과적 집행 위한 환경분쟁 해결절차 마련, 과징금 제도가 도입된다. 환경컨설팅 및 토양오염 복원사업도 추가 개방된다.

FTA로 인한 개방화는 우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산업, 경제, 환경 등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의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국내 환경산업의 경쟁력 제고 및 해외 진출 확대와 더불어 한국 환경의 질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방화를 꿈꿔왔다. 하지만 지난 환경은 한·미 FTA협상은 배기가스 규제완화와 광우병 쇠고기, 유전자 변형 생물체(LMO) 등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중요한 것은 경제논리에 의한 환경 희생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일방적인 횡포에 끌려가는 고질적 병폐에서 벗어나 국민의 우려 섞인 걱정을 귀담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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