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는 생명과학의 세기,
더 나아가 생태환경의 세기로 발전시켜야
세계적인 미래학자 미국의 앨빈토플러(Alvin Toffler) 박사는 최근 우리나라의 어느 대담장소에서 한국은 정보기술(IT)산업만으로는 안되며, 앞으로 생태학적인 사회, 사람들이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회 등이 주요 화두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러한 말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한 메시지다.
급격한 지구환경의 파괴에 따른 지구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한 생물종 다양성 협약이 발효된 시점에서 생물의 자원화에 대한 중요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으며, 유전공학의 발달에 따라 생명체의 고부가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는 현대 고도산업사회에 있어서 생태계 가치는 무한한 발전가능성을 가질 뿐만 아니라 인류의 건강한 생존을 유지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분야이다. 특히 지금까지 수행되어 온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를 통한 인간유전자의 본질을 규명하는데 앞으로 커다란 지각변동 현상이 예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흔히 21세기를 환경의 세기 또는 생명과학의 시대라고 한다. 산업화에 따른 환경파괴로 인하여 생명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나아가 생태계 전체의 문제로 그 범위가 확대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 하듯 런던 자연사 박물관과 하버드대. 미 해양생물연구소 해리티지 도서관 등 세계유명과학 연구기관 10여 개소에서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를 총망라한 인터넷백과사전(encyclopedia of life www.col.org)을 만든다고 최근 발표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180만종의 모든 생명체에 대한 정보를 한 곳에 모으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方舟)”가 만들어 진다. 진짜 바다가 아니라 인터넷의 바다를 떠다니는 방주다. 책과 논문, 사진과 동영상, 인터넷 게시물 등 여러 형태로 흩어져 있는 자료들을 웹 사이트 한곳에 모아 세계주요 언어로 서비스함으로써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계획의 핵심이다.
2008년 중반에 서비스를 시작한 뒤 점차 자료를 보강해 10년 뒤 완성될 예정인 생명의 백과사전을 처음 제안했던 하버드대 윌슨(Wilson)교수는 인터넷 기술과 과학의 발전으로 지구상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오존층 파괴, 산성비, 사막화 열대림 파괴 등 일련의 일들이 지구환경문제로서 국제적인 정치과제로 중요하게 대두되고 이와 관련된 국제환경협약들이 늘어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의 전문가들은 이러한 국제협약 사무국의 책임자로 일하기 위하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환경협약기구의 책임자로 도전하고 있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세계환경정상 회의를 국내에 유치하려는 물밑 작업도 전개되고 있다. 인간 활동에 의해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프레온가스,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등은 지구온실화 이외에도 오존층의 파괴, 산성비, 광화학 스모그 등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산림벌채, 지나친 방목 등에 의해서 생물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고 이들 변화로 인하여 21세기에 있어서 기후변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모든가치의 근원은 건전한 생태계 토대 위에서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사회개혁가로 산업혁명을 주장한 아놀드 토인비(Arnold Toynbee)는 역사란 문명간의 도전과 대응이라는 마찰의 소산이라고 밝힌바 있다. 또 토인비는 역사의 기초를 문명(文明)에 두었으며 문명 그 자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하여 그 생멸(生滅)이 하나의 역사이며 그 생멸은 일정한 규칙성 즉 발생, 성장, 해체의 과정을 주기적으로 되풀이 하는 것으로 보았다.
원래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떨어져서 살 수 없는 생물권의 일부이다. 따라서 자연의 일부로서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이다. 인간의 건전한 발전과 번영은 자연과의 공생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탈 생물적 교만(脫 生物的 驕慢)은 자연을 지배하고 정복하는 대상으로만 여겨 와서 이제 자연으로부터 외면당하거나 보복받기에 이른 것이라고 식자들은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가치의 근원은 생명에 있고 그 생명은 자연 속에서 만 유지될 수 있으며 그것도 건전한 생태계가 형성된 환경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필자가 지난 6월호에서 적시하였듯이 환경문제의 본질인 자연관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를 찾아야 하며 서양의 자연과 동양의 자연관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제 지구환경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지배적인 자연관에 대한 해석을 바로 잡아 자연과 인간이 일체가 되어 공생할 수 있는 동양의 자연관에 합일(合一) 내지는 승화(昇華)시켜 나가는 새로운 문명의 창출 없이는 지구상의 환경재앙으로 인간의 생존이 위태로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녹색르네상스(green renaissance)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일본의 기시네 다구로우(岸根卓朗)는 그의 저서 “문명론 - 문명흥망의 법칙”에서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펴고 있다. 즉 모든 우주 현상은 이극대립(二極對立)또는 주기교체(週期交替)의 법칙에 따라 전개되어 왔다고 한다.
인류 문명도 동서이극으로 대립된 상태에서 주기교체를 되풀이 해 왔다고 한다.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면서도 그 풍요로움 때문에 자연파괴나 환경오염에 의한 지구의 위기나 인류의 위기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은 서양물질문명이 동양정신문명으로 바뀌는 조짐이고 이것이 바로 문명흥망의 법칙을 실증하는 역사적 필연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많은 식자들은 경제중심적인 삶의 형태가 지구온난화와 자원의 고갈, 종(種)의 다양성(多樣性)이 위협 받는 등 환경생태 중심으로 바뀔 것이므로 21세기는 문명전환적 의미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은 문명전환적 세기에서는 경제의 성장, 정치의 선진화, 사회 질서의 확립, 과학기술의 발달 등 인류의 목표에 대한 새로운 페러다임 (paradigm)이 필요한 것이다. 즉 자연에 대한 가치가 생태중심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환경의 페러다임 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필자는 오래 동안 환경부에서 환경정책, 수질, 폐기물, 상하수도 등의 분야를 다루면서 생태적(ecology)인 분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던 것이 사실이다. 환경정책의 성장기적인 과정에서 중장기적 정책 목표를 제시하기도 하였지만 많은 정책현안 문제 해결에 급급한 나머지 각 분야별로 대증적(對症的) 요법에 집착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제 현직을 떠나 대학에서 초빙교수와 객원교수의 신분으로 학생들 앞에서 강의를 하게 되다보니 단순히 몇십년 동안의 경험만 가지고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가 없어 교과서와 전문서적 내지는 철학, 종교서적까지 접하게 되었다. 이러면서 점점 빠져 들어가게 되는 분야가 자연관(自然觀)에 대한 시각이며 더 깊게는 생태학(生態學)에 대한 이해이다.
여기에서 잠깐 생태학(ecology)과 환경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한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학생, 정치가, 행정가, 사회지도자)등이 ‘환경문제’와 ‘생태적관심사’에 대해 말하곤 하지만 이러한 용어가 가끔 다르게 해석되기 때문에 기본적인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환경정책 중심축 생태적 메커니즘으로 바꿔야
생태학이란 생물과 환경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이것은 인간중심이 아닌 생물의 생태계를 고려하여 연구하는 학문이다. 생태학자들은 환경(evironment)을 생물의 일생동안 그 생물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넓게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생물적(生物的) 환경과 비생물적(非生物的)인 물리적 환경을 총칭하여 생태계라고 하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생태적 환경 문제 해결에 지구의 생태환경을 이해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가 공존공생하는데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역량이란 정부의 노력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환경정책의 중심축을 생태적 메카니즘( mechanism)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얼마 전 어느 주요 일간지에 소개된 다음정부에서 중앙부처를 통폐합 내지 축소시켜야 한다는 한 연구소의 연구 내용에서도 현재의 환경부를 산림기능과 합하여 환경생태부로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가상 정부조직 도표를 보고 필자의 생각과 일치하는 면이 있어 내심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필자의 세대는 누구나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곤충채집, 식물채집, 개구리 성장과정과 해부된 동물 또는 물고기를 알코올 병에 넣어 숙제로 제출하기 위해 친구들과 자연을 관찰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한 숙제를 위해 여름방학 내내 친구들과 농촌들판을 쏘다니던 기억들이 아직도 생생하다. 교과목도 중학교 때까지 식물과 생물로 구분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억 된다.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소중했던 소년 시절이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생태적 가치관에 대한 의식(意識)이 잠재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환경적으로 건전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인류의 명제(命題:proposition)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태중심적인 가치관의 형성과 새로운 페러다임의 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세계에서 제일먼저 우리나라 ‘중앙환경부처’의 명칭을 ‘환경생태부’ 또는 ‘생태환경부’ 로 확대 발전시킨다면 환경하는 사람 들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자존심을 세워 줄 것이다.
그리고 환경부내 중심조직인 정책총괄기능을 수행하는 부서의 명칭을 ‘생태보전정책실’ 또는 ‘생태환경정책본부’ 등으로 개편한다면 국가 환경정책 목표와 방향이 뚜렷해 질 것이다. 21세기는 환경의세기 또는 생명과학의 세기라고도 한다. 이를 다시 확대시켜 21세기는 생태환경의세기로 발전시켰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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