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멘트 소성로에서 부원료와 부연료라는 이름으로 전국의 산업폐기물을 사용하면서부터 시멘트 공장 인근의 토양과 농작물에서 많은 중금속들이 검출되고 있다는 조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국정감사에서 한선교 의원이 강원도 영월의 쌍용시멘트와 현대시멘트, 그리고 충북 단양의 한일 시멘트 공장 주변의 토양 조사를 통해 납, 카드늄, 구리, 니켈 그리고 6가크롬 등의 유해 중금속 오염이 심각하여 대책이 필요하다 밝힌 바 있다.
토양으로 인한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들의 건강이 중금속에 노출돼 있지만 시멘트 공장이 세워진지 40년이 넘도록 시멘트 공장과 주변 주민에 대한 역학 조사가 단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마땅히 이러한 일을 해야 할 정부와 시멘트 공장은 지금까지 회피해 왔다. 산업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들기 시작한 1999년 이후에는 쓰레기 소각으로 인해 발생되는 심각한 영향에 대해 조사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난달 시멘트공장 주변 주민들은 스스로 비용을 부담하여 모발검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영월, 단양, 제천의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이 서울 도심의 사람들 보다 인체에 유해한 각종 중금속이 수배나 더 높게 검출된 것이다.
모발검사 참여 인원
대도심 비교군보다 몇배씩 높은 결과
전부 196명이 실시한 이번 모발검사는 강원도 영월의 쌍용시멘트 주민 60명, 현대시멘트 주민 30명, 아세아시멘트 주민 51명 그리고 성신시멘트와 한일시멘트, 현대시멘트가 위치한 단양군 매포읍 주민 35명, 그리고 시멘트 공장의 비교 대상으로 서울시와 경기도 광명시 그리고 전라도 광주시 주민 20명 등 총합 196명이 모발 검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였다.
이번 모발검사 결과는 다음의 시멘트공장 주민 모발검사 결과 평균비교표에서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시멘트 공장 주민 모발검사 결과 평균 비교표’를 각 중금속 항목별로 다시 정리해보면, 아래 표에서 보듯이 알루미늄을 비롯하여 많은 중금속들이 서울 등 대 도심에 사는 비교군보다 몇 배씩 높은 결과가 나오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근 양회협회는 시멘트 공장의 토양오염은 물론이고 이번에 실시한 모발검사 결과가 시멘트 공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의 주요성분은 CaO, SiO2, Al2O3, Fe2O3, Na2O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처럼 석유화학물질은 시멘트의 화학성분일뿐만 아니라, 시멘트에 들어가는 각종 폐기물의 성분도 비슷한 양상을 지니고 있다.
이번에 나타난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 실태와 시멘트의 화학성분과 시멘트 공장 인근 마을에 떨어진 분진, 그리고 시멘트 공장에서 사용하는 폐기물들의 화학성분을 분석해보면 그 인과관계를 쉽게 알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시멘트와 각종 폐기물의 주성분인 알루미늄(Al), 칼슘(Ca), 나트륨(Na), 철(Fe)의 4가지의 성분을 주민 모발 검사의 오염 분포도를 통해 시멘트 공장과의 연관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알루미늄(Al) 오염 분포
알츠하이머 병의 원인이 되는 알루미늄의 경우 비교군에서는 0~5ppm 사이에 검사 인원의 약 65%가 위치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겐 알루미늄 영향이 적다는 것이다. 특히 비교군 20명 중에서 알루미늄에 과다 노출된 한 가족 3명이 있어 평균값이 높아졌지만, 이들을 뺀다면 일반인들에겐 알루미늄의 중독이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에게서는 대부분의 주민이 알루미늄 과다에 노출되어 있다. 국내 여러 모발검사 기관들에서 적용하는 알루미늄 과다 기준(16~20ppm)을 적용하면 모든 시멘트 공장 주민의 50% 이상이 알루미늄 과다 증상을 보이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다.
알루미늄은 시멘트에 들어가는 석탄재, Fly ash, 슬래그 등 각종 폐기물들의 주요성분이다. 이는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이 왜 알루미늄이 높은지 설명해주는 결정적인 근거라 할 것이다.
2) 칼슘(Ca) 오염 분포도
석회석(45%) 뿐만 아니라 전로슬래그(38%) 등 시멘트의 주, 부원료의 주성분인 칼슘역시 알루미늄과 같이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에게서 높이 나타나고 있다. 비교군에서 개인의 사정에 따라 일부 조금 높은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낮은 값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은 건강이 걱정될 만큼 심각한 과다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칼슘은 인체에 필수 미네랄이지만, 과다 축적되면 전립선암의 원인이 된다고 최근 외국 의학계에서 보고되고 있다.
3) 나트륨 (Na) 오염 분포도
나트륨 또한 비교군 보다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시멘트 공장에서는 나트륨은 시멘트 공장의 영향이 아니라 음식과 관련 있다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시멘트 공장 한곳이 아니라 쌍용, 현대, 아세아, 단양 등 시멘트 공장 4곳,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시멘트에 들어가는 나트륨의 영향을 받았음을 분명하게 증거 하는 것이다.
4) 철(Fe) 오염 분포도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이 시멘트 공장에서 비롯된 것임은 확실히 알 수 있는 것은 철(Fe)의 오염 분포도이다. 철(Fe)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많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선 철분 부족현상이 나타난다. 이번의 모발검사에서도 역시 비교군에서는 100% 모든 사람이 10ppm 이하의 철분 함량으로 철분 부족을 나타냈다.
그러나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의 경우 철분 부족인 사람은 극소수이고,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철분 과다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철분이 대부분 음식을 통해 섭취되는 것이 아니라면,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에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철분 과다현상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이는 시멘트에 들어가는 각종 폐기물 안에 포함된 철분이 시멘트 공장의 굴뚝을 통해 대기 중으로 배출된 것을 주민들이 날마다 호흡했기 때문이다. 지형이 철광석 산지가 아니라 석회석 단지인 영월, 제천, 단양의 주민들에게서 철분이 넘쳐나고 있다는 것은 마을에 떨어진 분진에서 바로 그 원인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시멘트 자체 성분뿐만 아니라, 시멘트에 사용되는 폐기물들 안에 철분이 많은 부분 포함되어있다. 그리고 마을의 떨어진 분진의 성분을 분석해보면 시멘트의 성분과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멘트 공장 인근 마을에 떨어진 분진에 대한 화학 성분을 보지 않더라도 마을 지붕에 쌓인 분진에 자석을 가까이 하면 엄청난 양의 철가루가 달라붙는 충격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분진이 시멘트 공장의 굴뚝에서 날라 온 것인데, 날마다 이 철가루를 숨 쉬고 살아왔기에 시멘트공장 인근 지역 주민들의 몸 안에서 철분이 많이 검출된 것이다.
시멘트 공장으로 인한 중금속 오염의 또 다른 증거
이번 모발검사에서 주민들에게 납(Pb)과 카드늄(Cd)등 다양한 중금속 오염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중 구리(Cu),크롬(Cr)의 영향은 다른 중금속에 비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를 시멘트 소성로의 특성에서 찾을 수 있었다.
쌍용시멘트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함께 환경부로부터 25억6천6백만원을 지원받아 작성한 논문인 ‘철강산업슬러지의 복합처리에 의한 실용화 기술개발’에 그 원인이 잘 나와 있다.
위의 ‘중금속 거동분석 결과’ 표에서 보듯이 크롬(Cr)과 구리(Cu)는 폐기물이 투입된 소성로보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클링커 상태에서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연(Zn)은 적은 양이 줄어들고, 특히 카드늄(Cd)은 전량 사라지고, 납(Pb)은 60%가 사라진다. 이는 폐기물 안에 있던 크롬과 구리는 시멘트 안에 그대로 남고, 카드늄과 납은 굴뚝으로 나와 지역 주민들에게 영향을 주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모발검사를 통해 시멘트 공장 인근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이 심각함이 사실로 밝혀졌다. 그리고 주민들의 중금속 오염은 시멘트 공장의 각종 유해성 쓰레기 소각으로 인한 것임이 역학관계를 통해 여실히 증명되었다.
환경부는 외국과 같이 시멘트 공장 배출가스 중 유해가스와 중금속에 대한 철저한 규제를 실시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중금속을 먹어야만 중독되는 줄 알지만 대기오염이 더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납 같은 경우 섭취를 통해서는 인체에 10%만 축척되지만 호흡을 통해 들어온 납은 30~50%가 인체에 남는다. 왜 시멘트 공장 주변 주민들에게서 중금속 오염이 나타나는지 설명해준다.
음식을 통한 일시적 중금속 오염은 대개 빠져나가 위험하지 않지만 호흡을 통해 미량의 중금속을 지속적으로 인체에 축적되면 뼈 끝마디에 침착하며 더 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이다. 시멘트 공장이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것은 인정하지만 시멘트에서 발생하는 중금속 오염에 대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엄격한 법규제와 사용기준을 마련해야한다.
이번 모발 검사는 주민들의 건강에 위험이 있음을 알려주는 시작에 불과하다. 혈중 다이옥신과 6가크롬 등의 조사는 그 비용이 엄청나 주민들 스스로 할 수 없다. 모든 피해를 발생시킨 시멘트 공장과 이를 허가한 환경부가 모든 주민에 대하여 정확한 건강검진을 실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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