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각장 정책의 문제 태울 수 있는데 묻는 쓰레기 하루 2천여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7-03 14:2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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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회수시설(쓰레기소각장)을 인접 자치구와 함께 쓰게 한다’는 서울시의 소각장 광역화 사업이 잇따라 주민반발에 부딪히면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초, 4개 자원회수시설을 광역화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행정대집행으로 밀어부친 양천의 경우 법정소송에 직면했고, 강남 역시 주민반발에 부딪혔다.

서울시가 행정력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추진되는 소각장 광역화 정책은 갈등과 또 다른 정책적 실패을 낳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서울시에는 4개의 소각장이 있다. 이 중 마포구에 있는 것을 제외한 강남, 양천, 노원구3개의 소각장은 서울시의 1개구 1소각장 정책에 따라 수많은 갈등과정을 거쳐 어렵게 지역주민과의 합의를 통해 지어졌다. 그 갈등과정에서 지역주민은 혐오시설에 따른 자신의 건강과 재산권 등에 대한 정당한 주장을 펴는 것조차도 지역이기주의로 매도되기도 했다. 건설을 둘러싼 과정에서 수많은 지역주민이 다치기도 하고, 지역 내에 갈등도 있었다. 우리사회에서 소각장 건설은 단순한 시설 설치의 문제가 아니고 지역갈등의 역사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이다.

비효율과 예산낭비를 일으킨 정책적 실패
노원구의 예를 들면, 노원구에 소각장이 들어선 것이 1997년이다. 시설규모 800톤에 총사업비가 7백42억 7천 9백만 원이다. 노원에 소각장이 들어설 때 상계소각장 대책위원회에서는 노원구 소각대상 쓰레기는 재활용, 음식물 퇴비화 등으로 100톤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 주장했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러한 의견을 무시하고 800톤/일 시설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노원소각장을 건설하였다. 노원구의 쓰레기 반입량은 141톤에 불과해 소각장 가동률이 17.7%다.

다른 지역의 소각장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 이에 서울시는 가동률을 빌미로 타구 쓰레기를 반입해야한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광역화 사업에 앞서, 주민들과의 합의 당시 과다한 용량으로 비효율과 예산낭비를 일으킨 정책적 실패에 대한 책임 있는 모습을 먼저 보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민들이 막고 있어서 소각장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 한다는 식의 지역이기주의로 매도하는 것을 거두어 들여야 한다.

수도권매립지의 매립 종료시점에 대한 환경부와 서울시의 차이
환경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가 밝히고 있는 바에 따르면, 수도권매립지는 서울시의 3개 소각장의 가동률이 2005년 수준일 경우 즉, 광역화가 안되는 경우에도 2041년까지 사용가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서울시 주장하는 2022년과 19년의 사용기간 차이가 난다.

“....수도권매립지가 현 추세대로라면 2022년에는 매립이 종료될 것이 예상됨으로 우리시에서는 현재 가동중인 자원회수시설의 여유용량을 이웃 자치구와 공동으로 이용하여 수도권 매립지의 매립기간을 최대한 연장하고......”(오세훈 시장 명의 회신, 2007. 4. 17)

※서울시 소각장 광역화 여부에 따른 수도권매립지 수명(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1. 서울시가 세운 광역화 목표를 70% 달성했을 경우 → 2044년
※ 제2차 수도권매립지종합관리계획 확정내용
2. 서울시가 세운 광역화 목표를 100% 달성했을 경우 → 2045년
3. 서울시 3개 소각장(양천,노원,강남) 가동률이 2005년 수준일경우
→ 2041년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울시는 2022년 매립 종료된다고 하고 있으나 서울시는 2006년에 제2차 수도권매립지 종합환경관리계획을 세울 때 이처럼 매립지사용기간이 반입량 감소 등으로 인하여 서울시가 예측한 것보다 훨씬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한다. 과거에도 서울시는 현재의 각구별로 소각장을 지을 때도 과도한 용량이라는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혀 경청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수백억원의 예산낭비와 현재의 광역화를 둘러싼 갈등을 스스로 야기했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행정에 대해 어느 누구도 책임졌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

자원회수시설 역사와 현황
서울시에는 가장 최근 완공된 마포 자원회수시설을 비롯해 양천·노원·강남에 자원회수시설이 건설돼 있다. 지난 1996년 2월 가장 먼저 만들어진 양천 자원회수시설은 318억여원을 들여 1일 처리용량 400톤 규모로 지어졌다. 이어 1997년 2월 건설된 노원 자원회수시설은 규모가 두 배로 커졌다. 1일 처리용량은 800톤에 이르며 건설비로 742억여원이 투입됐다.

강남 자원회수시설은 지난 2001년 12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1일 처리용량은 900톤이며 공사에 1010억여원이 들었다. 서울시 최초로 4개 자치구가 함께 이용하는 광역자원회수시설로 가동을 시작한 마포의 경우 지난달 5월 완공됐으며 1일 처리용량은 750톤이다. 1711억여 원이 들었다. 시는 지난 1991년 쓰레기 소각정책을 도입할 당시에는 2∼5개 자치구가 공동으로 소각장을 사용하는 광역시설을 건설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시 전역에 11곳의 자원회수시설을 건설할 계획이었다. 양천과 노원, 강남 자원회수시설도 이 방침에 따라 출발했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결국 1995년 8월 ‘1구 1소각장’으로 정책을 선회하게 된다. 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결국 양천·노원·강남에 건설된 자원회수시설에서는 자기 지역 쓰레기만 처리하도록 규모를 축소했다. 그러나 1995년 실시된 쓰레기 종량제가 정착되고, 분리배출과 재활용이 자리 잡으면서 쓰레기 발생량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양천구의 경우 1997년 하루에 267톤 발생하던 쓰레기가 2004년에는 140톤에 불과하게 된 것. 이 때문에 ‘1구 1소각장’원칙에 따라 축소된 소각장 조차도 용량이 남게 됐다. 이 결과 1일 처리 용량이 400톤인 양천 자원회수시설에서는 130톤만 소각하고 있으며, 노원은 800톤 가운데 145톤, 강남은 900톤 가운데 163톤만 소각하는 등 세 곳의 이용률이 평균 29.4%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였다.

쓰레기소각시설 70%는 ‘휴업중’
서울시는 지난 1991년 그동안 매립 위주로 진행된 쓰레기 처리정책을 소각 위주로 전환했다. 이후 마포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포함해 양천·노원·강남 등 4곳에 총 3781억원을 투입해 자원회수시설을 건설했다.

하루처리 용량은 2850톤인데도 가용율은 30%정고에 그치고 있다.최근 갈등을 빚고있는 양천구 회수시설도 33%에 불과하다. 거액을 들여 건설한 자원회수시설이 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자원회수시설이 위치한 강남·노원·양천구에서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를 전혀 받지 않고 ‘독점이용’하는 데 있다. 이 때문에 태울 수 있는 쓰레기조차 매립지로 향하는 경우가 태반이였다. 서울시는 이러한 자원회수시설을 공동 이용하는 것이 서울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것으로 보고 소각장 광역화 정책으로 또 다른 갈등을 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서울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는 1만 1000∼1만 2000톤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55%가량은 재활용되고 있으며 나머지 45%인 4950∼5400톤가량이 매립이나 소각처리되고 있다.

현재 서울시에 있는 4곳의 자원회수시설(쓰레기 소각장)에서 소각처리되는 쓰레기는 770∼840톤이며 수도권매립지로 향하는 쓰레기가 4180∼4560톤이다. 시는 이대로라면 불과 15년 뒤에 수도권매립지가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매립지행 쓰레기 가운데 2000여톤은 소각처리가 가능하다는 데 있다. 가연성 쓰레기조차 매립지에 묻히고 있는 상황이다.

다른 자치구 쓰레기는 받을 수 없어
노원·양천·강남은 ‘주민반대’와 ‘서울시와 맺은 협약’을 근거로 다른 자치구 쓰레기는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자치구들은 “더 많은 쓰레기가 반입될 경우 주변 생활환경이 나빠지고 집 값 등이 하락할 것을 우려한 주민들의 반대가 크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용률이 20%임에도 불구하고 이웃 자치구의 쓰레기를 반입하지 않아 태울 수 있는 쓰레기가 수도권매립지로 향하고 있다. 이는 자원회수시설의 적자가 누적되는 요인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자원회수시설이 있는 3개 자치구에서는 서울시와의 당초 협약을 들어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는 받을 수 없다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마포 자원회수시설이 광역화 시설로 완공됐다. 마포 자원회수시설은 마포구·용산구·중구와 경기도 고양시가 공동이용하기로 협약을 맺었으며 총 750톤의 이용량 가운데 현재 시험가동이 막 끝난 상태임에도 약 500톤에 이르는 쓰레기를 소각하고 있다. 이용률이 66%에 이르고 있다. 마포 자원회수시설은 1일 처리용량이 750톤이다.

조례 개정 통해 공동이용과 문제점
서울시는 양천·노원·강남에 건설된 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을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5월 사용료를 가동률에 연동시킨 ‘서울시 자원회수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했다. 이 조례에 따르면 가동률이 40% 미만인 자원회수시설은 톤당 최고 8만원까지 사용료를 받고, 가동률이 40% 이상인 소각장은 톤당 1만 6320원의 사용료를 받는다.

시는 자원회수시설을 보유한 자치구들이 이용률을 40% 이상 높이기 위해 인접 자치구로부터 쓰레기를 받기를 기대하면서 자연스럽게 공동이용이 될 것으로 보았다. 그러나 이에 대해 강남구는 지난해 12월 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시와 구, 주민협의체 3자가 2001년 12월 맺은 ‘강남 자원회수시설 가동에 관한 협약서’에 따라 오른 쓰레기 처리비용을 납부할 수 없다”면서 “이 협약서를 근거로 시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협약서를 보면 쓰레기소각장에서 우리 구의 쓰레기만 처리하고(제2조), 적자액은 시가 감당한다는 내용(제3조8항)이 분명히 있다”고 주장했다.

자원회수시설 공동이용은 상생의 길인가?
지금처럼 다른 자치구의 쓰레기 반입을 막다보면 결국 ‘부메랑’처럼 문제가 커져 되돌아오게 된다는 것은 아닌가? 4000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들여 건설한 시설의 이용률이 20%에 불과해 전국평균(약 7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또 일종의 기피시설을 유치한 데 대해 상당한 ‘인센티브’를 받으면서도 시설은 활용하지 않겠다는 모순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서울시에서는 노원·양천·강남자원회수시설 인근 주민들에게 287억원을 난방비 지원 등 인센티브 성격으로 지출했다.

시 청소과 관계자는 “강남구와 진행중인 소송에서 서울시가 이기면 공동이용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한다”며, “쓰레기문제만큼은 지역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큰 틀의 시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자원회수시설을 일부 자치구가 ‘독점이용’하는 현 상황을 두고 “서울시 22개 자치구가 세금을 걷어 자원회수시설이 있는 강남·양천·노원구를 지원하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3개 자치구는 자원회수시설을 유치한 덕분에 난방비 지원과 더불어 지역환경개선 및 주민복지증진 사업에 서울시로부터 거액의 예산지원을 받고 있다”면서 “인센티브만 챙기고 의무는 이행하지 않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서울시의 '환경 빅딜'카드 첫 단추는 노원.강북.도봉구
지역이기주의로 골치 아픈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환경 빅딜'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이웃 자치구끼리 소각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재활용 시설 등을 별도로 짓지 않고 교환 사용토록 하는 '빅딜'로 환경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이후 환경 빅딜의 첫 단추로 노원구는 강북구(4백여톤) 와 도봉구(3백50톤)에 쓰레기 소각장을 개방한다. 대신 도봉구는 지난해 8월 완공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하루 1백톤 처리)을 노원구와 강북구도 이용토록 한다. 이에 따라 강북구는 캔. 플라스틱 등 생활폐기물 재활용 시설을 지어 노원. 도봉구의 폐기물을 받기로 했다. 이들 3개 자치구는 1년여 간의 줄다리기 끝에 빅딜에 합의하고 시설 개.보수와 증설에 나섰다. 지금까지 구로구와 경기도 광명시가 소각장을 공동 사용하는 등 타 시.도간 빅딜은 있었으나 서울시내 자치구간 빅딜은 처음이었다.

서울시는 먼저 현재 시설의 안전성에 대한 조치와 신뢰회복을
노원구 소각장의 경우 소각장대책위원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환경영향평가서 조작의혹으로 검찰에 고발한 적도 있다. 당시 노원구 소각장 환경영향 평가서 조작의혹 사건의 고발장을 작성했던 변호사가 바로 오세훈 현 서울시장이기도 하다.

노원구 시설의 경우는 오염방지시설의 문제점 때문에 지난 10여 년 간 여러 차례 다이옥신 기준을 넘기도 하였다. 심지어는 2003년에는 오염조사 분석결과를 조작하여 큰 파문이 일기까지 하였다. 소각장의 배출물질 중 인체에 심각한 위해가 되는 다이옥신 연속시료 채취 장치는 그래서 무엇보다 도입이 시급하다.

이 문제는 그간 노원소각장 다이옥신 조작 파문 등을 고려하면 아직까지도 도입이 안 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가 없다. 이를 생활쓰레기 소각시설에 전면 도입하는 제도적 개선도 추진되어야 한다. 이러한 제반 소각장의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광역화의 필요성만 언급하는 것은 결코 동의를 얻을 수 없다. 서울시 광역화 정책 논의의 출발은 신뢰이며, 그 신뢰는 소각장의 안전성에 대한 지역주민의 마음을 얻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전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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