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과 휴식이 공존하는 독립된 땅 '독립공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5-21 17: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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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과 휴식의 산체험 현장
“독립공원은 휴식공간이란 점에서는 다른 공원과 같지만 추모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생태공원도 물론이거니와 지하철역과 연계하여 역사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 되겠지요. 우선 이 공원은 도시 안에 자리잡은 까닭에 동네 주민들이 휴식공간으로 많이들 찾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역사관은 관광객들이 주로 찾습니다. 나무는 철쭉을 가장 많이 심고 있고 회양목과 빗살나무를 그 다음으로 심어 조경에 힘쓰고 있습니다. 일전에 있던 일본 칠엽수는 모두 파내어 지금은 찾아볼 수 없죠.”
작년 10월부터 이곳 근무를 시작한 김용주 공원관리소장 (53세)이 관리소 밖 조경에 시선을 주며 말문을 열었다.

일본 칠엽수를 모두 파내어 버렸다는 이곳 독립공원은 그만큼 극일을 지향하는 정신이 뚜렷해야 할 곳이었다. 여기저기 뭉쳐졌다 풀려져 흩어지는 탐방학생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교육적인 가치가 이곳 공원에 있음을 확연히 보여주는 것일 것이다.
독립공원에 식생하는 수목은 소나무를 비롯하여 은행나무, 감나무, 모과나무 등 66종 11만 2천44주에 이른다. 매년 꽃을 많이 심고 있는데 일년에 4차례 심고 있다. 보름 전에 펜지 등6천여 본을 심었단다.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중인 할머니에게 “강아지 준비물은 가지고 산책하시냐?”고 묻자 채변봉지를 꺼내들며 당연하다는 시늉을 해보이며 밝게 웃으신다.
햇살을 쬐며 한낮 오후를 보내시던 할아버지의 하품에서도 공원의 한가로움이 가득 묻어나온다. 모두가 모여 하나의 공원이 되어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중학교 남학생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다가가 역사관 탐방소감으로 우리 조상들이 받은 고통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들었는지를 물어보았다.
“기분 안 좋아요.”
한 남학생이 조금은 찡그린 표정으로 짧게 대답했다. 나는 그 표정이 어디에서 온 것인지를 금세 알 수가 있었다. 아까 이미 역사관을 훑고 나온 내 기억에도 선연히 떠오르는 참혹한 고문의 현장과 사진들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 옆 친구가 곧 받아 대답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일본과 곧 친해질 수 밖에 없어요.”
아마 경제적인 교류를 의미함에서 나온 얘기일 게다. 곧 친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지금은 친하지 않은 상태라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곧 친해져야 할 수밖에 없는 관계, 이 말은 몇 십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수없이 반복되어 온 말이 아닌가.
그런 미묘한 한일관계를 만들어 놓은 역사적 실증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곳은 그래서 더욱 숙연해질 수밖에 없는 곳이다.

서울 서대문구 101번지 일대에 위치한 본공원은 면적이 3만3천 31평으로 독립문(사적 제32호)을 비롯한 영은문주초(사적 제33호), 형무소 제10,11,12 옥사 및 사형장(사적 제324호) 등 3개 사적지 지정을 받았다.

1907년 일본인이 설계한 서대문감옥은 87년 서울구치소가 경기도 의왕시로 이전됨에 따라 1989년 공원결정이 되었고 ‘92년 8월 15일 서대문독립공원으로 개원되었다.
그 후 ‘94년 2월 5일 서대문구로부터 공원을 인수하여 관리하면서 ’독립공원‘으로 명명되게 되었다.
공원 이용객은 연간 1백87만여 명되며 1일 평균 5천6백명 정도의 탐방객이 다녀가고 있다. 비수기 때는 1일 3천여 명이 성수기 때는 약 7천여 명이 이곳을 찾는다.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의 체험현장
역사관은 불행한 과거를 반복하여 겪지 않으려는 의지에서 그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거나 물품등을 전시하여 교육의 장으로 삼기위해 마련되었다. 역사관은 1층 영상실을 비롯한 자료실, 기획전시실로 이루어져 영상 및 자료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하였으며 2층은 역사의 장과 민족저항실, 옥중생활실을 갖춰 당시의 상황을 심층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지하 1층에는 임시구금실을 비롯한 고문실에서 잔혹한 고문을 당하는 애국지사의 모습을 재현하여 당시의 처참한 현장을 재현해 보여준다.

조금은 비좁아 보일 정도로 많은 관람학생들이 복도를 통해 빽빽이 줄을 맞춰 전시실을 옮겨 다니고 있었다.
이현정 역사관팀 대리는 역사관의 소개를 차분하게 설명해나갔다.

“독립운동이라는 테마로 초점이 맞춰진 독립공원은 독립문을 비롯하여 독립운동가들의 위패가 모셔진 독립관, 그리고 그들이 고초를 당한 서대문형무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런 현장을 활용하여 독립운동사에 대한 자료를 관리하는 한편,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각종 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그 예로 ‘도슨트’라는 박물관해설 자원봉사자제도를 통해 예약된 방문객들에게 전문적인 해설도움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진로탐구의 일환으로 역사관 일일 사원을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갖춰 놓았지요. 탐방객은 연간 50만명 정도 되는데 봄철에 학생 현장 체험학습을 갖습니다.

이 곳을 찾는 분들은 유물유적에 관한 의식이 많은 분들이 대부분이어서 다행인데, 질서의식 또한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경우가 거의 없을 정도입니다. 앞으로 박물관 기능에 한정되지 않고 체험과 공부, 그리고 즐거움이 한번에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갈 계획입니다. 교육적 측면도 강화하고 체험학습도 적극 지원해 갈 예정입니다.”
공원이용 프로그램 중에는 3월에서 11월까지 격주 토요일에 초등학생과 학부모들이 예약을 통해 공원나무알기교실에 참가, 생태에 관한 체험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한 ‘독립공원 나무알기교실’도 있다.

향후 발전적인 공원으로의 발돋움 작업
독립공원은 정말 테마가 확실한 공원인 만큼 그 테마를 충실히 살려낼 수 있느냐는데 앞으로의 공원 발전계획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다른 공원보다 테마설정에 애를 먹는 일이 없다는 점이 큰 장점이 될 것이다.

현재 공원의 발전계획이 추진 중에 있다면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하여 생태공간으로서의 기능을 더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나무 숲도 솎아내야 할 곳을 구분하여 이식시키는 한편, 보완·식재해야 할 곳을 찾아 도시 속의 그늘을 더 넓힐 필요가 있다.

또한 각 나무며 꽃에 명패를 적절하게 분배하여 현장학습기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표시해 주어야 할 것이다. 자연상태를 훼손해 보일 정도로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런 측면으로 눈에 띄는 것이 자연보호를 위한 푯말 또는 금지구역을 알리는 휘장같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움을 깨는 흉물로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간에 맞게 적당한 크기와 규모로 재배치를 요하는 부분이다.

그리고 독립문 지하철과 연계하여 사진전시전이나 유물들의 실제 체험행사들을 기획하여 지하철 통로에서 공원 안까지의 공간을 이은 테마행사도 다양하게 나올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역사의 현장에서 붉은 벽돌이 들려주는 대한민국 독립 이야기’라는 독립공원의 팜프렛 문귀 중 ‘붉은벽돌’이 피의 의미로 전해져옴은 아마 독립공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박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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