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업무와 퇴출대상 공무원을 바라보는 시각

심재곤 논설위원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5-16 15:5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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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Major급 몇몇 일간지 1면 상단에 한강 둔치에서 퇴출대상 공무원들이 쓰레기 줍는 모습을 멀리서 희미하게 찍은 사진을 크게 보도한 것을 보고 독자들은 많은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아, 우리 사회에도 이제는 철 밥통 같은 무능한 공무원들이 사라지는구나.” 하는 식의 변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대리만족을 느꼈을 것이며, 또, 어떤 시민들은 “퇴출 대상 무능 공무원이 그렇게도 많은데 지금까지는 왜 가만히 내버려두었을까?”하는 식의 생각도 가졌을 것이다.

전직 환경부 공무원 출신인 필자는 신문지상에서 이와 같은 기사를 보면서 아주 다른 시각에서 씁쓸한 마음을 버릴 수 없었을 뿐더러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오랫동안 폐기물 정책 부서에서 근무하며 많은 정책입안과 현장을 경험하였다. 그래서 이런 문제에 남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전국에 있는 환경담당 공무원이나 시민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사회봉사차원에서 쓰레기를 줍는 사람들은 어떻게 느꼈을까, 혹시 자격지심을 느끼지나 않았을까 걱정스러웠다.

쓰레기를 줍는 것을 단순한 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쓰레기의 종류와 장소에 따라서는 그냥 버려도 될 쓰레기가 있고 반드시 수거해야 될 쓰레기가 있다.
아주 작고 지엽적인 예를 들면, 산속이나 강변 등에서 귤 등 과일껍질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일껍질들을 등산을 하거나 강가에 산책을 할 때 아무 생각 없이 버리는데, 버리는 사람 입장에서는 그것이 자연에서 분해가 되거나 거름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이다. 자연의 생물체가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고 성장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물질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과일껍질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탄소와 산소를 식물 등 생물체들은 직접 흡수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히려 많은 탄소를 포함한 음식물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해충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야생동물의 섭생을 변화시키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듯이 상식화된 전문지식이 없으면 이런 쓰레기들을 그냥 지나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굳이 환경의 전문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쉬운 예를 들어 쓰레기를 줍는 일도 아무 생각 없이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하여 음식쓰레기의 일부분을 애써 예를 든 것이다.
무능하고 퇴출대상 공무원이라고 낙인찍힌 사람들이 환경업무의 중요한 부분인 쓰레기 처리를 위한 한 부분에 투입되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환경 업무의 중요도나 그 성격을 폄하시켰다고도 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좌천될 때에는 의례히 하수처리장, 분뇨처리장, 쓰레기매립장, 소각시설 등으로 밀려나는 것이 일반화 되어있으며 때로는 전문지식이 없는 신규 공무원의 첫 발령부서로 환경업무를 담당케 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은 지방자치단체가 가장 우선순위를 두어 해결하여야 될 첫 번째 업무가 각종 다양한 쓰레기 처리, 폐/하수 처리, 양질의 수돗물 공급, 주민들이 체감적이거나 심미적으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녹지 등 생활주변 환경관리 등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주민들의 Nimby현상에 밀려 지자체에서 기초적으로 필요한 환경기반 시설(쓰레기매립지, 소각시설, 폐/하수 처리장, 우/오수 관로, 수돗물 취/정수장 등)에 대해서는 타 지역으로 미루거나 설치문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설들을 행정용어로 환경기초시설이라고 하는 것이다. 기초시설이란 것은 마을이나 도시를 구성하는데 가장 먼저 설치해야 되는 기본시설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 산업사회에는 철도, 도로, 항만, 공항과 같이 환경기초시설도 사회간접자본 시설(SOC)로 분류되고 있다.

상당수의 지방자치단체는 이와 같은 업무는 뒷전으로 하고, 지역주민들과 시행자간에 이해관계가 큰 개발사업에만 눈을 돌리는 전시행정과 선심성 정책으로 인기영합에만 급급한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바로 이러한 현상이 지나치게 되면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포플리즘 정책이 성행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포플리즘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포플리즘을 주도하는 자들은 대부분 정치지도자나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일정한 지위(권리)를 차지하고 대중적인 지지를 얻은 다음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무차별하게 원칙도 중심도 없는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여 대중을 현혹시키는 것이다. 최근 우리사회에 이러한 망령이 만연되어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우선 퇴출대상 무능 공무원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적으로 접근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행정시스템에는 제도적으로 많은 여건이 구비되어 있다. 우선 그러한 퇴출대상 공무원이 존재하고 있는 조직과 기구가 필요한가, 그리고 그 속에서 일하는 공무원의 숫자가 적정한가, 또는 그러한 공무원은 국가나 지방공무원법 및 공무원 복무규정상 하자는 없는가, 때로는 조직체계상 무능공무원에 대한 직계 상사들의 감독에는 소홀함이 없었는가, 좀더 본질적인 측면에서 이러한 공무원에 대한 지금까지의 인사관리가 적정한 것이냐는 등 공무원을 에워싸고 있는 틀(규율) 속에서도 쉽게 무능 내지는 퇴출대상 공무원을 가려낼 수 있는 것이 현재 정부 내의 행정시스템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답변은 간단하다. 담당업무가 적거나 업무가 유사한 조직은 통폐합시켜야하며 무능한 공무원이 있던 자리는 정원을 줄이는 한편, 그러한 공무원은 관계법규에 따라 징계절차를 거쳐야 하며, 무능, 무책임 공무원의 직계상사들에 대한 감독불충분에 대한 공동책임을 물어야 하며, 조직 내에 정실인사가 존재하고 있다면 그 원인을 투명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대 행정은 그렇게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이다.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사회변혁 와중에 있는 우리나라의 행정체계에서 선진화, 능률화, 민주화라는 많은 목적을 달성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행정학자 막스웨버(Max Wever)의 이론에서 찾아보면 관료제는 일단 확립되면 파괴하기가 극히 곤란한 사회구조가 되며 영속성을 갖는다고 하였다.
그렇지만 오늘날 사회는 일시적 사회(Temporary Society)로서 급변하고 있으며, 복잡한 여러 가지 기술적, 정치적,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조직구조는 끊임없는 변동이 요구되고 있다.

관료는 야누스(Janus)의 상처럼 두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관료들은 한편으로는 자기 방어적, 보수적, 정태적(靜態的), 이기적 측면을 가지고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격심한 변동화에 대응할 책임을 지고, 변동을 직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는 쇄신적 측면도 갖추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전자의 관료는 시대적 변화에 둔감하고 법제적 논리만을 강조한 나머지 사고(事故)내지는 징계대상이 될 우려에 대하여 철저한 자기 방어적 태도를 취하려고 새로운 일을 처리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후자의 관료는 굉장히 정치적 센스가 민감하여 오히려 정치리더(Leader)보다 한발 더 앞서서 과장된 정책상품을 만들어 상납하려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이러한 요인내지는 문제들을 어떻게 예방하고 해결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냐에 대해선 정확하게 답이 나와 있다.

첫째, 관료들을 평가하고 선택하는 기준은 생산성, 효과성, 능률성에 두어야 할 것이다.
둘째, 관료들은 조직의 라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한 목표가 분명한 구체적 사업계획을 작성하고 실행시킬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관료행위의 정당성의 근거는 종합적인 판단이 가능한 지식과 사고능력을 가져야 하며 관료의 권한과 권위는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한 문제해결 능력에서 나와야 한다.
넷째, 관료계급 구조를 타파하기 보다는 관료계급구조 내에서 직급에 관계없이 문제 대응 능력을 갖춘 자를 발굴하거나 키워나가야 한다.
다섯째, 관료의 시각은 과거에 얽매이거나 현재에 안착하는 것보다는 미래지향적 식견을 가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우리 사회가 환경적으로 건전한 지속가능한 발전(ESSD : Environmental Sound of Sustainable Development)을 이룰 수 있는 자질을 가진 관료를 양성해야 한다. 21세기는 환경의 세기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자원순환으로 환경용량을 키워 나가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환경업무 우선순위(Priority)와 담당자의 자질(Quality)을 더욱 높이는 계기를 발현시키기 위하여서라도 환경업무와 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폄하의 대상으로 삼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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