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R제도의 가능성과 문제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12-27 16: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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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
EPR은 쓰레기 종량제 이후 소비자뿐만 아니라 생산자도 재활용을 위한 일정한 책임을 나누어 분담하고 생산설계에서부터 폐기물을 줄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동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되어 2003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재활용을 활성화하여 자원순환사회를 구축하기위한제도이다. 이는 소비자의 재활용책임확대라는 쓰레기 종량제(ECR) 이후에 도입되었기 때문에 유럽의 환경정책이 시장규제로 전환하는 배경 속에서 등장한 독일의 EPR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ECR과 EPR은 생산자 일방이 아닌 소비자와 생산자가 재활용 책임을 분담하는 이른바 전형적인 소비자와 생산자간의 분담된 재활용책임의 구조를 띄고 있다. 정부는 EPR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자발적 협약방식에 의하여 생산자들의 재활용 목표량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식을 취함으로써 가능한 정부의 직접적 통제 및 규제방식을 피하고자 하였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는 EPR제도가 지니고 있는 시장적 간접규제 방식의 특성에서 비롯되었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정부와 생산자간의 투명한 협약과정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규제의 약화 또는 규제 왜곡화의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이에 대한 예방적 조치도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EPR제도인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시행된 지 만 3년이 경과하였다.
3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대한 성과 평가가 무리일수는 있으나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이 모두 발견되고 있다. 외견상으로 보면 제도를 조기에 시행하였던 유럽의 국가들이나 일본의 경우보다 오히려 활발하게 한국의 EPR제도가 시행되는 것으로 보이는 부문도 분명히 있다. 사실 한국의 EPR제도의 성과는 여타 다른 선진국가의 그것보다 뒤지지 않으며 오히려 앞서가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EPR제도를 처음 실행하였던 독일의 경우 다소 제도의 폭을 줄이고 있는 것에 비하여 한국은 제도적 범위를 빠르게 확대시켜 한국보다
먼저 1997년 EPR을 시행하기 시작한 일본에 비하여 더 많음 품목들을 EPR 대상품목에 포함시키고 있다.

생산자재활용의무 대상품목
생산자재활용의무대상 품목은 시행초기에는 기존의 예치금 품목을 중심으로 일부 신규품목을 추가하여 ’03년부터 우선 실시하고 향후 제도의 정착과 더불어 점진적으로 대상품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였다. 신규품목 중에는 플라스틱 포장재, 휴대폰, 오디오, 컴퓨터 등이 새로이 포함되어 실시되는데, 플라스틱 포장재는 플라스틱관리정책의 전반적인 개선을 통해 기존의 원료부담금인 합성수지폐기물 부담금제도는 폐지되고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플라스틱 포장재는 “생산자재활용품목”으로 편입하고, 나머지 플라스틱 제품에는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개선된다. 플라스틱 포장재 중에서도 컵라면용기, 받침접시 등 용기류는 ’03년 1월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 품목으로 도입, 우선 실시하고, 봉지, 봉투 등 필름류 포장재는 재활용기반을 확충하여 ’04년 1월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실시하고 이를 위해 현재 석유화학업계 및 플라스틱업계가 자발적으로 자금을 조성하여, 유화, 고형연료화(RPF) 연구 및 기반구축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는 매우 많은 정부, 지자체, 소비자, 의무생산자, 재활용사업자, 수집운반업자 등 많은 주체가 제도 내에서 관계되어 있는 만큼 각 주체별로 각자 맡은 역할을 성실히 이행하는 것과 각 주체 간에 원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제도의 성공적인 이행과 정착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포장재 부문의 합성수지 등은 그것의 막대한 발생량에 대비할 때, 여전히 재활용률이 만족한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중소생산자의 재활용책임이 면제 또는 유보되는 과정에서 전반적인 책임 역활 분담이 애매모호해지는 한계점도 발생하고 있다. 특히 제품 부문 가운데 건전지, 형광등은 유해물질 관리라는 측면에서 더욱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재활용률은 매우 낮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PR제도의 가능성
EPR의 가능성은 자원순환형 폐기물관리에서 그 단계를 적절히 밟아서 정책적 균형이 이루어져있는 결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여타 유럽이나 일본의 경우와는 달리 쓰레기종량제를 먼저 시행함으로써 이른바 ECR 즉 소비자책임재활용제도를 통하여 재활용 가능자원을 보다 용이하게 분리배출하고 수거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였다.
그리고 이를 다시 보완하는 제도로써 EPR 즉 생산자책임활용제도를 적용하여 수거단계에서부터 물질을 재활용 처리하는 부분을 활성화 시키고자 하였다. 이는 ECR이 없는 상태에서 EPR을 시행하는 경우 생산자들의 과중한 수거 및 처리비용이라는 기업의 이중비용부담 한계를 벗어나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책임을 분담한다는 균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환경부와 한국자원재생공사의 최근 연구보고에 따르면 EPR 시행 3년간의 재활용량은 3,400천톤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재활용시장에 재생가치를 갖고 유통 판매된 자원으로서 그 화폐적 가치는 5,595억원에 달한다고 평가하였다. 또한 EPR시행에 따라서 증진된 고용창출 효과는 3년간 2,730명이며 매립 및 소각처리비용을 대체하고 그 비용을 절감한 액수는 6,844억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자원이 폐기되어 환경오염물질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 것을 예방하고 자원을 가치 있는 방향으로 순환하여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 낼수 있는 구조는 분명 한국 EPR제도의 가능성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EPR제도의 한계
그러나 한국의 EPR제도는 그제도만의 직접적 성과라기보다 쓰레기종량제 및 기타 여러 요인들에 의한 간접적 이차적 성과도 많았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렵다. 아래표에서 나타난 바 전반적으로 재활용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몇 가지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두 가지로 요약하면

첫째, 재활용시장의 불안정
EPR제도는 근본적으로 시장기구의 작동을 활용한 환경정책의 실천수단이다.
그런데 재활용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이라면 EPR제도는 시장적 조건을 안정화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조치를 취하는데 2003년과 2004년의 경우를 보면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즉 2004년도는 재활용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면서 제도시행 첫해보다 그 성과가 오히려 후퇴하였는데 다시금 2005년에는 회복되는 상태를 보였다.

이는 단계적으로 시장을 안정적으로 성장시켜야 이에 관련된 시장의 주체들이 안심하고 투자를 결정하고 기술을 개발하여 장기적으로 시장을 확대 성장시킬 수 있는데 그러지 못 함으로써 재활용시장의 확대를 어렵게 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둘째, EPR 대상품목별 재활용성과의 격차
종이팩, 합성수지, 전지, 전자제품, 형광등과 같은 제품은 EPR품목에 편입되어 있지만 사실상 재활용률이 크게 상승하지 않고 있으며 수거실적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와 생산자간의 자발적 협약에 의해 결정된 재활용의무량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어서 피부에 와 닫는 감량 및 재활용의 효과가 예전의 예치금제도 당시와 비교 할 때,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한계점도 지적할 수 있다. 또한 재활용이 상대적으로 용이한 것은 잘되지만 시장적 조건이 잘 맞지 않는 포장재, 제품 등의 경우에는 성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재활용이 용이한 것은 잘되고 어려운 것은 잘 안된다면 아직까지 EPR제도 도입결과로 인한 특별한 효과성은 나타나지 않은 것이라고 볼 수 있어 그 한계점을 극복할 조치가 시급히 필요하다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바로 정부의 책임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EPR제도를 모든 폐기물에 획일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다.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서는 생산자가 수거 및 처리를 책임지는 것이 현재와 같이 지방자치단체가 수거 및 처리를 책임지는 것보다 더 경제적일 수가 있는데 바로 그런 폐기물들을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폐기물에 EPR제도를 적용해야 수거 및 처리비용의 절감분의 일부를 생산자에게 되돌려 줄 수 있게 되며, 이와 같이 생산자에게 충분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어야 EPR제도를 정착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EPR제도는 생산자에게도 이익이 되고 일반 시민에게도 이익이 되도록 운용해야 한다. 정부는 장기적으로 EPR제도를 점차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여러 나라들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 제도를 본격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며, 다시 말해 EPR제도는 앞으로 대세가 되리라는 것이다. 이 제도가 국내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올바른 인식과 지지도 매우 필요하다. 기존의 재활용시스템의 큰 변화가 오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는 생산자 입장에서는 다소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결국 보다 효과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재활용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하여 결국, 우리사회를 “자원순환형사회”로 앞당기는 견인차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다. 전하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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