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해양 역사의 단초이다. 10억년 이상 바다는 깊은 정적에 감싸여 있었지만 이곳에서 최초로 생명의 싹이 트기 시작하였고, 태양에너지와 해수의 작용에 의해 생명의 세포가 바다에 나타나게 된 것이다. 오늘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생명체들의 탄생 비밀이 바로 바다에 있었던 것이다.
해양은 인류의 생존과 관계된 유용한 자원의 대부분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보유량 또한 상상을 초월하는 정도로 많다. 막대한 양의 바닷물, 그 자체가 바로 풍부한 공업원료를 지닌 자원이며, 그 바닷물 속에는 평균 2.6%의 염분이 있으며 지구 전체의 바닷물에는 그 양이 무려 3.6×10의 16승톤이라는 무한대의 양이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금, 백금, 우라늄, 몰리브덴, 리튬 등 육지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유용한 원소가 무궁무진하게 바닷물 속에 녹아 있다. 또한 해저에는 석유, 망간, 니켈, 구리, 아연 등의 광물이 엄청난 규모로 매장되어 있기 때문에 향후 그 개발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또한 해양에는 30여만종에 달하는 생물군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들 생물군의 재생산력은 육상생물에 비해 5~7배에 달하여 해양 생물의 재생산력이 얼마나 큰가를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로 접하고 있어 육상생태계 다음으로 해양생태계의 비중이 높고 중요하다. 또한 서해안 갯벌은 세계의 5대 갯벌중 하나로 우리에겐 소중한 자원임과 동시에 세계적으로도 그 기회가 매우 높다. 따라서 해양이 지닌 잠재적 자원의 활용가치는 향후 우리나라의 영구한 발전의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해양의 기초생산은 대부분이 표층에서 일어나며 저서생물은 표층에서 생산된 에너지에 의존하고 표영생물의 일부는 저서군집에서 영양을 취하므로 표영과 저서 군집은 에너지 흐름에 있어 결합되어 있다. 심해 생태계를 제외하면 이러한 표영군집과 저서군집의 결합은 치밀하다. 따라서 단위 생태계의 정의에 있어 표영군집과 저서군집을 별개의 계로 나누는 것은 총체적(holistic) 접근을 어렵게 한다. 이에 먼저 생태계 구성성분으로서의 저서환경을 살펴보고 생태계의 유형을 알아보자.
저서서식환경
연성저질환경은 기질에 따라 진흙 갯벌(mud flat)과 모래 갯벌(sand flat)로 나누어 진다. 진흙 갯벌은 또 다시 염생식물이 있는 것(염습지, saltmarsh)과 없는 것으로 세분된다. 또한 조하대 연성저질에 잘피가 있는 경우(eelgrase bed)와 없는 경우로 세분되기도 한다. 연성저질 생태계는 각각 고유한 종 조성과 환경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어 그에 상응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연성 저질에 서식하는 생물은 지역, 퇴적상, 수심, 수괴 등의 환경요인에 좌우하여 종 조성과 생물량 또는 군집의 기능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
이외에도 퇴적물 내 중금속 함량이나 유기독성물질 역시 하구나 연안역의 저서생물군집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위해안은 연성저질과는 달리 대형 해조류가 서식하고 다양한 생물상을 유지하고 있는 생태계이다. 해안의 상당부분과 섬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바위해안은 연안생태계에서 결코 비중이 적지 않다. 그리고 다양한 상업성 종(굴, 홍합, 전복, 해삼, 멍게, 문어, 민꽃게, 바위해안 정착어류 등)들과 장차 신물질 개발을 위한 후보생물(히드라, 해면, 산호류, 연체동물 등 )들이 다양하게 서식, 산란하는 곳이기도 하다.
하구 생태계
하구 생태계는 육지로부터 담수와 영양염, 유기물과 여러가지 오염 물질이 유입된다. 영양염이 풍부하고 염도차에 의해 쉽게 성충이 일어나므로 생산력이 매우 높다.
추이대(ecotone)로써 다양한 서식 환경을 이루고 있어 많은 종류의 담수성, 기수성, 해수성 생물 뿐 아니라 새와 같은 육상생물이 서식하며 종다양도가 특히 높다. 하구는 성육장으로서의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어 어류 뿐 아니라 수많은 무척추동물의 성육장이 된다. 그러나 하구에서 방출되는 오염물질에 대해 유생이나 치어는 성체보다 취약하므로 하구환경의 파괴는 생물다양성과 자원의 감소와 직결된다.
내만 생태계
우리나라 남해에 특히 발달되어 있는 내만 환경은 파도나 해일 등으로부터 은폐되어 있어 양식장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저질에는 바지락 등을, 수층 내에는 굴 등의 생물을 양식하므로 이러한 양식생물이 생체량의 대부분을 이루는 인공생태계의 성격을 띠게 된다. 고밀도의 양식은 영양염 순환체계를 교란시켜 대개의 경우 부영양화 상태를 만들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바다의 적조현상을 일으키는 원인중 하나인 것이다.
간석지 생태계
간석지는 수심이 얕고 조석에 의해 물질이동이 활발하여 생물의 생산력이 높다. 간석지는 주기적인 대기 노출, 강우, 높은 일사량, 급격한 수온과 염도의 변화 등의 특이한 환경 조건을 가지고 있어 이곳에 적응한 독특한 생물상을 가지고 있다. 간석지는 전국토 면적의 2.8%에 달하고 이 중 약 83%가 서해안에 나머지는 대부분 남해안에 분포한다. 간석지 역시 많은 어종의 산란장과 성육장 역할을 하므로 간석지의 매립은 심각한 서식지 파괴를 불러온다.
근해 생태계
근해 생태계는 조하대에서 대륙붕의 끝에 이르기까지 비교적 얕은 수심의 표영군집과 저서군집이 밀접하게 결합되어 있다. 주로 성어 개체군이 서식하며 전 세계 어획량의 90% 이상이 일어나는 곳이다. 육지와 가까워 육지로부터 직접적인 오염에 노출되어 있고 특히 선박과 관련된 오염이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원양 생태계
우리나라 동해는 대륙붕이 별로 발달하지 않고 최대수심이 3,500m가 넘는다. 표영군집과 저서군집은 결합이 약하며 기초생산과 생물량이 비교적 낮다. 큰 하천이 없고 수심이 깊어 육지에서의 영향을 덜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태평양과 같은 원양에서도 비교적 높은 독성물질이 검출된다는 사실과(Norse, 1993) 동해는 군도에 의해 에워 쌓인 주변해임을 생각할 때 동해도 오염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동해의 유기오염물질의 농도는 오히려 황해나 동중국해보다 높았다(Tkalin, 1991)는 자료도 있다.
해양생태계에서의 생물다양성 감소원인
최근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해양생태계의 다양한 오염문제들은 결국 생물다양성 감소로 이어지는데 그 중요한 요인들을 항목별로 열거해 본다.
서식지 파괴
표영환경이나 저서환경의 변화는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축소하거나 조각내고 완전히 없애버릴 수 있다. 간척매립이나 방조제 건설, 열폐수 방류 등이 좋은 예가 된다. 저인망은 저질내부 구조를 교란하고 탁도(물의 혼탁함의 정도)를 증가시켜 저서군집을 파괴한다. 간척매립이나 방조제 건설은 서식지 자체를 없앨 뿐만 아니라 인근지역 전체에 해수순화 양상을 바꾸게 된다. 해수 순환의 변동은 유생의 정상적인 정착을 막으므로 개체군에 큰 타격을 입히게 된다. 공사중에 증가되는 탁도 역시 수중환경을 바꾸게 된다.
자원의 무분별한 남획
생물자원은 재생산이 되므로 원칙적으로 지속 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어탐장비와 어획기술의 발달로 전 세계적으로 많은 상업종이 남획되고 있다. 우리나라 근해도 예외는 아니며 실제로 황해의 경우 남획이 생태계 변동의 가장 큰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획은 목표종의 자원량을 급감시키므로 먹이망 구조의 변동이 일어나게 된다. 전반적인 종조성의 변화가 다르며 대개 평균 개체크기가 줄어들고 고급어종에서 영양단계 아래쪽에 속하는 종으로 바뀌게 된다. 자원관리의 문제점은 최대 지속가능 어획량의 추산이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남획이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더 큰 문제는 비 선택적 이라는데 있다. 즉, 목표종 뿐 아니라 비상업종인 어류나 무척추동물, 바다새, 해양포유동물까지 무차별적으로 어획하게 된다는 점이다. 자망과 저인망은 어획량의 5-76%에 이르는 비목표종을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오염물질 유입
유독물질의 발생은 해양생태계는 물론 인간의 건전한 건강을 보장 받을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한다. 해양은 즉각적이거나 가시적인 피해 없이 육상에서 만들어진 폐기물과 폐수를 가장 쉽게 버릴 수 있는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대기, 하천과 같은 비점원성 또는 임해공단과 같은 점원성의 오염원에 의해 수 만 가지의 유독물질이 해양으로 방출된다. 의도적으로 방출되는 것 이외에도 생산이나 운송과정 중에 우발적 사고에 의해 유출되는 양도 상당하다. 이중에는 자연에 존재하지만 농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경우나 자연에는 존재하지 않고 인위적으로 합성된 물질이 포함된다.
자연발생적인 물질에는 원유성 탄화수소, 방사성 원소와(수소, 탄소, 칼륨, 우라늄), 수은,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포함된다. 플루토늄, 세슘 등의 방사성 동위원소는 인공적 원소로 핵발전소나 핵무기 등에서 유출된다.
유기합성물질은 그 종류와 양에 있어 그리고 잔류성에 있어 가장 심각한 위험이 되고 있다. 잘 알려진 물질로 PCB, DDT, 다이옥신 등의 매년 새로운 유기합성물질이 500-1000 종류 이상 새로 만들어지지만 이들이 환경에서 어떤 경로를 거치게 될지는 잘 파악되지 않고 있다.
중금속, 방사성원소, 유기합성 물질은 수서환경 내에서 부유입자에 흡착되어 가라앉아 퇴적물 내에 쌓이게 되고 빨리 분해되지 않는 한 다시 부유되어 수중 내에 머물게 된다.
독성물질의 농도는 대개의 경우 급성 독성치 보다 낮은 농도이지만 이러한 수준이 미치게 될 만성적 효과에 대해서는 거의 조사되지 않고 있다.
즉, 낮은 농도라 하더라도 생식, 유생정착에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보고되고 있고, 이렇게 되면 개체군의 성장, 나아가서 군집의 구조와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낮은 농도의 오염 물질은 만성적 효과 이외에도 생체 확대(biomagnification)되어 체내에는 주변 농도의 수십 만 배에 달하는 농도로 누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최근 산업화와 더불어 빈번해지는 것은 선박에 의한 오염으로 크게 해난사고에 의한 오염과 통상적 운항과 관계된 유류 유기, 기관실 폐유의 유기, 선박하수, 선박 쓰레기 오염 등이 있다.
선박에 의한 오염은 일반적 인식보다 심각하여 MARPOL과 같은 국제 협약이 체결되어 있다. 바다가 멀리 우리의 일상생활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우리의 가정에서 버리는 생활오폐수가 해양을 오염 시키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부영양화
일반적으로 해양 환경의 영양염은 호소와 달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해양의 부영양화는 점점 증가 추세에 있고 가장 심각한 오염원으로 분류되고 육지에서는 정상적으로 많은 양의 영양염을 바다로 흘려보내게 되나 인구 증가는 이러한 유출되는 영양염의 양을 훨씬 더 증가시키게 된다.
주요한 오염원은 하수이며 질소, 인 등의 영양염 뿐 아니라 중금속과 같은 오염물질을 포함한다. 부영양화가 진행됨에 따라 첫째 일차 생산의 증가, 둘째 식물의 종구성 변화, 셋째 대 번성, 넷째 빈산소 또는 무산소 상태, 다섯째 어류와 무척추동물에 대한 악영향, 여섯째 저서생물군집의 구조 변화 등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의 전형적 예는 적조 현상으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해양으로 유입되는 도시하수에서 질소와 인의 제거가 시급하다. 최근의 발전된 폐수처리 기술로 처리가 가능하지만 막대한 처리장 건설 비용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고형폐기물
여러 가지의 생활용품으로 쓰여지는 플라스틱은 엄청난 양으로 생산된다. 많은 양이 바다로 방기되나 자연분해 속도가 매우 느리므로 해양환경에 오랫동안 잔류하게 된다. 이는플라스틱으로 된 끈이나 맥주묶음, 어망 등에 포유동물, 바다새, 거북 등이 얽히게 되어 먹이를 먹을 수 없게 되거나 움직이지 못하게 되어 죽게 된다.
쓰다버린 유자망과 같은 어망에는 계속하여 어류나 바다새 등의 생물이 잡혀 죽게 된다. 이 양은 같은 종류의 어망에 의한 어획량의 10%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며 연근해역의 대부분이 동일한 문제에 봉착해 있다.
외래종
호수의 경우 도입종이 우점종이 되어 기존의 생태계 구조를 파괴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양에서는 선박의 벨라스트 수를 통하여 플랑크톤이나 물고기의 유생이 다른 해역으로 수송이 될 수 있다. 배 한척 당 최대 50종의 플랑크톤과 유생이 발견된 기록이 있다(Norse, 1993). 1970년대 이래 담치(홍합 종류)나 게 등의 생물이 태평양과 대서양을 건너 정착한 사례가 늘고 있다. 적조 원인 생물의 이동도 잠재적 위험의 하나이다. 이러한 우발적 이동 이외에도 양식생물의 이동에 의한 병원균, 기생생물의 전파와 이로 인한 토속종의 절멸 등이 보고 되고 있다. 학문적 연구를 통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항목이다.
전지구적 변화
온난화가 생태계에 미칠 영향은 생태계의 복잡성 때문에 여러가지 점에서 불확실하다. 또한 전 지구적 규모의 온난화가 국지적으로는 어떤 형태로 실현될지도 불확실하므로 우리나라의 해양생태계에 가해질 영향 자체도 예측이 어렵다.
이러한 불확실성의 테두리 안에서 몇 가지 최악의 가능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온난화가 일어나면 해양생태계에 작용할 교란으로는 크게 해수면 상승, 수온 변화, 염분도 변화, 해수 순환 양상 변화 등을 들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성체의 생리적인 대사를 저해하거나 유생의 정착과 성장을 저해하여 개체군 전체가 감소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성체나 유생의 먹이 생물이 줄어들면 개체군 전체가 줄어 들게 된다. 포식-피식이나 경쟁 관계의 변화는 생태계 전체에 도미노와 같은 연쇄적인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하나 밖에 없는 지구. 인간의 배를 채우는 식량은 곡물만이 아니다. 1986년을 기점으로 해양에서 인류의 식량으로 제공되던 어획물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있다. 천혜의 자원을 아끼고 보전하여 미래의 식량자원으로의 구상은 허황된 꿈일까?
글/ 서정수 (한국자연환경보전협회 부설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생태학 전공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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