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중심형 관광개발 중요
생태관광개발은 관광기능만을 제공하는 관광단지 개발과는 차별화된 개발방식을 요구한다. 기존 관광지 지정 및 조성 제도는 ‘지역분리형’ 관광개발 방식에 기초한다. 이 모형은 이미 형성된 마을에서 관광자원으로 접근하는 경로상의 일정 지구를 관광지를 지정한 다음, 주차장, 상하수도 시설 등 공공편익시설은 국고와 지방비를 투자하여 건설하고 숙박시설지구 및 상가시설지구는 민간사업자에게 일단의 토지를 분양하여 건설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 주민이 숙박지구나 상업지구의 토지를 분양 받아 민간사업자로 참여하게 된다. 또 지구 단위의 폐쇄적 개발은 지역산업과 연관을 맺지 못하고 개발이익은 지역 바깥으로 빠져나간다.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잠재력을 살리지 못하고 어디서나 비슷한 획일적인 관광지로 개발된다. 또한, 관광지 개발이 지나치게 관광자원과 근접하여 자원의 훼손을 초래하며 결국 관광지의 생명을 단축시키게 된다. 주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지역성을 살릴 수 있는 특화 개발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중심형’ 관광개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역사회 중심형 관광개발은 ‘지역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관광자원과 인적요소의 개발을 통하여 지역성을 높이고 지역활성화 및 주민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동시에 관광객의 욕구를 만족시키는 개발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지역사회가 관광개발의 계획단위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존 마을의 일부 지역을 관광지로 지정하여 조성하는 방식이다. 기 형성된 마을에 상가가 있고 여관이 있으니 별도의 숙박시설지구나 상가시설지구를 조성할 필요가 없으며, 소규모의 분산형 개발만으로도 훌륭한 관광지를 만들 수 있다. 이미 관광지 지정 및 변경(2002)과 관광지 등의 조성계획 수립(2000)에 관한 업무를 중앙정부에서 시·도로 이양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 스스로 지역실정에 맞는 ‘지역사회중심형’ 관광개발 방식을 정립하지 못하고 과거 관광지 개발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관광단지중심의 관광지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 지역사회를 있는 그대로 관광자원화 하자는 것이다. 그야말로 생활공간의 관광 자원화라 할 수 있다. 관광목적지로서 지역사회는 관광을 위한 총체적 환경(environmental setting)으로서 관광객의 경험, 만족, 재방문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이다.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광개발과는 차별화된 개발의 목표와 개발과정, 계획요소를 갖게 된다.
상생과 공멸의 위협‘생태관광의 양면성’
생태관광은 여전히 틈새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시작단계이다. 우선 생태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노력이 요구된다. 수요 측면에서는 건전 관광문화를 확립하여 지속가능한 생태관광활동을 유도해야 한다. 따라서 생태관광객의 행동 지침 및 생태관광산업의 경영지침 등을 제정하여 환경적으로도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관광문화를 창출하기 위한 정부와 민간단체간의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생태관광 개발과정에서 경제적 편익의 제공은 초기단계에서 주민참여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 주민들은 환경자원을 보전하는 대신 매우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경제적 혜택을 희망하고 있다. 단, 소득창출을 어느 시점에서 어떤 방법으로 가시화 하느냐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과도한 이익추구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생태관광의 환경영향은 치명적이고, 경제적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생태관광객들은 현지에서 많은 돈을 소비하지 않으며,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은 생태관광객의 절대적인 지출 규모도 작다. 생태관광자원 인접 지역사회의 경제자립도와 산업연관성이 낮아서 생태관광의 역내 파급효과가 적고 역외 유출비율이 높다.
동식물의 개화기, 번식기나 산란기, 또는 철새가 도래하는 특정 시기에 생태관광객이 집중하기 때문에 계절성이 심하고 수익성이 낮다. 생태관광의 낮은 수익성은 생태관광 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지역주민들은 지역사회의 이익을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는 보호지역 보전 정책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갖고 있다. 생태관광은 분명 생태계보전과 지역발전을 위한 상생(win-win)의 전략일 수만은 없고 공멸(lose-lose)의 결과도 초래할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가능한 관광 개발과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김성진, 2002). 초기단계에서는 주민들에게 익숙하면서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일을 제시하여 자신감을 고양하고 주민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단기적인 욕구충족에 집착하여 생태관광이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자기파괴과정이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Cater, 1994). 주민전체가 생태관광개발 방향에 공감하고, 생태관광으로 인한 혜택을 건전한 자원관리로 유도하는 순환구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이다.
생태관광은 지역사회와의 관계속에서 지역성을 확보하면서 다양한 수익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단위시설 개발만으로 시설자체의 운영은 물론 지역경제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역내 농림수산업, 제조업 등 1, 2차 산업에 관광이라는 3차 산업적 요소를 부여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관광산업의 컨텐츠를 풍부하게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주민조직의 효과적 구성이 성패 좌우
생태관광의 두 번째 성공관건은 추진주체의 조직화와 리더 양성이라 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주민이 배제된 채 관료 및 전문가 집단, 외지 컨설팅업체 등에 의해 일방적으로 계획이 수립되어 왔다. 주민조직의 효과적 구성과 운영은 지역관광개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지역주민의 참여가 없는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은 결코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없으며 주민참여과정은 능력개발(capacity building) 과정이기도 하다. 주민 의식전환과 참여, 공감대 형성, 인재육성 등에 중점을 두고 점차 전문가 교육, 선진사례 벤치마킹 등을 실시하여 우선 주민들이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고 사업추진에 자신감을 회복하도록 한다. 또 마을 발전을 주도할 리더를 발굴하고 추진 조직을 갖추면서 기반을 구축한다. 주민조직의 효과성은 리더의 리더십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리더를 양성하는 일이 필요하다. 생태관광은 상당한 지식기반이 요구되는 사업이므로 이러한 추진조직은 단순한 주민조직에서 학습조직, 경영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들이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갖추고 자원을 발굴하여 수익원을 창출하고 내·외부 역량을 연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주민들은 관광서비스업에 대한 마인드와 노하우가 부족하므로 네트워킹을 통해 부족한 역량을 보완해야 한다. 생태관광은 주민은 물론 행정의 의식과 관행이 모두 바뀌어야 성공할 수 있다. 성과주의에 급급한 나머지 단시간에 성과를 내려는 일련의 시도는 지양되어야 한다. 지역의 자체 역량을 축적하면서 단발성, 전시성의 대규모 사업을 지양하고 지역 컨셉에 맞고 매력창출이 가능한 사업에 자원을 투입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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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관광을 위한 각계의 역할과 임무
생태관광에 있어 지역사회의 자발적인 협력이야말로 새로운 경쟁력이며 핵심 성공요인이다. 일반시민, 자치단체, 관광사업체, 여타 관련단체 등이 망라된 지역사회의 협력을 바탕으로 할 때 ‘관광을 통한 지역활성화’란 목표는 달성될 수 있다. 이해관계자간 역할 분담과 상호 협력은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발전의 전제조건이 된다.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관련 이해관계자들의 공동관심사를 도출하고, 이 과정에서 표출되는 이해관계를 조정할 수 있는 참여자 또는 기관의 역할과 협력관계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지속가능한 관광개발과 관련한 이해관계자는 크게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으로 구분할 수 있다. 공공부문은 중앙정부, 지방자치단체,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같은 공공기관 등이 있다. 중앙정부도 여러 부처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생태관광 계획과 정책도 중요하지만 결국 실천은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다. 지방자치단체는 기획자, 조정자, 사업자, 촉진자, 그리고 규제자로서 총체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민간부문에는 크게 지역주민, 시민단체, 전문가, 관광객, 관광사업자 등이 있다. 지역사회 중심형 관광개발을 위해 지역주민은 관광이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 영향을 모두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생태관광 계획 수립과정에 적극 참여하여 편익을 극대화하고 지역 관광자원의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지역사회, 업계, 자치단체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개발과 운영을 지원하고, 계획수립 및 관광영향 모니터링 과정에 참여해, 생태관광 가이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학계는 생태관광활동의 계획, 개발 및 관리, 이해관계자의 교육 및 훈련, 생태관광자원 해설, 모범사례의 발굴 및 육성, 연구 등에 기여할 수 있다.
지속가능한 관광개발 도모해야
생태관광 개발에서는 외지인들의 무분별한 투자를 방지할 수 있는 규제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주민들은 오히려 향후 개발가능성과 지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호지역 지정, 건축제한 등 각종 개발규제에 반발하여 훼손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에게는 환경농업, 관광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경제적인 보상 또는 이익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계획, 개발, 관리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 지역사회가 주도하는 지역사회중심형 관광개발이 필요하지만 우리의 현실여건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내외부의 역량을 결집하여 실질적인 계획, 개발, 관리를 주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의 안목과 능력이 모두 같지 않고, 생태관광은 원칙과는 달리 부정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촉진자와 규제자의 역할을 균형 있게 수행해야 한다. 환경용량을 고려한 적절한 개발 및 이용규모의 설정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친환경적 입지 선정, 환경에 미치는 영향 및 관리대책, 사후 관리운영 계획, 주민소득 증대방안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의 생태관광자원 개발 사업에 대해 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우수 생태관광자원을 선정하고 홍보, 사례집 발간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서 생태관광의 모범사례(best practice)를 발굴하고 육성해야 한다.
현재와 같은 관광지 개발사업의 추진체계로는 지속가능한 관광개발이 어려운 실정이다. 시·군·구 및 시·도 사업의 선정 체계, 사업추진과정(process), 예산집행 및 정산 체계 등을 효율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중앙정부는 지방자치단체가 국고보조를 신청한 사업 계획의 지속가능성을 검토한 후 지원함으로써 자치단체의 지속가능한 생태관광 계획, 개발, 관리를 유도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이 생태관광의 출발점
대부분의 관광활동이 자연자원에 의존하기 때문에 관광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면밀히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반적으로 관광객은 환경적으로 취약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해안이나 산악, 소규모 도서 등에 더욱 매력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이른바 대중관광으로 불리는 기존의 관광행태나 대단위 관광개발 방식은 자연을 훼손하고 지역사회 공동체를 해체하는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관광개발이 갖는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황금 알을 꺼내기 위해 황금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에 비유되어 왔다. 생태관광은 바로 이러한 대중관광과 대단위 관광개발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한 새로운 대안으로써 등장하게 된 것이다. 생태관광 개념의 등장은 관광개발이 생태자원을 파괴 또는 훼손한다는 일반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한다. 생태관광지 또는 생태관광자원의 대부분이 지역사회와 인접해 있는 국내 특성과 이미 많은 자치단체에서 생태관광을 개발전략으로 표방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지역 활성화 수단으로서 생태관광의 가능성은 높다.
그러나 문제는 생태관광에 대한 인식과 개발전략이다. 현실적으로 생태관광을 표방하는 개발 사업은 기존 관광지, 관광단지 중심의 관광개발방식을 그대로 적용시킴으로서 많은 한계를 표출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 수단으로써 그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생태관광은 기존 관광개발을 정당화하는 ‘용어’ 정도로 사용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 생태관광과 지역활성화를 위한 과제를 다시 체크해 볼 시점이다.
강신겸(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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