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제품에 대한 「오해와 진실」

김혜태<한국환경 자원공사 기술연구부장 · 공학박사>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8-09 13:36:52
  • 글자크기
  • -
  • +
  • 인쇄
우리는 가로수 지지대나 공원 울타리 심지어 접수(接水)지역 데크바닥재 등이 목재로 되어 있는 것을 보고는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찬가지로 재생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보면 친환경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많은 부분이 오해이거나 오해에 가깝다. 우리는 사물이나 사건의 환경성을 판단하는데 있어서 사실적 근거 보다는 정서적 또는 감성적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자원순환형사회 구축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합하기 위해서도 친환경제품에 대한 정확한 인식의 확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친환경제품은 환경에 직접적인 유해성이 없어야 함은 물론, 그 제품의 생산, 유통, 소비 및 처리 등의 단계를 통하여 환경에 피해를 덜 주는 것으로 정의되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연재로 만들어졌다고 하여 모두 친환경제품은 아니다. 오히려 자연재로 만들어지지 않았으면서도 환경에 이득을 주는 것들과 자연재로 만들어졌지만 사용이 확대될수록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의 사례는 많이 있다. 스티로폴 대신에 일본이 각종 포장재, 완충재, 단열재 등을 모두 종이로 사용한다면 생산에 따르는 에너지 소모와 온실가스 배출 차이 등에 따른 추가적 환경부하를 논외로 치더라도 종이를 만드느라 열도의 삼림이 십 수 년 이내에 완전히 훼손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하나의 상징이 될 수 있다.
모두(冒頭)에서 언급한 방부목(防腐木) 가로수 지지대를 다시 생각해 보자. 한 그루의 나무를 지탱하기 위해서 몇 그루의 나무가 베어졌다는 것도 아이러니하지만 더욱 큰 모순은 과학적으로도 친환경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미생물 활동에 의한 부식으로부터 목재를 보호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약품인 CCA(구리, 크롬, 비소)계열 방부제는 생체나 환경에 유해하다는 것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단지 잘 알려지지 않은 게 있다면 이런 나무들이 그런 약품들을 위주로 처리되어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만으로 친환경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자연재는 제품화 과정에서 지구의 허파인 산림이 베어져야만 한다. 물론 자연재이므로 regrowth가 가능하다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으나, 실제로 무분별한 산림의 훼손 등으로 지구 대기권의 산소 농도가 1979년 이후 불과 15년 만에 괄목하게 떨어졌다는 보고가 이미 오래 전에 있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친환경제품을 제대로 인식하여야 한다. 출발원(source)이나 재질이 문제가 아니라 전생애(LCA)를 통하여 환경에 부하가 적은 제품을 가려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자연재가 아니라 합성물질, 그것도 재활용한 합성물질이 훨씬 친환경적일 수도 있다는데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예를 든다면, 농업용 폐비닐을 재활용하여 만든 인조목재는 외양에서나 감촉적인 면에서 자연산 목재와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지만 수명이 몇 십 년에 불과한 그들과 비교하여 내구성이 매우 클 뿐만 아니라 환경이나 생체에 유해한 물질도 용출시키지 않아 충분히 지지대나 울타리 그리고 데크바닥재로 사용할 수 가 있다. 또한 사용 후 폐기할 경우에도 다시 간단히 녹여 반복하여 재활용할 수도 있다. 비닐의 원료인 PE(polyethylene)는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액체식품의 용기로도 인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전자레인지에 넣고 조리하여도 안전하다는 보고가 있는 재질이다. 특히 최근에는 재제조(再製造)기술도 많이 진화되어 내장용으로 사용하여도 손색이 없는 질감의 인조목재가 널리 생산 및 보급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간 약 26만톤 정도가 발생되고 있는 농업용 폐비닐은 재고가 쌓여만 있는데 우리는 연간 목재 수요량 약 3천만 입방미터의 94%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관심만 갖는다면 재활용 고형세탁비누에서부터 재활용 플라스틱인공어초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제품은 주변에 얼마든지 있다. 정부에서도 친환경제품의 판매 촉진을 위하여 우수재활용 상품에는 GR(Good Recycled Product)마크를 부여하고 있는데 작년 말 현재 17개 분야에 228제품이 선정되어 있다. 물질적으로는 풍부하면서도 자원이 순환되어 환경적으로 쾌적한 사회의 건설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작은 인식의 변화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은, 자연재의 과다 사용이 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듯이, 어떤 자원, 심지어 재생자원이라도 많이 사용하는 것은 환경에 좋지 않음을 인식하는 것이다. 마치 이면지를 정성껏 모은다고 해서 종이를 남용하는 것에 대한 면죄부가 되지 않는 것처럼 재활용활동에도 에너지 소요 및 환경에의 부하는 반드시 뒤따르기 때문이다. 천사의 얼굴을 한 소비란 없다. 얼마나 덜 악마적인가 하는 것만 다를 뿐이다. 적게 사용하고 적게 배출하는 것만이 진정한 친환경적 거동임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