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로 뒤덮인 매립지를 사랑한 사람

퇴임 앞둔 朴 사장 “이미지 개선에 가장 큰 보람”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8-09 11: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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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야생화를 키우며 휴식을 갖고 싶다. 나는 그게 체질에 잘 맞는다” 이달 말 퇴임을 앞둔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박대문 사장은 ‘연임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돌려 대답한다. 모 대학 특강에서 “자신은 환경을 위해 나름대로 큰일을 하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시민들은 쓰레기를 묻는 ‘환경의 괴수(魁首)’로 알고 있다”고 너스레를 떨던 그만의 여유, 그리고 강단은 여전하다. 박대문 사장(58). 그는 전남 장흥 출신으로 전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22회 행정고시로 공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인물이다. 부산, 광주 등의 환경지청에서 사무관 시절을 보낸 그는 美 일리노이주립대에서 경제학 석사를 밟은 뒤 환경처 폐기물재활용과장, 환경부 수도정책과장, 수질정책과장, 정책총괄과장 등을 거쳤다. 이후 ’99년부터 환경정책국장, 대기보전국장 등을 역임하고 ’01년부터 대통령비서실 환경비서관을 지낸 그는 ’03년 7월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관장추천위’의 공모절차를 통해 초대 이정주 사장에 이어 제2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사장으로 취임한다.

공모 통해 발탁된 검증된 인사
‘그 후 3年 …’

매립장에 본격적으로 폐기물이 반입되기 시작하던 ’90년대부터 공사 창립 이전까지를 수도권매립지의 ‘기초공사’로 비유하자면 안정화 공사와 더불어 매립가스발전소 건설, 생태공원 조성, 야생화 단지 기공, 국화축제 개최 등 삭막한 매립지가 녹지로 변모하기 시작한 박 사장의 재임기간은 ‘드림파크 골조공사’에 빗댈 수 있다. 이 기간 박 사장은 “드림파크 사업자체가 장기적으로 건전한 생태공간으로 재창출돼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다” 면서 “매립장 자체가 혐오시설이 아닌 지역 주민에게 혜택을 주고 자긍심을 갖게 하는 명소로 거듭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임기 중의 성과를 정리해 달라는 주문에 박 사장은 “수도권매립지를 ‘폐기물 적치장’에서 ‘지역발전의 견인차’로 이미지 개선을 확실히 한 것”을 꼽았다. 그는 “이젠 드림파크가 실제로 주민에게 도움을 주고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민들이 만족하고 먼저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 이상 폐기물 매립장이 아닙니다”
그의 설명처럼 실제 매립지에 대한 평가는 ’03년 전후로 크게 달라졌다. 삭막한 매립지 외경은 점차 녹지로 변해갔고, 빗발치던 민원은 체감할 수 있는 뚜렷한 환경 개선에 점차 잦아들었다. 심지어 일반에게 혐오시설로만 알려진 매립지는 최근 아파트 분양 광고에 ‘광활한 생태공원’으로 소개되고 있다. 박대문 사장은 “세계적으로 우리 매립지보다 생태적으로 건강한 곳은 찾아보기 힘들 것” 이라며 “연간 6백여 명의 해외 방문단이 이곳을 찾고 있으며 미국, 캐나다 등의 선진국도 놀라워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매립장이 광활함에도 불구하고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우리 매립지는 대한민국이 긍지를 가질 수 있는 환경시설” 이라며 “일련의 과정에서 매립지가 취득한 특허만 10여개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식지 않은 박 사장의‘드림파크’사랑
언제나 매립지의 연혁과 변천사의 중심에 서 있던 박 사장, 임기를 불과 한 달여 앞둔 그에게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골프장 조성공사는 3개 시·도의 공동 출연을 이끌어내 그가 임기 내에 완료하고자 했던 사업의 하나였다. 그러나 매립지의 태생적 특성상 지역주민, 지자체, 정부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공사의 어떤 업무보다 수월치 않은 일임에 분명했다. 박 사장은 “매립장을 세계적인 환경 투어코스로 만들기 위해 가스자원화, RDF 소각시설 등의 사업이 함께 추진돼야 하는데 사안마다 주민과의 이해관계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며 “지역주민들도 당장의 보상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생태공간을 함께 만들어 나간다는 생각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앞으로 야생화 단지는 과학원의 생물자원관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될 것이다” 환경경제학 겸임교수로 출강중이기도 한 박 사장은 향후 매립지의 또 다른 가치를 그렇게 설명한다. 재임 의사를 부정했지만 매립지를 향한 열정과 사랑은 여전히 식지 않은 채 그의 가슴에서 타오르고 있는 듯 했다.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의 박대문 사장을 원근에서 지켜 본 사람은 안다. 다부진 그의 풍모와 매사에 진중함, 상대를 대하는 화법은 허튼 법이 없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 매립지를 자랑하고 싶어 했고, 자부심을 가진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3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는 그의 집무실서 바라보는 ‘드림파크’, 그 신록이 더욱 짙푸르게 다가온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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