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총선의 화두가 ‘낙천·낙선 운동’이었다면, 06년 선거의 키워드는 단연 ‘매니페스토’다. 헛된 ‘空約’이 아니라 ‘실천 가능한 공약’을 통해 정책선거를 이끌겠다는 것이 매니페스토 운동의 취지다.
본지는 환경공약이 유독 많았던 5·31 선거에서, 당선자들이 선거 당시 내세운 환경공약을 추려 모았다. 이 자료는 각종 규제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럴싸한 환경공약을 내세워 놓고 ‘아니면 그만’이란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온 과거 당선자들, 그리고 5·31 당선자들을 위한 체크리스트가 될 것이다.
- 편집자 주-
▶광역단체장편(서울·경기·부산·울산·인천 등)◀
환경에 기초한 개발계획 발표
....환경은 조건이 아닌 필수
서울시장 오세훈 당선자는 누구보다 ‘적절한 환경공약’을 내세울 줄 아는 인물 중에 한 사람이었다. 오 당선자는 임기내 청계천을 복원하며 서울을 ‘친환경 도시’로 격상시킨 이명박 시장의 전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세훈 당선자는 지난 ’94년 ‘일조권 소송’을 승소로 이끌며 유명세를 톡톡히 탔다. 각종 TV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세운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그는 ‘오세훈=환경전문가’란 공식을 대중화하는데 성공했다. 그가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 역시 환경적 측면과 맞닿아 있는 것이 다수다. 오 당선자는 뉴타운 도시를 도시 전체의 미관에 맞게 경관을 고려한 개발계획을 밝혔다. 또 용산은 기본적으로 녹지 공간으로 활용하되 도로변에는 공공 임대주택을 짓는 구상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태화강 수질개선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환경도시’ 울산광역시도 환경공약이 강세를 보였다. 울산시장 박맹우 당선자는 ‘에코폴리스’라는 구호아래 강동권과 일산유원지 개발 등 40년 이상 표류해온 장기 미해결 사업을 해결하고 산과 들, 강, 맑은 공기 등 오염되지 않은 환경을 되찾기 위해 노력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천혜의 자연을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시킨 당선자도 있다. 강원도지사 김진선 당선자는 강원도를 ‘생명·건강·산업의 수도’로 집중육성 하면서 경제와 환경, 문화, 복지가 함께 어우러지는 ‘녹색성장’을 실현, 이를 위해 ‘뉴-스타트 강원’의 행동강령 실행하고 88개의 실천전략을 마련 중에 있다.
오거돈 前 해양수산부 장관을 제치고 부산시장 재선에 성공한 허남식 당선자는 “편리하고 친환경적인 도시를 만들겠다”고 언급하며 평화공원, APEC나루공원, 동백공원 등 APEC 3대 기념공원에 이어 50년 만에 ‘부산시민공원’을 2010년까지 1차 조성 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또 낙동강 고수부지, 을숙도, 서낙동강 주변 1천만 평에 낙동강 시민공원을 조성하여 시민의 충분한 여가휴식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선자들, 웰빙도시 선호추세 의식
‘녹지공원조성’강조
각종 환경포럼에 참석해 환경분야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온 재선의 인천시장 안상수 당선자도 환경공약으로 승전보를 울린 케이스다. 안 당선자는 ‘시민 1인당 1평 공원 확보’를 목표로 인천내 300만평 공원을 추가 조성한다는 공약을 밝혔다. 한편 광주시 박광태 당선자는 ‘21세기 영산강 시대’ 라는 구호아래 공주에서 목포까지 영산강의 뱃길을 복원해 황해와 만나는 ‘21세기 영산강시대’를 시작, 물류와 관광의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 나간다는 구상이다. 특히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인 어등산 관광개발, 특급호텔 건립, 빛의 축제 등 광주의 관광 인프라와 전남의 ‘J프로젝트’를 연계할 계획이며, 1천만 그루 나무가 심어지고 폐선부지에 푸른 길을 만들 예정이다.
대전시장 박성효 당선자는 3천만 그루 나무심기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갑천, 유동천, 대전천과 인근 지천의 ‘친환경 웰빙 녹색 도시화’를 이루고 휴양림, 산림목장 등 산림의 환경친화적 요소들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규제 핸디캡’ 환경으로 극복
역발상 환경공약 두각
자신을 '환경전문가'로 강조한 바 있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당선자는 팔당상수원에 대한 대대적 규제정비를 공약으로 내세운 케이스다. 그는 개발에서 소외된 팔당댐 상수원 지역의 7개 시·군에 규제정비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러나 김 당선자는 규제정비에 대한 전제조건으로 수질오염총량제를 확대 실시하면서 친환경 개발을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전남도지사 박준영 당선자는 ‘미래 성장 동력의 육성’으로 SOC 확충, 첨단산업 육성, 친환경농업 확대, 해양개발과 같은 아이템들을 제시하며 지리여건, 문화적 특성 등을 감안한 ‘권역별 발전방안’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경북도지사 김관용 당선자는 “낙동강 유역의 친환경개발 및 오염방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경남도지사 김태호 당선자는 재난·재해 대비 종합방재프로그램(SAFE 경남)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부산시장 허남식 당선자는 창조적인 신경관 관리정책인 ‘부산경관플랜 2010’을 추진하여 부산의 자연환경에 맞는 매력적인 경관을 적극적으로 창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허 당선자는 “풍력, 태양력, 수소에너지 등 차세대 무공해 에너지를 생산하고 사용하는 자원순환형 청정에너지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충남도지사 이완구 당선자는 계룡, 논산, 금산권 등을 실버산업의 집적지로 발전시키고 금산 인삼엑스포 및 인삼약초, 산업 지원센터 건립을 통한 헬스케어 특구지정에 따른 건강 휴양촌을 건설할 계획이다.
▶시군구 단체장편 (고양·과천·문경·종로구 등)◀
제 2의 청계천‘도심 하천 복원’강세
하수처리장·관거정비 전개
강서구청장 강인길 당선자는 상습침수지역 피해를 줄이기 위해 각 지역 배수펌프장이 조속히 완공되고 지속적인 하천준설과 수질오염원 강력 차단을 통해 서낙동강의 수질 개선에 힘쓸 생각이다.
경기 고양시장 강현석 당선자는 국제 수준의 자연환경도시 조성을 위해 2015년까지 2천억 원을 투자해 78개의 하천을 2급수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며, 원능·벽제 하수처리장을 건설하고 오염원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마을 단위의 소규모 하수처리장을 건설해 오수·우수가 분리되도록 관거정비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그는 또 하천 곳곳에 수생식물을 심고 청계천처럼 하수처리장 방류수를 상류로 끌어올려 다시 흘러내리게 함으로써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하천을 만든다는 약속도 했다.
주거환경은 기본‘쾌적하고 건강한 도시’지향
이와 함께 당선자들은 실제 시민들이 머무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위한 공약을 대거 선보였다. 서울 강서구청장 김도현 당선자는 한강의 자원화, 봉제~우장~수명~개화산 등에 친환경 공원을 조성, 생활체육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우장산에 ‘시와 조각의 거리’, 개화산~궁산 일대 한강변에 ‘경제의 꿈’ 지대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구로구청장 양대응 당선자도 ‘녹색 구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산, 하천, 철로변 기타공지 등에 나무 심기 운동을 전개해 새로운 신환경 신도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강남구청장 맹정주 당선자는 ‘푸른 환경도시’ 즉, 건강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은 수준으로 가로수를 적극 교체하고 몸에 해로운 미세먼지를 줄이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부산 해운대구청장 배덕광 당선자는 동백섬 불량환경을 개선하고 옥상녹화, 꽃탑·꽃길 조성, 해운대 가꾸기날’운영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부산 연제구청장 이위준 당선자는 환경친화적 자연도시 조성으로 물만골~생태마을, 온천시민공원~생태공원, 배산성지~도심공원으로 자연도시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생태적 공간 회복·친환경 요소 부각
서울 종로구청장 김충용 당선자는 도심, 재개발과 주택개선에 힘써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고 청계천, 을지로, 퇴계로, 남산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따라 국립극장이 위치한 남산자락을 세계적인 명소로 키워 대규모 녹지공원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산을 중심으로 청계천~서울숲~한강으로 이어지는 그린웨이(Greenway)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따라 남산의 풍요로운 자연을 배경으로 주민들과 서울시민들, 그리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다양한 레저시설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서울 중량구청장 문병권 당선자는 지난 70년동안 ‘망우리’하면 공동묘지란 부정적인 이미지의 묘지공원을 떠올렸지만, 묘지이전과 연계하여 생태림을 복원함으로써 자연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테마공원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서울 성북구청장 서찬교 당선자는‘정릉천 자연하천 가꾸기’라는 구호 아래 정릉천을 아이들의 생태학습장으로 만들고 주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기로 했다. 재선에 성공한 서 당선자는 이미 성북천 복원 등의 하천복원 경험이 있다. 서울 도봉구청장 최선길 당선자는 “도봉구는 지리적으로 자연환경이 풍부한 지역이라며 도봉구 전역을 생태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선,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도봉산과 연계한 도봉산역 주변지역에 오감식물원, 생명과학박물관, 생태숲, 만남의 광장 등을 조성해 생태 관광도시로 개발하고, 북부법조단지가 들어서는 방학역세권 지역을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업무·상업 시설이 입주토록 할 계획이다. 그는 또 도봉천, 방학천을 제2청계천인 유수하천으로 복구하고 주민의 건강을 위해 단독주택지역에 분수공원 등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 관악구청장 김효겸 당선자는 도림천 친환경적 생태하천 복원공사를 조기 착공하고 관악산 수목고원 조성 및 생태체험장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경기 과천시장 여인국 당선자는 관악산, 청계산, 우면산의 생태통로를 연결하여 ‘테마숲’과 쌈지공원조성, 동물 이동통로 설치 등 ‘에코코리도(야생 동·식물을 보호하는 생태적 공간으로 자연보호를 위한 핵심개념)’ 조성으로 생태계 복원을 통한 도심 자연 회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4년전 출마 박인원 시장에 낙마한 뒤 재기에 성공한 문경시장 신현국 당선자는 ‘지역경제 살리기’ 와 ‘친환경 농업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운 케이스다. 환경부 공보관을 거쳐 대구지방환경청장을 역임한 신 당선자는 전임 박 시장의 관광활성화를 이어나가는 동시에 친환경 농업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구상을 내세웠다.
현실성 없거나 또 다른 개발 전제한 공약 많아
이처럼 각 당선자들이 앞 다퉈 환경공약을 내세운 가운데 “이들의 공약이 현실성이 결여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강문 대구소리 공동대표는 “우후죽순처럼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의제 속에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환경 의제를 찾아보기 어렵다” 면서 “환경 문제를 따로 떼어서 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발사업의 문제도 환경과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녹지공간을 늘리는 일, 상수원을 정화하는 일, 차량매연을 줄이는 일 등은 환경비전과 전략적인 선거 공약 경쟁에 우선적으로 채택해야 할 주요과제임에 분명하지만 중·장기적 환경영향에 대한 고려 없이 임기 내의 단기적 효과만이 부각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환경정의와 23개 시민단체는 16개 시도지사 후보의 공약을 분석한 ‘막개발과 헛공약’을 선정해 발표하고, 이미 시행하거나 시행하기로 한 사업을 재탕해서 내놓는 사례 등을 발표하기도 했다.
환경정의와 시민단체는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역점을 둔 여러 공약들이 제기되었다는 점은 의미가 있지만, 이러한 공약들이 또 다른 개발을 전제로 하고 있다거나 구체적 이행계획들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열린우리·한나라당‘수도권규제완화 찬성’
골프장 규제완화‘반대’일치
본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각 당이 내놓은 공약을 분석한 자료를 입수, 정책이슈 중 환경과 관련된 공약에 대한 입장차를 정리해 봤다. 우선 “수도권 산업단지에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공약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조건부찬성’ 입장을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수도권 공업용지의 공급관리를 통해 제조업 수도권 집중을 억제하면서 일부 불합리한 규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나라당 역시 “산업단지 뿐 아니라 모든 사업단지에 대한 규제는 완화돼야 한다” 며 “안전과 환경에 관련된 필수규제를 제외한 여타규제는 일괄 철폐하는 ‘규제네커티브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민주노동당은 “산업시설의 총량을 더 늘이는 것이 수도권 발전이라고 할 수 없다” 며 “수도권에만 산업시설이 집중되는 것은 지역산업의 상대적인 경쟁력 상실과 지방자본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골프장 건설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공약에 대해서도 각 당이 입장이 엇갈렸다. 열린우리당은 “이미 골프장 관련 규제는 상당부분 완화된 상태로 현행 제도는 미래 세대의 자산인 자연환경을 보호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이기 때문에 추가 완화는 고려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열린우리당은 “인허가 유사중복 절차를 줄이거나 원스톱 서비스를 지향하는 행정제도 개선 등은 추가 검토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한나라당은 “정부가 주장하는 골프장 건설 규제 완화는 논의과정 어디에도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고려가 전혀 없다” 며 “단기 건설부양책으로 고려되는 골프장 건설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골프장 규제 완화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민노당은 “골프장은 서민경제를 위해 기여하기는커녕 오히려 주변 지역을 낙후시키고 농지 생산능력을 저하 시킨다” 면서 “생태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소수만을 위한 골프장 건설은 사회정의에도 맞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