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동행 '원자력의 두 얼굴'

재생가능에너지를 비효율 대안 에너지로 전락시키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6-01 20:4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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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가능에너지를 비효율 대안 에너지로 전락시키다

지난 3월 6일 미국 LA 할리우드 코닥극장. 핸섬한 외모의 조지 클루니가 남우조연상을 받기 위해 아카데미 시상식장으로 걸어나왔다. 가장 보수적이며, 가장 ‘미국적인 영화상’이란 평가를 받고 있던 아카데미도 영화「시리아나」에, 그것도 조연으로 출연한 그를 차마 외면하지 못했다.
거대 석유자원을 둘러싼 미국정부의 음모를 적나라하게 그려낸「시리아나」는 부시를 조롱감을 전락시켰던 마이클 무어의 「화씨 911」과 또 달랐다. 중동 산유국, 석유회사, 미 정부 사이에 펼쳐지는 석유테러리즘을 스크린에서 직접 목격한 美국민이 ‘고해’와 같은 이 영화를 보고 맘이 편했을 리 없다.
미군 함대를 떠나 바그다드를 향했던 미사일엔 미국의 ‘에너지 권력’이란 사활이 걸려 있었다. 이 시대는 에너지를 가지지 못한 자(국가)가 가진 자(국가)의 굴레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바야흐로 에너지 주권의 시대다.

거대 석유자본이 핵에너지를 선호하는 이유
독일의 경제학자이자 세계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 의장직을 맡고 있는 헤르만 셰어는 그의 저서 ‘에너지 주권’에서 “세계는 지금 화석에너지 시대 이후의 에너지 공급체계를 결정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을 눈 앞에 두고 있다”고 했다. 즉, 태양에너지와 핵에너지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란 것이다.
셰어는 이 책에서 “전통적인 에너지 시스템은 핵에너지를 지원함으로써 재생가능에너지로의 전환을 막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며 “거대 석유기업들이 핵에너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그것과 함께라면 지금의 권력을 계속해 유지할 수 있을 거란 생각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의 지적처럼 실제 핵에너지의 실상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전 세계 각국은 핵에너지의 중요성을 조직적으로 과장하고, 이외의 에너지를 상대적으로 평가절하 시킨다. 가령, 우라늄 1g과 풍력, 태양열 발전소 몇 기를 비교하는 식이다.
그런가 하면 석유란 ‘마약’에 매료된 미국 정부는 요즘 새로운 ‘핵 세일즈’에 한창 바쁘다. 올해 초 인도를 방문한 부시대통령은 핵기술 공유와 핵물질 거래에 합의했다고 한다. 인도는 전력생산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핵물질을 수입하게 되고, 미국은 앉아서 돈만 셈하면 되는 식이다.

화석에너지 사용률 매년 증가 힘 없는‘교토의정서’
어렵게 고민하지 않아도 미래 인류를 구원할 ‘메시아 에너지’는 분명 재생가능에너지란데 모두들 수긍한다. 그러나 이들이 구현하고 있는 현실은 다르다. 땅 속에서 캐낸 ‘화석에너지’의 사용증가율은 바람, 태양, 바다가 주는 ‘재생가능에너지’ 사용증가율을 크게 상회한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90년 세계 석유·석탄·천연가스 사용량은 56억 3천만 톤이었다. 그러나 12년이 지난 ’02년 화석에너지의 사용량은 81억 톤으로 무려 44%의 증가세를 보였다.
에너지 고갈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던 같은 기간 재생가능에너지의 사용량은 어떻게 변했을까, ’95년과 ’02년 사이 열차례가 넘는 기후관련 회의가 개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재생가능에너지는 10억 4천만 톤에서 13억 8천만톤으로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2월 교토의정서가 발효됐지만 ‘화석에너지 대국’ 미국은 콧방귀만 뀌고 있다.

2050년 핵발전소 현재의 4배 핵에너지의 부활은 '음모'
미국 등 서방 자원국은 원자력에너지가 대체에너지 개발까지 인류를 먹여살릴 ‘가교에너지’라 홍보하고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들의 의도대로 거대 세계 에너지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지난 ’04년 러시아에서 개최된 국제원자력기구 회의는 핵에너지가 지배하게 될 미래 사회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2030년이 되면 전세계 핵발전소 숫자가 지금보다 2.5배가 늘어나며, 2050년경엔 현재의 4배가 늘어난다. 그렇다고 화석에너지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전문가들은 ’50년경 현재의 수준보다 85% 정도 확석에너지 사용량이 늘고, 핵에너지의 위상이 화석에너지의 위상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헤르만 셰어는 그의 저서 ‘에너지 주권’에서 “국제적으로 이뤄진 각종 에너지 논의들은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각성을 보여주었기보다 오히려 전 세계에 핵에너지의 ‘부활’을 조직적으로 시도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재생가능에너지가 ‘메시아 에너지’란 진실
본지가 ‘메시아 에너지 리포트’란 특집을 통해 “인류를 위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화두를 꺼낸 이유도 다 여기에 있다. 전 세계 에너지체계가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될 경우, 산업혁명 초기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경제구조에 근본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 그 파급효과는 또 어떨 것인가. 전통적인 에너지 공급업자들에 의해 ‘에너지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 믿는 사람들은 없다. 전 세계 ‘에너지기업’은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가장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보유한 세력들이다. 그들은 재생가능에너지를 핵에너지 및 화석에너지에 대한 부분적 보조수단으로 폄훼하는 동시에 향후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논의 자체를 근절시킬지 모른다. 모 풍력발전 회사의 대표는 재생가능에너지의 상징적 구조물처럼 여겨지고 있는 ‘풍력발전소’가 강원도 대관령 목장에 들어서기까지 겪은 우여곡절을 기자 앞에서 토로한 바 있다. 그의 발언은 언론매체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그런데 전기를 만들어 한전에 돈을 받고 되팔고 있다는 요지의 기사 말미엔 꼭 “아직 상업에서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으며 효율도 크지 않다”는 단서가 따라 붙었다.
지구도 살리고 생존에 필수적인 에너지를 충당시켜줄 재생가능에너지, 그를 가로막고 있는 건 초대형발전소의 굴뚝이 인류를 먹여살릴 것이란 ‘석유자본의 의도된 신념’ 뿐 만이 아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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