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게 온실가스배출감축의무를 부여한 교토의정서에서는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산림활동에 탄소배출권을 인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조만간 의무부담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며, 이에 국내 산림활동 및 해외조림과 탄소배출권과의 관계, 그리고 산림탄소배출권 확보를 위한 전략에 대해 국립산림과학원 이경학 박사(산림평가과장)로부터 상세한 사항을 알아보았다. -편집자주-
교토의정서와 탄소배출권
산업혁명이후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의 대량 사용과 열대림 파괴로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급상승함에 따라 지난 100여 년간 대기평균기온이 0.3~0.6℃ 상승하였으며, 이대로 진행될 경우 2100년도에는 1.4~5.8℃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는 기상재해, 해안침수, 식량·수자원 공급 교란, 생태계 교란, 인간건강 저해 등 사회·경제·환경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21세기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환경 전문가들의 51%가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UNEP Global Environment Outlook 2000). 이에 ’92년 리우정상회담에서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이상기후현상을 예방하기 위한 수준으로의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를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기후변화협약을 채택하였다. 여기에서 한국은 역사적 책임이 없는 비부속서I국가(개도국)로 분류되었다.
이어 제3차 당사국총회(’97)에서는 부속서I국가(선진국)에게 법적 구속력이 있는 배출삭감목표를 부여한 교토의정서를, 그리고 제7차 당사국총회(’01)에서는 이의 이행규칙격인 마라케쉬합의문을 채택하였다.
교토의정서는 배출감축의무이행에 있어 외국과의 프로젝트에 의한 탄소배출권 획득(공동이행, 청정개발체계)과 탄소배출권 거래 등 교토메커니즘, 그리고 산림 등 온실가스 흡수원(sinks)의 이용 등을 허용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협약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환경협약인 동시에 교토의정서로 인해 탄소배출권을 중심으로 하는 경제협약으로서의 성격도 갖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05년 2월 16일 요건을 갖추어 발효가 되었으며, 이로써 교토의정서를 비준한 국가에서는 교토의정서가 국내법적 효력을 갖게 되었고, 따라서 이를 지키기 위해 국내적으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교토의정서 발효와 함께 ’05년부터 제2차공약기간(2012~2017)동안의 의무부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으며, 여기서 선진국의 의무부담 적정성은 물론 개도국의 의무부담참여에 대한 논의도 포함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세계 9위의 OECD회원국으로서 이러한 의무부담논의에 있어 가장 심한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의무부담을 진 선진국들은 교토의정서에 규정한 바에 따라 배출허용량을 할당받게 된다. 그러면 각국은 이를 다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자국의 기업들에게 스스로 정한 바에 의해 이 허용량을 배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탄소배출권이다.
그런데 각국 혹은 기업의 노력여하에 따라 실제배출량이 허용량을 초과하기도 하고, 못 미치기도 한다. 허용량을 초과한 국가나 기업은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허용량에 못 미친 국가나 기업으로부터 배출할 수 있는 권리를 살 수 있으며, 이것이 바로 배출권 거래제도이다.
이러한 시장메커니즘을 통해 전체적으로 좀 더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토의정서에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산림에서 흡수한 온실가스도 일부 탄소배출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개도국이나 다른 선진국과 공동프로젝트를 통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거나 흡수를 증대할 경우에도 정해진 바에 따라 탄소배출권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탄소배출권은 EU, 영국, 일본, 사카고 등지에서 거래소 시장이 개설되어 이미 많은 기업들 간에 거래가 시작되고 있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 날마다 시장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본격적인 거래는 선진국의 의무이행기간인 ’08년부터 시작되겠지만, 그 이전에도 각 기업이 스스로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보다 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사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고 판단하면 많은 거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산림활동에 의한 탄소배출권
대상 산림활동의 정의 및 적용범위
탄소배출권을 인정하는 산림활동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토지용도변화를 수반하는 임업활동(의정서 제3.3조)으로서 신규조림(afforestation), 재조림(reforestation), 산림전용(deforestation)이 이에 해당된다. 다른 하나는 토지용도는 유지한 채 대상토지의 탄소축적 변화를 가져오는 토지경영활동(의정서 제3.4조)으로서 산림경영(forest management)이 이에 해당된다.
이 네 가지 활동에 대한 마라케쉬합의문(세부이행지침)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먼저 신규조림은 50년 이상 산림이외의 용도로 이용해 온 토지에 새로이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며, 재조림은 본래 산림이었다가 산림이외의 용도로 전환되어 이용해 온 토지에 다시 산림을 조성하는 것이다.
산림전용은 산림을 산림이외의 용도로 전환하는 것이며, 산림경영은 산림의 경제, 생태, 사회적 기능 발휘를 목적으로 산림을 관리·이용하기 위한 시업시스템을 말한다.
여기서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신규조림과 재조림의 경우 산림이 아니었던 기간의 차이만 있을 뿐 실제 탄소계정시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과, 산림경영의 정의로 볼 때 경영림은 목재생산 등 경제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각종 보안림 등 특정한 목적을 가진 산림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소배출권은 1차 이행기간(’08~’12) 동안 대상산림의 탄소축적 변화량을 계산의 기초로 한다. 토지이용변화를 가져오는 신규조림, 재조림 및 산림전용 활동에 따른 것은 변화량의 100%로 인정하는 반면, 기존 산림의 경영활동에 따른 것은 변화량의 85%를 할인하고 15%만 인정한다.
1)교토의정서에서는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효과만을 인정한다. 토지이용변화에 수반하는 탄소축적량 변화는 전부가 직접적이고 인위적인 결과라고 인정한 반면, 경영활동에 의한 것은 그 중 15%만이 그러하고, 나머지는 간접적이고 자연적인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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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산림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탄소배출권 증대를 위한 전략으로 산림경영지의 확대, 산림보호, 신규조림 확대, 온실가스 통계체계 구축, 목재 및 임산에너지 이용 촉진 등 크게 5가지를 들 수 있으며 그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탄소배출권 획득이 가능한 산림경영 인정 산림의 확충이다. 경제림 단지에 대한 숲 가꾸기 사업의 확대가 탄소배출권 확보에 있어서 중점사업이며, 이 사업은 수원함양 증진, 우량대경재 생산, 일자리 창출 등 에너지 부문 감축사업에는 없는 다양한 환경적 사회경제적 편익이 수반된다.
또한 타 부처 소관 산림의 관리계획 수립 유도 및 필요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국립공원, 도시림 등의 고유 기능 증진을 위한 시업기술이 개발, 보급돼야 하겠다. 이 밖에도 방치 영세사유림의 협업과 부재산주사유림의 대리경영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온실가스 흡수원 보호를 위해 산불 및 병충해를 방제하고 산림전용을 억제해야 한다.
산불로 인한 온실가스의 일시적 대량 배출이 억제돼야 하며, 병충해로 인한 산림의 온실가스 흡수 능력 저하 방지, 무분별한 산림 전용으로 인한 식생 및 토양 내 온실가스 배출도 억제돼야 한다.
셋째, 온실가스 흡수원 확충을 위한 신규조림과 도시녹지가 확대되어야 한다. 한계농지(전국 21만ha) 산림조성과 부실초지 산림환원이 촉진되어야 하며, 무분별한 산지전용 억제를 위한 산지관리법 적용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온실가스 배출감축을 위한 목재 및 임산에너지 이용이 촉진돼야 한다. 가공에너지가 적게 드는 친환경적 원자재인 목재 이용이 촉진되어야 하고(*목재 1㎥당 가공에너지 : 철강의 1/200, 알루미늄의 1/1500), 폐목재 재활용 확대를 위한 관련업체의 제도적, 재정적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또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임산에너지 이용 촉진 및 관련 기술 개발을 통해 숲 가꾸기 산물 수집 이용 확대, 임산연료를 이용하는 산촌지역 중앙난방시스템 개발, 목질자원의 고체 및 액체연료화 기술이 개발되어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탄소배출권을 인정받기 위한 통계적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하겠다. 신뢰성 있는 온실가스 통계체계 구축을 위한 연구가 강화되어 관련 통계체계 정비, 바이오매스 전환계수의 구체화 필요성이 요구된다.
정확한 탄소배출권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확한 활동통계와 전환계수가 필요하다. 먼저 마라케쉬 합의문에 따르면 ’90년 이후 실행한 신규조림, 재조림, 산림전용 및 산림경영 활동 대상지에 대해 그 활동기록과 지리적 위치 정보가 있을 경우에 한해서 탄소배출권을 인정하여 주고 있다.
해외조림사업에 의한 탄소배출권
개도국에의 조림프로젝트 (청정개발체계)
개도국에서의 탄소배출권 인정 산림활동은 신규조림 및 재조림에 국한시키고 있다. 따라서 기존의 산림을 베고 다시 조림하는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러한 활동은 이를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여야만 정당한 프로젝트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주된 세 가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영속성(non-permanence)의 문제로서, 이는 산림이 흡수 저장한 탄소는 언젠가는 벌채, 산불 등에 의해 다시 배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배출될 경우에는 획득한 탄소배출권을 다시 배상해야 하며, 따라서 여기서 얻어지는 탄소배출권은 근본적으로 일시적인(temporary) 성질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음은 추가성(additionality)의 문제로서 탄소배출권이라는 목적이 없이 경제적인 목적만으로 이루어지는 형태의 기존 상업적 조림은 환경적인 추가성이 없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경우이든 프로젝트의 목적은 신규조림/재조림을 통한 온실가스의 흡수저장과 개도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에의 기여가 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환경적 사회경제적 영향의 문제이다. 그 내용은 신규조림/재조림 활동은 생물다양성의 보존과 자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기여해야 함은 물론 지역사회에 사회경제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생태계를 단일 수종으로 된 산림으로 전환하는 것은 생물다양성 등의 문제를 야기시키므로써 인정되기 어렵다.
탄소배출권 획득을 위한 개도국에서의 해외조림 프로젝트 실시 절차는 다음과 같다. 먼저 투자자와 투자유치자가 프로젝트를 설계하여 운영기구(operational entity)에 설계 심사를 의뢰한다. 이 때 심사의 대상은 기준선(baseline) 적정성, 모니터링 계획, 환경영향평가 계획, 이해관계자의 의견 반영여부 등이다.
2)청정개발체계에 대한 실질 운영을 맡고 있는 기구로서 각국의 청정개발체계 프로젝트의 심사나 탄소배출권 양의 검정 등을 담당한다. 3)교토의정서하 청정개발체계의 감독기관으로서 10명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운용기구의 지정, 해제 프로젝트의 최종승인 등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때 다음과 같은 문서, 즉 해당 청정개발체계 프로젝트가 지속가능한 개발 달성을 지원한다는 사실을 담은 투자유치국(개도국)의 확인문서, 양쪽의 자발적인 참가에 대한 양국의 승인문서, 무상조림과 같은 공적개발자금(ODA)에 의한 프로젝트의 경우, 해당자금이 기존의 ODA자금을 유용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양국 확인문서 등에도 첨부하여야 한다.
심사를 마친 운영기구는 그 결과에 대해 공공의견 청취를 해야 하며, 그 다음 청정개발체계의 감독기관인 집행위원회에 등록을 신청하게 된다.
이렇게 하여 집행위원회에 등록이 되면 청정개발사업으로서 탄소배출권을 획득하기 위한 필요조건이 마련되고, 승인을 받은 설계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선진국에의 조림투자 (공동이행)
공동이행은 투자유치국이 의무당사국이고 투자국 또한 의무당사국이기 때문에 그 실시 절차가 청정개발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단하여 일정한 요건만 충족시키면 투자유치국이 프로젝트를 승인하게 된다.
또한 사업실행 후 투자유치국이 자국이 승인한 공동이행사업의 배출삭감 또는 흡수증대를 검증하여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게 된다.
우리나라 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진출할 경우 고려 사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우리나라가 부속서I국가가 아닌 상태에서 선진국에 현지기업 혹은 정부와 합작 조림투자를 경우 투자유치 당사자와의 계약에 의해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탄소배출권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이 경우 얻어질 수 있는 탄소배출권과 이의 거래는 해당 투자유치국의 탄소배출권 정책에 좌우되므로 이를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편 호주와 같이 교토의정서 탈퇴 국가는 참가 자격이 없으므로 이들이 복귀를 하지 않는 한 탄소배출권 획득이 불가능하다.
만약 우리나라가 추후 감축의무를 질 경우에는 선진국 해외조림을 공동이행으로 발전시켜 얻어진 탄소배출권은 시장판매는 물론 투자기업의 배출의무이행에도 사용 가능할 것이다.
선진국과의 공동이행프로젝트는 투자환경이 안정되고 탄소배출권의 측정 및 인증도 비교적 용이하다.
해외 산림탄소배출권 확보 전략
현 단계에서 탄소배출권을 위한 해외조림투자는 아직 불확실성과 위험요소가 존재하며, 상업적인 목재생산 중심의 프로젝트는 청정개발체계 프로젝트로서 인정가능성이 적다. 또한 탄소배출권 획득까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며 따라서 이를 위한 비용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았을 때 개도국에서의 프로젝트는 다분히 비용 효율적이기 때문에 소규모 시범프로젝트 실시 등을 통한 충분한 경험 및 정보 축적이 필요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황폐지 복구사업을 통일기반 조성사업과 연계하여 추진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청정개발체계 프로젝트의 잠재적 투자자는 정부 및 탄소대량배출업체들이라 할 수 있으며, 목재업계로서는 대량탄소배출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진출할 여지는 있을 것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선발개도국으로서 조만간 어떠한 형태로든 의무부담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 시기와 형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국내적으로 보면 산림청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경제림 확충, 산불 및 병충해 방제, 산림전용 억제 및 도시림 확충 등은 탄소배출권을 확보하기 위한 중점 사업이기도 하다.
따라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국가의무이행 달성에 있어 이러한 사업들의 중요성에 대해 국민들의 인식을 확산시키고, 예산확대를 통해 좀 더 적극적인 사업 추진을 해야 할 것이라고 이경학 박사는 전망했다.
해외조림을 통한 탄소배출권 확보의 경우 아직 구체적인 실행 예가 없고, 우리나라 의무 부담의 시기와 형태가 확실치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대규모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 이 박사의 시각이다.
그는 또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잠재력 파악 등 의무부담협상에 필요한 시급한 부문과 온실가스 조사 및 통계체계구축 등 장기간이 소요되는 기본사항을 먼저 시작하고, 국제 논의 동향과 선진국의 대응정책에 대한 세밀한 관찰 및 분석에 근거한 단계적 세부 대응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취재 / 이준채 기자
이경학 박사는...
임학(서울대학교 임학과·박사)을 전공했으며, 지난 ’88년부터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경영부에서 연구사를 거쳐 임업연구관(산림평가과장)으로 활동하고있다.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정부대표단의 산림부문 전문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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