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품질 '각종 환경문제'가 좌우

'주택성능 등급제' 금년부터 2,0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 본격적용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04-10 21: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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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원활한 제도 수행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 절실
올해 1월 9일부터 2,000세대이상의 공동주택에 적용되고 있는 주택성능등급제가 제도시행 초기부터 삐걱거리고 있다는 실내공기질 관련업계의 심상치 않은 주장이 제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유인즉, 제도를 수반할 인프라가 확실하게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부터 성급하게 실시하다 보니 각종 문제점이 도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이 제도는 오는 ’08년 1,0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에도 정부가 적용할 방침으로 있어 제도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인프라 구축이 절실하지만, 아직까지 제도에 대한 기본매뉴얼이 제대로 제시되지 않고 있는 등 시스템이 상당히 미비해 작동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주택건설업체는 물론 성능부문을 효율적으로 충족시켜 주기 위한 환경관련 업체들마저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혼선을 빚고 있다는 것이 실내공기질 관련업계의 주장이다.
제도시행에 따른 인프라의 부족은 미봉책으로 흐지부지할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데 우선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건설업체들의 심각한 고민과 함께 관련 환경기술기업들의 생존여부도 사활이 걸려 있는 등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건설업체들의 경우에도 설계도면으로 등급을 받아 분양한 후 당초 받은 등급이하의 측정치가 도출될 경우 분쟁의 소지가 될 수 있어 여기에 무리하게 적용기준을 맞추다 보면 자칫 분양가 상승으로 연계되어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제대로 알고 취사선택하기 위한 수단으로 제도가 정착되면 오히려 주택건설업체간 경쟁으로 이어져 주택품질을 높이는 계기로 보고 있지만, 정작 현실적인 측면은 정부의 의도와는 상당한 거리감이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밝혀졌다.

5개 성능부문서, 20개 항목 평가등급 충족해야 통과
정부의 주택성능 등급제는 크게 소음등급에서부터 구조, 환경, 생활환경 및 화재 소방 등급에 이르기까지 5개 성능부문에서 20개 성능항목에 대해 성능평가등급(단지별 최소등급)을 충족하는 조건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1등급에서 4등급으로 구분되는 성능평가등급에서 1등급은 경계소음, 내구성, 주경 가운데 외부환경인 외부 공간 및 건물외피의 생태적 기능, 내화성능 등 4개 성능항목이고, 2등급이 화장실 소음, 조경 중 자연토양 및 자연지반의 보전, 실내공기질 가운데 오염물질低방출자재, 에너지 성능(열 환경), 화재성능 가운데 화재감지 및 경보설비와 배연 및 피난설비 등 6개 항목이다.
또한 경량충격음, 알조(빛 환경), 환기성능 확보, 주민공동시설, 고령자 등 사회적 약자의 배려에 따른 전용부문과 공용부문 등 6개 항목이 3등급을 충족해야 하고, 중량충격음, 가변성, 수리용이성 등에 따른 전용 및 공용부분의 4개 항목이 최소 4등급을 충족해야 하는 조건이다.
정부가 제도를 집행함에 있어 소비자의 필요충분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 주택성능등급제를 실시했다는 데에는 업계의 의견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었다. 문제는 등급제를 현실적으로 적용시키기 위한 인프라가 절대 부족해 현실적인 적용이 알맞지 않다는데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소방법에 의거해 정부는 스프링클러의 설치공간을 15㎝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실내공기질 관련업계 관계자는 내경기준 100㎜닥터를 설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라고 진단하고 있다.

주택성능등급제 선진국보다 더욱 엄격하고 까다롭다
이처럼 우리나라 주택성능등급제의 규정은 선진국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데다 지자체 역시 중앙정부보다 더 규제가 심한 추세이지만, 현실적으로 규정을 맞출 수 없다보니 제도시행 초기부터 엇박자가 나는 등 매끄럽게 굴러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내공기질 관련 측정업체만 하더라도 국내에는 50여개의 중소기업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지만, 정부의 규정이 선진국보다 더 엄격하고 까다로운 관계로 이들 중소기업에서 이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기업은 거의 전무한 실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례로 정부는 대기 중에 공기오염의 CO2 농도가 300~500ppm임에도 불구, 이산화탄소 실내공기질 규정을 1,000ppm으로 조정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엄격한 규정은 일반건물의 경우에는 비교적 준수가 용이하지만 학교 같은 밀집시설에는 지키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실험부분의 입증을 통해 1,500ppm으로 규정을 완화했을 정도라고 밝혔다.
주택성능등급 기준에 대한 알맞은 규정의 진단을 위한 설비는 차치하고, 실무자가 판단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까다로운 규정이 문제라고 실내공기질 관련기업 관계자는 입을 모은다.

규정은 ‘까다롭고’ 측정기술 장비는 ‘全無하고’
정부는 단위세대에 대한 환기성능등급을 위의 도표와 같이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가 전열교환기의 고효율인증기준을 냉방 65%, 난방 55%에 맞추겠다고 발표, 고효율기자재 인증기준 이상의 열 회수율을 확보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내에 인증 받은 제품자체가 없는 등 실험장비의 태부족으로 정부의 이러한 계획이 막대한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게 실내공기질 관련기업 관계자의 전망이다.
관계자는 현재 이에 대한 항온항습조의 실험장비는 저가로 5억 정도를 호가하는데, 그나마 국내에서는 한국시험연구소와 에너지연구소의 단 두 곳에만 구비되어 있고, 중소기업에는 아예 전무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실험기기가 환경측정기술관련 중소기업에 전무한 반면, 대기업인 삼성 수원공장에는 무려 20여대가 포진하고 있어 결국 주택성능 등급제가 대기업 밀어주기식의 정책이 아니냐며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고성능외기필터의 경우에도 0.5um이상의 입자에 대해 90%이상의 집진효율을 낼 방침이지만, 이렇게 될 경우 홴 용량이 커져 오히려 전기료의 상승이 에너지효율을 저해하는 더 큰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에는 300~500mm가 나와 천정에어컨 설치 등이 가능하지만, 일반아파트는 이의 절반인 150mm 정도에 그치고 있어 현실적인 층고(천정안의 공간)확보 역시 어려운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제도가 주택성능 등급제처럼 까다로운 규정도 있는 반면, 선뜻 이해하기 힘든 느슨한 규정도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에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는 부문도 없지 않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아파트 베란다 확장공사도 33평의 경우 전용면적이 8평정도 늘어나는 충분한 공간 확보의 효과는 있지만, 온도차 때문에 난방비는 무려 60%나 증가한다는 것이 실내공기질 전문기업 관계자의 귀띔이다. 즉, 난방비가 10만 원 선이었다면 개조 후 16만 원 선이 된다는 얘기다.

베란다 확장시 전용면적은 ‘굿’ 난방비는 ‘헉’
그동안 기존의 베란다는 내부온도 20℃ 외부온도 -10℃ 사이에서 5℃ 정도의 온도차를 유지하며, 내쪾외부 온도의 완급을 조율하는 완충작용을 담당해왔다. 이처럼 기존의 베란다 구조는 실내온도와 실외온도를 효과적으로 완충시켜 주는 역할을 해 왔지만 이를 확장하여 창문 하나 사이로 외부의 공기를 바로 접하게 되면 난방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경관련기술 전문기업들은 이러한 느슨한 제도는 정부의 에너지절감정책과는 정면 배치되는 정책이라고 꼬집는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더라도 에너지관리공단의 연간 에너지절감목표가 1%입니다. 베란다의 확장을 200만 가구에서 실시할 경우, 국내 에너지의 0.3%가 증가하는 엄청난 수준이니 말입니다.”
주택성능등급제에 따른 환경측정관련기업들은 실험장비의 유무에 따라 현재 대기업 군과 중소기업군으로 확실히 분류되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군에서는 삼성과 LG가 공동출자하여 환기협의회를, 그리고 중소기업군에서는 환기학회가 각각 설립되어 이원화된 집합체를 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 '자율시장체제서 기술력 갖고 승부하라'주문
이에 대해 건설교통부 주거복지본부 주거환경팀 정책실무자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실험기기 등의 장비부족을 이유로 규정이 까다롭다고 한다면 이는 한마디로 기술력이 없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정책실무자는 정부가 제도를 원활하게 운용하기 위해 등급제 적용에 따른 각종 관련 설비를 어디까지나 시장의 자율구조에 맡겨야지 중소기업에 분배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규정을 기준이상으로 까다롭게 적용한 데에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도 어느 정도 내재되어 있어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의 자율경쟁체제에서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실내공기질 가운데서도 우리나라 환기시장의 규모는 연간 500억에서 1천억 사이에 있다. ’08년부터 주택성능 등급제가 1,0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도 본격 적용될 경우 환기시장의 규모는 10배가량 늘어난 5,000~6,000억의 만만치 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어 향후 대기업들은 상당히 유리한 시장선점의 호기를 맞을 전망이다.
아무튼 주거문제는 인간의 기본적인 삶의 조건 중 하나로 실내공기질 문제를 비롯한 각종환경문제에 따른 각종 규제가 이제 생활의 공간에도 본격 적용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정부는 소비자들이 아파트를 제대로 알고 취사선택 할 수 있는 수단으로 제도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또한 자칫 주택품질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주택건설업체간의 경쟁으로 이어져 국민들이 아파트분양가 상승 등의 피해를 보는 사례는 없어야 하겠다. 차제에 환경관련 기술기업들도 자생력을 키우고 국제경쟁력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규정 등의 제도 탓만 할 것이 아니라,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술개발 등에 주력해 대기업 군과 기술력으로 자신 있게 맞설 수 있는 ‘진검승부’의 계기를 만들어 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이준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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